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화 〉(H이벤트)예상하지 못한 성과(9)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네 마리 암캐를 거느리고 있는 리한이었다.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거 아니야? 경계도를 올려서 어쩌려고…]
목소리를 낮춘 루시가 질문해 왔다.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공연계획서는 이미 제출해놨어요. 단지 조금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발견하도록 조작해 놓았을뿐이라고요.]
[어째서 그런 짓을?]
[당연히 선단의 경비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해서죠. 후후후후. 3단 변신 합체 로봇이화려한 마술쇼로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는 지금이 바로 노출, 아니 산책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요!]
촤아아아악-
“?!!”
그렇게 말한 카트리나는 자신의 알몸을 가리고 있던 망토를 당당하게 벗어 던졌다.
아무리 5월이라지만 밤의, 그것도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다.
쌀쌀한 날씨에 거리끼지 않고 나체가 되어버리기에는 절대로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 당장은 조명이 꺼진 으슥한 그늘에 숨어있다고 해도 사람들하고 떨어진 거리는 불과 2~3m.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의 블러드 엘프가 개목걸이 하나만 차고 있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발견된다면, 엄청난 소동으로 발전한 것은 불을 보듯이 뻔했다.
[미쳤어?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깜짝 놀란 루시와 2명의 여자가 다급하게 그녀를 둘러싸서 알몸을 가려주었다.
[어머, 왜 그렇게 놀라시는 거죠? 여러분도 이제 벗어야 한다고요. 그렇죠, 주인님?]
카트리나의 말에 리한이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배의 후미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야 하니까 선상 전체를 가로질러야 한다. 모두 망토를 벗어라. 지금부터 엎드려서 네 발로 움직인다.”
“지, 진짜로???”
“거기에 하나 더. 지금부터사람의 말을 금지한다. 암캐면 암캐답게 소통을해야지. 참고로 이건 명령이야.”
지이이이잉-
오딘소이의 강제력이 발동되었다.
“이런 개…으르르르르- 컹컹!”
욕지거리를 뱉어내려고 했던 루시는 제대로 된 의사 표현이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망토를 벗으라는 내용까지 명령으로 강제되었기 때문에 알몸으로 엎드릴 수밖에 없었던 그녀.
부르르르르-
‘빌어먹을. 티오 언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다니.’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자 소름이 돋았고 엄청난 인파 속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절부절못하며마른침이 꿀꺽,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반면에 굴욕적이나마 늑대 코스프레를 허락받은 티오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헥헥헥헥헥헥! 끄으으으응- 끄으으으응.”
“히끅! 히끅! 히끅!”
아날에 장착(?)되어있는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어대면서 리한에게 재롱을 부리는 카트리나.
반면에 취했는지, 아니면 너무 기가 막히게 돌아가는 상황에 놀라서 딸꾹질하는지 구분할 수 없는 카밀라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져서 얼굴도 더 빨개질 수 없을 정도로 새빨개져서 김이 나올 지경이었다.
“왜 멍청하게 보고만 있느냐? 너도 벗어라.”
“하, 하지만 주인님…”
“아르르르르르!!”
“히이이익! 아, 알겠습니다. 여왕님!!”
카트리나의 위협적(?)인 울음소리에 단숨에 굴복해버리는 그녀.
이렇게 위협이 통하는 모습을 보면 인사불성으로 취해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지만, 확실한 만취 상태로 휘청거리면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카밀라의 뇌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알콜이 아니었다.
부르르르르-
‘얼마나 뿌리 깊은 공포가 새겨져 버렸으면…’
산공독으로 내력을 모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그녀를 바에서 데리고 나오기 전에, 카트리나는 술이 깨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알콜 도수 80%의 술 두 병을 강제로 마시게 했다.
그것도 위쪽 구멍이 아닌 아래쪽 구멍으로.
평범한 사람이라면 까무러쳤어도 몇 번은 까무러쳤어야 하는 복용량이지만 그녀가 지금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이유는 수인족의 신체 능력이 탁월해서도, 정신력이 남달라서도 아니었다.
오직 카트리나에 대한 두려움 하나 때문.
‘내 여동생이지만 정말로 제대로 미쳤어.’
동병상련의 처지로 의자매의 결의를 맺고서 나름대로 오래 알고 지내왔다고 자부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녀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되어 먹었는지는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았다.
그나마 같은 편으로 있을 때는 이 성질머리에 희생당하는 것이 자신들하고 무관했지만, 리한을 만나서 그에게 매료되어버린 다음부터는 자매고 나발이고 가리지 않는 횡포가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었다.
“너도 이제 암캐처럼 소통하도록 해라. 만약에 개인실에 도착하기 전까지 사람의 말을 지껄이기라도 한다면 그 자리에서 멈춰서 실신할 데까지 범해버리겠다. 알겠느냐?”
