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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화 〉bad joke(5) (55/429)



〈 55화 〉bad jok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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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속는 음식은?”


“꺄아아악! 안 들려요. 안 들려! 절대로  들을 거야!”


클레어가 귀를 막으면서 열심히 도망쳤지만 순식간에 따라잡아 버린 브리카는 짓궂은 표정으로 귓속으로 바람을 후하고 불어넣으며 조그맣게 속삭였다.


“소금.”


“소금? 소, 속았으니까 소금? 푸흐흐흡, 푸하하하하! 아, 진짜 도대체 저한테 히히히힉?! 왜 이러시는 거예요…끅끅.”


“후후후후. 앙칼진 것 같으니라고. 너는 나에게 찍혔어. 앞으로 내 개그를 듣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 주지.”

“도대체 지금 여기에서  하는 거야?”

시체를 정리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던 아토스는 복도에서 끌어안고 장난을 치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헷, 삼자 면담은 전부 끝났어? 너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한번 꺼내 보는 게 어때? 아무리 재미없고 시시한 농담 따먹기라도  녀석에게 하면 자지러질걸?”

“아, 아니거든요! 도대체 사람을 뭐라고 생각하기는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하아.  나, 어이가 없어서…”


그가 질려버렸다는 표정으로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하기 싫으면 그냥 가버리시지 갑자기  지랄이야? 흐흐흐흐. 클레어. 이거 알아? 사람의 70%는 물로 되어있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이 저택에 있는 사람 중에서 7명의 정체는 사실 물이었다는 거지.”


“역시 그랬군요. 사실은 저도 그렇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었어요. 더럽고 사악한 운디네 같으니라고. 몰래 사람으로 위장해서 우리를 기만하다니…”

“…어, 아니.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클레어가 진지한 표정으로 프레일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쥐어 잡자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하아. 뭐, 너희들이 재미있으면 마음대로 지지고 볶아도 상관없는데. 주군이 계시는 곳에서는 절대로 시시한 농담 따위는 지껄이지 마.”

“왜? 무슨일이 있었어?”

“가이슨이 죽었다.”


 사람의 눈동자가휘둥그레졌다.


“뭐?”

“그, 그게 정말인가요?”

“녀석이 우리를 배신하고 래리 패거리와 양다리를 걸쳤다. 죽어도  짓이기는 했는데…아무튼 그렇게 되었으니까 농담은 하지 말라고!”


“아무튼 그렇게 되었다는 게 무슨 소리야? 대체 농담하고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그러니까…끄응! 아무튼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주군의 심기가 불편하시니까 말조심하라고! 나는 간다. 푹 쉬고 내일 보자고!”


마땅히 할 말을 찾아내지 못한 아토스는 그렇게 얼버무리고 도망치듯이 자리를 피했다.

다음  아침.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리한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나디아를 치료하기 위해서 며칠 동안 저택에서 머무르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용병들에게 각자의 수련에 힘쓰며 자유롭게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미 가이슨의 배신과 죽음이 알려졌기 때문에 오전까지는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 있었지만, 대부분 그런 상황에 익숙한 용병들이었기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끌벅적한 활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나디아를 치료할 시간이 다가오자 리한은 이례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오늘부터시작하는 치료는 누구나 상관없이 자유롭게 참관해도 좋다. 단지,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섬세한 과정이 동반되니까 옆에서 방해하거나 시끄럽게 굴면 쫓아내겠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주군!!”

“아아아아! 감사합니다. 줄리아님. 후계자님!!”


 소식에 가장 먼저 반색하면서 기뻐한 사람들은 아토스와 클레어였다.


“그래. 오늘부터하는 치료는 딱히 옆에서 지켜본다고 해도 문제 될 게 없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상관없겠느냐?”

“물론입니다.”


“꼭 참관하게 해주십시오!”

두 사람의 열정적인 대답에  이기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잠시 후.


