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화 〉29화, 라이벌이 생기다. (29/177)



〈 29화 〉29화, 라이벌이 생기다.

땅! 땅! 땅! 땅!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망치 소리,이곳은 대장간이다. 화끈한 열기에 옷을 입고 작업을 할  없을 정도인 이곳에 누군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작!”

땅! 땅! 땅! 땅!

메어리가 집게로 잡은 철을 밀크가 망치로 두드린다. 서로 호흡을 맞춰 작업하니 괜찮은 철검이  개, 두 개 점점 늘어난다.

메어리의 대장간, 아니 이제는 메어리와 밀크의 대장간이라고 불러야 맞을 것이다. 대장간에는 모루가 하나 더 늘어갔고 작업대도 하나 더 늘어나 있었다.

열다섯 살이  밀크는 이제 대장간에 완전히 소속되 버렸다. 그와 메어리가 만들어 내는 좋은 검과 농기구가 혼케일의 마음에 쏙 들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그는 혼케일의 지시로 아이를 만드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처음 받은  명의 아이를 가지라는 지시도 린다가 그의 아이를 낳는 것으로 달성하게 된다.

메어리와 뷰렌은 아직 그의 아이를 낳지 못하였지만,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지니 다급해 하지 않고진득하게 그의 방문을 기다렸다.

루의 말에 의하면 메어리와 뷰렌이 그와  상성이 좋지 않아 착상이 잘 이루지지 않는 것이라 했지만, 몸을 섞으면 언젠가는 그녀들도 임신을  것이니 길게  것을 추천 했다.

땅!

마지막 철검이 완성되었다. 그것을 잘 살핀 밀크는 한쪽에 내려 두고는 오늘의 작업이 종료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땀을 닦았다.

“후우!”

도저히 자라지 않을  같던 그의 키는 이제 130cm까지 자라났다. 아버지보다 조금 더 커진 것이다.

다른 홀스타우로스 남자보다 골격도 좋고 작은 몸에 어울리지 않게 착착 근육도  자리 잡고 있지만 그런 그에게 루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들려왔다.

키는  자라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것이 열네 살 때의 일이었다. 그는 루의 말을 듣고 충격으로 하루 내내 멍하게 지내야 했지만. 안 큰다는 데 뭐 별수가 있나. 수긍하고 사는 수밖에 없었다.

덜렁-

키는 안 크는데 자지는 착실하게 컸다. 이제 그의 자지는 30cm다. 다행스럽게도 자지 또한 여기서 더 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수고 많았어 밀크.”

“메어리도 수고 많았어. 시간 한가해?”

“유감이지만 오늘은 좀 힘들겠어. 물건 납품하고 다른  도와주기로 했거든.”

“그래? 아쉽네. 오늘도 메어리를 천국에 보내 주려고 했는데.”

“햑!”

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그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사람이 있나 없나 살폈다.

“아무도 없어- 그리고 누가 있으면 뭐 어때? 나랑 메어리는 부부인데.”

“그, 그래도…. 좀 주위  해달라고. 부끄러워….”

“큭큭- 알았어. 메어리.”

밀크는 귀엽게 고개를 돌려버린 그녀의 볼을 잡아 살며시 돌린 뒤 그녀에게 짧게 키스를 해주었다.

“읏….”

“그럼 다음 주에 봐.  와서  도와줄게.”

“응…. 알았어.”

작업을 끝낸 밀크는 망치를 제 자리에 걸어 두고는 천을 둘러 아랫도리를 가렸다. 드디어 키가  덕분에 큰 천을 받을  있어서 이제는 자지를 어느 정도 숨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랫부분이 튀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예전처럼 절반 이상 밖으로 나와서 덜렁거리는 일은 없게 되었다.

대장간 밖으로 나오니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린다의 모습이 보였다. 부족을 지키는 여전사들, 그런 여전사 중에 오늘이 쉬는 날인 사람들이다.

그녀들은 린다가 휘두르는 검무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몸을 움직여 검을 휘두를 때마다 땀방울이 흐르며 그것에 반사된 빛이 그녀의 검 셰이크를 빛낸다.

“오오! 저게 그 셰이크야!”

“명검 셰이크!!!”

“꺄아아아! 언니 멋져! 셰이크도 멋져!”

‘어휴….’

이름 한 번 잘못 지었다가 쪽팔린  자기 몫이라는 말을 제대로 체험하고 있는 밀크였다. 린다가 저렇게 칼춤을 출 때마다 여전사들이 호들갑을 떨며 그녀와 그녀의 검을 칭송한다.

그리고

“밀크님이다!”

“밀크님!!!”

“아앗! 밀크님! 저에게도 검을 하나 만들어 주세요!”

“이 기지배가?! 야 내가 먼저라고!”

“다 비켜! 나야 나라고!”

“밀크니임!!!”

항상 이런 식이다. 린다가 가진 셰이크는 부족의 그 어떤 무기보다 단단하고 날카로웠으며 여성이 쓰기 좋게 유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었다.

이 셰이크가 처음 등장했을  부족은 난리가 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부족의 여전사들이 난리가 났다.

부족 최고의 여전사에게 주어진 부족 최고의 검, 이 조합은 그 누구라도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고 칭송을 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검을 만들어  인물, 밀크에게도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여전사들이 그에게 추파를 던지며 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물론 그런 여전사들이 내걸 수 있는 최고의 물품은 자신의 몸이었고 육탄돌격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들의 아우성에 밀크는 한동안 노이로제에 시달려야 했다.

