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54화, 위도레빗 족장 라파니.
“홀스타우로스 큰 족장 밀크님에게 위도레빗의 작은 족장 라파니가 인사드려요. 부족의 아이를 구해주신 은혜가 커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한쪽 무릎을 꿇고는 그에게 공손하게 다시 인사를 올렸다. 여기서 작은 족장이라 칭한 것은 그녀가 은혜를 입은 밀크에게 자신을 낮춘 것으로 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예의상 앞에 붙인 단어이다.
즉 밀크는 큰 족장이라 칭하고 자신을 작은 족장이라 칭하는 것으로 자신을 낮춰 은혜를 베푼 자에게 예를 표한 것이다.
혼케일로부터 다른 부족과 만날 때 은혜와 원수는 확실하게 구분 지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밀크는 그녀가 하는 이 예를 받으며 자신 또한 그녀의 인사에 화답했다.
“몸소 여기까지 인사를 와주어서 고마워요. 라파니 족장. 그대의 부족원인 위비는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하려다가 인간들에게 상처를 입고 이곳에서 요양 중입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그 용기가 가상하여 내 그녀에게 작은 도움을 주었을 뿐이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앞으로도 자주 왕래를 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봅시다.”
스스로를 작은 족장이라 낮추었지만 밀크가 다시 그녀를 족장이라고 불러줌으로써 그녀의 위신이 살았으며 은원을 통하여 대가를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니 첫 단추가 잘 채워졌음이라.
사실 밀크가 해준 일이야 전사들을 보내 각 위도레빗 부족에게 일어난 일을 전달해 주었을 뿐 그걸 가지고 생색을 내면서 뭔가를 요구하자니 쩨쩨해 보일 거 같아서 넘겨버린 것이었다.
귀한 손님, 그것도 한 종족의 부족을 이끄는 족장의 위치,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주변 홀스타우로스에게 상석을 마련하라고 한 뒤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그녀를 앉을 수 있게 배려했다.
그녀가 이끌고 온 위도레빗의 공전사중 호위를 맡은 둘은 그녀의 턱짓을 보고 밖으로 나갔다. 안에는 이제 손님으로 온 그녀와 밀크, 시중을 들기 위한 밀리와 뷰렌만이 남아 있었다.
“두 사람도 나가봐. 여긴 나 혼자로도 충분하니까.”
“예 족장님.”
밀리, 그리고 뷰렌도 밖으로 나가니 이제 방 안에는 밀크와 라파니 둘만 남게 되었다. 술상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테이블 없이 의자에만 앉아 서로의얼굴을 살피는 두 사람.
‘아이처럼 보이지만 눈이 총명하고 속을 들여다보기 힘드네. 괜찮은 남자야.’
라파니는 밀크에 관하여 이러한 평가를 했다. 평소 남을 평가하는 기준이 높아 평가가 박한 그녀치고는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로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전 스물입니다.”
종족 자체가 달라 그 나이를 쉬이 유추하기 힘들었기에 밀크는 먼저 그녀에게 나이를 질문했다. 혼케일이 알려주길 타 종족끼리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가 아닌지만 묻는 사람이 먼저 나이를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하였다.
밀크의 말에 그가 아직 스물밖에 되지 않았다는 말에 잠시 놀랐지만, 그녀가 알기로 홀스타우로스 남자의 수명은 약 300년이고 남자가 잘 태어나지 않는 종족이니 전대 족장이 좀 일찍 족장 자리를 물려준 것이라 여기며 자신의 나이를 밝혔다.
“생각보다 더 젊으시네요. 아…. 실례. 좋은 뜻에서 한 말입니다. 어쨌든 전 백 오십 육 세입니다.”
“까마득히 어른이시네요. 앞으로는 제가 낮출 테니 말씀 편히 하세요.”
“그럴 수는 없어요. 나이 차를 떠나 같은 족장 아닙니까. 차라리 불편하시면 같이 말을 편히 하는 건 어떨까요?”
