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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9화 〉 번외편: 글로리 웜홀(2) (399/429)

〈 399화 〉 번외편: 글로리 웜홀(2)

* * *

그것은 팔뚝만 한 크기의 금색 링이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철컥!

수상한 물건을 아랫도리에 채워서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음 순간에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점프.”

“!!!”

이블린의 오른쪽 손바닥으로 솟아오르는 자신의 육봉.

처음에는 잘려나간 줄 알고 놀랐지만 통증은 없고 감각도 연결되어 있었다.

“이렇게 새빨개질 정도로 피가 쏠리다니 굉장해! 혈관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데다가 킁킁! 엄청나게 끌리는 냄새에…츄릅. 맛도 나쁘지 않아.”

자신의 눈앞으로 가져와서 흥미진진하게 살펴보고 있다.

미지의 물건(?)에 홀딱 빠져서 부끄러움마저 잊어버리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설마 웜홀인 거냐?”

“츄우웁, 츄르르릅, 츄우우웁, 츄르르릅. 핥으면 핥을수록 끌리고 있어. 단순한 살덩어리가 어째서 이렇게 구미를 당기는 거지? 세기의 미스테리야! 츄르르…하윽! 뭐예요?!”

유두를 꼬집어서 주의를 환기시키자 귀엽게 뺨을 부풀리면서 불만스럽게 자신을 쳐다봤다.

“뭐예요가 아니지. 너야말로 지금 남의 소중한 물건을 가지고 뭐 하는 거냐?”

“네??? 앗! 꺄아아아악!! 죄, 죄, 죄송합니다, 후계자 전하! 도대체 제가 무슨 짓을…”

반응을 보아하니 정말로 정신줄을 놓아버릴 정도로 몰두했던 모양이다.

‘호기심이 왕성하다고 해야 할지…뭐, 그러니까 저만한 나이에 7서클에 도달했을 테지만…’

뒤늦게 수치스러움이 몰려왔는지 홍당무처럼 새빨개져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면서도 여전히 육봉을 힐끔거리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뭐, 좋아. 남의 물건에 마음대로 침을 바른 죄는 나중에 묻더라도 우선은 이 마도구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해라. 어렴풋이 짐작은 가지만 혹시 웜홀을 생성할 수 있는 장치인 것이냐?”

“아, 네. 그, 그렇습니다! 아직 시작품이라서 반경 50m가 한계지만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기 귀찮을 때 편리하게 불을 끌 수 있어요!”

‘진짜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바람에 어처구니가 가출해버리고 말았다.

단언하건대 이것은 역사에 남을만한 세기의 발명이었다.

공간과 공간을 접어서 사물을 이동시킨다.

텔레포트나 블링크, 워프 포탈이 모두 같은 발상으로 만들어진 마법이지만, 모두 사물을 x축에서 y축으로 이동시킨다는 개념이지 이런 식으로 통로 자체를 연결해버리는 경우는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더 소름 끼치는 사실은 공간을 이동하는데 아무런 시간 지연이 없다는 것.

웜홀과 가장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워프 포탈도 다른 한쪽으로 이동하는데 최소 1~2시간의 지연이 발생해버리며(이용자들은 한순간에 이동한다고 생각하지만.)누군가가 마법 방해를 해버리면 그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m를 이동하나 블링크조차 미세하게나마 시간 지연이 발생하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출구와 입구가 완벽하게 연결된 웜홀에는 그런 제약이 없었다.

50m 이내라고는 하지만 거리의 장애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만약에 이 웜홀로 단축할 수 있는 거리가 10km. 아니, 1km로 늘어나기만 해도 앞으로의 전쟁 양상은 180도 달라질 터.

후방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적들에게 불의의 습격을 당하는 것은 애교에 불과하고 앞으로는 누구도 두 발 뻗고 잠드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물건을 침대에 누워서 불을 끄기 위해서 발명하다니 천연덕스러운 것도 정도가 있지…’

사실, 이런 마법 자체가 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좌부동 자매인 란란과 린린은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이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집과 계약을 맺은 요정이라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고 범위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부지 안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리한은 세상 물정을 몰라도 지나치게 모르는 이블린에게 웜홀의 유용함과 위험성을 동시에 가르치기로 했다.

“이 마도구는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아, 네! 입구를 만들 장소에 링을 고정하고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면…꺄아아아악!”

사용법을 가르쳐주기가 무섭게 질구에 마도구를 장착해서 코앞에 나타나게 하자 소스라치게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귀여운 핑크색이군.”

“보, 보지 마세요! 보시면 안 돼요!!”

“남의 소중한 물건은 마음대로 물고 빨고 난리를 쳤으면서 자신의 물건은 소중하다는 거냐?”

“그, 그건…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꺄흑!”

