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4화 〉(H이벤트)누가 적이고 아군인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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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까지 세 여자와 함께 느긋하게 행위를 즐긴 리한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사라의처녀를 빼앗지는 않았다.
대신 저항할 수 없는 공포와 쾌락을 새겨넣는 것으로 완전히 굴복시켜버렸다.
“저 사라 크레이그는 리한 폰아슈킬님을 열과 성을 다해서 섬기고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지이이이이이잉-
마법사에게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제력을 행사하는 마나의 맹세.
제정신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이런 굴욕을 자처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아날에서 분신->여체 성찬으로 이어지는 플레이에 휘둘린 끝에 정신이 극한으로 내몰리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크레이그 가문은 이것으로 내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군.’
가주의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자신에게 시집오라고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사라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이야기.
파지지지직-
“아아아아- 내,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아니나 다를까 마스터 코어의 힘으로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닫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절규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니까 술은 적당히 마셨어야지.”
“술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아니, 커다란 문제야. 앞으로 태어날 우리들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지나친 음주는 삼가도록 해라. 태중양생술의 기본이잖아?”
“아, 아이라니. 저는 아직 처녀인데…”
“그래서. 여기까지 해놓고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이라도 하려는 셈이냐?”
“으으으으- 몰라요! 이제는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얼굴이 빨개져서 소리를 지르기는했지만 알몸으로 리한의 품에 안겨서 가슴을 만져지는 것도 거부하지 않았다.
“후후후후. 서방님에게 감히 그런 소리를지껄이다니. 지금 당장 요망을 들어주고 싶지만 지금은 미뤄두도록 하지. 슬슬 협상 준비를 해야 하니까 말이야.”
이 말에 숨을 크게 쉰 사라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그러면 우리가 맺은 밀약도 달라지는 건가요? 어제하고는 관계가 완전히 변해버리게 되는데…”
“딱히? 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겠지.”
리한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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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시각.
재협상을 요구하는 통신 내용에 응해서 다시 한번 후작의 선단과 합류하게 된 아스트라세 가문의 전함 위로 코르부스가 내려오게 되었다.
하지만 도개교에 펼쳐지는 광경은 어제하고는 정반대였다.
하루 만에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린 베리우스 후작을 필두로 루크장군과 북방 3가의 방백들, 그들의 측근과 막시밀리안을 대신해서 새로운 T-5(임시)로 선출된 카밀라와 스미스가 차례대로 넘어오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이번 협상의 진정한 적수라고 볼 수 있는 상대는 오직 카밀라 뿐.
파지지지직-
두 사람의 시선이 짧은 시간 동안에 허공에서 교차하게 되었다.
“읏.”
“왜 그러지?”
“아, 아니에요. 스미스씨. 역시 아슈킬 가문의 후계자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눈을마주치는 순간에 등골이 오싹해져 버리고 말았어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이는 듯한…”
“진정해라.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렇게 약한 소리를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
“맞는 말씀이에요. 이 사안에 많은 것이 달려있으니까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야죠!”
카밀라가 그렇게 외치면서 자신의 뺨을 짝!하고 때려서 기합을 넣었다.
“그래. 그리고 반대편을 봐라. 네가 예상했던 대로 사라 크레이그가 협상 테이블에 나왔어. 역시 그녀와 그녀의 경호원이 어제 후계자 일행으로 변장해서 빠져나갔던 것이 틀림없다. 이것이야말로 네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니냐?”
“네, 맞는 말씀이에요. 하지만…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스미스씨.”
비장의 카드를 너무 쉽게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불안한 마음을 애써떨쳐버리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반면에 리한은 전혀 다른 의미로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강아지 귀와 꼬리가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은 미소녀로군.’
상대방의 실력 고하를 떠나서 그것만으로도 막시밀리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호감이 갔다.
물론, 협상 능력까지 귀여울지는 미지수지만.
