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럽혀진 아이돌-4화 (4/136)

〈 4화 〉 제3 화 봉사 (1)

* * *

“수고하셨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스태프들에게 사무적으로 인사한 뒤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곧바로 후회했다.

좀 더 살갑게 대했으면 좋았을 걸 하고…

하지만

내게 그런 주변까지 살필 여유는 애석하게도 없었다.

이후 곧바로 사장에게 가서 안겨야 했으니까.

밖으로 나오자 어제 사장이 헤어지면서 내게 말했던 대로 나를 마중 나온 운전사가 차 밖에 서 있었다.

“그럼, 모시겠습니다.”

나 못지않게 사무적인 어조로 무뚝뚝하게 말한 중년의 남자. 척 보기에도 입이 무거워 보이는 게 사장한테 꽤나 신뢰받고 있으리라고 무난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남자조차 아마 본인도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한순간 경멸하는 시선으로 내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본 걸 나는 예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사장에게 대가를 바라며 안기는 걸 알고 더러운 여자라고 경멸하는 거겠지. 뭐, 본인은 겉으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겠지만.

조금 불쾌했지만, 딱히 틀린 것도 아니기에…그러려니 하며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멍하니 창문 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보다 보니 금방 목적지인 사장의 자택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기사가 대문을 열어주곤 고개를 살짝 꾸벅인 뒤,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나갔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사장의 방문 앞에 선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3번 노크한 뒤 공손한 목소리로 안을 향해 말했다.

“송나은입니다.”

“들어오도록.”

남몰래 속으로 작은 한숨을 쉰 뒤 안으로 들어간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사장이 거만한 자세로 앉아서 날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쪽이다.”

내가 의아해하고 있자 방 한쪽 구석에서 사장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자 그곳에는 투명한 문 너머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욕조 안에서 알몸으로 깊숙이 등을 기대고 있는 사장의 모습이 있었다.

이미 하룻밤 새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서로 몸을 섞은지라 밝은 곳에서 사장의 알몸을 봐도 딱히 부끄럽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조금 찬찬히 살펴보는 여유까지 생기게 되었달까.

그동안 남자를 전혀 몰랐던 내가 고작 하룻밤 안긴 것만으로 이렇게나 변하게 된 거에 실소를 느끼고 있을 때였다.

“들어오도록.”

“네.”

사장의 명령에 따라 나는 다시금 예를 갖춰 말한 뒤 욕실 앞에서 훌렁훌렁 옷을 벗어 순식간에 알몸이 된다.

어제만 해도 한겹 한겹 옷을 벗을 때마다 수치심과 긴장감으로 손끝이 덜덜 떨렸지만 그런 저항감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단 하룻밤그래, 고작 단 하룻밤 안겼던 것만으로 모든 것이 너무도 변해버렸으니까.

내가 사장에게 안긴 대가로 오늘 받은 것들은…내 본신의 실력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 걸 고작 남자에게 하룻밤 아양을 떨면서 안기는 것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다니…눈앞에 있는 이 남자에게 알몸을 드러내는 것에 저항감 따위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첨벙 소리를 내며 욕조 안으로 들어가 여유롭게 등을 기대고 누워있는 사장 앞에 선다.

그리고 사장을 유혹하듯이 사장의 눈앞에 선 채 두 손으로 음부를 살짝 벌린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변한 걸 보니 보수가 맘에 들었나 보군.”

“그런…짓궂은 말씀 하지 말아 주세요.”

“실례,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지.”

아…응…

후…앙…읏

그 말을 끝으로 사장이 두 손으로 내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내 음부에 얼굴을 박고 게걸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사장에게 은밀한 곳을 빨리는 동안 어제의 격렬한 경험이 뇌리에 떠오르기 시작하며 등줄기가 떨리기 시작한다.

사장의 혀가 내 안을 휘저을 때마다 애액으로 하반신이 흥건해진다.

아…아아…

이윽고 가볍게 절정에 이르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사장의 가슴팍에 몸을 기대며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하아…하아…

하아…하아…

허억…허억…

우웅…움…

사장의 가슴팍에 두 손과 얼굴을 기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사장이 한 손으로 내 턱을 잡은 뒤 위로 들어 올린 다음 내 모든 것을 빼앗을 기세로 격렬하게 내 입안을 탐하기 시작했다.

