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1화 〉(H이벤트)보이지 않는 위험(2) (111/429)



〈 111화 〉(H이벤트)보이지 않는 위험(2)

세상이 무너져버린 듯한 절망적인 표정을 지은 필리아는 휘청거리면서 드링크 바로 돌아갔고, 프레데터(포식자)에게 단숨에 사로잡혀서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나디아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들은 음료수를 사이좋게 나눠마시고  후에 곧바로 공놀이에 열중하느라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리한은 게임에참가하면서도 청력을 집중해서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열락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아흑! 그, 그렇게 갑자기…아아앗! 안돼요, 주인님. 너무 커요! 하읏, 하으으윽! 하아아아앗!!]

[쾌락 허용치가 임계점을 돌파했습니다. 절정 도달까지 5, 4, 3, 2, 1…]


‘후후후. 보아하니 제대로 즐기고 있는 모양이군. 새벽 2시가 기다려지는데?’

지금 당장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수 없었지만 그때가 되면 분신에게 일어난 모든 체험에 고스란히 흡수될 것이다.

게다가 동기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몰래 교대해서 그녀들을 안아준다면 첫 경험을  번, 두 배로 즐기게 되는 셈.

스스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이미 공략이 끝난 상대를 범할  있다고 생각하니 배덕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쪽이라고 계속 태평하게 놀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아무리 또 하나의 자신이고 모든 경험이 공유된다고 해도 본체가 분신을 위해서 미끼 역할을 하면서 첫 경험을 양보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었다.

하루밖에 휴가가 없어서 어쩔  없이 둘을 양보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셋을 공략하는 것은 본체인 자신이 역할.


이것이야말로 진정, 나 자신과 싸우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첫 번째 타겟은 오랫동안 공을 들인 나디아.

사실상 메인 디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이미 충분히 밑밥을 깔아놓은 상태였기에 지금이 뭔가를 넣기에는 딱 좋은 시간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하아아아앗! 전력 전개! 스파이러어어어얼 슈우우우우웃!!”

투샤아아아아앗!


노란색 비치웨어를 입고 하늘 높이 뛰어오른 바츠코가 공이 터져나가는 듯한 폭음을 만들어내며 강렬한 스파이크를 날렸다.

“서방님!”


“내가 받을게!!”

잽싸게 벡터 계산을 완료해서 탄착 지점을 찾아낸 리한이 신월보로 잔상을 만들어내며 이동해서 리시브 자세를 취했다.

드드드드드드듯!

마치 드릴이 회전하는 듯한 격렬한 충격이 손목을 파고들어왔지만 금강투합체로 버텨내면서 기세를 죽이는  성공.

“가라! 나디아!!”

“소녀에게 맡겨주세요! 하아아아아앗! 흑…”

“묘猫!”

“…잔상권!”


호虎라고 외쳐야 하는 부분을 빼앗겨버린 그녀의 눈썹이 억울하게 찌푸려졌지만, 놀라운 평정심으로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필살 기술을 사용하는데 성공했다.

샤샤샤샤샤샷!

핑그르르르 회전하는가 싶더니 수십, 수십 개의 잔상을 만들어내며 날아가는 비치볼.

“포링!”


“무, 무리라고요!!”

아직도 공중에서 내려오지 못한 바츠코가 동료에게 뒷일을 부탁했지만 어느 것이 진짜인지 분간하지 못해서 눈이 핑글핑글 돌아가고 있었다.

“에잇!”

결국, 이판사판으로 뒤늦게 자신의 분홍색 슬라임 머리를 그물처럼 넓게 펼쳐 보였지만 이미 그녀를 지나쳐버려서 모랫바닥을 튀어 올리며 회전하는 비치볼.


승패의 명암은 그것으로 갈리게 되었다.


[15대 11! 세트 스코어 2대 1로 주인님 팀이 승리하셨습니다!]


“우오오오오옷! 젠장,져버리고 말았다아아아!!”

“죄, 죄송해요. 제가 막아내지를 못해서…”


“아니야! 충분히 잘했어. 포링~나야말로 몇 번이나 공격에 실패해버려서 미안해!”


자동으로 심판을 보는 양철 마도구의 선언에 패배자팀은 서로를 위로하며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열심히 했구나. 나디아. 멋진 플레이였어.”

“서방님도 정말 멋지셨어요. 중간중간에 장난만 치지 않으셨다면 완벽했겠지만…”


“후후후후. 덕분에 게임이 더 재밌고 달아오르지 않았느냐?”

“몰라요, 흥!”

새침하게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지만 꼬리는 승리의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무의식적으로 휘감아서 문질러 대었다.

‘귀여운 것.’


그녀가 지금 이렇게 까칠하게 나오는 이유는 샤워룸과 의상실에서 계속 성희롱을 하면서 놀려대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단단히 삐져버리기는 했지만 아무리 부인하려고 해도 몸과 마음은 가까워진 상태.

게다가 리한은 마스터 코어의 힘으로 오늘이 그녀의 발정기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슬그머니 비약의 효과를 없애버렸다.