열렬하게 참가를 희망했던 두 사람을 제외하고도 오리나와 브리카, 간병인들까지대량의 인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실 침상에서 공개 치료가 시작되었다.

“으으으으. 후, 후계자님. 아무리 그래도 이것은 부끄럽습니다만…”

환자가 입는 가운으로 갈아입은 나디아가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게 말했다.


현재 그녀는 속옷도 하나 입지 않은 알몸 위에 얇은 천 하나만 걸치고 있는 상태.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골짜기가 보일락말락 하는 옷자락의 경계선을 움켜잡고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사람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사실을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말이야. 아무리 치료를 위해서라고는 해도 시집도 가지 않은 처녀의 몸을 함부로 손댈 수는 없으니까 이해하거라.”

“네에에에에??!”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느냐. 오리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인님. 잠시 벌레가 앉는 바람에…하하하.”


“싱거운 녀석.”

“읏!”


뻔뻔한 표정으로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리한을 흘겨본 그녀는 뚱한 얼굴로 입을 다물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동요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 때문에 커다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오!

주위가 일그러지는 듯한 혼탁한 오오라를 뿜어내며 팔짱을 끼고 다리를 떨고 있는 아토스.


“지, 진정해. 임마.”

“진정하라니 무슨 소리냐? 나는 지금 아주, 아주, 아주, 아주 태연하다고. 어디까지나 치료를 위해서잖아. 이해할 수 있어. 이해할 수 있다니까?”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비가 내리고 보군. 하하하하하하하.”

“아니, 글쎄 여기는 실내고 물이 아니라 피가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니까?”


하지만 그의 이런 모습 때문에 오히려 결심을 세울 수 있었는지 나디아는 두 손을 불끈 쥐면서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휴우. 잠시 못난 꼴을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후계자님.”

“그래. 일단은 침대에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엎드려라.”


“네.”

‘후후후후. 완전히 낚아 올린 물고기나 다름이 없군.’


파지지지직!


상기된 표정으로 무방비하게 엎드려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동자를 빛내는 리한.

“햑?!”

등 위로 손을 가져다 대자 화들짝 놀라면서 새된 비명을 토해내었다.

하지만 연회는 그것으로 시작에 불과했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후계자님. 하읏?! 하으으으윽. 흐읏?! 거, 거기는…설마? 하악? 그, 그런 곳까지 파고들어 오시면 하으아아악?! 아, 안돼. 신음 소리가 흐하아아앙?! 더, 더는 가버려…하아아아앙!!”

매끄럽게 S라인을 그리며 뻗어있는 나디아의 등과 둔부를 마치 자유롭게 물속을 노니는 물고기처럼 거침없이 헤집고 돌아다니는 손놀림.

절묘한 테크닉으로 성감대를 속수무책으로 농락당하는 바람에 거대한 쾌락의 해일에 휩쓸려서 나가떨어지며, 눈물을 글썽거리고 땀으로 젖어 들어가며 야릇하기 이를 데가 없는 교성과 함께 몸부림쳤다.

충격, 공포, 경악.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상황 속에서 넋을 잃어버리는 참관자들.


꿀꺽-

그 침묵 속에서 인중이 늘어나 버린 간병인 하나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난스럽게 크게 울려 퍼졌다.

마치, 가족과 함께 즐거운 나들이를 왔다가 청간 야외플레이를 즐기는 커플과 마주쳤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할까.


리한이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단순한 마사지에 불과했지만 밑으로 깔려있는 나디아는 농락당하는 여인의 모습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물기를 가득 머금고 격렬하게 흔들리는 눈동자.


신음을 참아내기 위해서 시트를 입으로  잡아 물고는 있었지만 헐떡거리면서 터져 나오는 뜨거운 입김과 침으로 음란하게 젖어 들어가기만 했다.


