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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화 〉(H이벤트)농가성진(2) (91/429)



〈 91화 〉(H이벤트)농가성진(2)

“처, 처녀가 뭐가 어때서요? 아무리 제가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정조 관념까지 말아먹지는 않았다고요! 당연히 사랑하는 서방님하고 첫날밤을 로맨틱하게…아니, 애초에 다나 당신도 처녀잖아욧?!”


“당연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저는 아가씨하고는 다르게 몸을 헤프게 굴리지 않는답니다.”

“이년이??”


뚜벅뚜벅!


다시 한번 주종대전이 일어나려는 찰나에서 복도에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화들짝 놀라며 숨을 죽이는 두 사람.

“어쩌면 좋죠? 누가 여기로 오는 것 같은데…”

[쉿! 수선떨지 말고 조용히 하십시오. 틀림없이 별일 아닐 겁니다.]

[하, 하지만 이렇게 야심한 시간에 여자들밖에 없는 감옥으로다가오고 있는 것이 수상하잖아요? 역시 정조에 위기가!]

[걱정하지 마세요. 여차하면 제가…]

[저를 지켜주시는 건가요?]


[아가씨를 미끼로 혼자서 도망치도록 하겠습니다.]

[뭐예욧?!]


[제 몸은 소중하니까요. 애초에 계약 조건에도 거기까지 헌신하겠다는 조건은 없었습니다.]


[으으으으. 집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해고해버리겠어요! 이 글러 먹은 시녀!]


이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랜턴의 불빛과 발소리가 점점가까이 다가오더니 두 사람이 갇혀있는 감옥 앞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철그럭, 철컥!

끼이이이익-


열쇠를 돌리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소리를 내면서 열리는 철문.

그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검은 인영을 다나가 달려들어서 순식간에 멱살을 붙잡고 벽에다가 밀어붙여 버렸다.


쿵!


“아앗?!”

스르륵.


들고 있던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감히 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아녀자들의 방으로 들어오다니 죽고 싶은…것이냐아아???”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버리면서 목소리가 꼬부라지고 말았다.

다나의 손에 붙잡힌 것은 양처럼 부드럽고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카락에 한쪽 눈을 가리고 있는 작은 체구의 미소년이었다.

불쌍하게도 잔뜩 겁에 질려서 사슴 같은 눈동자를 글썽거리는 소년.


“죄, 죄송합니다. 대장님의 명령으로 담요하고 커피를 가져다드리려고 했을 뿐인데…”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맑고 청량한 미성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엘리자베스가 급하게 질책을 쏟아내었다.


“내 취향의 미소년!…이 아니라.  하는 거예요. 상대방이 누군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손찌검을 해버리다니. 괜찮으신가요? 작고 사랑스러운 경비병님.”


“네? 저는…”

하지만 대답을 돌려주기도 전에 먼저 소년을 내려놓은 다나가 테세를 180도 전환하면서 선수를 쳤다.

“실례했습니다. 작고 사랑스러운 경비병님. 모두  잘못입니다. 저 사악한 금발 드릴의 꼬드김에 넘어가 버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실수를 저질러버렸군요. 사과의 의미로 상처 부위를 호하고 불어드리겠습니다. 자아, 사양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시죠.”


“네? 아니, 저는 그저…”


위이이이잉!

당황한 소년이 손길에 이끌려서 끌려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에 드릴이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면서 엘리자베스의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누, 누가 드릴이라는 겁니까!! 우리 가문이 자랑하는 유서 깊은 헤어스타일을 함부로 폄훼하다니…”


“쉬잇!!”

다나가 급하게 입조심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상대가 이미 모두다 들어버린 후였다.

“가문이라니 무슨 말씀이신가요? 두 분이 제출하신 신분증명서에는 옐로우 벨트 출신의 평민인 이리나님과 포츠님이라고 분명히 적혀 있었는데…”

“하아.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순식간에 들통나버린 가짜 신분에 한숨을 쉬어버리고 말았다.

“앗? 오, 오해예요! 경비병님. 지금 것은 그런 의미로  말이 아니라…”


“설마  분 다 신분을 위조하신 건가요?”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엘리자베스가 그렇게 말했지만 인상을 찌푸리는 것조차 귀여운 미소년 경비병이 그녀들을 매섭게 질책해 왔다.


‘어쩔 수 없군요. 얌전히 있었다면 문제 될  없을  같았는데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탈옥해야 것 같습니다. 아가씨!’

‘네, 작고 사랑스러운 경비병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신분이 발각 나버렸다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죠.’

눈 신호를 주고받은 그녀들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두 분  그러시면 안 된다고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들이 신분 위조 같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버리다니…”

소년이 열심히 설교를 늘어놓았지만 두 사람은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신호를 교환했다.

‘지금부터 셋을 세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최대한 다치지 않게 작고 사랑스러운 경비병님을 기절시키고 빠져나가도록 하죠.’

‘알았어요!’

