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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1화 〉 번외편: 글로리 웜홀(4) (401/429)

〈 401화 〉 번외편: 글로리 웜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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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전 10시.

리한은 마르텔 대모를 병문안하기 위해서 별장으로 텔레포트했다.

때마침 티타임이라서 정원으로 초대를 받았고 사라와 이리나도 동행하게 되었다.

‘하필이면 두 사람을 데려오라니…무슨 이야기인지는 대체적으로 짐작이 가지만 말이야.’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웜나홀에 손가락을 쑤셨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응흐으읏?! 제, 제발 멈춰주세요, 주인님. 이런 곳에서 백주대낮에…]

코티지 블루 드레스를 입고 도발적인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걸어가던 사라가 갑작스럽게 가랑이를 움켜잡으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애원해 왔다.

신음 소리를 듣고 돌아본 별장의 집사와 하녀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리나만이 사태를 파악하고 얼굴을 붉혔다.

[그, 그만두십시오. 도련님! 방백 각하에게 지금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알겠어, 알겠어. 상대해주지 않아서 삐졌구나?]

[삐, 삐졌을 리가…윽? 지, 지금 무슨 짓을?!!]

[이게 뭔지 알겠어?]

가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에 리한이 들고 있는 웜나홀을 쳐다본 그녀는 자신의 유두가 그곳에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갑자기 껌이 씹고 싶어지는데…”

입을 아~하고 벌리며 집어삼키려고 하자 울상으로 애원해 왔다.

[잘못했습니다. 도련님! 다시는 트집을 잡지 않을 테니까 제발…흐으으으읏?!]

리한은 그녀들을 심술궂게 희롱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더운 날씨에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야외 정원은 마치 별세계라도 되는 것처럼 쾌적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었다.

소위 말하는 돈 많은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쏴아아아아아­

사시사철 한기를 머금고 있는 청요석 절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가 바위에 부서지면서 시원한 바람을 뿜었다.

거기에 실려서 날아오는 향기로운 꽃냄새는 덤.

아름다운 호수에 진귀한 새들과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배경으로 서 있는 운치 있는 정자.

다과 테이블에는 이미 도착한 마르텔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곳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할머님.”

“늦기는 무슨. 노인네가 쓸데없이 수선을 떨었을 뿐이니까 사과하지 마렴. 시간이 이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개운하니까 좀이 쑤셔서 버틸 수가 있어야지? 기회만 있다면 성녀님에게는 꼭 인사를 드리고 싶구나.”

“건강하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번거로운 자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게 약속한 내용이라서…마음만은 전해드리겠습니다.”

“흠…속세에 연관되는 것을 꺼리는 분이시구나. 그래도 네가 귀한 분하고 인연을 맺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굉장히 아쉬워했지만 깔끔하게 포기하며 물러섰다.

“그나저나 귀한 분들을 초대해놓고 쓸데없는 잡소리가 길었구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사라 각하. 이번에 비문?門이 입은 은혜를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아닙니다, 섭정 각하. 주인님 아니, 전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쯤은…”

“우리 손자를 위해서요???”

“아, 아니! 물론, 천년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애써 숨길 필요 없다, 사라. 우리 관계를 말이야. 할머님. 그녀는 제 여자입니다. 오늘은 약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을 받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횡설수설하는 사라를 대신해서 리한이 갑작스럽게 폭탄 발언을 터트려버리고 말았다.

“!!!”

“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도련님!”

“동시에 이리나하고도 약혼식을 올리고 싶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정실로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당사자들의 허락은 이미 받아놨고요.”

“도, 도, 도, 도, 도련님!!!”

“…진심으로 하는 소리니?”

“물론입니다, 참고로 뱃속에는 이미 제 아기도 있으니까요. 사라는 아직이지만…”

털썩­

마르텔은 놀랄 기운도 없는지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으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세상에…나에게 증손주가…”

“이게 뭐 하시는 겁니까? 도련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마. 아니면 설마…내가 싫은 것이냐?”

“시, 싫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말 돌리지 마십시오! 제발 상식적으로 행동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이야기를 꺼내도 조금 더 타이밍을 보고 기다리셔도 되지 않았습니까?”

“뭐가 그렇게 비밀스러운 이야기라고 쓸데없이 재고 따진다는 말이냐? 나는 언제 어느 때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사랑한다, 이리나. 그리고 사라.”

“읏!”

그렇게 말하면서 덥석 끌어안아 버리자 두 사람의 표정이 새빨개졌다.

