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6화 〉(H이벤트)누가 적이고 아군인가?(9) (156/429)



〈 156화 〉(H이벤트)누가 적이고 아군인가?(9)

“흐음, 의욕이 앞서서 실수를 저지르셨다는 말이 뭔지 모르겠군요. 도대체 공화국 무역공사의 직원과 공자님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겁니까?”

사과 내용을 들은 캐시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질문해 왔다.


“아슈킬 가문에 대한 록히드 플랜지원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만약에 공자님께서 제니아로 돌아가 정당한 지위를 되찾으신다면, 공화국파에 합류하기 위해서라도 제국 자본을 철수시켜야 하니까요.”


“그것참 재난이겠군.”


“돌로레스 부인이 외자 유치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은데. 제국 자본을 몰아내는 것이그리 쉽지는 않으시겠군요. 그래서 얼마를 지원해주실 생각인가요?”


돈 이야기에 흥미가 있었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봤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공자님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정확한 금액을…”


“50억 대륙 은화와 5천 명의 마법사를 지원해달라고 했습니다.”

카밀라가 얼버무리려고 했지만 리한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말을 가로채버리고 말았다.


“?!!”

“5, 50억…”

“제정신입니까, 공자?! 아, 아무리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액수를 요구할 수가…”


예상했던 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에 방백들이 깜짝 놀라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그녀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기왕에 해명하실 거라면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해주셨으면 좋겠군요. 저는 일방적인 지원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거래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죄, 죄송합니다. 공자님.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눈치가 없는 행동에 카밀라가 난감해하면서 말했지만 이미 귀가 솔깃해져 버린 귀족들은 엄청난 호기심을 드러내면서 관심을 보였다.


“정당한 거래라? 도대체 무역공사에서 공자님에게 어떤 것을 원하는데 그만한 액수를 요구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러게 말입니다. 저로서는 상상이 가지를 않는군요.”

“흠, 혹시 넥타르라는 혈마법사 조직을 궤멸시킨 건하고 관련이 있는 게…”


“…”

그들의 질문이 점점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카밀라의 표정도 굳어지기 시작했다.


T-7이 원하는 정보는 극비 사항이었다.


넥타르가 기록해놓은 은요호 기관의 치부책.

그리고 이 물건의 가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엄청난 파괴력과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막시밀리안이 방백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아무리 록히드 플랜으로 그들에게 환심을 사고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믿을 수가 없는 제멋대로인 사람들이었던 데다가, 은요호 기관이 어디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비밀 유지가 제대로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방백, 또는 그들의 곁에 있는 측근 중의 하나가 리한이 입수하고 있는 정보에 대해서 경솔하게 떠들어대기라도 한다면, T-7이 제대로 폭파하기도 전에 적들이 사전에 대비해서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은요호 기관의 수장로티나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리한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다.

왜냐면 상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자신들도 비싸게 구입할 이유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카밀라는 리한의 속내를 짐작하지 못해서 혼란스러워했다.


애초에 자신들과 거래를 하겠다고 하면서 방백들을 끌어들이는 것 부터가 이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슬그머니 록히드 플랜이라는 것을 명분을 내세워서 우회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당사자가 끼어들어서  자체를 엎어버리는 바람에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는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리한을 쳐다보았다.


“죄송하지만 무엇이 거래되는지는 여기서 밝힐 수가 없습니다.”

‘휴.’

다행스럽게도 폭탄선언을 하지는 않아서 한숨 돌리기는 했지만,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려고 저런 말을 꺼냈는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밝힐 수가 없다니. 지금 장난하는 거요!!”

“사람을 우롱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다짜고짜 협상 장소에 끌어들여 놓고 무엇이 거래되는지는 알려줄 수가 없다? 공자는 지금 우리 방백들은 무시하는 것이오??”

“그러게 말이에요. 귀여운 얼굴로 신비주의 컨셉이라니…그런 것은 연애를  때나 보여주는 앙탈이라고요.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후후후후♡”

“…”

마지막에는 조금 이상한 호감도 상승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방백들은 자신들이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한은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는 제가 해명을 시작할차례가  것 같군요.”


