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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7화 〉 재의 귀인(H이벤트 포함)(1) (367/429)

〈 367화 〉 재의 귀인(H이벤트 포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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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티. 하급 악마가 상급 악마를 사칭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데…”

“그래? 여가 없는 사이에 그렇게 쓸데없는 규칙이 만들어지다니 지옥도 시시해진 모양이구나.”

스으으윽­

“히으야앗?!”

아스타로트가 자매의 등줄기를 손가락으로 쓸고 내려가자 어깨를 부르르 떨면서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이렇게 매끈하고 부드러운 피부라니…악마 성인식은 치렀니? 귀여운 것들♡”

“너…아니! 다, 당신은 누구야! 도대체 정체가…”

“정말로 알아보지 못하는 거야? 요즘 아이들은 눈이 나쁜가…? 지상에서 이만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면 이름도 없는 조무래기는 아닐 텐데 말이야. 너희가 여의 ‘실체’를 제대로 봐주지 않으면 주인님께서 실망해버리실지도 모른다는 말이지.”

“우, 웃기는 소리를 흥크으읏…?!!”

자신을 쳐다보는 리한을 의식하면서 얼굴을 붉힌 그녀는 화를 내는 두 사람의 뿔을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간단하게 영창했다.

파지지지직­

“히야아아아아아악?!!!”

“안 돼, 안돼에에에! 싫어, 어둠에 집어 삼켜져…흐이야아아아아악!!!”

스파크가 튀어 오르자 서큐버스 자매는 마치 감전당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면서 비명을 질렀다.

부르르르르­

어지간히도 무서운 환영에 시달리고 있는지 한참 동안 겁에 질려서 울고 불며 소리를 질러대다가, 결국에는 사이좋게 실금해버리며 그대로 기절.

“무슨 짓을 한 거지?”

“별거 아닙니다, 주인님. 가볍게 정신을 연결해서 제가 누구인지 보여줬을 뿐입니다. 그런데 설마 ‘실체’를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절해버리다니…요즘 아이들은 담이 약한 모양이군요, 후후후후.”

리한은 기고만장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아스타로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으스대지 마라, 하찮은 육변기 주제에.”

“히이익!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신첩이 잠시 스스로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건방지게 굴었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시고 자비를…”

곧바로 태세를 전환한 그녀가 바들바들 떨면서 사과했지만 안중에 없이 다른 생각에 빠졌다.

‘아스타로트가 어느 정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짐작하기는 했지만…보아하니 정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고위 악마였던 모양이군.’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희대의 NTR 성애자인 아스트라세 가문의 가주 오르미스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지옥에서 소환한 크싸레 대악마가 아스타로트다.

단지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 정확하게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는 미지수.

본인 피셜에 의하면 지옥 최강의 악마 중에 하나로 지상에 있는 모든 아름다운 여자들을 수집해서 백합 하렘을 건설하려고 했지만,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고 번거로워 보여서 그만뒀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정복도 가능하다는 것이 본인의 주장.

그게 단순한 허풍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대악마 각하! 부디 저희 자매를 용서해주세요!!”

“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으니까 카티만이라도 눈감아주세요! 완전한 소멸만큼은 제발…”

기절했던 서큐버스 자매는 깨어나기가 무섭게 바닥에 코가 닿을 정도로 엎드려 떨면서 그녀에게 용서를 빌었다.

“사죄는 여의 주인님에게 해라. 너희가 자비를 구걸한 상대는 이분이니라.”

“서, 성은이 망극합니다! 후계자 전하. 이번 일은 도대체 어떻게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너희를 소환해서 돌로레스에게 보낸 사람이 누구냐?”

“사, 살라만 장군입니다!”

“…역시 그 자인가?”

배후를 알아낸 리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흑마법사 살라만.

테르할 제국의 가장 강력한 장군 중에 하나로 지상에서 S급 무장에 필적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72명의 악마 장군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유명한 남자다.

오피셜에 따르면 한 번에 천 단위가 넘어가는 악마를 소환해서 조종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제국에게 끈질기게 저항해 맞서는 왕국에 단신으로 잠입해 들어가서 그 땅에 지옥문을 열어버린 전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왕국은 멸망.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악마들에게 모든 것이 파괴당해서 노인부터 갓난아기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하는 끔찍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괴물 중의 괴물.

