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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화 〉(H이벤트)MOON WORK(2) (261/429)



〈 261화 〉(H이벤트)MOON WORK(2)

“무슨 황당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랬다가는 우리를 노리는 적들이 사방에서 몰려올 텐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반대라고?”

“제 생각이지만 리한,  건방진 애송이는 이미 앵커리지 공화국과 손을 잡고 있을 겁니다. 그만한 뒷배가 없었다면 우리 몰래 아르고스 라인을 통과하지도, 이렇게 커다란 소란을 일으키지도 못했을 테죠.”

“그렇다면 더더군다나 봉쇄를 풀어서는  되지. 녀석을도우려고 공화국 군대가 몰려올지도 모른다는 소리잖아?”

“아닙니다.”

루시타가 고개를 저었다.

“제국 때문이라도 절대로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지금 두 나라는 서로의 동향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분산시킬 여력이 없으니까요.”

“혈마법사 사건 때문에?”

“네, 그것 때문에 국경으로 엄청난 군대를 집결시키지 않았습니까? 겉으로만 보면 당장에라도 대륙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고 있지만 실제로는 요란한 빈 수레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뜻밖의 사고로 전면전에 돌입할까 봐 대외주둔군의 활동이 엄청나게 위축되었다고 하더군요.”

“흐음, 생각해 보니까 뉴스에서 봤던 것 같아. 그렇다면 은요호 기관이 요즘 들어서 차가워진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는 거네?”

“바로 그겁니다. 하나를 가르쳐 드리니까 둘을 깨우치시는군요.”

칭찬을 들은 돌로레스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좋아, 거기까지는 알겠어. 하지만 봉쇄를 해제해서 어쩌자는 거야?”

“사라 방백에게 지원군을 요청하자는 겁니다.”

“텔파이프의 영주?”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나오자 당황하는 그녀.

“…살짝 의심스러워서 물어보는 건데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가 맞지?”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시야가 살짝 흐려지기는 했습니다만 머리는 언제 어느 때보다 맑으니까 걱정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다친 눈을 슬그머니 어필하면서 짓궂은 미소를 짓자 아무리 돌로레스라도 양심에 가책을 느꼈는지 무안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했다.

“크흠, 크흠! 아, 알겠어. 그렇게까지 자신만만하다면 한 번 들어는 볼게.”

“사라 방백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얼굴은 취향이지만 말이야. 전쟁은 외모로 하는 게 아니잖아? 기왕에 원군을 부를생각이라면  건방진 애송이의 숨통을 확실하게 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해결사를 불러와야지. 예를 들면 테오 방백이라던가…”

슬그머니 왕국 삼투장 중에  사람을 거론하자 루시타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승냥이를 사냥할 수는 있겠지만 굴러들어온 사자 한 마리가 왕처럼 행세하겠죠. 후환을 감당할 수 없는 세력을 함부로 불러들이면 안 됩니다.”

“지금 우리 천년 가문의 저력을 무시하는 거야?”

“테오라는 사내가 그만큼 위험하고 뻔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드리는 겁니다. 만약에 그가 후계자 토벌은 래리님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오르드리를 지키겠다며 여기에 눌러앉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여자를 데려와라, 술을 내놔라, 병사들이 머무를 숙소와 식량을 마련해라, 등등…”

부르르르르-

돌로레스는 상상만 해도 질색이라는 것처럼 몸서리를 쳤다.

“확실히…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네. 지난번의 사교 파티에서 너구리처럼 능글거리며 뻔뻔하게 굴었던 모습을 떠올리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그래서 남자는 안 된다는 겁니다.”

“1000000% 동감해.”

짝!

합의점에 도달한 두 사람이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사라 방백이라고 믿을 수가 있어? 애초에 적인지 아군인지도 입장이 확실하지 않잖아. 최근에는 공화국파로 전향했다는 소문도 있고 말이야.”

“소문은 그저 소문일 뿐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뼛속까지 타고난 상인이라고 하더군요. 우리와 협력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않고 진영을 갈아탈 겁니다.”

“이익이라? 쓸데없이 너무 많은 지출은 피하고 싶은데…”

이런 와중에도 짠돌이 같은 소리를 지껄이자 살짝 질려버리는 루시타였지만 이번에도 역시 내색하지 않으면서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우리는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마십시오.”

“진짜???”