카트리나의 보고에따르면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어제 하루 동안에 자신의 행적을 세밀하게 조사했다는 모양이었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기는 했지만 자신을 깔보지 않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오늘 협상은 어제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공화국파 귀족 전체가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하지만 참석하는 사람은 여전히 극소수였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루크 장군이 대표로 내용을 정리해서 공개 발표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에서 정확하게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앞으로도 극소수의 사람만이 공유하게 될 터.
참가자들은 아스트라세 가문이 준비한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루크 장군이 먼저 짤막한 덕담과 함께 형식적인 개회사를 읊어나갔지만, 그것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입을여는 사람이 있었다.
“어째서 이 자리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참석했는지 모르겠군.”
지그문트가 리한의 옆자리에 있는 사라를 노려보면서 그렇게 이죽거렸다.
“말씀을 삼가시지요, 각하. 그녀의 참석은 이 루크가 직접 인정했소이다.”
“아니. 말이 나와서 하는 소리지만 우리 북방 3가는 이 협상 자체에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장군.”
“그것은 이 늙은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이외까?”
눈살을 찌푸린 루크가 낮게 으르렁거리자 살짝 움찔하기는 했지만 기죽지 않으면서 세게 나왔다.
“장군의 신용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파벌 자체에 대한 신뢰의 문제요! 베리우스 각하께서 우리에게 어제 사건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기는 하셨지만 무엇 하나도 속 시원하게 해소되는 의문이 없었습니다. 대체 우리가 모르는 물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까?!!”
“바, 방백 각하. 그것에 대해서는 어제 제가…”
베리우스가 창백한 안색으로 우물쭈물하며 난감해했지만 그는 불같이 성을 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죄송하지만 후작 각하는빠져주십시오. 우리는 어제 사건의 당사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겠소이다! 만약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는데도 계속 이렇게 싸고도시겠다면 우리 북방 3가는 이 파벌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도록 하겠소이다!”
“가, 각하!!”
당황한 베리우스가 깜짝 놀라서 외쳤지만 루크는 담담한 태도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좌중을 둘러보았다.
“두 방백께서도 지그문트 각하의 말에 동의하시는 것이오?”
“네, 대단히 안타깝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동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캐시에 이어서 마리오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북방 3가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서 당사자들이 직접 해명해주셔야겠군. 소장의 생각이오만 지그문트 각하께서 해명을 요구하는 대상은 카밀라양과 리한 공자로 보이는데. 이것이 맞소?”
“그렇습니다. 장군.”
“자, 장군! 아무리 그래도 공화국의 귀한 손님분과후계자님에게 그런 실례를…”
“베리우스 후작. 그대는 염치가 있으면 제발 좀 닥치시오! 애초에 뱃놀이의 책임자는 그대가 아니었소?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했어도 모자란 판에 수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주제에 무슨 무슨 낯짝으로 떠들어대는 것이오?!!”
“큭…”
따끔한 질책에 움찔한 그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면서도 대꾸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트려 버리고 말았다.
‘한심한 녀석이군. 설마 어제 사건의 그럴싸한 변명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줄이야.’
터무니없이 무능한 공화국파의 수장의 위기관리능력에 리한은 속으로 한숨을 쉬어버리고 말았다.
동시에 이 파벌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루크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능한 적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아군도 유능해야 하는데 말이야. 제발 우리 편으로 들어오는 녀석들이 조금 더 쓸만했으면 좋겠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어제 사건을 해명해줘야 할 것 같소.”
“물론입니다. 루크 장군님. 오히려 어제의 실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식적으로 해명할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군님.”
카밀라에 이어서 리한도 공손하게 말을 받았다.
지그문트는 이 모습에 기선을 제압했다는듯이 으스대면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카밀라양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그 정체불명의 남자를 포함해서 대관절 당신들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어째서 후작 각하의 곁에서 우리 왕국의 무장들을 지휘하고 있었는지 해명해주셔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