정확한 실력은 미지수로 카테고리 아웃에 분류되어 있으며 대륙 최강의 실력자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그리고 인성은 쓰레기였다.

“터무니없는 소시오패스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게다가 남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고도 들었지. 그런 남자에게 이렇게까지 협조를 받고 있다니 은요호 기관의 수장인 로티나는 정말로 수완이 좋은 모양이군.”

“…”

꿀꺽­

서큐버스 자매는 대답하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

왜냐면 리한의 말대로 살라만과 계약을 맺고 있는 그녀들이 은요호 기관을 배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죽어서 지옥으로 역 소환되는 것뿐.

하지만 그녀들은 몰랐다.

척!

자매의 어깨로 손을 올리는 리한.

파지지지지직­!

“히야아아아앗?!!”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전에 정체불명의 힘이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한번 몸부림을 치면서 비명을 질렀다.

처음에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그가 자신들을 고문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육체와 영혼에 상식적으로는 일어날 수가 없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이건 설마…”

“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쳤어???”

“살라만과 맺은 계약을 해제하고 새롭게 고쳤다. 이제 너희들의 주인은 나야. 자매가 함께 평생 육노예 사역마로서 충성을 바치도록 해라.”

자매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도, 도, 도, 도, 도대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죠? 서, 설령 마신이라고 해도 한 번 맺은 계약을 이렇게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것은 불가능한데…”

“농담이겠지. 겨우 그런 것도 못하면서 신이라고 불리는 쪽이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내가 보기에는 녀석들은 융통성이 부족한 거야. 뭐, 나야 녀석들이 마음대로 정해놓은 규칙을 따를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이렇게 마음대로 이용해주는 거지만.”

“전하, 도련님…아니, 주인님의 정체가 뭡니까? 설마…아포시오시스…인간이면서 신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는 입신의…”

“그냥 조금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사물의 원리를 이해하면 마음대로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것이 마스터 코어의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들이 정한 규칙, 계약이라는 것만큼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져서 재구성하기 쉬운 시스템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단순한 만큼 강력한 잠금장치가 있어서 엄청난 마나를 쏟아부어서 힘으로 열어야 한다는 문제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한 번 맺어진 계약을 변경할 수만 있다면 거기에 묶여서 노예처럼 살아가는 존재들에게는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는 대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짝!

“햐으으으윽!”

터무니없는 상황에 멍해진 자매를 내버려 두고 리한은 알몸 에이프런으로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고 있는 아스타로트의 볼기를 힘차게 때렸다.

“그나저나 용서할 수 없다, 아스타로트!”

“죄, 죄송합니다앗! 그, 그런데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두 사람을 보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냐? 꼬리의 사용법을 말이다!! 엉덩이에 꽂아 넣어서 성적인 쾌락과 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훌륭한 이야기를 그녀들에게 처음으로 들었다! 이런 아무짝에도 없는 음마년 같으니라고!!”

“아, 아니…그건 트, 틀림없이 꼬리를 사용하면 가능한 방법이기는 합니다만…굳이 엉덩이 속에 집어넣지 않아도 그냥 척추 신경에 연결하기만 하면 되는데…”

고오오오오­

“그러니까 네년도 알고 있었다는 소리지?”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닫고 안색이 창백해져 버리고 말았다.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주인님! 사전에 미리 알려드렸으면 훨씬 즐겁고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셨을 텐데…신첩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

“카티, 아티!”

“넷!!”

그의 호명에 자매는 자신도 모르게 차려자세를 취하며 대답해 왔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둘이서 한 몸이라는 소리는 너희가 꼬리를 통해서 모든 쾌락과 체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꺼낸 소리였느냐?”

“아닙니다, 주인님. 저희 자매는 굳이 꼬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한 사람이 아픔을 느끼면 다른 사람도 아픔을 느끼고, 쾌락을 느끼면 동시에 쾌락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을 동시에 범하면 두 배의 쾌락을 느끼는 셈이군.”

“그건…말씀하신 대로입니다만…”

“거기에 서로의 신체에 서로의 꼬리를 연결하면 4배의 쾌락을 느끼는 건가? 후후후후, 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

불길한 웃음소리를 터트리면서 다가오는 리한의 그림자에 자매 아니, 세 악마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오들오들 떨면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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