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화 〉36화, 바크의 처결 결과. (36/177)



〈 36화 〉36화, 바크의 처결 결과.

밀크가 치라야와 밤을 보내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밤 자리 이후로도 그는 치라야의 일터를 방문하거나 자주 얼굴을 보며 호감도를 끌어 올렸다.

그러면서도 혼케일을 따라간 여인들을 제외하고 50명의 아내, 그에 더해 린다와 벨, 유크까지 취하여 53인의 아내를 가지게 된 그는 열심히 씨를 뿌리고 다녔다.

벨의 경우는 그녀의 어머니가 혼케일을 따라서 저택으로 들어갔지만, 유크의 엄마인 유리는 밀크의 곁에 남았다.

덕분에 그녀의 집에 가면 유리와 더불어 유크도 한 번에 안게 되어 체력적으로 무리하게 되곤 했지만, 시간상으로는 매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다시 사이클이 돌아 치라야의 차례가 되었고 밀크는 그녀의 집으로 가서 그날 하루 동안 그녀가 애간장이 다 녹을 정도로밤을 보내어 호감도를 100으로 올리는 기염을 토해내었다.

바크와 얼굴을 마주하며 자신의 얼굴을 기억하게 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다. 반목하지 않고 이 어린 남동생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그였기에 바크를 챙기는 모습이 각별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치라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행동이 되었고 그녀는 밀크가 바크를 절대 위험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밀크는 조용히 치라야를 족장의 집으로 불렀다. 잠시 후 그녀는 부름을 받아 족장의 집으로 들어왔다.

“왔어?”

“부르셨습니까. 족장님.”

“그래. 다름이 아니고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어서 불렀어. 편히 앉아 조금 길어질 거 같으니까.”

“예….”

그가 권하는 자리에 앉은 치라야, 얼굴을 보아하니 왠지 밀크가 민감한 주제를 꺼내리라는 것을 직감한 것인지 각오를  하고 왔다는 표정이었다.

“바크의 처분에 대하여 네게 알려줄 일이 있어서 불렀어.”

“족장님…. 제발 그 아이 만은…. 목숨만은 살려 주세요. 제발…. 어흑! 제발 부탁드립니다. 족장님!”

결국에는 왈칵 눈물을 쏟아버리고  치라야, 밀크는 울기 시작한 그녀를 애써 다독이며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 주었다. 잠시  진정이 된 그녀에게 밀크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크는 부족의 남자아이야.  성인이 되면 거세를 당해야 하지…. 하지만 알아보니 족장의 권한으로  처분을 조금 변경할  있어.  지금부터 바크에게 거세가 아닌 다른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그의 생명을 살릴 거야. 그리고 그 처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치라야 너야.”

“제가요?!”

“지금부터 태어나는  딸들을 바크와 같이 뛰놀게 할 거야. 그리고 바크가 마음에 든다는 아이들과 같이 어른이  그를 마을에서 따로 분리해 하나의 다른 마을을 만들 거야.  명령을 따라 움직이지만, 그 마을을 다스리는 촌장이 마을을 책임지고 가꾸게 되는 우리 부족의 새로운 마을 하나가 생기게 되는 거지. 이곳의 씨 족장으로 난 바크를 세워줄 거야.”

“그,그것이 정말인가요?! 정말! 정말 우리 아들에게 씨 족장을 맡겨 주시는 겁니까?!”

“그래. 하지만 어디까지나 바크에게 마음이 생긴 아이들이 있을 경우이고, 바크에겐 씨를 뿌려 종족의 인원을 늘리는  이외에는  어떠한 권력도 주어지지 않을 거야. 그리고 매달 지정한 인원을 임신 시키지 못하면 그에 따라 처벌도 피하지 못할 것이고. 그래도 괜찮다면 내 바크에게 그 일을 맡겨주도록 하지. 괜찮겠나?”

“당연합니다. 목숨만 살려 주신다면야 그 어떠한 일이라도 해야죠! 그렇다면 제가  아이를 따라서….”

“그건 안돼”

“족장님!!!”

“내가 말했지? 치라야가 이 일에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말이야. 넌  아내가 되어 이 마을에 남아야 해. 바크도 남자인 이상 내 남동생일지라도 권력에 대한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을 거야.  그 아이가 딴마음을 먹지 못하게  인질이야.”

“제, 제가 잘 교육하겠습니다! 절대! 절대로 족장님께 대들거나 반역을 하지 못하게 잘 가르칠 테니 제발…. 제발 저희를 떨어트리지 말아 주세요! 족장님!”

