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2화 〉162화, 손님 행렬 (162/177)



〈 162화 〉162화, 손님 행렬

“라이칸 슬로프 일족의 우두머리인 바한입니다. 여기 있는 오크 일족과는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전투, 그리고 강함을 숭배하는 저희 일족과 오크 일족은 때로는 힘을 겨룰 경쟁자이자. 그리고 같은 적을 상대하는 동맹 관계였습니다. 오크 일족이 성국에 공격당한다는 소식을 들은 저희의 전 우두머리 파고는 일족의 전투원들을 구원군으로 데리고 빠르게 지원을 향했으나 돌아온 것은 몇몇 전투원들과 오크 일족의 피난민들이었죠. 하여 저희 역시 모든 전투원을 잃고 이들과 피난하여 밀크 대 족장을 찾아 왔습니다. 부디…. 저희도 거두어 주시길 이렇게 청합니다.”

라이칸 슬로프 일종은 반은 마족, 그리고 반은 아인인 반 아인이다.
워 타이거, 그리고 워 베어처럼 인간이면서 동물의 힘을 발휘하는 아인이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인간, 그리고 늑대의 형태가 따로 나누어진 종족이라 워 울프가 아닌 라이칸 슬로프라 따로 명시했다.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타이거나, 워 베어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귀, 또는 꼬리가 동물의 형태이며 손과 발 역시 동물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라이칸 슬로프는 완전히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필요에 따라 거대한 늑대로 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인간인 상태에서도 다른 인간과는 궤가 다른 신체 능력이 있지만, 늑대로 변하면 더욱 강력한 육체 능력이 생긴다.
하지만 늑대로의 변화는 흉포함이 너무 강화되어 늑대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이성을 잃고 사납고 거대한 늑대(Big Bad Wolf)가 되어 다시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파괴 행위를 일삼는다.
사납고 거대한 늑대(Big Bad Wolf)는 다이어 울프도  수 접어줄 정도로 강하고 또 흉포하다. 그러나 이것은 마족의 피를 강하게 끌어 올리는 행위라 성국의 백마법은 쥐약이 되어 작용하게 된다.
전투라면 이골이  오크와 라이칸 슬로프 종족이 성국과의 전쟁에서 지고 쫓겨온 것은 아마  마족의 피 때문이지 않을까 싶었다.
마찬가지로 바한의 어깨에도 손을 올리고 두드려준 밀크는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사람에게 일어나도 좋다고 말하니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조아렸다.

“탈출한 부족의 인원들이 얼마나 되지?”

“예. 저희 오크 종족은 전투가 가능한 서른 명의 인원과 전투를 할  없지만, 그 외 몸을 쓰는 일은 할 수 있는 이백의 오크, 가사나 잡일은 가능하지만, 오래 움직일 수 없는 나이든 오크가 오십 명입니다.”

“오크 종족 약 삼백 명, 라이칸 슬로프 일족은?”

“저희는 전투가 가능한  명과 몸을 쓸 수 있는 자는 사백, 그리고 나이든 자는 백 명이 탈출했습니다. 성국의 공격을 직접 받지 않았으나 추격해 오는 성국을 막기 위해 전투원을 한계까지 후방에 배치하여 전투 가능한 인원의 수가 적습니다.”

“전투가 가능한 인원은 천천히 키워내면 될 일이야. 그래도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도 이만큼이나 생존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보호를 받으며 부족의 인원을, 그리고 전투원을 키워서 후에는 이 아인 연합의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

“예 대족장님!”

“알겠습니다!”

“밀리. 렘톤에 지금 얼마나 많은 부지가 남아 있지?”

“늘어난 토지에 부지는 많습니다. 하지만, 저들이 기거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3일은 소요될 테니 그동안은 잠시 관광 사업의 목적으로 만들어 두었던 여관에 머물게 하심이 좋을듯합니다.”

“그렇게 해. 인원이 많아 보이는데 음식 대접 준비는?”

“문제없이 처리했죠. 이미 뷰렌이 나가서 감독하는 중입니다.”

밀크가 종족이 달라도 아인들을 배척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대처하는 밀리
그에 한 시름 놓은 밀크가 고마움의 미소를 보내는 밀리는 아내로서 당연하다는 듯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대들을 모두 환영하지. 이 신 도시 렘톤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종족이 다른 아인, 또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인간들과 절대 반목해서는 안 되고 이곳을 다스리는 나 대 족장 밀크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겠는가?”

“이미 각오한 바입니다.”

“밀크님을 저희의 지도자로 인정하겠습니다.”

