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6화 〉 재의 귀인(H이벤트 포함)(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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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귀환을 반겼다.
당시에 주원장은 강력한 중앙집권을 완성하고 안정적인 치세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숙청해버리는 바람에 황실에 원한을 품은 자들이 곳곳에 도사리며 숨어 지내고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황권 강화를 핑계로 살해당한 사람의 숫자가 10만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이 나라 건국에 공을 세운 공신들이었으며, 마교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는 누명을 뒤집어씌우고 일족 전체를 연좌제로 잡아들여서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하나도 남김없이 잔인하게 몰살시켜버렸다.
그 서슬이 얼마나 시퍼렜던지 신하들은 황제가 착용한 옥대의 위치만 보고도 오늘 죽일 사람이 몇 명인지를 알아맞힐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신권??이라는 말은 유명무실.
조정에서 감히 황제의 말에 토를 달 수 있는 누구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고 후세에 환관들이 득세하며 나라에 망조를 들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일 뿐이다.
어쨌든 이쯤 되면 누구든지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주원장이 황권 강화에 눈이 멀어서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잡아 죽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마교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게 되었고 백성들은 그들이 억울하게 당한 것을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동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여론을 잘 활용할 수만 있었다면 정말로 주원장을 쓰러트리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돌아온 마교는 이미 예전의 마교가 아니었다.
신도 대다수가 복수를 위해서 인간을 포기하고 마인이 되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수련하던 정도의 무공을 버리고 하나같이 상대방을 찢고 죽이기 위한 마공으로 무장한 인간 병기들.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실체를 확인하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교가 처음에 목표로 삼은 타겟은 명문 정파들이었다.
자신들이 세운 독립운동의 공적을 질투해서 주원장의 앞잡이로 전락해버린 더러운 배신자들.
황제의 위광을 등에 업고 떵떵거리면서 호의호식하면서 살아가던 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처절하게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마교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순식간에 수십 개의 문파들이 제압을 당했고 힘없는 노인부터 갓난아기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빠짐없이 몰살시켜버렸다.
주원장과 완벽하게 똑같은 방식.
하지만 마교의 잔인함과 악랄함은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것이 아니었다.
악마와 싸우기 위해서 더 잔인한 악마가 되어버린 현실.
마교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정규군이 무림 불개입의 원칙을 깨고 허둥지둥 달려왔지만, 그들마저도 마인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고 항복한 포로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산 채로 땅에 묻었다.
주원장은 깜짝 놀라서 허둥지둥 수도를 버리고 도망을 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이때부터 중원 전체가 마교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원장을 몰아내기 위해서 그 처절하기 이를 데가 없는 복수극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자들도 소수 있기는 했지만, 대다수가 잔인한 손속에 경악을 금하지 못하고 치를 떨면서 진영을이탈해버리고 말았다.
소교주 아니, 이제는 초대 천마의 지위에 오른 교주는 사람들의 이런 행태에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면서 배신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처단해버리라고 외쳤다.
이미 자신들의 강력한 힘에 도취해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던 마교.
단일 세력으로는 틀림없이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한 사람이 열 사람의 손을 당해낼 수 없는 것처럼 중원 전체에 맞설 수는 없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그래도 파죽지세로 전진해 나갔지만, 적들의 숫자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정규군만이 아니라 백성, 정파 세력과 급기야는 사파마저도 연합에 합류해서 그들에게 맞섰다.
결국에는 수적인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패배.
천혜의 요새이자 험준한 미로로 이루어져 있는 십만대산으로 도망쳐서 간신히 조직의 명맥만을 유지할 수 있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마교는 이후로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몇 번이나 정마대전을 일으켰다.
주원장은 죽고 명나라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멸망해서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중원에 복수하겠다며 침략을 되풀이했고 그때마다 끔찍한 혈겁을 일으키면서 결국에는 나라 전체의 국적國?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때는 독립을 위해서 싸워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이를 데가 없는 결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세상 민심은 그들에게서 완벽하게 등을 돌렸다.