비단 시트만이 아니라 얇은 가운이 땀으로 달라붙는 바람에 몸매의 굴곡이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중력에 사로잡혀서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가슴, 점점 말려 올라가서 은밀한 부위가 보일락 말락하면서 펄럭거렸기 때문에 남자들은 손에 땀을 쥐면서 그곳을 집중적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크으으윽! 어째서, 어째서 앞으로 1cm도 남지 않았는데 벗겨져 버리지 않는 것인가!!’


‘흥. 내 여자(예정)의 나신을 아무한테나 공개할 수는 없지.’

그런 속셈을 뻔히 들여다보며 완급을 조절하고 있는 리한.

“오늘은 가능하면 빨리 끝내줄 테니까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라.”


‘오, 오늘은 이라니…’


당장 한순간도 버텨내기 어려운 쾌감에 이불자락을 움켜잡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나디아는 자신이 흐트러져버린 모습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은밀한 부위를 손바닥으로 가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하으으으응! 브, 브리카님. 제, 제발. 이렇게 창피한 저를 하앗?! 보, 보지 말아주세요!”

그제야 멍하니 입을 벌리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던 그녀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젠장! 지, 지금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들이야? 나가! 남자 새끼들은 전부 병실 밖으로 꺼져!!”

“아, 예, 예! 아, 알았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나리, 아가씨!!”


브리카가 닦달해주고 나서야 허둥지둥 소지품을 챙긴 간병인들이 급하게 허리를 숙이며 문을 닫고 빠져 나갔다.


“크흠, 크흠! 후, 후계자님. 아무리 그래도 이것은 조금…뭣이냐? 치료법이 너무 거시기하지 않습니까?”


붉어진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리한은 영문을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치료를 위한 건전한 행위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거지?”


“아, 아니. 뭐시냐. 트집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방식으로는 안 되는 겁니까?”


“안 된다.”


딱 잘라말했다.


“굳이 이런 모습이 불편하다면 상당한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어제처럼 다시 재워야 한다. 그리고 오리나의 도움이 필요할 텐데…”


“히이이익! 저, 절대로 안 돼요! 절대로!!”

창백한 표정으로 물러서며 세차게 도리질을 쳤다.


“하으아아아앗?! 괘, 괜찮아요. 오리나님. 저, 저는 버틸 수 있…하윽!! 그, 그래도 조금만 더 부드럽게…꺄흐아아악!”

꿀꺽.


마치 자신이 당하는 것 같은 기분에 브리카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클레어를 쳐다봤지만 그녀는 치료 과정에서 조금도 눈을 돌리지 않으며 수첩에 맹렬한 기세로 뭔가를 적어나가고 있었다.

“아토스! 너도 뭐라고…응, 이 새끼  이래? 눈깔을 뒤집고 웃고 있잖아?”


그는 이미한참 전부터 기절해있었다.


“내버려 두세요.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나 보죠.”

클레어가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리고 필기를 끝내고는 무엇인가를 결심한 결연한 표정으로 걸아나오며 허리를 숙이는 그녀.

“죄송하지만 후계자님. 아무래도 보기만 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과정들이 많은데 나중에 저에게도 같은 시술을 해주실 수는 없습니까?”


“클레어?!”


“미안하지만 이것은 병자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일종의 기치료 같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움직여지는지 파악하고 싶을 뿐이니까요. 제게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다면 이번 의뢰는 무보수로 하셔도 괜찮습니다. 평생 당신을 따르고 섬기겠습니다.”


 말에 브리카가 깜짝 놀랐다.

“지,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10만 대륙 은화라고! 10만 대륙 은화! 그만한 돈이라면 신앙도 바꿀 수 있다고 했잖아?”


“시, 신앙을 바꾸겠다고  적은 없거든요? 저는 용병이기에 앞서서 줄리아님을 모시기로 맹세한 사제입니다! 인류 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몸도 마음도 전부 망설이지 않고 바칠  있다고요!”


이 말에 리한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흠. 그런 각오라면 생각해보지. 하지만 보수를 반납할 필요는 없어. 대가는 다른 방식으로 취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후계자님! 아니,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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