“좋다. 다른 중요한 사항들은 많이들 지쳐 있을 테니 식사가 끝나고 휴식을 취한 다음에 내 휘하에 있는 발렌이 알려줄 것이다. 인간이라고 그녀를 무시하지 마라. 이곳에서 사는 인간들은 모두 내 명령에 따르는 이 도시의 일원들이다. 성국 인간들에게 당한 분노가 커서 지금은 내 말에 거부감을 느끼겠지만, 인간이라고 무조건 배척을 하면 우리도 성국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그러니 이를 너희 부족원들에게 확실히 알려서 경거망동하지 못하게 하도록.”

“예.”

“네.”

유클리나와 바한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기다리고 있던 발렌의 안내를 받아 밖으로 나가니 다시금 성문에서 급하게 달려온 켄타우로스가 밀크에게 보고를 올렸다.

“대 족장님, 성 밖에 또 한 무리의 아인들이 찾아 왔습니다.”

“또 성국에 당한 피해자들인가…. 놈들이 요즘 너무 설치는 거 같아. 이거 괜찮은 건가….”

“저…. 그것이 피난을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뭐라고? 자세히 이야기해봐라.”

“다들 전투를 치렀다고 생각되지 않게 깔끔하고 무장도 잘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피난을  수가 아닙니다. 오크, 고블린, 트롤, 그리고 류콘으로 이루어진 약 오십 명의 아인입니다.”

“오크, 고블린에 트롤, 그리고 류콘이라.”

고블린은 키가 작고 연두색의 피부를 가진 약삭빠른 종족이다. 근접전에서의 전투는 다소 불리한 면모를 보이지만, 원거리에서 돌멩이를 투척하거나 함정을 사용하는 등 지능이 높다.
트롤은 인간보다 조금 더  연녹색 피부를 가진 종족이다. 그들은 엄청나게 빠를 회복능력을 갖추고 있어 다소의 상처는 무시할 수 있다. 하여 전투 지속능력이 매우 길다.
류콘은 이마에 두 개의 뿔이 자라난 탁한 녹색 피부를 가진 종족이다. 허리의 힘들이 좋아 무거운 것을 잘 들어 올리며 마치 살아 있는 공성 병기와 같은 역할이 가능한 이들이다.

[“그린스킨 연합이군요.”]

‘녹색 피부 연합? 중간에 오크가 껴 있잖아?’

[“오크 종족은 마족의 피가 얼마나 많이 흐르고 있냐에 따라 적갈색, 그리고 초록색의 피부를 가집니다. 하여 이들은 구별하기 위해 레드 오크, 그리고 그린 오크라 부르지요. 마족의 피를 더 많이 가진 그린 오크는 레드오크보다 호전적인 성격이 강하고 전투 능력도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마족의 피 때문에 그린 오크끼리의 잉태율이 너무 낮으며 지능들이 다소 부족하다는 결점도 있지요. 옛날에는 그린 오크, 레드 오크 다 같이 공존을 했지만, 서로 극명하게 다른 생활 양식 때문에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린 오크는 먹는 것보다 싸움, 그리고 들판을 선호하며 잉태율을 높이기 위해 강한 오크 하나가 여인을 독차지하는 생활 양식을 가지며 전투력이 다소 낮은 여성을 부족 강화의 도구로만 여깁니다. 반면 레드 오크는 싸움 자체를 즐기지는 않지만, 명예로운 행위로 여깁니다. 산이나 언덕을 선호하며 여인도 같은 공동체로 인정하고 강한 힘을 가진 자는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남편과 아내를 가질 수 있으며 지도자로 인정합니다. 마족의 피가 옅어 잉태율도 높고요. 그러나 그린 오크에 비해 전투적인 능력이 확실히 낮아 수가 많아도 두 세력이 싸우면 비등비등한 싸움이 될 거라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설명 고마워. 그렇다면 그린 스킨 연합은 뭐야?’

[“마족의 피가 뚜렷할 정도로 강하게 섞인 아인족들입니다. 정확히는 저들은 마족이라 칭해야 옳습니다만, 과거 마계의 마족들이 인간계에서 패퇴할 때 이곳에 남겨져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계에서 공생할 수 있도록 진화한 아인족이라 할  있죠. 인간과 대화도, 그리고 공생도 불가능했던 과거의 마족이 아닌 최소한 대화가 통하고 생각을  수 있게 진화한 이들, 하지만 마족의 피가 강하기에 초록색 피부를 가진 이들을 통합하여 부르는 이름이 바로 그린스킨 연합입니다.”]

‘일단 대화가 통하는 집단이라는 거네. 그런 자들이 왜 이곳에  거지?’

[“그린 스킨 연합은 첼슨 왕국에 그 뿌리가 없습니다. 그들이 주 세력권은 라온 왕국의 근교입니다. 아무래도 주변의 눈을 피해 아랄 산맥을 넘어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그릿과 반돌프 영지 바로 아래에 있는 산맥을 말하는 거로군…. 그런 경로라면 이곳에 올  있겠지. 아인들이니 몸 하나는 튼튼할 테고 산맥 정도야 쉽게 넘어오겠지…. 그런데 왜일까? 왜 그 험한 길을 넘어 여기까지 찾아온 걸까?’