“킁킁킁. 후후후후. 시큼한 오줌 냄새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향기로운데? 아랫도리 관리를 잘하는 모양이구나.”

“꺄아아악! 눈앞에서 냄새 맡지 마세요! 하읏?! 하, 할짝거리지 마세요. 싫어어어어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자 새빨개져서 발버둥 쳤다.

“후후후후. 너무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라. 자신의 성기를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니 좋은 기회가 아니냐? 솔직히 흥미는 있지?”

“그, 그건…확실히 제 성기를 눈앞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하윽?!”

리한은 집게손가락으로 소음순을 벌려서 내부 구조를 장본인에게 보여주었다.

“피부색하고는 다르게 안쪽에 핑크색 살덩어리들이 꿈틀거리는 게 보이지? 저게 바로 질육이라는 거야. 그리고 저 안쪽에 있는 것이 처녀막이지. 후후후후. 마법사라서 그런지 예쁜 오망성으로 구멍이 나 있지.”

“세상에…제 신체 내부에 이런 별세계가 펼쳐져 있다니!”

이블린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초롱초롱해졌다.

어째서인지 갑자기 딸내미에게 성교육을 시켜주는 분위기가 되었다.

물론, 친딸도 아니고 철저하게 실전 위주로 지도해 줄 예정이었지만.

“질구 위에 있는 이 조그마한 구멍이 요도구야. 첫 경험을 하는 남자들은 실수로 여기에다가 육봉을 꽂아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

“어머머 세상에!”

“그리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여기에…조그마한 돌기가 바로 음핵. 클리토리스라고 하지. 여성의 성감대가 집중되어 있어서 이런 식으로 건드려 자극하면…”

부르르르르

“햐으으으윽!”

“어때? 전기가 오르는 것처럼 짜릿하지?”

“네, 선생님! 저, 저도 한 번 만져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자진해서 배움을 청하는 훌륭한 모범생이었다.

“하으으으으. 괴, 굉장해. 오오오옷? 꺄흑! 여, 여기를 이렇게 건드리니까 이런 반응이 오는구나. 하앙♡”

왕성한 호기심으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열심히 탐구하는 이블린.

연구원들은 다들 이렇게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나 하는 생각에 나라의 장래가 굉장히 걱정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스스로 애무해서 가랑이를 적시고 있으니 불만은 없었다.

“선생님! 클리토리스를 계속해서 자극하다 보니까 질구가 뻐끔거리기 시작했어요. 질육도 번들거리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흥분해서 애액이 분비되기 시작한 거야.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거지. 안쪽에 손가락을 찔러넣어 보렴.”

“네! 하으으윽!”

쥬우우우욱­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질내로 검지를 찔러넣었다.

“반응이 어떻지?”

“아, 안쪽의 돌기들이 굉장히 꽉 조이면서 달라붙고 있어요! 놀라워! 신체 기관이 이렇게 유연하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일 수가 있다니…하아, 하아.”

흥분해서 얼굴은 빨개지고 호흡도 거칠어졌지만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이블린. 혹시 마법을 사용해서 자신의 질내 단면도를 투영할 수 있겠느냐? 영상으로 뛰울 수 있다면 조금 더 자세한 관찰이 가능할 거야.”

“물론이에요, 선생님. 정말로 좋은 아이디어에요!!”

“…”

너무 순수하게 대답하는 바람에 살짝 죄책감이 들기는 했지만 쾌락을 위해서 가볍게 무시해버렸다.

지이이이잉­

마법을 사용하자 영상으로 질내가 투영되었다.

“오오오오오! 안쪽은 이런 식으로 구조로 되어있구나! 굉장해에에에엣!!”

뇌가 녹아버린 것처럼 소리를 지르는 그녀.

“좋아, 그러면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다음 스텝이요?”

“그래. 사실은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여성기에 남성기를 결합시키고 일어나는 내부 변화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관찰해볼 생각이니까 말이지.”

“…”

부르르르­

이 말을 들은 이블린은 어째서인지 고개를 떨어트리며 어깨를 떨었다.

‘역시 아무리 나사가 빠져버렸다고 해도 이런 말에 헤까닥 넘어가 버릴 정도로 바보가 되어버리지는 않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포기하려는 찰나.

“정말로 훌륭한 아이디어에요, 선생니이이이임! 이렇게 자세하게 생명의 신비와 진리를 탐구할 수 있다니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요. 어서 빨리 합체시키죠!!”

“…”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리한은 애써 내색하지 않으며 벽난로 옆에 쌓여있는 원통형의 나무토막 하나를 허공 선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좌표를 이동시켜서 단면에 이블린의 음부를 연결했다.

간단하게 완성되는 오나홀.

“자, 네 손으로 육봉에 합체시켜보렴.”

“네, 선생님!”

그녀는 해맑게 웃으면서 힘차게 대답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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