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8화 〉 (H이벤트)MOON WORK(9)
* * *
“설마, 우리 모녀를 이대로 놓아주겠다는 거냐?”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니까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소리를 하는군. 나는 그저 딸을 대신할 수 있는 찬스를 주겠다는 거야.”
“자신의 여자를 교섭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더니…”
“물론, 파냐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 그녀하고는 순수한 연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누군가가 내 성욕을 해소해주지 않으면 금방 임신해버리지 않겠느냐?”
부르르르
은근한 목소리로 협박해 오자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히면서 어깨를 떨었다.
“이 악마…”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딸에게 손을 대지 않는 대가로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고 말한 것은 네가 아니었느냐? 싫으면 그만둬라. 금방 사랑스러운 손주를 안겨주도록 하지.”
“아앙♡”
커다란 물건을 딸의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문질러대자 그녀의 표정이 사색으로 변했다.
“자, 잠깐! 알겠다. 내가…할 테니까. 딸은 내버려 둬라!”
“중요한 부분을 작게 말해서 들리지가 않는데?”
“내가 네놈의 성욕을 처리해줄 테니까 딸은 건드리지 말란 말이다!!”
“좋아. 마침내 협상이 성립되었군. 후후후후후.”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받아낸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사악한 웃음을 터트렸다.
****
잠시 후.
새로운 배우를 캐스팅한 스튜디오에서 2차 촬영이 시작되었다.
“아, 안녕하세요! 오, 오늘 새로 데뷔하는 신입 배우가 인사드립니다, 토끼!!”
부들부들 떨리는 억지 미소.
2대 바니걸로 승진(?)한 검은 토끼귀 소녀가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서 양손 V자를 만들어 보였다.
파냐의 의상도 노출이 심하기는 했지만 그녀와 비교하면 약과.
제대로 옷의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속살이 비치는 검은색 스타킹 뿐.
사이즈가 너무 커서 손으로 붙잡고 있지 않으면 흘러내리는 가슴 패드에 대놓고 팬티를 노출하는 섹시한 가터벨트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어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안짱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자기소개의 기본은 이름부터지?”
“네, 감독님! 제 이름은 소냐…가 아니고요. 진짜 이름은 소월입니다, 토끼!”
드디어 밝혀지는 그녀의 본명.
“예쁜 이름이군.”
“…”
대답하지 않고 멀뚱거리면서 자신을 쳐다보는 바람에 리한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컷! 칭찬을 들으면 감사하다고 대답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지! 아무리 가짜 경력이라고 해도 그쪽 업계에 30년 동안 몸을 담았으면서 이렇게 눈치가 없느냐?”
“시, 실재 방송 경력은 2년밖에 되지 않는단 말이다! 그마저도 개국 준비를 도우며 총괄 PD로 일했을 뿐이지. 이런 이상한 촬영에서 배우로 뛰어봤을까 보냐?!”
이 말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면 진짜 소냐는 어떻게 되었지?”
“몰라, 하지만…우리 기관에서 파견한 다른 암살자에게 처리되었겠지. 필요한 것은 주변에 의심받지 않을 확실한 위장 신분뿐이었으니까.”
아무래도 그녀가 제니아 방송국에 스카우트된 시점에서 갈아치웠던 모양이었다.
‘과거를 알고 있는 샐리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던 건가?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군.’
언론 장악을 위해서 소냐라는 장기말이 필요했던 리한으로서는 다소 낭패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플랜 A가 막혀버렸다면 어쩔 수 없지. 플랜 B로 넘어가는 수밖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렁설렁, 대충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하지 못한다! AV 촬영을 얕보지 말라는 말이다!!”
“도대체 AV가 뭔데?!!”
생소한 업계 용어에 당황하는 소월이었지만 감히 절대 갑의 횡포를 거스르지 못하고 재촬영에 임하게 되었다.
“아까 보니까 특이하기 이를 데가 없는 동양의 기술을 사용하던데 말이야. 소월이의 종족은 뭐지?”
“기술이 아니라 도술이에요. 그리고 저는 월月인이에요, 토끼!”
“월인? 바니족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족이에요! 애초에 저희는 수인족이 아니라 인간이라고요, 인간! 서양의 기준으로 제멋대로 분류해놓고 그 기준에 우리를 끼워 넣지 말아 주시겠어요, 토끼???”
깡총거리면서 귀엽게 말하고 있지만 내용에는 진득한 분노가 담겨져 있다.
“흐음. 하지만 내 조사에 의하면 파냐의 아버지는 유레시아 대륙에서 태어난 내추럴 바니족이 맞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야.”
“큭! 나, 남편 이야기는 가능하면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토끼!!!!”
“싫은데? 남편하고의 잠자리는 어땠지? 역시 토끼답게 조루였느냐? 사이즈는 어때? 만족스러웠느냐? 성욕이 왕성하기로 유명한 바니족이니까 매일 밤 난리도 아니었겠군.”