‘셋, 둘, 하나!…’


힘차게 마지막 카운트를 외쳤지만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듣고 있으신가요? 아무리 귀한 집안의 영애님들이라도 해야 할 것과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요. 애초에 그, 그렇게 파렴치한 시설을 이용하시다니…”


설교는 계속되었고 그녀들은 다시 한번 신호를 주고받았다.

‘왜 움직이시지 않는 겁니까?’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휴우. 어쩔 수 없군요. 다시 한번 카운트를  테니까 이번에야말로 움직이도록 하죠! 셋, 둘, 하나!!’


하지만 이번에도역시  사람 다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여보세요…듣고 계세요? 왜 계속 저만 쳐다보고…아! 그러고 보니까 시간이 너무 늦어서 피곤하신 모양이군요. 여기에 테이블 의자로 앉아주세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커피를 보온통에 담아서 가지고 왔으니까 두 분께 타드릴게요. 그, 그래도 심문은 이대로 계속할 거예요! 이거는  드릴 수가 없는 문제니까요!”

그녀들은 시키는 대로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

‘그러니까  움직이지를 않으시는 겁니까??’


‘당신이야 말로요!!’

‘아니. 사실은 원인 따위는 진작에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휴우, 설마 이렇게 생각하지 못한 복병에 발목이 잡혀버릴 줄이야.’


‘매우 공교롭군요. 저도 동감이에요. 설마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당신과 이심전심으로 똑같은 생각을 하는 날이 오다니…’


그녀들은 그런생각을 하면서 자신들에게 커피를 타주는 미소년 경비원을 쳐다보았다.

“후- 후- 뜨겁지 않도록 최대한 식혀드릴게요.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마치 해바라기꽃이 피어나듯이 수줍게 웃어 보였다.

‘귀여워---------------------------!!!!!!!!!!!!!!!!!!!!!!!!!’


‘뭐야 이 따끈따끈하고 사랑스러운 생물은?? 납치해서 집으로 데려가 버리고 싶어! 반칙 아니냐고! 저 미소는 반칙 아니냐고!!’


‘아아아아아! 설마 이런 장소에서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해버리는 미소년하고 만나게 되어버릴 줄은 몰랐어요! 저는 도대체 어째서 클럽 따위를 돌아다녔던 걸까요? 완벽한 만남이 이런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마음속으로 소리 없는 절규를 내지르고 있었다.


겉으로는 감정이 없는 로봇 같은 무표정한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진작에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을 정도로 가차 없이 이어지는 심장 폭행에 녹아웃이 되어버린 그녀들.


“왜 마시지 않으시는 건가요? 앗, 설마 커피를 싫어하시는 건가요? 제가 눈치도 없이…”


“아, 아, 아, 아니에욧! 경비병님. 마침 피곤한 참이어서 굉장히 마시고 싶었다고요! 그렇지 다나?”


“네헤에에엣! 엘리자베스님. 저희가 커피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그야말로 365일. 매일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니까요.”

“흐으으음. 두 분의 성함은 다나님과 엘리자베스님이셨군요.”


“으아아앗! 발설해버렸다!!”

천재적(?)인 유도 심문에 넘어가 버려서 섣부르게 극비 정보를 발설해버린  사람.

패닉에 빠져서 우왕좌왕했지만 미소년 경비병, 아니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리한은 남모르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그가 이런 행세를 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약간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다.

“쇼타콘입니다! 주인님, 이 카트리나의 눈은 속일 수 없다고요!!”

두 사람의 프로필을 확인하고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외치는 그녀.


“아니. 지금은 그런 말을 하려는 게…”


“다른 무슨 표현이 필요합니까? 상대를 공략하려면 일단은 성벽부터 파악하는 것이 방중술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요!어쩌면 주종의 취향이 이렇게 똑같이일치할 수가 있을까? 이것은 가는 수밖에 없네요. 주인님! 지금이야말로 주군이 가지고 있는 합법 미소년으로서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때가 왔습니다. 메이크업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전 세계 8000만 누님들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할 마성의 쇼타로 다시 태어나게 해드리겠습니다. 우효~~~~~미소년 경비병이 주종 누님영애들을 심문 플레이로 덮치는 시추에이션이라니! 이것만으로도 밥공기 세그릇은 뚝…아얏!”

“적당히 해라. 카트리나.”

리한이 머리를 때렸다.

“아잉♡기왕에 체벌이라면 아래쪽에 있는 몽둥이로 혼내주시지…”

“아무래도 다른 사람을 불러와야 할 것 같군.”

“아아아앗! 죄송합니다. 성실하게 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이렇게 꼴리는 시추에이션을 다른 아마추어들의 손으로 망가트리지 말아 주세요!!”

이유가 너무 굉장해서 거꾸로 용서할 수가 있었다.


“휴우. 지금 중요한 문제는 그녀들의 정체에 대한것이니까 이것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도록 하지. 너의 그 꼴리는 시추에이션인지, 뭔지는 정리가 끝나고 나서 논의해 보자.”

“네~~!!”


손을 들어 올리면서 밝고 활기차게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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