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4화 〉(H이벤트)마피아 게임(1) (64/429)



〈 64화 〉(H이벤트)마피아 게임(1)

‘제기랄!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


티오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위기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타겟으로 삼았던 대상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죽었다가 살아나는 놀라운 마술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이렇게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배해버릴 거라고는 조금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젠장! 독공이라고? 무형지독이라도 탐지할  있다고 하던 마법 아이템은 부서졌냐? 왜 이제야 반응하는 건데?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되잖아. 사기도 적당히 쳐야지. 싸움 진짜로x같이 하네. 젠장, 젠장아아아앙!’

분해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정도로 억울하고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이미 당해버린 것을 다시 정정당당하게 싸우자고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면서도 루시아가 장미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서 미세하게 위화감을 느꼈을 때부터 조심했어야 한다는 후회를 멈출 수가 없었다.


‘세상에 많고 많은 독 중에서 하필이면 문 샤인 로즈처럼 흔하디흔한 독에 당해버리다니. 이렇게 죽었다가는 웃음거리조차 되지 못한다고!’

역사에 길이 남을 수치사死라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독기를 몰아내려고 애를 썼지만, 당장에 위험한 상태에서만이라도 빠져나오기 위해서 최소한 10분의 여유가 필요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앞으로 10분? 지금 상태로 내력을 운용한다면 그쯤이면 움직일 수 있겠군. 실력이 좋은데?”


‘젠장~~~! 전부 다 꿰뚫어 보고 있잖아. 어떻게 할 거야. 이거 어떻게 하나고오오오오?!!’


‘진정하세요! 맏언니. 저는 진정하지 못하겠지만요. 우에에에에에. 죽을 때는 멋진 남자와 최고의 정사를 나누다가 복상사를 당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다들 진정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비워. 마침 영상기록마법으로 찍고 있으니까 유언 정도는…아, 입도 뻥긋 못하는구나. 망할. 꼬르르르륵.’


실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는 모습이 패닉에 빠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리한은 그녀들의 처분을 두고서 잠시 고민을 했다.

‘죽이기에는 아까운 녀석들이야. A급 무장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특급 암살자들이라니. 같은 편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흠칫!


티오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깜짝 놀라서 부르르 떨었다.

파지지지직!


“힉?”


‘마스터 코어의 능력에 무방비하군. 하기야 모든 내력을 독기를 몰아내는 데 쓰고 있으니까 당연한 일인가?’


금강투합체를 사용해서 신체에 강기를 두르고 있는 상태라면 손을  수가 없었겠지만, 지금이라면 그녀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

“완전히 굴러들어온 떡들이 따로 없군.대체 무슨 목적으로 여기까지 찾아와서 함정에 걸려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의 이제  거야. 앞으로 두고두고 귀여워해주지. 기대해도 좋아. 후후후후후후.”


‘히이이이익!’

‘살려주세요, 로티나님! 살려주세요!’


‘하아아앙♡ 지금부터 엉망진창으로 당해버렷!!’

파지지지지직!


사악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자신들에게 마수를 뻗어오는 기억을 마지막으로 폭스 하운드의 자매들은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

얼마 후.

티오는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두통을 느끼면서 눈을 떴다.

“끄으으으응. 여, 여기는 어디야?”

주변을 살펴보니 작은 문튼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오는 것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입술이 말라 들어가는 것 같은 지독한 갈증.


두 눈을 껌벅거리면서 시야를 어둠에 적응시키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컨디션이 영 시원치 않은 데다가 머릿속이 안개가 끼어있는 것처럼 몽롱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으드드득!

그러다가 자신의 두 손이 등 뒤로 묶여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

“뭐야 이거는…밧줄?  나,  몸이 누군 줄 알고…”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그렇게 중얼거리며 단숨에 내력을 끌어올려서 끊어버리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몸속의 진기가 꼼짝도 하지를 않았다.

“어라? 가, 갑자기  이러는 거지? 정령회로도 반응하지 않는  보면 산공독이나 단전이 파괴당한 것 같지는 않은데…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아아앗?! 그러고 보니!!”

그제야 리한에게 당했다는 기억을 떠올린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젠장!  빌어먹을 건방진 인간. 비겁하게 그런 수법을 사용해? 여기에서 벗어나기만 해봐라. 폭스 하운드의 이름을 걸고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테닷! 으갸갸갸갸갸갹!”


박박 이를 갈면서 작은 체구로  힘을 다해서 몸부림을 쳤지만 두 발을 단단히 묶고 있는 밧줄은 꼼짝도 하지를 않았다.

결국, 제풀에 지쳐버린 그녀.


“허억! 허억! 허억! 허억! 아니. 아무리 내력을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해도 내가 이정도 밧줄에 애를 먹는다는 게 말이 돼? 이래서야 진짜로 아무런 힘이 없는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잖아. 젠장…어? 카트리나?”


“…”

열심히 발버둥을 치다가 문틈을 엿보고 있는 여동생을 발견하고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야! 카트리나! 뭐해? 카트리나!”

열심히 부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들리지 않는 것처럼 무시하면서 뭔가에 몰두하는 그녀.

