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H이벤트)보이지 않는 위험(4)
“펠라치오를 해라. 나디아.”
“펠라치오가 뭔가요?”
생소한 용어였는지 고개를 갸우뚱해서 짧게 설명을 해줬다.
“이 물건을…입으로…”
아무리 그래도 이번만은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빨개져 버리는 나디아.
“못하겠느냐?”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서방님에게 봉사하는 것은 아내인 소녀의 역할이니까요!”
주먹을 불끈 쥐면서 외치고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흔들리는 눈동자로 바라보다가 조그마한 입술을 앙하고 벌려서 단숨에 귀두를 입에 물었다.
“츄읍, 츄르릅, 츄우읍, 츄르르릅.”
다람쥐처럼 볼을 부풀리고서 사탕을 핥듯이 작고 까슬까슬한 혀를 부지런히 놀리는 그녀.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 서투르군.’
끈적끈적하고 따듯한 작은 슬라임이 꼬물거리면서 기어 다니는 것처럼 적당한 쾌감이 느껴져 왔지만, 포근한 입속에 감싸여 있는 느낌이 좋을 뿐이지 별다르게 느껴지는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디아를 추켜세워줘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처음인데도 잘하는구나. 굉장히 기분이 좋아.”
“정말인가요? 서방님.”
“그래. 가슴으로 끼우고 목구멍까지 조금 더 깊숙하게 집어넣는다면 훨씬 더 좋을 거야.”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외친 그녀는 시키는 대로 육중한 중량의 가슴으로 하근을 감싸고 부지런히 고개를 앞뒤로 흔들어 대면서 육봉을 빨았다.
“쮸우웁, 쮸으읍, 쮸웁, 쮸으으읍♡”
‘진짜로 재능이 있는데??’
가벼운 어드바이스를 했을 뿐인데도 대번에 좋아지는 움직임.
제일 훌륭한부분은 처음에는 살짝 망설이면서도 행위에 돌입하고 나면 부끄러움 없이 열정적으로 다음 스텝을 따라온다는 것이었다.
본능 그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이게 바로 발정기 효과라는 건가? 후후후. 나중에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얼마나 창피해하면서 이불킥을 할지 기대가 되는군.’
원래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지적인 나디아였기 때문에 틀림없이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할 터였다.
하지만 지금현장에 이렇게 일시적인 충동에 사로잡혀서 돌이킬수 없는 수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아와와와와와-]
[세상에. 사모님하고 주인님이 그렇고 그런…우와아아아.]
바츠코와 포링.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살금살금 돌아온 그녀들은 선베드에서 터무니없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패닉에 빠져버렸다.
바람직한 노예의 자세라면 주저 없이 물러서야 했지만 성적인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훔쳐보기를 시작.
약 20m쯤 떨어진 바위 뒤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었지만 이미 진작에 리한에게 들켜버렸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여, 역시 그만두자 바츠코 언니. 주인님에게 들키면 어떻게 해?]
[잠시만 가만히 있어! 세상에 저렇게 크고 커다란 물건을 입으로 덥썩…오우야.]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포링과 다르게 오우거 쿼터인 바츠코는 모든 것이 흥미진진한 모양이었다.
“슬슬 싸겠다.”
“네? 으으으으읍??”
의문을 표시하는 그녀의 머리를 억지로 잡아 눌러서 깊숙하게 물게 만든 후에 올라오는 사정감을 단숨에 폭발시켜버렸다.
푸슉, 푸슉푸슉푸슉!
꿀꺽, 꿀꺽꿀껄꿀꺽
시키는 대로 열심히 집어삼키려고 노력했지만 역시나 전부 감당해내지는 못하고 뱉어내 버리는 나디아.
촤아아아악!
“하읏! 하아앗, 아흣! 하으으읏!”
뜨거운 액체가 자신의 얼굴에 끼얹어질 때마다 몸을 움찔거리면서 딸꾹질을 하는 것처럼 간헐적으로 부르르 떨었다.
“하읏, 하아아아.”
눈물을 글썽거리며 힘없이 벌려진 입속에 한가득 고여있는 백탁의 액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전부 삼켜라.”
“으음, 으으음. 꿀꺽. 하아…”
혀를 감으며 몇 번이나 되새김질하다가 쓴 약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간신히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에 성공했다.
“장하구나.”
“헤헤헤.”
칭찬하면서 턱을 간지럽혀주자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면서 뺨을 기대어 왔다.
사랑스럽게 젖혀지는 귀와 살랑거리면서 부드럽게 흔들리는 꼬리.
‘새삼스럽게 느끼는 거지만 정말로 미인이라는 말이지.’
삼단 같은 머릿결에 앵두 같은 입술.
자신의 손바닥만 한 조그마한 얼굴 사이즈에 오밀조밀하게 몰려있는 이목구비.
야생을 개방한 여파로 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와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검고 끄트머리만 새하얀 고양이 귀(본인은 호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와 꼬리까지.
순수한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나라를 움직였을 만한 경국지색의 미녀가 자신의 정액을 뒤집어쓰고 애교를 떠는 모습은, 앞으로 그가 아무리 많은 여인을 섭렵한다고 해도 쉽사리 목격할 수 있는 풍경은 아닐 터였다.