이제는 십만대산의 주민들조차 마교라면 학을 떼면서 진저리를 쳤지만 지역 일대를 폭력과 공포로 지배하면서 잔인하게 군림했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내부 사정도 피폐해져서 마인들의 숫자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주변 일대의 아이들을 납치해서 마인으로 키웠고 시체를 되살려내는 금주대법까지 손을 대서 천강시와, 혈강시들을 만들어냈다.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마공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
마침내 제정신을 가진 교주가 나타나서 이대로는 안 된다며 마교를 개혁하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계속되는 침략 행위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버린 중원에서 십만대산에 작정하고 쳐들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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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의 최후는 처참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고 하더군. 세상 모두가 그들을 버렸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로지.”
“…함부로 말하지 마라.”
일설에 따르면 십만대산으로 쳐들어온 관과 무림의 연합군에게 지역 주민들이 앞다퉈서 마교의 소재를 밀고해왔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인망을 잃어버렸으면 그랬을까?”
“…큭.”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 통로를 통해서 빠져나온 교주와 소수의 생존자들이 훗날을 기약하면서 도망을 쳤다.
하지만 곧바로 추격대가 따라붙었다.
그것은 또 다른 업보였다.
마교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던 추격대는 중원을 벗어나서 서쪽으로 도망치는 생존자들을 집요하게 뒤쫓아왔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지옥 끝까지라도 따라올 기세.
그들의 추격이 얼마나 맹렬했는지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마저 대부분이 사망해버리고 말았다.
살아남은 것은 오직 마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교주와 여성 호법 하나가 전부.
두 사람이 바로 오늘날에 아슈킬 가문을 있게 한 시조들이었다.
“솔직히 어느 정도 공감은 돼. 초대 천마라는 남가자 나하고 굉장히 닮았으니까 말이야. 나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증오스럽고 미워서 참을 수가 없어.”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물론이지. 하지만 나는 너희들처럼 어리석지는 않아. 복수에 미쳐서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려버리다니…그 끝에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거지?”
“…”
분한 것처럼 입술을 깨물어버리는 모습에 리한은 웃음을 터트렸다.
“애쉬! 아아아아 애쉬! 너는 어째서 애쉬인 거냐? 하필이면 어째서 애쉬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냐?!”
“…뭐라는 거냐?”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장탄식을 터트리면서 소리를 지르자 미간을 좁히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피조물에게 재(ash)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창조주가 설마 너에게 신데렐라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그런 이름을 지어줬겠어?”
“쓸데없이 실없는 소리를…”
“아빠야? 엄마야?”
“뭐???”
“너한테 그런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교주님이었어? 아니면 사모님으로 출세한 여자 호법이었어?”
“…”
대답하기 싫다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며 주먹을 쥐었다.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아? 우리의 마지막 교주님께서는 마교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었어. 하지만 결국에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망해버렸지. 그러면 남아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밖에 없잖아? 이역만리의 땅에서 마교를 재건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이대로 포기해버릴 것이냐?”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왜 우리의 시조님께서는 후세에 마교라는 정체성을 물려주지 않았냐는 말이야.”
“그, 그건…”
리한은 날카로운 눈동자로 애쉬를 노려보았다.
“너 말이야. 사실은 주인님에게 버려진 거 아니야?”
쾅!!!
“웃기지 마! 네가 감히 그분에 대해서 무엇을 안다고 감히 그따위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역시 너를 만들어낸 창조주는 교주님이었던 모양이군.”
“큭!”
유도 신문에 보기 좋게 걸려든 그가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로 불쌍한 녀석이군. 사실은 너도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자신이 버려진 존재였다는 사실을 말이야. 이름을 지어도 하필이면 애쉬라는 이름을 지어주다니 너무하잖아.”
“다,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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