어쩔 수 없이 애벌레처럼 기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때문에 대답하지 않는 거야?”


[쉬잇! 지금이 중요한 순간이니까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하세요.]


“중요한 순간이라니. 지금 여기서 탈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그래?”

그렇게 물어보면서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꿈틀거리며 기어가 문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뿜었다.

쿵!


“히부겍?!!”


화들짝 놀라서 몸부림치다가 문설주에 정수리가 찍혀버린 그녀.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보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얼굴이 새빨개져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뭐야 저게? 뭐야 저게? 뭐야 저게?? 뭐야 저게???”

너무  혼란에 휩싸여서 이 말만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그 나이 먹고도 저걸 몰라요? 성교잖아요. 성교! 하여간에 이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는  된다니까. 왜 이렇게 호들갑이래? 진짜.]


“아아아아아, 알고는 있는데 어째서 저 인간은 그것을 루시하고 하고 있는 거냐고? 변태야 저 인간? 인간 변태야??”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닥치고 조용히 보세요.하여간에 매너가 없어! 한참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순간이었는데 정말! 몰입에 방해야.]

“에에에엑? 어, 어째서 내가 지금 타이밍에서혼나야하는 건데??”

티오는 이해할수 없는 자매의 매도에 그렇게 소리쳤지만, 바깥에 있는 루시는 루시대로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고 있었다.

“크으으윽! 네, 네녀석. 다크 엘프를 범하려고 하다니 제정신이야? 윽?! 저리 가지 못해? 햐윽! 이자식. 감히 귀를 깨물어 버리다니. 햐아아앙!”

진한 마스카라가 칠해진 표독한 눈매로 노려보면서 거칠게 저항하고 있었지만,귓속에 훅하고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자 여성스러운 비명을 토해내었다.

이미 모자와 선글라스, 정장 상의 벗겨져 버렸고 와이셔츠도 반쯤 풀어헤쳐  상태.

바지도 벨트를 빼앗겨 분홍색 팬티가 보일 때까지 밀려 내려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붙잡아서 버티고 있었다.

침대의 끄트머리까지 밀려나서 도망칠 수 없는 궁지에 몰려버린 루시는 글썽거리며 위협해 왔다.
0
“더,  이상 가까이 죽여버릴 거야! 아니, 콱 깨물어 버릴 거야! 내가 약해졌다고 깔보는 것 같은데…아니. 지금 우유를 들고 뭐 하는 거야?”

“우유가 아니야. 핑크 허니밀크다.”


“그게 우유잖아!”

“아니. 겉으로 보기에는 우유가 주류로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꿀을 베이스로 우유를 조금 섞어 넣었다고 해야지. 그 증거로 봐라. 흘러내리지 않고 고이지 않느냐?”


리한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 위에다가 병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쏟아내자 걸쭉하게 흘러내려 오더니, 거의 쏟아지지 않는 핑크색의 끈적한 점액이 뭉쳐지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걸 대체 어쩌려고?”


“당연히 발라서 먹어야지.”

“어디에?”

리한은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켜보였다.

“…”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침묵.


교차하는 시선과 시선.


식은땀을 흘리면서 사방에 물음표를 띄우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루시와 따라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순진무구한 아기새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리한.

“이, 이런 미친 새끼갓????!! 흐부으으읍?”

당황하면서 외치기가 무섭게 이형환위처럼 빠르게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입술을 포개고 혓바닥을 밀어넣고 말았다.

‘뭐야 이거? 달콤하잖아. 서, 설마…’

“츄르륵, 으음, 핫? 도, 도대체 어느 틈엣?! 하아악?! 으으읍, 읍읍, 떨어져! 으으으읍?! 뗠여지지 묫해?!”

거칠게 몸부림치면서 저항했지만 터무니없는 테크닉으로 녹아내려서 순식간에 혀가 꼬여버리는 루시.


“흠. 아까 문샤인 로즈의 독액을 뒤집어써서 그런가? 모두 씻겨내기는 했지만 몸에서 달콤한 꽃향기가 나는군.”


“씻어내다니 언제…”


“당연히 잠을 재웠을 때였지. 이래 보여도 생명의 은인이니까 고마워하라고. 세상에 자신을 죽이려고 찾아온 암살자들을 해독시켜주고 먼지 한  없게 깨끗하게 씻겨주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아, 아, 아, 아, 알몸을 봤다는 거야???”


“당연하지. 아주 정성스럽게 구석구석 박박 씻어냈다고. 혹시라도 독액이 남아있으면 위험하잖아.”

[히이이익!]


[어머어머어머]

이 말에 구석에 있는 옷방에서까지 비명이 들려왔다.

“그, 그렇다면 어, 어째서 전부 발가벗겼다가 다시 입혀놓은 거야?”

“응? 그거야 당연한 거잖아.”


리한은 너무나 간단한 상식을 물어온다는 것처럼 눈살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

“하나씩 벗겨나가는 편이 훨씬 흥분되니까.”


그 날. 폭스 하운드는 떠올렸다.

인류에게 지배당하는 공포를…


새장 속에 갇혀서 농락당하는 굴욕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