“이런 개새끼가☆”
상큼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그녀의 관자놀이에서 굵은 십자로 혈관이 힘차게 부풀어 올랐다.
“후후후후. 농담이다, 농담.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아이러니 하기는 하군. 남편과 굉장히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모양이지만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있지 않느냐? 그런데 이제부터 다른 남자와 관계를 하게 된다니…”
“큭! 네놈의 협박 때문이 아니냐?”
“싫으면 그만해도 된다니까? 누가 들으면 억지로 이러는 줄 알겠네. 파냐라면 이렇게 까칠하게 굴지는 않을 텐데 말이야.”
“!!!”
리한이 그렇게 말하며 파냐를 쳐다보자 소월은 흠칫하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그녀는 소파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상태.
하지만 여전히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바니복이 벗겨져 있어서 그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범해버릴 수가 있었다.
“아, 알겠다! 네놈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줄 테니까 쓸데없는 과정은 치우고 나를 안아라! 그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
“부탁하는 태도가?”
“소, 소월이는 주인님의 굵은 당근을 아랫도리로 맛보고 싶어요, 토끼!!”
“후후후후. 이런 터무니없이 음란한 먹보 같으니라고♡”
“…”
생글생글 지어 보이는 미소에서 살기의 파동이 넘쳐흐르고 있었지만 리한은 그런 모습을 즐기는 것처럼 웃음을 터트리면서 자신의 벨트 바지를 풀어헤쳤다.
쿠오오오오오!!
사나운 포효와 함께 위용을 드러내는 야수.
“지금까지 몇 명하고 관계를 가졌지?”
“야, 얕보지 마라! 이래 보여도 나는 은요호 기관의 특급 암살자, 월영이야! 임무 성공을 위해서라면 남자 열 명, 스무 명하고는 거뜬하게 잠자리를…”
“그래?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내 물건을 마주하기가 무섭게 다리가 힘차게 후들거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야.”
“모, 목표를 포착하고 전율하는 것이다! 후후후후후훗후우?! 가, 각오해라! 네놈의 정액을 바닥까지 모조리 쥐어짜 주지!!”
“…자신만만한 모습은 좋은데 촬영 컨셉은 확실하게 지켜주는 게 어때?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데 말이야.”
“주인님의 맛있는 당근즙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토끼!!”
“…”
어째서인지 가르쳐주지 않은 서부의 건맨 자세를 취하는 중년의 잔망진 모습에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귀여워서 봐주기로 했다.
“뭐, 좋아. 원하는 대로 안아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펠라치오를 하도록 해라. 천연의 윤활류를 잔뜩 발라놓아야 아프지 않겠지? 할 수만 있다면 사전에 한 발 뽑아내도 되고 말이야.”
“!! 아, 알겠습니다, 토끼!!”
이 말을 들은 소월의 두 귀가 쫑긋해졌다.
리한은 파냐를 대신하는 조건으로 그녀에게 일체의 피임 도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
당연한 소리지만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게다가 아스타로트에 의해서 파나키아 음문까지 새겨져 버렸기 질내사정의 공포가 극한까지 높아진 상태였지만, 딸을 인질로 잡혀버렸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뽑아(?)내도 된다면?
‘이번이 두 번째 사정이지? 우리 딸에게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뽑아냈으니까 아무리 괴물 같은 정력이라도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좋아, 펠라치오는 처음이지만 아까 본 대로 하기만 한다면…’
훌러덩!
소월은 흘러내리는 패드를 놓아버리고 자신의 가슴을 당당하게 노출해 보였다.
파냐보다 조금 작기는 하지만 훌륭한 거유, 게다가 경산부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예쁜 핑크빛 유두를 과시해 보이는 그녀.
“후후후후. 보아하니 이제야 결심을 굳힌 모양이로군.”
“주, 주인님의 맛있는 당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거라고요, 토끼!”
“할 수 있다면 해봐라.”
“아아아앙~♡”
묵직한 볼륨으로 기둥을 감싸 안은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조그마한 입술을 벌려서 귀두를 덥석 물어버렸다.
하지만 좋았던 것은 거기까지.
펠라치오 테크닉은 말 그대로 형편이 없었다.
“츄으읍, 츄으으웁, 츄르르릅, 츄우우웁!”
자신의 딸을 흉내 내서 파이즈리까지 해주는 것은 좋았지만 파냐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서툴다.
움직임 자체가 딱딱할 뿐만 아니라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였는지 힘차게 꿈틀거리는 커다란 물건의 박력에 압도당해버리고 말았다.
연상의 노련함을 보여주기는커녕 첨단문물을 처음으로 접해보는 유부녀의 어설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유전(?)이 폭발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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