“그럴까요?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습니다.”
“하하하~ 재미있는 분이네요, 딴소리 안 할 테니 먼저 말 놓으세요.”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애초에 싸우러 온 것도 아니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왔을 뿐, 그리고 이제 두 종족 간의 좋은 관계를 이루기 위한 자리가 이루어질 차례이니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 이미 그녀를 따라온 공전사들도 연회에 초대받아 진탕 마시고 있을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 사양할 술이지만 이곳은 홀스타우로스의 마을이다. 아인과 척을 절대 지지 않기로 유명한 평화의 종족이니 그녀들을 마음 편히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대륙의 모든 아인들에게는 홀스타우로스의 평판이 좋았다. 나눌 줄도 알고 힘든 것은 도와주는 존경의 대상이었으며 누구나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하는 종족이기도 했다.
다만 그렇다 보니 속임수에 약하고 자주 그 세가 와해하기 일쑤인 종족이라 제대로 된 부족을 이루는 경우는 드물었고 이렇게 남자 중심 사회가 제대로 자리 잡은 홀스타우로스 부족은 정말 드물다 할 수 있었다.
밀크의 부족도 밀크의 증조할아버지 세대 이전에는 여성이 부족의 족장을 맡아서 떠돌아다니던 유목민 생활을 영위하다가 남자 홀스타우로스가 둘 이상인 부족과 타협을 하여 차기 족장에서 밀려난 남자를 데려와 여족장이 그와 혼인을 하여 정착을 한 부류라고 하였다.
이 외에도 남자가 태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족의 족장이 죽거나 하여 부족이 와해하여 떠돌이로 전락을 하거나 하는 사례들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부족이 바로 홀스타우로스였다.
위도레빗도 여성이 그 주를 이루는 것은 비슷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위도레빗은 여성만 존재하는 종족이었다.
그녀들은 지구의 고양이와 같이 프리섹스, 종족을 가리지 않고 남성의 씨를 받아들여서 위도레빗을 번식하여 종족을 보존해 나간다.
홀스타우로스와 다르게 그녀들의 유전자는 매우 강력하여 다른 종의 씨를 받아도 무조건 위도레빗 여성이 태어난다.
대부분은 공전사들이 다른 남성이 많은 아인 부족이나 인간들의 마을로 나가 혼인을 하지 않은 남성들을 홀려서 부족의 마을로 데려오거나 번식이 힘들어지게 되면 납치 혼도 가끔 일어나는 종족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을에 오게 된 남자들은 적으면 셋 많으면 다섯의 위도레빗과 혼인하여 그녀들을 모두 임신시켜야 하는 명을 받게 되고 그 사명이 끝나면 혼인한 위도레빗들과 같이 육아를 하며 그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편안한 일생을 보내게 된다.
다만 위도레빗 한 명이 한 번에 출산하는 자녀의 수가 다섯에서 일곱이라는 것만 감당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위도레빗은 행운, 그리고 신속과 다산의 상징인 아인이다. 홀스타우로스는 그럼 뭘 상징하냐고 물어본다면. 모성과 힘, 그리고 느긋함을 상징한다.
“홀스타주는 참 오랜만에 마셔보는군.”
“예전에도 마신 적이 있어?”
“우리 부족 마을에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유목 홀스타우로스가 한 번 찾아온 일이 있었거든. 뭐 남자를찾아 저 멀리 북쪽으로 떠났지만 말이야. 그 여자들이 우리와 거래를 하면서 홀스타주를 잔뜩 주고 떠났어. 어차피 식량이 없으면 술이 다 무소용이라면서 말이지.”
“유목하는 홀스타우로스가 꽤 많은 모양이야.”
“요즘에는 이 근방에서 찾아보기 힘들더라고. 아인 사냥꾼이 많아진 것도 있고 남자가 없는 너희들의 종족은 점점 와해가 되니 남성 홀스타우로스를 찾아 떠난 것이지.”