리한은 물티슈를 꺼내서 그녀에게 달라붙은 지저분한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괴, 굉장한 것을 봤어요…]
[저게 바로 남자의 사정. 꿀꺽.]
자신의 눈을 손바닥으로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를 벌려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 두 사람을 힐끔 쳐다본 리한은 뭔가를 고민하듯이 조용히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고 보니까 이리나가 예전에 나에게 눈가리개를 씌우려고 했었다지?’
도대체 어떤 플레이를 하려고 그랬는지는 짐작도 할 수가 없었지만 적어도 재현은 해볼 수가 있을 터였다.
우연하게도 가져온 가방에 때마침 적절하게 들어가 있었던 검은색 눈가리개.
“쬬옥, 쬬오옥, 쬬오옥♡, 쬬오옥, 서방님, 서방님♡”
나디아는 현재 흡혈귀라도 되는 것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자신의 목덜미와 가슴에 열심히 키스 마크를 새겨오고 있었다.
완전히 본능에 사로잡혀서 자제심을 잃어버린 모습.
가랑이 사이가 근질거리는지 다리를 오므리면서 우물쭈물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모양이라서 슬쩍슬쩍 허벅지에 비벼오며 거친 숨을 헐떡거렸다.
“이것으로 두 눈을 가려라. 나디아.”
“우으으응, 싫어요. 싫어어~”
지금까지 어떤 요구도 들어주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어리광을 부리면서 고개를 거칠게 흔들었다.
“어째서 싫다는 거지?”
“그치만 두 눈을 가려버리면 서방님의 얼굴을 볼 수가 없잖아요.”
‘귀여워 죽겠네.’
품속에 덥석 끌어안으면서 몇 번이나 농밀하게 키스를 퍼부어 준 리한은 한참 후에야 이성을 찾고, 다시 그녀를 설득해서 눈가리개를 쓰게 하는 데 성공했다.
“선베드에 엎드려서 누워라. 나디아. 이번에는 내가 오일을 발라주도록 하지.”
“옆에 있어 주셔야 해요? 어디에 가시면 안 돼요?”
“내가 가기는 어디를 간다는 것이냐. 평생 곁에 있으마.”
“헤헤헤헤♡”
리한은 그 순간,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는 없어도 자신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나디아를 버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굳게 다짐을 했다.
쮸우우욱-
손바닥 위에 듬뿍 오일을 짜낸 그는 양손을 비벼서 적절하게 분할시킨 후에 엎드려있는 그녀의 등 뒤로 가까이 다가갔다.
늘씬한 몸매에 잘록한 허리.
빨간색 비키니 브라는 진작에 벗어던졌지만, 아직 하의까지 벗기지는 않아서 잘 익은 체리처럼 탱글탱글하게 여물어있는 엉덩이가 시야를 가득히 채웠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처음으로 여자와 관계를 가지는 것처럼 긴장하며 침을 삼키는 리한.
하지만 더 긴장하고 있는 것은 나디아였다.
철퍽-
“하읏?!”
갑작스럽게 허리를 움켜잡는 손길에 숨이 틀어막히는 듯한 새된 비명을 토해내는 그녀.
긴장으로 꼬리가 움찔하면서 느낌표 모양으로 곤두서버리고 말았다.
“서, 서방님?”
그제야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린 후였다.
“계속하도록 하지.”
“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건 너무 하으으읏?!”
거침없이 미끄러져 나아가면서 그녀의 신체를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는 리한의 부드러운 손길.
“하으으읏, 아흣, 안 돼! 하으으읏, 거기는 하아아앗? 서, 설마 그런 곳까지. 아흐흐흥, 하아아앗?!”
가뜩이나 발정해서 잔뜩 달아올라 있는 신체였다.
그런 상태에서 시야를 차단당하고 어디서 언제 들어오는지 모르는 공격에 노출되어서 신체와 성감대를 농락당해버리자, 쾌락을 주체하지 못하고웅크리면서 거칠게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후후후후. 수청을 들어라. 이년!”
“들어드릴게요. 서방님! 진작에 들었으니까 제발…아윽?!”
“어허. 아직도 부족하구나. 냥체로 대답하도록 해라!!”
“냥냥냐냐냐냥! 냐냐냐냐냐, 냐아아아앙~~♡♡♡”
결국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쐐기를 박아버리면서 성대하게 오르가즘에 도달해버리고 말았다.
[아으으으으- 아으으으으-]
[세, 세상에 저렇게 참신한 플레이라니…핫?!]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에 흥분하면서 관전을 멈추지 못하던 두 사람은 리한의 시선이 자신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드, 드, 드, 드, 들켰어?!!]
[어, 어, 어, 어쩌면 좋아요? 언니!! 그러니까 제가 그만 보자고 했잖아요??]
패닉에빠져버리고 말았지만 그런 그녀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것처럼 자신의 검지를 입술에 올려서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흐읍?!]
그리고 다시 자신들을 지목하고는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이 까딱거려지는 손짓.
결국, 두 사람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처럼 선베드까지 쭈뼛거리면서 가까이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보지 말고 가까이에서 지켜보도록 해라.]
[넷? 그, 그게 무슨…흡?]
예상하지 못한 리한의 전음에 당황하면서 소리를 낼 뻔 했지만 다시 한번 쉿!하고 경고하자 재빠르게 자신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슬슬 넣겠다. 나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