“휴- 하지만 좋은 휴가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정말로 오랜만에 상쾌한 땀을 흘렸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분이 얼마 만이었는지…”


“더워 보이는데 음료수를 가져다주도록 할까?”

“아, 네! 부탁드려요. 오늘따라 유난히 갈증이 심하네요.”

자신의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더위와 운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의심하지 못하고 비키니 브라를 살짝 들어 올리면서 열심히 손부채질했다.

“앗! 주, 주인님. 제가 다녀올게요!!”

“직접 핸드 메이드를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내가 다녀오도록 하마. 오늘 경기는 인상적이었다. 솜씨가 훌륭하더구나.”


“가, 감사합니다. 에헤헤. 칭찬받았다.”

리한의 명령으로 분홍색 원피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포링이 순수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면서 좋아하는모습에 살짝 죄책감이 들었지만, 지금 그녀들을 드링크 바에 가까이가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곳은 예상대로 엄청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메인 시스템 다운. 모든 기능 정지이이이이이이-”


마치 윤간당한 것처럼 온몸이 정액투성이가 되어서 고장 난 라디오 같은 소리를 뱉어내고 있는12호.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눈은 뒤집혀 있었고 질과 항문 그리고 입과 코, 가슴 골짜기와 어째서인지 겨드랑이까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서, 간헐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면서 내용물들을 바깥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으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홀드 자세로 교배프레스를 당하고 있는 필리아.

쮸붓, 쮸붑, 쮸풋, 쮸우우욱! 철퍽! 철퍽! 철퍽!


“아흣, 하읏, 으헷, 하으으읏! 괴, 굉장해효오오- 주인님! 하늘에서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어요오오- 하으으응?! 에헤헤헤. 주인님이  사람으로 보인다. 히히히. 말도 안 돼헤에에엣.”

“정말로 둘이니까 안심하거라. 필리아. 너는 아직 제정신이야.”

“흠. 내가 하는 모습을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굉장하기는 하군.”

가까이 다가온 본체가 마치 남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태연하게 감상을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벌써 찾아온 거지? 혹시 교대하고 싶은 것인가?”

“설마. 단순하게 그녀들과 함께 마실 음료수를 가지러 왔을 뿐이야. 금방 돌아갈 테니까 안심해도 좋아.”

“후후후후. 아직 한 명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주제에 위세가 좋으시군. 뭣하면 자비를 베풀어줄 테니까 여기에 섞여들어도 상관은 없다만?”

“뭐라고?”

생각도 하지 못한 분신의 도발에 눈썹을 꿈틑거렸다.


“너는 아직 필리아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모르지 않느냐? 그녀의 육체는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루종일 붙어있어도 질리지 않아. 그리고 또 질내는 얼마나 화끈하고 뜨거운지.”

“큭! 분신 주제에 감히…”

“후후후후. 그거 알고 있느냐? 나는 이미 너를 추월했다.  증거로 여자를 경험한 횟수가 2명 더 많지 않으냐? 하하하하하!”


“!!!”

예상하지 못한 분신의 조롱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본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고간은 배덕적인 상황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다.

“뭐. 나도 인간(악마)은 아니니까 말이야.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정중히 부탁한다면 그녀들을 넘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물론, 나머지 셋의 첫경험과 교환한다는 조건으로 말이지.”


“기어오르지 마라. 분신. 아무리 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까불어봤자 지금 바로 흡수해버릴 수 있어. 허깨비 주제에.”

“아.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

너무쉬운 긍정에 둘 사이에 잠시 썰렁한 침묵이 흘렀다.

“설마 잊어버렸던 거냐?”


“큭! 자아는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데도 스스로가 분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어렵군. 내가 분신이라니! 내가 흡수당하는 쪽이라니!!”


“뭐. 내가 같은 입장이라도 납득하기 힘들었을 테지만 말이야. 자기 자신하고 이렇게 싸우고 대립하는 것은 솔직하게 의미가 없지 않느냐? 어차피 조금만 참으면 모든 것을 공유하게  텐데 말이야.”


“그것도 그렇군.”

“그래도 사람의 처음은 내가 먼저 받아가겠지만. 후후후후.”


“윽. 이녀서어어어억!!”


철썩, 철썩철썩철썩!

“아흑, 아아아아아-! 너, 너무 격렬해요. 주인님. 주인이이이이이임!!”


질투에 사로잡힌 분신은 마치 자신의 모든 분노를 쏟아내듯이 필리아를 격렬하게 찍어누르면서 라스트 스퍼트에 돌입해 버렸다.

“뭐. 어떻게 즐기는지 상관하지는 않겠지만 중간에 적당히 쉬게 해주고 체력회복도 시켜주도록 해라. 네 서포트가 필요해.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상부상조해야지. 우리는 운명 공동체가 아니냐?”

“흥. 군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잊지는 않았느니까 걱정하지 마라. 재수 없는 녀석.”


“멍청이.”


그렇게 둘은 자기 자신을 향해서 의미 없는 디스를 한 후에 헤어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