“그렇지….”
그렇게 죽이 잘 맞아서 술을 들이켜는 두 사람. 라파니도 밀크처럼 술을 잘 마시는지 벌써 네 잔째를 마시고도 얼굴에 변화가 없었다.
다섯 번째 잔을 마시기 전, 라파니는 넌지시 밀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혹시 뭐 바라는 건 없어?”
“바라는 거?”
“이번에 우린 부족원의 목숨을 빚졌어. 그 보상을 꼭 하고 싶어. 물질적이든 뭐든 말만 하라고 내 섭섭지 않게 보답을 해줄 테니까.”
“네가 직접 찾아와서 감사 인사까지 했는데 뭘, 그것만 해도 충분히 많이 받은 거라고. 앞으로 두 부족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해서 자주 만나자고. 우린 좀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문명의 편리함을 수용하고 있거든. 그러니 앞으로 위도레빗 종족의 편리한 문화를 우리에게 공유해줬으면 좋겠어. 그 대가로 우리 역시 인간들에게 들여온 문화와 우리 홀스타우로스의 문화를 공유할게.”
“정말 그거면 되는가? 부족 원의 목숨이야. 위도레빗에게 이것이 얼마다 큰 은혜인지 넌 모르는 거야?”
부족원 한 명의 목숨은 모두의 목숨과 같으니 복수 역시 모두가 함께한다. 그 정도로 위도레빗은 부족원을 끔찍하게 아낀다. 그러니 이 일은 그냥 은혜가 아닌 부족이 은혜를 입은 것과 마찬가지란 것이다.
그런데도 밀크는 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받지 않을 때 받을 수 있는 무형의 이득, 그 무형의 이득은 훨씬 많았고 밀크 역시 이것을 노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밀크의 홀스타우로스 부족은 인간의 상단, 하나를 빼고는 거의 왕래하는 지역이 없는 지경이다. 그녀들에게 베푼 은혜를 이용하여 이 왕래하는 지역을 늘리는 것이 앞으로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이득인 셈이었다.
“술맛 떨어지니까 그런 이야기는 내일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라고. 뭐 더 받아낼 생각은 없지만, 혹시 또 모르지 내일 되면 뭔가 생각이 날지도.”
생각이 날수도 있지만, 술에 취한 일이라 전부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뒷말을 이어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더 바라는 것이 없으니 술이나 마시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었다.
‘크다…. 작지만 커. 정말 거대한 남자야. 이런 매력적인 남자가 있다니.’
큰 배포에 감탄한 라파니는 친분이 크지 않은 그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며 점점 그에게 빠져가는중이었다.
급기야 술이 일곱 잔 들어갔을 무렵 그녀는 이미 밀크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족장끼리 친분을 다진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그에게 어깨동무까지 하고는 접촉을 서슴지 않았다.
이쯤 되면 굳이 루가 머릿속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그녀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었고 밀크 역시 빼지 않고 그녀와 어울리며 허리를 안아 그녀에게 밀착했다.
‘의외로 대담하잖아.’
어쩌다보니 부족 간의 우호를 다지는 자리가 족장끼리 끈적한 애정을 다지는 자리가 되어 버렸지만, 뭔가 결정적인 하나가 부족하달까? 그래서 다음으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술도 다 동이 나버리고. 밀크 역시 조금 취한 듯 보였다. 라파니도 제법 얼큰하게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밀크의 허벅지를 만지고 있었다.
“하~ 오늘 정말 기분 좋게 마셨네. 인사차 들렸는데 이거 이렇게 환영해 줄지는 몰랐어. 이래서야 감사 인사를 하러 와서 대접을 받는 상황이 되고 말았잖아~”
“뭐 어때서 그래. 감사의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해도 네가 손님인 것은 변하지 않는걸, 우리 홀스타우로스는 손님에게 절대 박하게 대접하지 않는다고.”
