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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화 〉(H이벤트)농가성진(3) (92/429)



〈 92화 〉(H이벤트)농가성진(3)

오팔 왕국의 영내 이동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영외로 이동할 때는 반드시 여행허가증을 소지해야 한다.


라테르나 마기카라는 마법환등을 사용해서 증명사진을 찍고 여기에 첨부하기 때문에 불야성에체포한 불법 시설 이용자들의 외부자 명단은 손쉽게 만들어졌다.


리한이 두 사람을 발견한 것은 이 목록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하마터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어. 이리나와 포츠라니. 가명을 사용해도 이렇게 눈에 띄는 이름을…”

“그녀들이 대체 누구이기에 이러시는 건가요?”


“엘리자베스 커딩가. 제니아의 4대 세경가 중에서 하나인 커딩가 자작 가문의 후계자야.”


“이 헤프게 생긴 금발 드릴이요???”

프로필을 확인한 카트리나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외쳤다.

무리도 아닌 것이 사진 속의 여자는 귀족 영애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맨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찢어진 청반바지에, 배꼽티와 선글라스를 쓰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던 것이다.

“원래부터 후계자였던 것은 아니야. 2남 2녀 중에서 셋째딸이었으니까. 듣자 하니 타고난 왈가닥이라서  커딩가 가문의 가주인 마담 로가가 교육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하더군. 어지간히도 창피했는지 유학을 핑계로 앵커리지 공화국에 보내버렸는데거기에서도 사고만 치고 다녔다고 하던데. 나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야.”


후계자 시절에 딱 한 번 초상화를 봤을 뿐이지만 리한은 용케도 그녀를 알아볼 수가 있었다.

“그런 탕녀가 어쩌다가 후계자가 되었죠?”

“1순위였던 장녀가 병으로 죽었어. 그리고 차남은 사제가 되겠다고 출가해버리고 말았지.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보다는 장래가 유망한 막내 아들이 유력했는데 걔가 그리폰 사건에 말려들어서 죽어버린 거야.”

“경쟁자들이 모두 탈락해서 후계자가 되었다는 말씀이군요.”


이리나가 일으킨 사건에 말려들어서 일어난 비극이었기 때문에 그 후로 커딩가 가문은 아스트라세 가문과 앙숙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당연히 이를 감싸준 리한을 좋게 생각하고 있을 리가 없으니까 차기 후계자로 래리를 지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광견 투크 가문까지 합세.

마지막 세경가인 배틀 메이지 루디아브 가문은 중립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대세에 편승하려는 기류가 있어서 사실상 3대 1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그렇다면 이 년을 주인님의 육노예로 만들어서 커딩가가문을 회유하시는 게 어때요?”

“아쉽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 현 가주인 마담 로가가 괜히 제니아의 암사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니거든. 장담하는데 딸을 인질로 잡으면 호적에서 파버리고 새로 하나 낳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걸.”

“그 정도예요??”


“엘리자베스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엄마야. 괜히 가명을 쓰면서 다니고 있는 게 아니라니까?”


리한은 그렇게 말하면서 뭔가를 생각하듯이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용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

“흠, 좋아요! 그러면 다른 한 명은 누구죠?”


프로필 사진에 있는  하나의 여자를 가르치면서 물었다.

역시나 귀족 영애라고 하기에는 가벼운 차림으로 몸에 찰싹 달라붙는 새하얀 원피스 차림을 하고 있었다.


“다나 포츠. 커딩가 가문의 방계 가문인 포츠 남작 가문의 영애야. 뭐, 끼리끼리 논다고 그녀도 성실함이라는 단어하고는 거리가 멀지. 직급은 시녀지만 어릴 적부터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야.”


“자신의 가문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했군요?”

“머리가 나쁘다니까…”

이미 또래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일컬어지는 오팔 왕국 최고의 다크 호스 이리나의 이름과 자신의 가문을 가명으로 사용할 정도로 생각이 없었다.

십중팔구 리한을 봐도 누군지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200%.


