〈 35화 〉 제34 화 암컷과 수컷의 밤 (4)
* * *
조금만…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면 사장이 방이 나온다든가, 혹은 거기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안쪽에 손님용 방이 몇 개씩이나 있다든가 하는 그런 이성적인 판단 따위 송나은과 강성우 지금의 두 사람에겐 떠올릴 여력이 없었다.
텅 비어있는 마음의 공백을 상대의 체온으로 잠시나마 메꾸려는 남자와 여자에게 딱딱한 바닥 정도는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상대를 안고 싶다.
상대에게 안기고 싶다.
흥분으로 붉게 상기된 서로의 몸을 겹치면서 정욕의 바다에 삼켜져 마음속의 쓰라림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아…!
강성우는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의 음부를 활짝 벌리고 있는 송나은의 가녀린 손을 살짝 치웠다.
그리고 그녀의 손바닥에 자신의 손바닥을 포개며 서로의 손을 마주 잡은 다음 천천히 손가락을 하나하나 겹쳤다.
남자를 안에 받아들이며 하나로 이어지는 것 못지않은 일체감에 송나은의 몸이 잘게 떨린다. 입에서 나직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츄…
츄…
그러면서 강성우는 그녀의 배 위에 올라타듯이 자신의 몸을 포갠다.
탄탄한 가슴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이 뭉개질 정도로 짓누르면서 작은 새가 부리를 부딪치는 것처럼 그녀의 입술과 뺨에 살짝살짝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
음…
응…
지금까지 계속되어 온 질척하고 끈덕진 애무와는 다른 풋풋한 입맞춤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싱그러움이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인 연인들이나 할 법한 서투른 키스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새삼 그의 입술이 닿았던 부위가 뜨거운 불에 데인 것마냥 화끈거리고 아랫배가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응…
읏…
아아…
그리고 그런 송나은의 심리가 손바닥 안에 잡힐 듯이 훤히 보이기라도 했는지 강성우가 맞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왼팔을 그녀의 허리 아래로 집어넣어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서는 그녀의 허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다음 오른손을 활짝 편 다음에 그녀의 아랫배를 천천히 원을 그리며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그녀의 입술과 뺨뿐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에 가볍게 입맞춤하기 시작했다.
쪽…
쪽…
처음에는 이마, 그다음은 그녀의 콧잔등에도 한번.
그의 계속되는 입맞춤에 그녀의 몸이 점점 달아오른다.
뺨과 목 근처에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 굵은 땀방울도 한번 핥아준 뒤 자신의 품 안에 안겨있는 이 소녀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것처럼 그녀의 목덜미, 쇄골, 겨드랑이, 가슴, 배꼽, 허벅지 안쪽 등등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키스했다.
그리고 이처럼 자신이 안고 있는 여자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물씬 풍기는 전희는…
직접 성감대를 격렬하게 자극하는 것 이상으로 여자의 몸과 마음을 녹였다.
아…
아…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몸에 잠시 닿았다가 떨어질 때마다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신경이 밀집되어있는 음핵을 자극당한 것도, 그렇다고 음부를 휘저어진 것도 아니었는데, 남자에게 마음의 상흔을 보듬어진 것은 그것들 못지않아서…
그녀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무릎이 저릴 정도로 종아리가 쭉 펴지게 되었다. 반면에 발가락은 안쪽으로 오므라들었다. 하반신이 그녀의 제어를 벗어나 바르르 떨리며 조금 전 그녀가 만든 웅덩이 위에 또 다른 웅덩이를 덧씌웠다.
하아아…
한 번의 절정이 끝나자 수축되었던 그녀의 몸이 이완되면서 그의 품 안에서 축 늘어졌다.
온몸의 감각과 함께 의식이 반쯤 날아갔다.
하반신을 흥건하게 적신 채 바닥에 털썩 쓰러진 그녀는 멍한 눈으로 그저 아무 생각없이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왼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주물러도 그녀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오른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지그시 꾸욱 눌렀을 때였다.
아……우읏……
아아아!!!!
그녀의 하복부가 움푹 파일 정도로 압박받자 무표정했던 그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며 고통으로 가득 찬 신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쪼르륵……………………………………………………
그녀의 허벅지 안쪽의 은밀한 곳에서 투명한 물줄기가 마치 소변을 누는 것처럼 세차게 흘러나왔다.
아…읏…
허벅지를 오므려 멈춰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신체는 이미 그녀의 제어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마치 여자의 몸으로 강제로 사정하는 것만 같은 해방감에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율하며 그녀가 꽈배기처럼 몸을 비틀었다.