“잘 알고 있지- 평화의 종족 홀스타우로스잖아. 나도 잘 알고있다고-”
한동안 더 술을 마시던 라파니가 밀크를 바라보며 그 뜻을 알기 힘든 질문을 던졌다.
“내 몸이 왜 이렇게 크다고 생각해?”
“응?”
하긴 그러고 보니 인간들과 키 차이가 거의 없는 위도레빗 중 그녀는 족장이라는 신분에 있다고 해도 너무 풍채가 좋았다.
다른 위도레빗들 보다 머리가 하나 더 있고 홀스타우로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을 큰 키, 그것에 대한 비밀은 그녀의 입에서 들려왔다.
“예전에 어머니가 죽어가던 홀스타우로스 남성을 살려준 일이 있었거든, 그때 그 홀스타우로스와 하룻밤을 보내고 나랑 자매들이 태어났어. 난 홀스타우로스와 위도레빗의 혼혈이야.”
“그, 그래? 아…. 그래서 위도레빗 치고 몸이 큰 거로구나.”
“아버지는 병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하고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분에게 홀스타우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 그래서 내가 홀스타우로스를 잘 알고 있던 거야. 이렇게 몸이 큰 이유도 홀스타우로스의 피가 섞여서 그런 거고. 우리 위도레빗들은 다른 종족과 피가 섞이면 아주 약간은 그 종족의 성질 가져서 태어나기도 하거든. 나처럼 피가 진하게 섞이는 것은 좀 드물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과감하게 밀크의 허벅지에서 사타구니 사이로손을 올리며 그녀가 도발적인 눈빛을 보내왔다.
“그래서 난 홀스타우로스의 이 단단하고 거대한 자지도 무리 없이 받아낼 수 있지.”
“혹시 위도레빗들은 발정기라도 있는 거야? 첫 만남인데 너무 과감한걸?”
그러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밀크 역시 그녀의 가슴에 손을 올리고는 그녀의 가슴을 꽉 잡고 주물러 본다. 가슴을 가린 천에 살짝 묻어 나오는 젖, 그녀가 홀스타우로스의 혼혈이라는 말은 사실인 모양이다.
밀크의 말에 싱긋 웃어 보인 그녀는 마치 홀스타우로스들이 하듯 그의 목에 향기를 맡으며 그의 목을 혀로 핥았다.
“으~”
기분이 좋은지 소리를 높여오는 밀크, 그의 자지가 점점 발기했고 발기해서 천 위로 솟아오르는 그것을 라파니가 부드럽게 움켜잡았다.
“발정기? 발정기라고 해야 하나 우리 위도레빗들은 발정기라는 말을 쓰지 않아.”
스스로 사타구니의 천을 들어 올려 이미 흥건하게 젖은 보지를 보이며 손가락으로 음순을 젖혀서 안을 보여주는 화끈한 라파니의 행동
밀크 역시 그에 화답하듯 손으로 그녀의 젖은 보지를 문지르다가 그것을 그녀의 입에가져다주니 그녀는 그것을 입에 물고 핥았다.
촉촉하게 젖은 밀크의 손을 입에서 빼내며 그것을 혀로 두어 번 더 핥아 올린 그녀는 말하다가 말았다는 듯 이어서 말을 했다.
“우리 위도레빗들은 상시 남자를 받아들인 준비가 되어 있어. 평소에는 점잖은 척을 하지만, 누구보다도 자지를 원하는 2세 생산을 즐기는 종족이 바로 우리야. 난 지금…. 밀크 네 자지를 원하고 있어.”
상시발정, 이 말이 밀크의 가슴을 강하게 울렸고 그의 자지는 어느 때보다 크게 발기했다. 라파니는 몸을 움직여 탁자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다리를 활짝 펴서 스스로 보지를 벌리니 참지 못한 밀크가 그 위에 올라타 그녀와 격하게 몸을 겹치며 환상적인 교미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