“후후후후! 그렇게 단순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손쉬운 사냥감들이로군요. 그렇다면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공략 작전을 구상하자고요! 자아, 주인님의 아직 여물지 않은 육체를 소쳅에게맡겨주세요. 저의 철저한 주입식 교육으로 연상을 홀리게 하는 마성의 피치, 아니 빗치보이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니. 딱히 여심을 공략하는 거라면 그럴 것까지는…”


“문답무용! 쇼타 주제에 쓸데없는 말이 많다!!”

“!!!”

예상하지 못한 하극상.

“잘 들으세요. 쇼타의 바람직한 마음가짐은 하나부터 열까지 연상에게 어리광과 어리광, 그리고 어리광을 부리는 겁니다! 리슨 & 리핏트! 따라하세요! 어리광!!”

“어, 어리광…”

그렇게 리한은 몸과 마음을 철저하게 조교 당했다.

여기에 마스터 코어의 힘을 더해서 마성의 매력을 뿜어내는 미소년 경비병으로 다시 태어나는 성공.

“하악하악. 제가 발휘할  있는 전력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무슨 무시무시한 창조물인가요? 아아아앗.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유두가 움찔거렷!! 누, 누나하고 비밀친구 할래? 하악하악!”

범죄자처럼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가까이 다가왔다.

“정신 차려라, 카트리나!!”


“핫?! 소첩도 모르게 그만…죄송합니다! 하지만 외형은 완벽합니다. 저도 모르게 법의 감시를 피해서 으쌰으쌰해버리고 싶은 순도 499%의 미소년이예요!”

“어딘가 어정쩡한 퍼센티지군.”

“후후후후. 나머지 1%는 이것으로 채워주세요.”


위험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에게 알약을 건네주었다.

“이게 뭐지?”


“이 세상의 모든 쇼타콘 성애자들은 조금 더 솔직하게 만들어주는 사랑의 조미료입니다. 넥타르에게서 몇 가지 물건을 슬쩍할 때 가져온 건데 크게 위험한 물건은 아니니까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조금 강한 술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음…”


그렇게 회상이 끝나며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정말로 효과가 있는 건가?’

시키는 대로 연기를 해서 어찌어찌 약물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직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힘내라, 힘내라 주인님! 몸수색, 몸수색 gogogo!]

‘끄으응. 어쩔 수 없군.’

상황을 브리핑하며 시끄러울 정도로 전음을 날려오는 바람에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강행해보기로 했다.


쿵!


“안 되겠어요, 두 분! 아까부터  말을 무시하고 계시죠? 계속 이렇게 나오신다면 지금부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리한의 모습에 푹 빠져있던 그녀들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 자리에서 일어서서 벽을 짚고 서주세요! 지, 지금부터 신체 수색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귀족이평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면 몰라도 평민이 귀족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는 하극상.


아무리 헤프게 굴러먹는다고 해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순결을 지키는 것이 일반 상식인 영애들에게, 외간 남자가 신체에 손을 댄다는 것은 어떤 명목으로도 있을 수가 없었다.


“…”

하지만 그녀들은 일체의 군말 없이 시키는 대로 행동을 했다.

게다가 신체 수색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프로필 사진과 똑같은 차림새라서 애초부터 손을 댈 곳도 많지가 않다.

뭔가를 숨길 수 있다면 엉덩이와 가슴밖에 없다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엘리자베스를 향해서 두 손을 뻗었다.

“어맛?”


“앗? 죄, 죄송합니다.”

실수한  엉덩이를 덥석 움켜잡아버린 리한.

“괜찮아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솔직히 좋…아, 아니! 정신 차리세요. 경비병님! 수색은 철저하고 똑바르게 하셔야죠! 겨우 이런 것으로 망설이시면  된다고요. 그렇죠, 다나?”


“네, 물론이지요. 아가씨!”

‘이걸 이렇게 받아 준다고??’


[후후후후후.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세상 모든 연상들에게 어떠한 어리광이라도 허락받는 존재! 그것이 바로 쇼타만이 가질 수 절대적인 특권입니다!]

“!!!”

의기양양하게 떠들어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쯤 되면 솔직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은 도대체 뭐였던 거지…’


다른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기울여 왔던 모든 노력이 허무해지는 순간.


설마 연상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 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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