하아…하아…
하반신에서 시작된 지고한 쾌감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것만 같았다.
온몸의 피가 머리로 쏠렸는지 당장이라도 두 눈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실제로도 안압이 터질 듯이 높아져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주렁주렁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지금까지 고생한 걸 위로하듯이 인자한 표정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다정하게 혀로 핥아주었다.
한편 송나은은…
인자한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강성우를 보며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인자한 시선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길에서 서준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녀가 강성우와 서준의 모습을 겹쳐 볼 정도로 그 순간 강성우는 서준과 놀라울 정도로 분위기가 비슷했다.
허억…허억…
아까 전 헤어졌던 서준을 앞에 둔 것만 같다.
새삼 얼굴이 더없이 화끈거리고 호흡곤란이 찾아왔다. 눈앞의 남자에게서 자신이 사랑하는 서준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엿보여서인가.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물건을 잡고 만지작거리면서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키스를 조르듯이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끼리 서로의 몸을 희롱하듯이 상대의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그 상태로 분위기를 타 머리를 살짝 기울이고 기나긴 입맞춤을 나눈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었다. 서로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핥는다. 두 사람의 입술이 각각 상대방의 타액으로 촉촉해질 무렵 좀 더 과감하게 서로의 안에 혀를 집어넣고 체액을 나눈다.
움…
하움…
웅…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만 같은 기다란 입맞춤이 아쉬움을 뒤로하며 끝났다. 송나은과 강성우가 입술을 떼 내자 두 사람 사이에는 그런 아쉬움을 대변하듯이 서로의 타액이 이어져 만들어진 투명하고 가느다란 다리가 놓여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등을 바닥에 누이고 부끄러운 듯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제야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양옆으로 벌리고 자신의 귀두 끄트머리를 그녀의 질구에 가져다 대었다.
아악!
그리고는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그녀의 유두를 세게 깨물면서 곧바로 힘차게 뿌리까지 단 한 번에 집어넣었다.
계속된 애무로 그녀의 하반신은 더할 수 없이 질펀하게 젖어있었다. 진즉 남자를 그 몸 안에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기에 남자의 물건이 처음에는 수월하게 미끄러지듯이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뿌리 끝까지 들어갈 무렵엔 그녀가 작게 아픔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픔을 꾹 참고 응석을 부리듯이 두 팔을 벌려 그에게 온몸으로 안아달라고 졸랐다.
그가 거기에 응해 그녀의 허리를 으스러지라 끌어안고 그녀의 몸 안에서 자신의 물건을 반쯤 빼냈다가 곧바로 그녀의 몸을 자신의 하반신으로 밀치면서 올려붙이듯이 격하게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철썩…
철썩…
아…아…
읏…
서로의 하반신과 하반신이, 배와 배가 철썩철썩 부딪치는 상스러운 소리만이 한동안 울려 퍼진다. 그리고 남자의 물건이 자신의 안을 엉망으로 헤집어 놓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자지러지는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행위가 거듭될수록 과열된 흥분이 이성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암컷의 안에 씨를 뿌리고 싶은 수컷의 본능과 그런 수컷의 씨를 받아들이고 싶은 암컷의 본능이 치고 올라온다.
서로의 몸을 있는 힘껏 끌어안고 성기를 빈틈없이 세차게 부딪치는 거로도 만족하지 못한다. 내면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어떻게 꺼야 할지를 몰라서 본능에 몸을 맡겨 서로의 몸을 꽉 깨문다.
하아…하아…
서로가 서로의 몸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는 사이 그녀는 세 번 정도 정욕의 승화를 느꼈다.
그리고 그녀가 한 번 정도 더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때였다.
그 역시 허리를 부르르 떨며 그녀의 몸을 있는 힘껏 꽉 끌어안고 그녀의 안에 기분 좋게 사정했다.
아아…
대량의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몸 안에 스며든다. 송나은은 그녀의 안을 꽉 채워나가는 따스함에 전율하며 실신했다.
그건 송나은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거의 두 시간이 넘게 지속된 행위였다.
강성우 역시 녹초가 되었다.
그녀의 안에서 물건을 빼낸 그가 헐떡이며 벽에 기대고 앉아 숨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어느새 의식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송나은은 기진맥진한 몸으로 그런 그의 무릎을 베고 앞으로 엎어져 누워있었다.
그러기를 잠시…
그녀는 그 상태로 그의 무릎을 베고 누운 채 고개를 돌려 그의 물건을 깨끗하게 핥으며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성우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매만지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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