자신을 향해서 양해를 구하는 모습에 카밀라는 군말 없이 발언권을 넘겨주기로 했다.

“그전에 먼저 방백 각하들께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에 제가 여기에서 밖으로, 특히나 우리의 적들에게 알려져서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면. 여러분은 그 내용을 무덤까지 비밀로 지켜주실 수 있습니까?”


“흥, 당연한 소리를.”


“물론이에요. 공자님. 저희는 이미 한배를 탄 운명이잖아요?”


“뭐,  명은 미심쩍은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오.”

지그문트가 사라를 째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굉장히 쉽게 단언하시는군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를 그렇게 쉽게 구분할  있으시다니. 저로서는 그저 여러분의 두터운 신뢰와 의리가 부러울 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지말고 어서 하고 싶은 말이나 하시오. 공자!”


“맞아요. 지금 발언은 조금 불쾌하군요. 혹시 공화국파의 단결력을 조롱하시는 건가요?”


“적어도 우리 북방 3가에 한해서는 쥐새끼 같은 배신자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소. 로체스 가문의 명예를 걸고 장담하도록 하지.”

이 장담에 리한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올랐고 카밀라는 깜짝 놀라서 몸을 떨었다.

부르르르르-


‘설마…’

“그것참 이상하군요. 지그문트 각하. 저는 어제 후작 각하의 뱃놀이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기습 공격을 당했는데 말입니다.”


“!!!!!”


“뭐, 뭣이??”

수군수군


충격적인 내용에 장내가 잠시 시끌벅적해지는 가운데 가만히 테이블을 두드려서 주목을 모은 그가 다시 한번 일을 열었다.


“저도 이 자리를 빌려서 어제 일으킨 소란을 정식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숨을 위협당하니까 혼란에 빠져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더군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망치는 데 급급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목숨을 위협당했다니. 그게 사실인가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일입니까? 베리우스 후작!”

“아, 아니. 이건 그게…”


“각하를 너무 나무라지 말아주십시오. 지그문트 각하. 넥타르가 뱃놀이를 습격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전해 들은 바가 아니었습니까?”


“아니. 하지만 그것은 이미 해결이 되었다고…자, 잠깐! 그렇다면 어제 갑작스럽게 나타난 물의 거인은 설마…”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오자 리한은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어제 저를 암살하려고 했던 혈마법사가 불러낸 사역마였겠죠.”

“말도  돼!!”


지그문트가 벌떡 일어서면서 외쳤다.


“베리우스 후작. 그대가 말하기로는 그것은 박카이가 아니라 언다인이라고 하지 않았소?!”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오늘 하루 자신의 무능함을 다방면으로 증명하고 있는베리우스는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다.


리한은 그런 그를 대신해서 재차 입을 열었다.


“언다인이라니요? 하하하하하! 농담이시겠죠. 그것은틀림없는 박카이었습니다. 넥타르의 본거지를 소탕하면서 제가 직접 목격했으니까 확실하게 장담해 드리죠.”

“그럴 수가. 그렇다면 정말로…?”

“녀석들의 능력은 눈앞에서 직접 목격하셨겠죠? 탐지 마법으로 찾아낼 없는 완벽한 자연체로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라미아 용병들을 순식간에 무력화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만약에 그런 괴물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셨겠습니까?”


“하지만 공자. 그 괴물은 마치 공자를 보호하는 것처럼 나타나서 후작 각하의 선단 진로를 가로막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잠자코 있던 마리오가 입을 열어서 의문을 표시했지만 그는 코웃음을 치면서 맞받아쳤다.

“저를 습격했던 괴한은 혈마법사였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도움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죠. 그리고 적은 빈사로 도망쳤습니다. 아마, 박카이를 불러내고 숨이 끊어진 게 아니겠습니까?”


“아?! 새, 생각해보니까 그렇군요.  괴물은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죠.”

캐시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말하면서 리한이 하는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