[“이야기를 들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그들은 라온 왕국에서 골칫거리로 유명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이 인간과 화해를 원하고 있지만, 라온 왕국이 쉽사리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추세죠. 라온 왕국의 중앙에도 성국 헤베나의 영향을 받은 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도 저기도 다 성국이 문제로군, 알았어. 그들과 만나 보도록 하지.’

“만나 보겠다. 같은 아인들이니 크게 소란을 피우지 않을 거다. 무장을 해제시키려 하면 괜한 분란이 생길 수 있으니 도시 안에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경고만 살짝 한 뒤에 들여보내라. 그리고 도시 인간들과 문제가 생기지않도록 개발이 더딘 곳을 통해 이곳으로 데려오도록.”

“알겠습니다. 대 족장님.”

밀크의 명령을 받은 켄타우로스가 급히 성문으로 향했다.
그때 성문에서는 밀크의 명령을 받고 돌아올 켄타우로스를 기다리며 작은 대치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난히 키가 크고 위압감을 뽐내는 남성 트롤이 앞으로 나서며 성문을 지키는 자들에게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성을 냈다.

“늦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오!  족장님의 명령이 없으면  성문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나, 충분히 기다린다! 하지만 늦다! 화난다!”

트롤이 점점 더 분노를 키워가는 모습에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고블린 하나가 도저히 안 되겠는지 그의 몸을 타고 올라가 어깨에 섰다.
그리고는 그의 귀에 대고 크게 말을 걸었다. 고블린은 키도 작고 목소리도 작아 이렇게 하지 않으면 흥분한 트롤에게 닫지 않았기에 하는 수가 없었다.

“가톨!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을 잊은 거냐!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려!”

“엉? 파파도  언제 어깨에 올랐다?”

“이 둔한 녀석!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대로 일을 그르치면 너나, 나나 그분께 죽는다고!”

“그, 분?”

“벨가나님에게 죽는다고 이 멍청이야!”

“어어!!! 벨가나님? 어디? 어디 계신다?”

“아니! 지금 여기 계신다는 말이 아니야 이 무식한 트롤 놈아! 그분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다고!”

“아! 그분 화내면 무섭다. 나 이해했다. 조용히 기다린다.”

“어휴 이 멍청이!”

트롤이 얌전해지자 그의 어깨에서 미끄럼틀을 타듯이 조르륵 내려오는 고블린 파파도, 그런 그의 옆으로 다가온 오크 한 명이 그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렸다.

“고생 많아 파파도.”

“고퍼! 네놈도 가끔은 이 멍청이를 말려보지 그러냐! 나만 이게 무슨 꼴이야! 이럴 거면 이놈 이거 왜 데려와서 고생하냐고!”

“트롤 중에서 가톨이 가장 지능이 떨어져도 유능하기 때문이지. 특히나 그 괴물 같은 회복력과 전투의 향기를 맡는 능력은 우리 중에 그 누구보다 뛰어나지. 해서 안전하게 이곳까지 온  아닌가?”

“인정은 한다만, 그것 말고는 모든  다 단점인 놈이잖아.”

“으어…. 배고프다.”

“지 욕하는지도 모르고 배고프다고 난리네 저놈은!”

“푸하하하핫! 너희 두 사람이  콤비라고 하는지 이번 여행으로  알게 되었어.”

“너 이 자식! 가톨이랑 나랑 싸잡아서 부르지 마! 그분 명령이 아니면 나도 이런 놈 상대할 생각 없다고!”

“가톨이 다른 녀석은 몰라도 네 말을  듣는 건 사실이잖아.”

“그거야. 내가 이놈 생명을 살려준 은인이니까 그런 거지. 짐승도 자기 생명 살려준 건 아는 법이라고”

“똘똘한 고블린이라 그런지 말은 잘하는군.  무식해서 그런 어려운 말을 해 줘봐야 모른다.”

“그래 너 무식해서 좋겠다.”

“하하하하! 그래 싸울 때는 무식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되니까.”

“말이  통하는 근육 뇌들 같으니.”

“잠깐! 설마 그 근육 뇌에 나까지 포함되는  아니겠지? 파파도 너 날 그런 식으로 본 거야?”

“흥! 사실이잖아. 포나 너도 생각은 뒷전이고 이곳에 뇌 담당은 사실 나 혼자니까.”

큰 두 개의 뿔을 가진 여성 류콘 포나가 파파도의 말에 발끈하려는 찰나 성문이 열리고 그들을 부르는 성문 경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