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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1화 〉 스페셜 H이벤트. 낙월(5) (321/429)

〈 321화 〉 스페셜 H이벤트. 낙월(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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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후. 드디어 이겼어! 건방진 후계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통신이 끊어지면서 리한이 드라이어드의 미궁에 갇힌 것을 확인한 벨라가 손등을 턱에 얹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펑! 펑, 펑!

짝짝짝짝!!

“경축드립니다, 각하!”

“내기에서 승리하셨으니 가문의 앞날에 탄탄대로가 펼쳐지겠군요!”

“청개구리가 따로 없는 후계자 전하의 심리를 멋지게 이용하는 훌륭한 술책이셨습니다!!”

브리핑룸에서 그녀를 서포트 하던 여성 오퍼레이터들이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박수 갈채를 보냈다.

“어머. 전하를 보고 청개구리라니 무슨 실례되는 소리를 하는 거니?”

갑작스러운 지적에 마지막 말을 꺼냈던 측근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렸다.

“죄, 죄송합니다, 각하! 저는 그런 의미로 말씀드린 게 아니라…”

“호호호호. 농담이야, 농담! 하지만 앞으로는 신중하게 발언하도록 해. 머지않은 미래에 제니아의 지배자가 되실지도 모르는 분이니까 행여라도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서는 안 되잖아?”

‘지는…’

터무니없는 내로남불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흘겨봤지만 사회생활에 익숙한 직장인답게 힘차게 딸랑거리며 맞장구를 쳤다.

“백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각하!”

“모두 명심하도록 해.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자연적으로 일어난 불행한 사고야. 숲의 마성에 홀린 드라이어드 무리가 멋대로 저지른 일이니까 우리 가문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지금부터 우리는 전하를 구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거야. 물론, 정령의 폭주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피치 못하게 상당한 시간이 걸려버리겠지만 말이지. 무슨 뜻인지 모두 이해했지?”

“물론입니다!”

“폭주하는 정령을 진정시키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정령사라도 쉬운 일이 아니죠.”

“맞아요! 게다가 드라이어드 무리를 피해서 도망치라는 각하의 경고를 무시했으니까 자업자득이라는 감도 있죠. 물론, 전하의 잘못은 아니지만요!”

“바로 그거야! 아무리 성가신 진상이라도 왕처럼 대접하면서 웃으며 쫓아낼 수 있어야 진정한 일류 장사꾼이라고 부를 수 있지!”

스페셜 코스의 타임 리미트는 일주일이다.

오늘로 도전 4일차.

리한을 앞으로 3일만 더 드라이어드의 미궁에 가둬놓으면 추가 손실 없이 자연스럽게 이번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한 묘책이 아닐 수 없었다.

‘후후후후. 저를 매정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게 다 전하의 안전을 염려해서 이러는 겁니다♪’

헤타이라 육성학교와 아마조네스 군단의 패배.

둘 다 자신의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결과이기는 했지만 벨라는 아직도 리한이 나머지 스테이지를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에 스페셜 코스 자체가 클리어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오로지 안돌할 가문의 저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일 뿐.

아직도 서큐버스, 몽마, 자이언트, 님프, 운디네, 골렘, 킬러 비, 레이스, 스펙터, 듀라한, 리치, 미믹 등등등.

다음 스테이지에 내보낼 전력이라면 차고 넘쳤다.

다양한 훈련과 조교, 개조 등으로 본래 가지고 있는 특성이 모조리 흡정??으로 대체된 존재들.

아마조네스 군단 따위는 우스울 정도로 수컷의 정기를 말라죽을 때까지 빨아먹는 무시무시한 요녀들이었다.

개중에 몇몇은 정말로 통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험하기 짝이 없어서, 정말로 변태 같은 서비스를 원하는 특수성벽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손님을 받게 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100년, 200년이 지나도 머리를 올리지 못하고 유지비만 왕창 깨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지만, 안돌할 가문이 그런 리스크를 기꺼이 짊어지는 이유는 누구도 이쪽 업계에서 자신들을 깔보지 못하게 하면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켜내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리한이 그 성?역을 계속해서 무너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태연하게‘지가 뛰어봤자 우물 안 개구리지.’라며 여유를 부리는 벨라가 속으로는‘이러다가 혹시 정말로…?’라며 두려워 해버렸을 정도다.

‘이쯤에서 포기하세요, 전하. 여기에서 끝내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에요! 전하의 정력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도 증명이 되었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안돌할 가문을 혼자서 무너트릴 수는 없어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돼! 조직이 개인에게 패배하는 것만큼 굴욕적인 일은 없으니까!!’

업계 최고라는 자존심을 반드시 지켜내야만 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샴페인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리고 그때.