“바크가 장성해서 씨 족장이 된 후에는 축제와 정기적인 보고 할 때, 그리고 태양의 날에는 만남을 허가해 주지. 하지만 그 아이와 몸을 섞는다거나 필요 이상의 행위를 하지 마라. 이 조건만 지킨다면 너와  아이는 모두 살  있고 부족의 도움이  종족 번영을 위한 마을까지 가질  있게 될 거야. 이 정도로 내가 양보를 했으면 너 역시 나에게 양보를 해. 그 아이의 생명을 위한 일이야.”

“…….”

거세도 없고 그 어떠한 해코지도 바크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성인이 된 아들과 몸을 섞으면 안 되고 그 만남도 제한을 당하게 된다. 바크는 한 마을의 씨 족장이 되어 부족 번영에 이바지한다.

치라야는 아들의 안전이 걱정되어 그에게 주입식으로 밀크에게 거스르지 말라는 교육을 하며 키울 것이고 장성한후에는 치라야가 인질이 되어 바크를 억제하게 된다.

치라야가 고민에 빠졌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바크를 살리기 위해 밀크가 내준 이 계획은  역시 심사숙고하여 만든 계획일 것이다.

여기에 그간 올려둔 호감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설마 밀크가? 날 사랑해주던 밀크가 배신할까? 우릴 저버릴까? 하는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어깨를 늘어트리며 조용히 밀크의 말에 수긍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밀크는 침울해진 그녀를 한번 안아준 뒤 오늘은 일을 쉬고 들어가 보라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태양의 날에 전사들을 제외한 마을의 인원이 모두 모여 밀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족장의 집에서 나온 밀크의 뒤에는 치라야와 밀리가 함께 하고 있었다. 밀리는 이미 무슨 일인지 알고 있기에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치라야의 경우는 긴장한 표정이었다.

족장의 결정에 반하는 무리가 있진 않겠지만, 반박의 의견은  수가 있다. 그리고 그 반박 의견에 힘이 실리면 족장이라 하여도 그녀들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지금의 경우는 바크라는 존재가 밀크의 안위를 위협할 수도 있기에 반박 의견이 나올 수도 있었다.

“지금부터 부족 회의를 시작하겠다. 제사장은 앞으로 나와서 축복의 의식을 거행하라.”

“예~”

무미건조하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로 대답한 제사장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중앙으로 나와 지팡이를 들고 아름다운 불덩어리를 만들어 내며 그것을 하늘로 올려보냈다.

그런 뒤 밀크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뒤 들고 있던 지팡이를 그에게 전달했다. 족장의 지팡이였다.

음모오!!!

마아앙!!!

여인들의 하울링이 울렸다. 그것이 끝나자 제사장이 자리를 비켰고 밀크가 그녀를 대신하여 중앙으로 들어가 모두를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모두들  모여 주었다. 오늘 여기서 다룰 회의의 내용은 내 형제이자 부족의 두 번째 남자로 태어난 바크의 처분에 관한 내용이다. 내 심사숙고를 하여 그의 처분을 내렸으니 부족의 여인들은 내 말을  듣고 이에 찬반을 논해 주길 바란다.”

여기까지 말한 그는 치라야와 나누었던 대화를 풀어 그녀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바크를 촌장으로 하는 새로운 마을 계획

이렇게 함으로 새로운 마을이 생겨나며 새로운 일꾼들이 생겨난다는 이점과 더불어 바크의 생명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시켰다.

마지막으로 그녀들에게 밀크가 말했다.

“난 형제를 죽이면서까지 이 족장의 자리를 지키고 싶지 않아. 부족의 여인들, 그리고 내 딸들, 여기 있는 치라야와 밀리를 포함한 바크까지 모두 우리의 가족이야. 난 가족에게 그리 못된 행동을 할 수가 없어. 이는 전 족장이셨던  아버지 혼케일도 나에게 일임한 일이니  선에서 적절한 처분을 내린다고 전혀 문제 될 일이 없으니 찬반을 정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주기 바란다. 우리가 모두 가족이라는 것을.”

부족이라는 틀에 쌓인 거대한 가족, 그것이 바로 홀스타우로스다. 반대하려고 했던 뷰렌과 메어리의 눈에서 힘이 조금 빠져나갔다.

린다야 밀크의 뜻에 무조건 동의라는 심리이기에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유크와 유리, 그리고 벨은 아직 고민하고 있는지 쉽사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때 밀크의 뒤에 서 있던 밀리가 앞으로 나서며 그의 옆으로 섰다. 밀크의 첫 번째 아내라는 위치이기에 여인 중에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그녀이다.

그녀의 움직임에 모든 여인이 긴장했다. 어찌 보면 그녀의 결정이야말로 여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결과일 수도 있었다.

침을 삼킨 치라야는 기절할 것만 같은 압박감을 견디며 품에 안은 바크를 더욱 품으로 끌어안았다.