대번에 흥미가 동하는 모양이었는지 돌로레스가 솔깃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현재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지기반이 약할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충성스러워야 하는 세경가들까지 모조리 등을 돌려버렸죠. 설상가상으로 북쪽에서는 로체스 방백이 호시탐탐 침략 기회를 엿보고 있으니까 사실상 고립무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흠, 그것참 어렵겠네.”

마치 남의 일이라는 것처럼 중얼거리는 그녀.

“그런 상황에서 우리 천년 가문이 동맹을 제안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아마도…당장 붙잡을 테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이야!”

“바로 그겁니다! 게다가 자신의 처지가 워낙에 궁색하다 보니 지원을 오더라도 테오처럼 고개를 뻣뻣하게 쳐들지는 못하겠죠. 아니요, 오히려 우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겁니다. 그야말로 무엇이든지!!”

“오오오오오오오!!”

짝짝짝짝짝!

놀라운(?)계략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물개박수를 쳤다.

하지만 잠시 반색했던 돌로레스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지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니, 발상 자체는 좋았어. 하지만 말이야…우리가 원군을 부를 수 있다면 후계자도 부룰  있는  아니야?그것도 북방 3가 전체가 몰려올 테고 말이야. 게다가 로체스 가문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라 방백이 텔파이프를 비우고 달려올  같지않은데…”

“후후후후후후후!”

“뭐, 뭐야? 왜 그렇게 웃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득의양양한 웃음을 터트리자 살짝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경망스럽게 웃어서 죄송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째서 진작 그것을 물어보지 않으시는지 의아해하던 참이었거든요. 설마 제가 그런 것도 염두에 두지 않았겠습니까?”

“그래???”

“이것을 봐주십시오.”

스윽-

루시타가 자신의 품속에서 꺼낸 서류를 내밀어 왔다.

“이게 뭐야?”

“은요호 기관에서 제공해 준 공화국파의 동향 보고서입니다. 혹시나 해봐서 문의를 해봤는데 다른 요청은 무시해도 자신들이 입수한 첩보 내용 정도는 공유를 해주더군요.”

“무슨 내용인데?”

“요약하자면 파벌 전체가 난리가 나서 눈코  새 없이 바쁘다는 내용입니다. 누가 이런 정보를 제공했는지는모르겠지만 엄청난 숫자의 내부 배신자가 밝혀지는 바람에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그게 정말이야???”

화들짝 놀란 돌로레스가 허둥지둥 보고서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네, 아무래도 제국과 몰래 내통한 자들이 당하고 있는 모양이라서 무조건 웃을 수는 없지만…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보다시피 로체스 가문도 자신의 오른팔이나 다름없었던 매그니스 가문이 역모를 꾸미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바람에, 사실상 내전 상태에 돌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어머어머!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하더니. 이게 정말이라면…와우!”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연거푸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제는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하지! 역시 자기가 최고라니까?!”

이 보고서가 사실이라면 로체스 가문은 당분간 텔파이프를 도모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었다.

그것은 사라가 자유롭게 군대를 움직일 수 있다는 뜻.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세경가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후방이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천년 가문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감히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다른 생각을 품을 수가 없을 터였다.

“아주 좋아! 지금 당장 진행해야 하겠어. 하지만…끄응. 막상 하려니까 또 그 인간이 마음에 걸리네. 남편이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을 찬성하지 않을 텐데 말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지 않습니까? 아니, 오히려 저는 래리님께서 반대하는 것이 더 좋다고생각합니다만…”

“어째서?”

“아까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사라 방백은 천년 가문과 손을 잡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겁니다. 그야말로 무엇이든지요! 만약에 그녀가 래리님에게 거절당한다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겠죠. 그렇게 된다면…”

여기까지 힌트를 제공해주자 돌로레스도 마침내 깨달았는지 소리를 질렀다.

“나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네???”

“바로 그겁니다! 그녀가 오르드리에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이 오직 아슈킬 가문의 차기 백작 부인의 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밖에 남지 않을 테니까요. 썩어도 준치라고 왕국의 여섯 방백 중에 하나입니다. 그녀가 몇 명의 군대를 이끌고 오겠습니까? 5만? 10만? 어쩌면  이상일지도 모르겠죠!!”

꿀꺽-

“화, 확실히…크레이그 가문에는 무장보다 마법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지?”

“맞습니다. 제니아에서 가장 부족한 전력인 동시에…당신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강력한 친위대를 손에 넣을 수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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