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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화 〉(H이벤트)때이른 여름 휴가(5) (106/429)



〈 106화 〉(H이벤트)때이른 여름 휴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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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어쩐지 마혈병이 낫고 나서도 묘하게 몸 상태가 이상하다고 했더니. 지금까지 그런 수상한 약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이냐?”

“수상한 약이 아니에요! 일족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비약이에요.”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을 흐트러트리는  말이냐?”


“읏! 말씀하시는 대로 부작용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꺅?”

갑작스럽게 잡아 당겨진 나디아는 그의 품속에 사로잡혀 버렸다.

“앞으로 발정기가 찾아온다면 사양하지 말고 나에게 와라. 달아오른 애첩의 몸을 식혀주는 것이 서방으로서의 당연한 도리가 아니냐?”

“이, 이러지 마세요!”


필사적으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이제는 힘으로 앞서는 리한이었기에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저항하지 말고 얌전하게 있어라. 착하지, 착해?”

“고로로롱- 핫?! 그러니까 소녀를 고양이 취급하시지 말라니까요?”


턱을 부드럽게 간지럽히자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다가 정색을 했다.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호랑이 취급을 해주지. 후후후후. 일주일 내내 발정기라니 벌써 기대가 되는군.”

오싹-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새, 생각해보니까 역시 소녀는 고양이었던 것 같아요. 야옹~”

주먹을 웅크리고 귀엽게 울음을 터트리면서 위기를 모면해보려고 했지만 어림없는 소리였다.


“참고로 고양이의 발정기는  달에 한 번 사흘에서 닷새 동안이라고 하더군. 호랑이보다 짧기는 하지만 부족한 횟수는 농밀하게 채워 넣으면 되겠지.”

“퇴로가 막혔어??”

리한은 그녀의 얼굴을 돌려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


“그러니 이제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나를 받아들이도록 해라. 야월과 싸우기 전에 분명하게 네 의지로 말하지 않았느냐? 돌아오면 서방님으로 모시겠다고 말이야.”

부담스러운 아이 컨택에 얼굴을 붉힌나디아는 기다란 눈썹을 내리깔면서 지저귀는 아기 새처럼 칭얼거렸다.


“부, 분명히 소녀의 의지로 그렇게 말씀드리기는 했지만…주군이 나쁘신 거라고요? 소녀를 내팽개치고 갑자기 아름다운 엘프들을 메이드로 들이시더니.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저렇게 아름다운 귀족 영애와 키스를…”


“주군이 아니라 서방님이라고 불러라.”

“하지만 아직 변명을 듣지 못했는데…”


“어서.”

살며시 으름장을 놓자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수줍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조그마한 입술을 달싹거렸다.

“서방님.”

“말끝에 냥♡을 붙여야지. 앞으로는 냥체를 사용하도록.”


“그러니까 고양이가아니라니까요!!”

“후후후후.”

격렬하게 발버둥 치는 나디아를 보면서 웃음을 터트린 리한은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올렸다.

“꺅?”


“좋아, 서방님이라는 소리도 들었겠다. 슬슬 신방으로 이동하도록 하지.”


“시, 신방이라고요??”

“싫으냐?”


“아니요. 그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가도록 할까?”


“네…”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옷깃을 잡아 쥐었다.




****


두 사람이 도착한 장소는 베르디 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분지에 위치한 별장이었다.


따듯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남향에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벽까지. 모래를 공수해서 만든 인공 해변은 노움이 만든 기계장치로 철썩거리며 작은 썰물과 밀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세상에…”

마치 별천지에 도착한 것처럼 후덥지근한 날씨에 야자나무와 열대 식물이 멋들어지게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나디아.

“마도구로  주변의 날씨만 이렇게 유지된다고 하더군.”


빨간 플루메리아의 꽃을 따서 그녀의 오른쪽 귓가에 달아준 리한이 그렇게 말했다.


“이런 곳은 어떻게 구하신 건가요?”

“원래는 빅터 래빗이 소유하고 있던 리조트였는데 내가 접수했지. 녀석의 행실이 최악이기는 해도 제대로 놀 줄은 아는 모양이더군.”

“이렇게 멋진 장소를 저희 둘만 써도 괜찮은가요?”

“신혼 휴양지로 그럭저럭 괜찮지 않느냐?”


‘신혼’이라는 말이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오래 즐기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일 오전까지는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거야. 내일 오전에 별장 아래에 있는 선착장에서 나머지 일행과 합류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하지.”

“서방님…”

백허그로 끌어안으면서 로맨틱한 말을 속삭여 주자자 감동한 표정으로 두 눈을 감으며 분홍빛 입술을 오무려 왔다.

그대로 키스로 돌입하려는 찰나.

“처음 뵙겠습니다, 주인님! 키티 하츠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방해가 들어와 버리고 말았다.