모두의 시선이 모인 것을 확인한 밀리는 밀크의 옆에 다소곳하게 붙었다. 그리고는 모두에게 말했다.

“우린 가족이에요.  역시 족장님의 뜻에 동의합니다. 단….”

단, 첫 내용을 듣고 마음을 풀려고 했던 치라야에게  번째 압박감이 전해졌다. 밀리의 말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밀피야와 크림은 바크에게 줄 수 없어요.”

단호한 그녀의 말, 밀피야와 크림을 줄 수 없다는 그녀의 말에 좌중이 얼어붙었다. 그 이름은 밀크와 밀리의 사이에서 난 쌍둥이 자매였기 때문이다.

밀크 또한 밀리의 말에 경악하여 자신의 엄마이자 아내인 밀리를 돌아보았지만, 그녀는 담담히 말을 이어 나갔다.

“다른 이유로 하는 말이 아니에요. 만약 제 두 딸을 바크에게 준다면 당신이 치라야를 곁 애 두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아….”

밀크가 바크를 억제하기 위해 치라야를 인질로 삼았듯 그 역시 밀크를 억제하기 위해 아내가 된 두 딸을 인질로 잡을  있다는 뜻이었다.

그 말로 밀리의 모든 것이 치라야에게 전해졌다. 아직 자신은  아이를 믿을  없으니 잘 처신하라는 뜻

치라야는 밀리의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찬반이 논해졌고 모두가 찬성으로 뜻을 모았다.

이렇게 바크는 새로 생길 마을의  족장으로 미리 내정되었다. 그가 얼마나 오래 살아갈지  누구도 모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바크의 삶은 절대 밀크에게 대들거나 반역을 꿈꿀 수 없는 삶이 될 거라는 것이다.

밀 리가 그렇게  것이고 뷰렌, 메어리가 그렇게  것이며, 린다, 벨, 유리, 유크가 또 그리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루가 그리  것이다.

아들의 목숨을 살렸다는 것만으로 이미 기쁨에 겨운 치라야는 그녀와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언니 말이 맞아 내 딸은 안돼.’

뷰렌 이었고

‘주의해야겠어,’

메어리였다.

‘저 아이 주위에 여자가 없으면 이 계획은 무산이 될 거야.’

이것은 유리의 속마음이다.

‘일단은 결정이 되었으니 충실히 따른다. 그러나 밀크에게 위협이 된다면….’

밀리였으며

‘밀크는 내가 지킬 거야. 절대로….’

벨의 속마음이고.

‘밀크…. 정말 착하다니까…. 넌 내가  지킬 거야.’

마지막으로 유크의 속마음이었다.

회의는 끝났다. 바크의 목숨은 죽었다가 살아나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여인들의 견제와 수많은 눈초리에 시달리게 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루가 그의 건강을 챙겨 줬지만, 병에 의한 죽음, 수명, 그리고 연약한 몸에서 오는 건강의 약화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족장의 방으로 돌아온 밀크, 그의 곁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밀크의 최측근 아내들의 모습, 그녀들을 찬찬히 돌아온 밀크는 아까 그녀들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았음을 기억해 내고 말하였다.

“강제로 그 아이의 곁에서 여자아이들을 때어놓을 생각은 하지들 말아줘.”

“족장님?”

“아, 아니 그게….”

“그, 그것이.”

정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뷰렌, 메어리, 유리는 눈에 띄게 당황을 하며 그에게 대답하였다.

적어도 눈치는 있었던 그였기에 그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고 그의 머릿속에서 도움을  루 덕분에 그것인 확신이 섰다.

바크를 견제하여  곁에 여자아이들이 머물지 못하게 하려는 세 사람의 계획, 어찌 보면 밀크에게 반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녀들이 그리 행동하려 하는 것은 밀크를 위한 일이었다.

이것을 알고 있는 그는 화내지 않고 그냥 타일렀다. 적어도 바크의 앞길을 그렇게 막아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 적어도 우리 사이에서  딸은 안된다고 쳐도 다른 아이들까지 그렇게 막아서지 마. 어차피 마을 하나가 더 생겨서 인구가 늘어나면 그것은 오롯이 우리 부족의 힘이 되는 거잖아? 새로운 마을 조성한다는 것은 나쁘기만 한 일이 아니라고.”

“그건….”

“예….”

“그렇습니다.”

수긍한 세 여인의 모습에 밀크는 밝게 웃으며  사람의 이마에 한 번씩 키스를 해주었다. 이로써 바크에 관한 모든 일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두 번의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었을 때 밀크의 부족에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오게 되었다.

인간의 상단. 상행을 온 인간의 상단이 인근 마을에 들렸다가 주변에 홀스타우로스 부족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부족을 찾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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