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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8화 〉 스페셜 H이벤트. 낙월(2) (318/429)

〈 318화 〉 스페셜 H이벤트. 낙월(2)

* * *

오싹오싹­

키시네는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희열에 가볍게 절정 해버리고 말았다.

[빌어먹을 년. 자기 혼자만 즐기다니…]

[분해!]

질투와 부러움이 뒤섞인 동족의 목소리.

반고리관을 통해서 말초신경을 떨리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하모니가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의 권력과 힘을 과시하며 최고의 먹잇감을 독차지한다.

심지어 그 당사자가 자신에게 한심한 꼬락서니로 매달려서 먹어(?)달라고 애원하고 있으니, 탐욕스러운 하트의 여왕에게는 이보다 더 우월감에 젖을 수 있는 시추에이션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쥬우우우욱­

“흐에에엣?!”

여성기가 엄청난 흡입력으로 사내아이의 남근을 뿌리까지 빨아들였다.

쥬욱­ 쥬욱­ 쥬욱­ 쥬욱­

끈적하게 달라붙는 질육의 돌기들.

“아아아앙♡ 굉장해. 이렇게 얌전한 얼굴로 누나의 안에서 야생말처럼 날뛰어대다니…정말로 못된 아이♡”

투두두두둑­

먹잇감이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생각한 그녀가 신체 구속을 풀어줬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철썩철썩!

“누나, 누나, 누나아아, 누나아아♡”

아니나 다를까 발정 난 원숭이처럼 한심한 얼굴로 달라붙어서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커다란 가슴에 도리질하면서 주무르고 빨아대느라 정신이 없다.

“후후후후? 처음이에요?”

“네에에엣♡ 이런 기분 처음이에요!”

처음으로 경험(?)하는 부드러운 여체에 뜨거운 콧김을 뿜어내면서 허우적대는 청년.

하지만 아름다운 장미에는 언제나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는 법이다.

‘아아아아­ 억눌러야 해. 새하얀 목덜미가 너무 맛있어 보여…’

어리광을 부리는 남자의 성욕을 고스란히 받아주는 키시네의 모습은 일견 자상한 모성애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군침을 질질 흘리며 끌어 오르는 포식 본능을 억누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방적 돌기에서 거미줄을 뽑아내 칭칭 감아버리고 싶다.

믿고 있던 상대에게 배신당했다는 절망과 좌절감.

죽음의 공포에 오들오들 떠는 청년의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서 전신을 마비시키는 독을 흘려넣고, 눈앞에서 신체를 뼛조각 하나도 남기지 않고 오독오독 씹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턱 끝까지 차올라 있었던 것이다.

‘잡아먹고 싶어서 미치겠어! 하지만 아까워도 너무 아까워! 이렇게 맛있는 먹잇감을 겨우 한 번만 즐기고 잡아먹어야 한다니…’

이성과 욕망의 충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욕망과 다른 종류의 욕망이 내면에서 격렬하게 맞부딪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청년의 허리 놀림은 점점 더 가열해졌다.

철썩, 철썩, 철썩철썩철썩철썩!!

“누나아아아~ 누나아아아♡”

“흥크읏♡ 후후후. 그렇게 애타게 부르지 않으셔도 도망치지 않아요. 귀여우셔라.”

자상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맛을 다셨다.

아닌게 아니라 교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커다란 육봉을 별다른 테크닉없이 막무가내로 쑤셔대고 있을 뿐이지만, 물건 자체가 워낙 뛰어난 상등품이다 보니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쾌락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성감대를 정확하게 찔러오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간 여성보다 훨씬 깊숙한 아라크네의 질 속을 커다란 거물로 거침없이 누볐다.

“하읏, 하앗, 아아아앙. 좋아요♡생각보다 잘하시네요, 여행자님.”

‘정말로 제법이야. 고작해야 인간 주제에…’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누나하고 키스하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

강아지처럼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물어보는 청년.

“어머♡세상에 아라크네에게 입술을 맞추고 싶다니 취향이 독특한 분이로…읍?!”

허락하기도 전에 멋대로 입술을 훔쳐버렸다.

분노보다는 당혹스러움에 사로잡힌 키시네.

‘제정신이야? 인간 주제에 겁도 없이 나에게 입술을 들이대다니…’

맛있는 고깃덩어리가 제 발로 잡아먹어달라고 다가왔으니 평소였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본색을 드러내서 으적으적 씹어버렸을 테지만, 잡아먹힐 거라는 의심은 눈곱만큼도 없는 순수한 호의로 이루어지는 키스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져버리고 말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거침없이 혀를 놀려대는 청년.

츄우우웁­ 츄르릅, 츄우우웁, 츄우우웁.

그녀의 입속을 마음대로 희롱하면서 가지고 놀다가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고 무사하게 입술을 뗐다.

“좋아해요, 누나.”

“뭐, 뭐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카운터 펀치.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청년의 고백에 자신도 모르게 더듬어버리고 말았다.