“히끅. 왕, 왕!”
“후후후후. 착한 녀석이로군.”
카밀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리한은 나란히 엎드려 있는 여성들의 목줄을 휘어잡으며 카트리나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좋아, 이제 출발이다!”
“까웅~”
환희에 가득한 암캐의 울음소리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산책플레이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대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마술쇼에 환호하는 군중들을 배경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나아가는 네 마리 암캐들.
삐걱삐걱삐걱삐걱
뛰어난 방음 성능에도 불구하고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바닥 소리를 최대한 낮춰보려고 노력하면서, 차폐물이 되어주는 텐트며 난간 그늘에 최대한 밀착해서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그녀들의 손바닥과 발바닥에서는 저절로 땀이 흘러나왔다.
혹시라도 누가 뒤돌아봐서 자신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이런 상황에도 오히려, 볼 테면 보라는 듯이 당당하게 나아가는 카트리나가 오히려 우아하고 품위가 있는 견종(?)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호호호호.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쇼로군요!]
[요즘 골렘 기술은 정말로 훌륭하군. 듣자 하니 사람이 타고 있지 않다고 하는데도 저만한 무대 매너를 보여주다니 말이야.]
짝짝짝짝짝짝!
꿀꺽-
지근거리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잔뜩 긴장한 루시가 걸음을 멈추고 침을 삼켜버리고 말았지만, 그 순간에 가까이 다가온 리한이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쑤욱하고 밀어 넣어 버렸다.
찔꺽!
“햐읏?!”
[응? 이게 무슨 소리지?]
[글쎄요? 누가쥐라도 밟은 거 아닐까요? 호호호호.]
두근두근두근두근!
다행스럽게도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넘어갈 수 있었지만 너무 놀라서 애가 떨어질 뻔한 그녀는 있는 대로 인상을 썼다.
“아르르르르르!(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후후후후. 흥분해서 가랑이가 젖어버린 모습이 보기 안쓰러워서 말이야.”
“왕, 왕, 와와왕?!(젖기는 누가 젖었다고 그래?!)”
“애액이 이렇게 번들거리는데도?”
할짝.
손가락에 달라붙은 끈적거리는 액체를 핥아버리자 얼굴이 새빨개졌다.
“뭐, 들키지 않았으니까 상관없지 않으냐?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지.”
“으르르르르(두고 보자.)”
패배한 개처럼 뻔한 대사를 읊조린 루시는 빨갛게 달아오른 엉덩이를씩씩거리면서 다시 한번 앞으로 기어갔다.
리한은 그런 그녀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물건이 엄청난 각도로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슬슬 본격적으로 야외 플레이를 즐겨 보실까?’
부끄러워하는 여성들을 적당히 희롱하면서 감상해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슬슬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즐기지 않으면 아랫도리의 재촉과 뻐근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카밀라는 아직도 처녀다.
“저기에 있는 호박 텐트의 그늘 속에서 잠깐 쉬어가도록 하지.”
“왕!(네!)”
“으르르르르!(큰 소리 내지 마!)”
티격태격하는 일행과 함께 걺음을 재촉했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 차폐물과 그늘이 존재하지 않는 먼거리를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에 일제히 허겁지겁 뛰어넘는 일행.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으르르르르(이번에야말로 들켜버리는 줄 알았어.)”
“옹옹, 오오오옹(저도요.)”
신기하게도 암캐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는데도 대화가 되었다.
리한은 이 모습을 보며 작게 혀를 차고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사악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자, 뭐처럼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왔군. 볼일을 보고 싶은 녀석들은 있느냐?”
“와아앙?(무슨…?)”
“앙!(저요!)”
이번에도 역시 단숨에 의도를 알아차린 카트리나가 앞으로 뛰쳐 나와서 그에게 달라붙어 뺨을 비벼대었다.
“후후후후. 어쩔 수 없는 암캐로군. 저기에다가 볼일을 보도록 해라. 암캐의 방식으로 말이야.”
“?!!!”
계속 반복되는 패턴에 형용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는 여성들이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블러드 엘프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가 가리킨 장소로 다가가서 한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쏴아아아아아.
포물선을 그리며 쏟아져 나오는 황금의 액체.
투투투투투툭
부르르르르-
마무리 털기로 뒤처리까지 완벽하게 끝낸 그녀는 칭찬을 바라는 것처럼 주인에게 달라붙어서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응- 끄으으으응-”
“후후후후. 아주 좋은 시범이었다. 상으로 뼈다귀를 주도록 하지.”
“앙앙♡”
가랑이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커다란 뼈다귀에 잔뜩 신이 난 암캐는 게걸스럽게 달라붙어서 쥬욱, 쥬욱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여성들을 가장 두려움에 떨게 만든 단어는 시범이라는 한 마디였다.
“자, 다음에는 누가 볼일을 볼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