“…크흠, 크흠…크흠…크흠! 아, 아니. 그러니까…음. 모, 몰랐구나. 애야. 순진한 네가 이렇게 개방적인 연애관을 가지고 있었다니…뭐…쓰, 쓸데없이 답답하게 구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겠다만…”

“후후후후. 조그마한 서프라이즈였습니다, 할머님. 애초에 저희 세 사람을 부른 이유가 그것을 알아보시려고 했던 게 아닙니까?”

“크흠, 크흠. 그렇게 티가 났니? 나는 그냥 소문의 진위를 알아보려는 정도기는 했다만…”

머쓱한 표정이 되어버린 마르텔은 목이 타는지 차로 입술을 적셨다.

“이게 바로 대답입니다. 그녀들과 정식으로 약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것도 가능하면 빠르게. 요즘처럼 어수선한 시국에 축하할 일이 생기면 백성들도 좋아할 겁니다.”

“그래…확실히 좋은 생각이구나! 너무 능구렁이 같아서 귀염성이 없기는 하지만 역시 내 손주야.”

쓸데없는 디스가 섞여 있기는 했지만 흔쾌하게 허락이 떨어졌다.

두 사람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을 주고받으며 성공적으로 다과회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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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한이 약혼식을 거행한다는 소식은 곧바로 방송 전파를 타고 왕국 전체로 퍼져나갔다.

왕실을 비롯한 4대 방백들은 곧바로 축하사절과 선물을 보내왔지만 이 소식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그만큼 두 사람이 가지는 정치적인 상징성이 컸다.

이번 내전으로 세경가의 필두 세력으로 성장한 아스트라세 가문의 장녀와 결혼하는 것은 내부결속을 확실하게 다지는 것이며, 텔파이프의 방백인 사라와 결혼하는 것은 왕국에서 제일 강한 두 가문이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자신들도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는 마당이라서 이 야합을 눈뜨고 쳐다보면서 축하해줄 수밖에 없지만, 그 속내는 어지간히 쓰릴 터.

하지만 리한으로서는 웃기는 이야기였다.

“겨우 이 정도로 호들갑을 떨어대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두 사람은 시작에 불과한데 말이야. 앞으로 마담 로가는 물론이고, 에스메랄다, 그리젤다에 왕녀 앤서니까지 정실로 맞아들일 건데 말이지. 거기에 오리나와 나디아, 루시 등은 일단 첩으로 받아들였다가 기회를 봐서…후후후후후.”

“역시 주인님이세요, 칼센 사막의 술탄들처럼 모두 평등하게 부인으로 받아들이실 생각이로군요! 아흑?!”

“너는 아니야. 이 더러운 암퇘지 육변기 년아!”

철썩, 철썩철썩철썩!

카트리나에게 욕설(이라고 쓰고 포상이라고 읽는)을 퍼부으면서 그녀의 질내로 연결된 웜나홀을 매섭게 용두질했다.

“아아아아앙♪그냥 평범하게 안아주시면 되는데 굳이 눈앞에서 자위하는 것처럼 능욕하시다니…좋아요! 더 힘차게 범해주세요. 카트리나는 주인님을 위한 오나홀이니까요!”

“닥치고 배란이나 해라! 쓸데없이 임신시키기 어려운 자위펫 같으니라고…”

“앗흐아아앙! 주인님에게 매도당하면서 가버려어어어엇!!”

푸슉, 푸슉푸슉, 푸슉푸슉푸슉푸슉!!

리한은 울컥거리면서 올라오는 정자를 블러드 엘프의 자궁에 단숨에 쏟아내었다.

마치 얼차려를 받는 것처럼 엎드려뻗쳐서 사정을 받아내는 카트리나.

하지만 그런 자세를 하고 있는 여성들이 더 있었다.

“저도 가버려요, 토끼이이이잇!”

“엄마 토끼도 가버려요오오옷!!”

검은 토끼귀와 새하얀 토끼귀를 가지고 있는 바니족 모녀인 소월과 파냐도 자신들의 질내로 점프해서 들어오는 육봉에 정자를 받아내면서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오고오오오옷?! 주인님의 정자가아아아앗?!”

거기에 금발노예로 전락해버린 돌로레스까지 추가.

“후후후후. 이제는 웜홀을 다루는 것도 익숙해졌군. 굳이 분신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네 사람을 거의 시간 차 없이 동시에 즐기면서 범할 수 있다니 말이야.”

“미친놈…”

명령 때문에 눈앞에서 일어나는 엽색행각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애쉬가 새빨개져서 욕지거리를 뱉어냈다.

“나를 미친놈이라고 부르는 것은 좋아. 사실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나를 미친놈이라고 부르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지.”

“정신상담을 받아라. 진짜로 심각해 보이니까 말이야.”

“주인님에게 감히 그런 소리를 지껄이다니 후환이 두렵지 않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너를 저런 모습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큭…”

그녀는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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