우웁! 웁! 웅…하움…응…

우웁?!

그의 혀가 내 입안을 휘젓는 동시에 사장은 비어있는 다른 손으로 내 하반신에 깊숙이 손가락을 찔러넣고 어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하게 헤집기 시작했다.

찔꺽…찔꺽…

웅…움…움…

아…아…

조금의 배려도 없는 거친 손길에 안에 상처가 날까 겁이 날 정도였지만, 그런 걱정은 하반신이 점점 뜨거워짐에 따라 금방 사라졌다. 자연스레 허리가 활처럼 뒤로 휘며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또다시 절정에 이르렀다.

온몸이 오싹오싹하고 하반신이 근질거려 미칠 것만 같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격렬하게 문지르며 안에 쌓인 열기를 시원하게 몇 번이고 해소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다. 하지만 동시에 팔다리에 힘이 빠져 꼼짝도 하지 않고 이대로 사장에게 편하게 몸을 맡기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나와 사장의 관계는 단순한 계약관계다. 하지만 계약이란 게 으레 그렇듯이 대등한 관계란 무척이나 드물다.

나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서로 알몸으로 마주하며 피부와 피부를 맞대고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더라도 나는 그와 결코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없다.

나는 결코 그러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장에게 반응이 시시한 여자라고 여겨지면 우리의 계약관계는 그걸로 끝.

아쉬운 쪽은 아직 그에게서 얻어내야 할 게 많이 남아있는 나였다. 칼자루를 사장이 쥐고 있는 이상 내가 비굴해질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후움…움…

창녀와도 같이 의도적으로 음란한 표정을 지으며 오른팔을 사장의 등 뒤로 돌려 그의 몸을 꽉 끌어안아 내 젖가슴을 사장의 가슴팍에 빈틈없이 밀착시킨다.

그리고 조금씩 허리를 움직여 내 가슴으로 그의 몸을 문지르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내 입안에 파고든 그의 혀를 휘감으며 그의 타액을 받아들인다.

하움…웅…음….

그러면서 왼손바닥으로 사장의 귀두를 감싸고는 손가락으로 발기한 물건을 부드럽게 매만지는 것도 있지 않았다.

욕조의 뜨거운 물과 더불어서 온몸에 열기가 감돈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몸 안이 후끈후끈하며 사우나 안에 있는 것처럼 서로 땀범벅이 되어 끈적끈적하게 얽힌다.

잠시 후 욕조에 차 있는 물과는 확연히 다른 끈적하고 뜨거운 액체가 내 손바닥 안으로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가 이내 물에 씻겨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동시에 사장이 내게 입술을 뗀 후 내 어깨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한번 사정하고 난 직후인데도 여전히 빳빳하게 서 있는 흉측한 물건이 눈앞에 들이밀어 졌다.

쪽…쪽…

귀두 끝에 두세 번 입 맞춘 다음 사장과 함께 욕조 밖으로 나간다. 그다음 사장이 욕조 위에 다리를 벌린 채 걸터앉고 나는 그 앞에 종아리가 바닥에 닿도록 허벅지를 살짝 양옆으로 벌린 채 무릎 꿇고 앉았다.

그리고 언제든지 사장의 물건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반신을 애액으로 흥건하게 만들기 위해서 한 손으로 자신의 음부에서 추잡한 소리가 날 정도로 헤집으면서 사장의 성기에 정성껏 봉사한다.

하아…하아…

하움…웅…움…

사장의 허벅지 안쪽을 천천히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지르기를 반복하면서 혀로 할짝할짝 사타구니 사이를 핥는다.

후응…움…

그다음 사장의 물건을 입에 물고 맛을 음미하듯이 눈을 감은다음 천천히 귀두 사이사이를 혀로 꼼꼼하게 핥는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허벅지 안쪽의 은밀한 곳에 손가락을 넣고 끊임없이 헤집는 것을 잊지 않아 손가락이 어느새 미끈한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욕실 안에는 어느새 거칠어진 내 호흡 소리와 내 음부에서 나는 찔걱 거리는 추잡한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장의 귀두 끝에서도 조금씩 투명한 액체가 찔끔찔끔 흘러나오자 우리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서서 서로를 끌어안고 서로의 몸을 매만지며 욕실을 나와 침대로 향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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