콩닥, 콩닥콩닥!

‘뭐야? 어째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야? 부정맥인가???’

강철처럼 차가운 심장이 뜨겁게 쿵쾅거렸다.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피가 처음으로 전신 혈관을 일주하면서 몸과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누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서 빨리 허리를 흔들어대기나 하세요!!”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던 가면을 던져버리고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눈앞에 있는 청년은 여전히 극상의 먹잇감이다.

식욕과 성욕을 동시에 자극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그녀의 내면에서 무엇인가 커다랗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어째서인지 청년의 얼굴을 똑바로 질시할 수가 없다.

뿐만아니라 가슴이 주물러지는 것도 자신의 알몸을 노출하고 있다는 사실도, 심지어는 서로의 성기를 깊숙하게 연결해서 부끄럼 없이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창피해지고 말았다.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귀여워요, 누나♡”

“쑤, 쑥스러워하기는 누가 쑥스러워한다는 거야? 하읏?!”

수군수군­

[키시네가 왜 저러는 거야?]

[글쎄. 반응이 이상하기는 하네.]

[혹시 상대에게 반한 거 아니야?]

[하하하하! 올해 들어본 농담 중에서 제일 웃기는 말이네. 천하의 방약무인한 년이 다른 것도 아니가 자신의 먹잇감에게 사랑을 느낀다고???]

라미아와 마찬가지로 아라크네라는 종족에게는 남성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발정기가 되면 인간과 짐승 수컷을 가리지 않고 덮쳐서 정자를 쥐어 짜내고 행위가 끝나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조금 전까지 사랑을 나누던 상대를 망설이지 않고 먹어치우는 타고난 포식자.

그런 종족에게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애초부터 이질적인 것이다.

“슬슬 나올 것 같아요, 누나!”

“나오다니 뭐가…”

“제 아기를 낳아주세요. 그래 주실 거죠?”

“아, 아기…?”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하는 행위였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싸고 싶은 대로 마음껏 싸버리라고 이야기해야 마땅했지만, 그 짧은 순간에 눈앞에 있는 사랑스러운 청년과 결혼해서 수많은 아기에게 둘러싸여 살아가는 행복한 미래의 비전이 떠올라버리고 말았다.

철썩, 철썩철썩철썩, 철썩철썩철썩철썩!!

“쌀게요, 누나! 더는 못 참아요, 누나의 자궁에다가 푸슉푸슉 싸버릴게요!!”

“아아아아앗♡ 그래, 누나에게 싸줘! 귀여운 아이들을 한가득 낳아주도록 할게에에에에에에엣?!!!!!”

푸슉, 푸슉, 푸슉, 푸슈슈슈슈슉!!

샤아아아아아악!

허리를 깊숙이 찍어누르며 사정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느껴본 적이 없는 강렬한 오르가즘의 파도가 키시네를 덮쳤다.

8개의 다리를 사방으로 활짝 펼치며 부르르 떨다가 힘없이 떨어트리며 축 늘어져 버렸다.

“하엣, 하엣, 하에에엣…이, 이런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이야아~ 해, 행복해서 죽어버릴 것 같아…하윽?!”

터무니없는 만족감에 여운을 느낄 사이도 없이 자신의 질내에서 다시 커지는 이물감에 6개의 눈동자를 일제히 부릅떴다.

“저, 저기…?”

“다시 시작할게요, 누나♡”

“잠시만 기다려 줘. 안쪽이 이미 전부 차버렸는데…어, 어떻게 그렇게 쏟아내고도 이렇게 멀쩡하게 하윽?! 잠깐, 그만해 여행자…히윽?!”

“제 이름은 여행자나 저기가 아니라 리한이에요. 그리고 아까부터 거슬렸는데 서방님에게 말버릇이 왜 그 모양이에요. 처음처럼 공손하게 존댓말로 예의를 지켜주세요. 알겠죠, 누~나?”

철썩, 철썩철썩철썩, 철썩철썩철썩철썩!!

“아흣, 아앗, 하으으윽, 아앙♡ 자, 잠시만 기다려. 지금 뭔가 성격이 변한 것 같은덱?! 아, 아니. 같은데요??? 그러니까 잠깐 타임! 흐기이이잇?!”

“절대로 안 돼. 후후후후. 오랜만에 주도 당하는 플레이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역시 나는 당하는 것보다는 범하는 쪽이 마음에 들어. 너희 모두…하나도 빠짐없이 지금 이 자리에서 내 여자로 만들어주지.”

웅서웅성

지이이이이이잉­

180도 돌변한 리한의 기도에 아라크네들이 당황해서 수군거리는 사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수십 명의 분신이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모두의 머릿속에서 자신들이 쓰러지기 전에 목격한 광경 하나를 떠올릴 수가 있었다.

[서, 설마 너는 그때의…하으윽?!]

플래그를 세운 아라크네 하나가 순식간에 덮쳐져서 범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모두의 교성으로 전파해서 퍼져나갈 때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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