줄지어 다가와서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는 4명의 여성들.

휴양지라서 그런지 짧은 핫팬츠에 배꼽티 차림에 머리에는 Kitty Heart’s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는 직원 모자를 썼고 목에 노예구를 차고 있었다.

모두 눈이 정화될만큼 아름다운 미소녀들이었다.


찌릿!

“둘만이라면서요??”


“얘들은…”

리한이 대답하려는 찰나에 대표로 보이는 여성이 앞으로 나섰다.


루비처럼 투명한 붉은 눈동자에 분홍색 단발머리. 그리고 이마의 양쪽에는 빨간 뿔이 한  돋아나 있는 것이 인상적인 그녀.

“좋은 분위기를 망쳐버려서 죄송합니다.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그만…하지만 걱정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는 밤 시중을 드는 성노예들이 아닙니다!”

양손을 불끈 쥐면서 그렇게 외쳤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성노예가 아니라고요?”

미덥지 못한 시선으로 노려보는 나디아.

“걱정하지 마라. 녀석들은 원래 빅터 래빗의 노예들인데 정말로 별장 유지에 필요한 필수 인원들이야. 접대부가 아니니까 안심해도 좋아.”


“새로운 주인님이 하시는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에는 접대부 관리도 있었는데 모두 내보낸 덕분에 훨씬 널널해 졌습니다. 캬~ 콧대가 높아서 엄청 성가셨는데 꼴 좋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저희 동료들이었던 남자 노예들까지 전부 잘라버리시기는 했습니다만…그래도 예전보다는 별장 관리가 훨씬 여유롭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시켜만 주십시오!!”

“…”


활기차게 대답했지만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져버리고 말았다.

악의는 없는 모양이지만 눈치도 없었던 그녀.

한숨을  리한은 관자놀이를 주무르면서 질문을 했다.


“그래서 네 이름이 뭐지?”


“바츠코라고 합니다!”


“보아하니 혼혈인 것 같은데 종족이 뭐냐?”

“앗, 알아보셨습니까? 오우거의 쿼터입니다! 힘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맡겨주십시오! 새로운 주인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다음 차례는 눈처럼 새하얀 피부에 백발. 창백한 안색을 하고 있는 여성이었다.

“필리아라고 합니다. 스노우 메이든의 쿼터입니다. 엣취! 담당은 요리 및 취사입니다. 킁!”

“…그, 그리고?”


열대 휴양지에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종족이 감기에 걸려서 기침하는 모습에 정신이 조금 아득해졌지만, 간신히 수습하면서 다음 소개를 받았다.

갈색 머리에 구릿빛 피부. 평범한 여성이라고 생각해서 순간적으로 방심했지만 그것이 실책이었다.


“위이이잉-치킨. 십이호라고 합니다. 보다시피 쿼터 골렘입니다. 담당은 정밀기계 관리와 청소입니다. 먼지와 해충을 한꺼번에 모조리 다 디스트로이어어어어어어어-!!”

“…”


여러 가지로 따지고 싶은 것들이 지나치게 많았지만 너무 심한 컬처 쇼크에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들을 만들어냈단 말인가?’


인간을 향한 새로운 적개심이 무럭무럭 솟아오르고 있을 때 분홍색 머리카락의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는 사랑스러운 소녀가 머뭇거리면서 앞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또 어떤 함정이기다리고 있을지 걱정  두려움 반으로 쳐다보고 있을 때.

“포, 포링이라고 합니다. 주인님! 종족은 슬라임 쿼터예요. 담당은 욕실과 인공 해변 청소예요. 저기…저희를 여기에서 계속 머무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앗. 의외로 귀여워.’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수줍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서 리한은 치유되는 기분을 느꼈다.


“이렇게 넓은 곳을 혼자서 청소하려면 힘들지 않으냐?”


“더러운 곳을 닦아내는 것을 좋아해서 괜찮아요, 주인님. 그리고  머리카락은 보다시피 슬라임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렇게 주물러주면 포류핀 원액이 나오거든요. 헤헤헤.”


말랑거리는 머리 다발을 가볍게 쥐어서 분홍색 젤을 만들어 보인 포링이 배시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귀여운 모습에 살짝 심쿵하기는 했지만 리한은 애써 내색하지 않으면서 나디아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크흠. 일단은 이런 차림으로 오래 있기는 그러니까 객실부터 안내하도록 해라. 샤워를 하고  후에 의상실에서 만나도록 하지.”

“의상실이라고요?”

“기대해도 좋아. 귀여운 색시를 위해서 특별한 준비를 해놨으니까 말이야. 후후후후.”

불길하게 느껴지는 웃음소리에 몸을 부르르 떠는 그녀였지만 이미 퇴로가 막혀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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