통신 화면이 켜지면서 늑대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여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실례합니다, 각하.]

“아, 그래! 대나무 너로구나. 이번에는 수고가 많았다. 선대로부터 드루이드 자리를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많은 숫자의 드라이어드를 부려내다니. 정말로 훌륭한 솜씨로구나!”

[과분한 말씀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친구들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은 역시 양심에 찔려서…]

꿈틀!

벨라의 눈썹이 역팔자로 휘어졌다.

“뭐라고? 그래서 설마 지금 나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냐?!”

[그,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연히 아니어야지! 애초에 숲에서 이름 모를 질병에 걸려서 죽어가는 너희 가문의 시조를 우리 안돌할 가문에서 구해주었다. 그것뿐이냐? 너희에게 그 숲을 영지로 줬고 귀족의 작위를 하사하여 대대로 태중양생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줬다. 덕분에 너는 겨우 스무살 나이로 고의 드루이드 사제로 성장할 수 있었지. 그 보답을 조금 받아내겠다는 데 감히 불만을 토로할 수 있을 리가 없을 거야. 너희 어머니도 그러지는 않았으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돌할 가문이 없었다면 저희 가문의 여자들이 대나무라는 이름을 계승할 수는 없었을 테죠. 하지만…]

“하지만?”

[어머니는 그 은혜에 보답하느라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안돌할 가문의 배신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숲의 정령들에게 거짓말로 부탁해야만 했으니까요. 명상을 통해서 힘을 쌓는 드루이드는 언제나 맑은 정신을 유지해야 합니다. 영혼을 좀먹는 행위는 저희의 수명 자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멘탈 문제라는 것이 아니냐?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군. 아무래도 내가 너희 가문을 따듯한 온실 속에서 너무 오냐오냐 키워온 모양이구나.”

[그런 의미가 아니…]

“시끄럽다! 천한 잡년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르다니. 지금 당장 숲에다가 불을 질러서 일족과 함께 모래밖에 삼킬 수 없는 황무지 바닥으로 쫓겨나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냐?!!”

[!!!! 죄, 죄송합니다.]

추상같은 불호령에 화들짝 놀란 그녀가 엉거주춤 사과해왔다.

“뭐처럼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데 흥을 깨다니 꼴도 보기 싫으니까 썩 꺼져! 라고 말하고 싶지만…드라이어드의 결계 때문에 안쪽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구나. 네가 정령시???를 사용해서 후계자 전하의 동태를 살펴보고 중계를 하거라.”

[…알겠습니다.]

보이지 않게 주먹을 쥐면서 부르르 떨었지만 절대적인 갑의 횡포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마지못해서 땅바닥에 주저앉고 바닥에 룬 문자를 새기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는 대나무.

그녀는 샤먼의 기술을 사용해서 자신이 계약한 정령의 육체에 빙의해서 모든 신체 감각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다.

[윈Wynn · 에오르Eolh · 율Yr!]

파아아아아아앗!!

털썩!

눈동자가 새하얗게 변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정령시를 사용하라니까 아예 빙의를 해버리다니. 뭐 그것도 나쁘지는…”

벨라가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다음 순간에 터져 나오는 대나무의 비명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들고 있는 유리잔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히야아아아아아악?!]

쨍그랑!

“무, 무슨 일이야?”

바닥에 드러누운 그녀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저항하는 것처럼 몸부림을 쳤다.

[안돼에에! 그, 그렇게 커다란 물건을 삽입하려고 하다니 제정신이야? 지, 지금 당장 그 징그러운 물건을 눈앞에서 치워! 정신 차려, 알리카! 어째서 순순히 가랑이를 벌리는 거야? 재, 재미있는 놀이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니 도대체 그게 무슨…저리 가! 내 친구에게서 떨어지란 말이…꺄아아악?! 오, 오지 마! 거기는 안 된다니꺄아아아아악!!]

누군가에게 사로잡힌 것처럼 가랑이가 상스러운 자세로 활짝 펼쳐졌다.

쥬우우우욱!

곧이어 무엇인가 커다란 막대기에 관통당한 것처럼 질구가 활짝 벌려지면서 전기에 감전당한 것처럼 허리를 퉁겨져 올라갔다.

주르르륵­

흘러내리는 처녀 상실의 증거.

그리고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익숙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 이건 대체 무슨…”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하고 있다니 누가? 누구하고???”

“흐름상으로 보면 후계자님과 드라이어드가…”

“그게 말이 돼???”

“그, 그것을 저한테 물어보셔도…”

유레시아 대륙 역사에 유례가 존재하지 않는 듣도 보도 못한 기사??가 그녀들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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