린다의 적절한 대처와 (대련으로 박살을 내놓았다) 밀리, 뷰렌 메어리의 도움, 그리고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족장 혼케일의 호통에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린다가 여전사들의 요청을 받아 검을 들고 검무를 출 때면 매번 이런 식이 된다.

“이 년들아!!!”

“헉!”

“윽!”

“으악! 언니!”

린다의 호통에 놀란 여전사들이 찔끔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밀크의 앞을 막아서고 있던 한 여인은 밀크를 돌아보며 물었다.

“괜찮아?”

“응- 고마워 벨.”

벨, 그녀는 이제 열일곱 살의 당당한 성인 홀스타우로스 여성이다. 그녀는 빠른 발, 그리고 좋은 체력을 가진 여성으로 자라났고 그 재능을 살려서여전사가 되었다.

한 손에는 그녀의 주 무기인 창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는 제법 멋있는 그녀의 모습 린다는 그런 벨에게 다가와 그녀에게 감사를 전했다.

“고맙다 벨.”

“아니에요. 언니. 밀크를 지키는 것은  일이기도 한걸요.”

벨은 여전사가 되고 난 후 바로 혼케일의 명으로 밀크의 두 번째 호위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린다의 밑에서 그녀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사실 처음엔 유크도 여전사가 되고 싶어서 하였지만, 그녀의 엄마가 그런 유크를 제압, 그녀는 꼼짝없이 엄마인 유리를 따라 채집 조가 되어 산을 오르고 있었다.

3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바뀐 밀크의 부족, 바뀌지 않은 것도 분명 있지만, 그보다는 바뀐 것이 더 많았다.

이처럼 유크나 벨이 성인이 되어 부족의 일을 한다거나. 밀크와 린다의 딸은 뒤집기에 성공했고 밀리와의 두 딸은 이제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서서히 말을 하는 중이었다.

린다는 밀크의 호위를 해야 하기에 출산이 끝나고 어느 정도 체력을 찾자마자 바로 일로 돌아왔지만, 그 바람에 아이는 밀리가 도맡아서 키워야 했다.

다행히 밀리는 린다의 딸을 흔쾌히 맡아 주었고 이제는 아이를 셋이나 돌보아야 했기에 그녀는 부족 내에서 해오던 목걸이 재료 만드는 일을 아예 놓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를 돕기 위해 뷰렌이 보조로 들어오면서 그녀가 하던 일이 다른 홀스타우로스 여인에게 인계 되게 되었다.

뷰렌이야 어차피 밀리와 같이 살면 밀크와 더 가까이 있게 되니 반대는 전혀 없었고 그렇게 밀크의 집은 또 한 번 증축을 하게 된다.

벨과 뷰렌이 지낼 공간까지 만들고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나중에 가질 방까지 증설하니 이제 웬만한 집은 상대도 안 될 저택이 된 그의 집.

그리고 부족 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3인자, 즉 새로운 남자아이의 탄생이라 할 수 있었다.

3년 전 린다와 밀크가 창고에서 사랑을 나눈 뒤에 태어난 아이. 이름은 바크, 뜻은 힘이 강한 자, 라는 뜻이다.

밀크의 뜻이 장수를 뜻하는 말이었다면, 다분히 그 뜻이 딱 보이는 노골적인 작명, 혼케일은 아들 바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밀크의 한해서였다.

따지고 보면 남자아이는 부족의 대를 이어가는 데 필요 불가결한 존재이면서 많으면 또 문제가 생기는 골치 아픈 존재라고 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권력이다. 부족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남자는 어디까지나 단 한 명, 나머지는 그저 도태될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권력에 자리에 오른 남자아이 외에도 다른 남자아이가 생겼다는 것은 장차 문제의 소지가 생길 위험이 있는 일이었다.

설마 혼케일이라고 남자아이가 또 태어날 거라 생각이나 했을까? 원래 홀스타우로스는 남자가 잘 태어나지 않기에 걱정 없이 씨를 뿌리던 그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자책을 하였다.

밀크가 태어난 뒤에서 그를 위해, 그리고 부족을 위해 힘써줄 여자들을생산하기 위해힘을 썼지만,  행동이 장차 이 부족을 이끌 밀크의 목을 조른 격이 된 것이다.

밀크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남동생이 생긴 것을 순수하게 기뻐하였지만, 혼케일에게는 큰 걱정거리였다.

그에게도 작은 남동생이 둘 있었다. 그리고 둘은죽었다. 몸이 약해서 죽은 것도 아니라 살해를 당해 죽었다.

남동생들을 죽인 자는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였으니 혼케일은 사실을 나중에 족장이  후에 알고 죽은 동생의 어머니들에게 가서 아버지를 대신하여 용서를 구하였다.

부족을 위한 결정이라고 어머니들은  이해한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였지만, 아들이 죽었는데 가슴이 찢어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남자가 꽤 잘 태어난다고 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될 수도 있으니 혼케일이 어린 시절 태어난 홀스타우로스의 성 비율을 짤막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그 비율은 여성 50에 남자 3이다.

아버지가 남동생들을 죽인 이유는 간단했다. 장차 부족의 족장이 될 혼케일의 앞길이 평탄하도록 권력의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것이었다.

혼케일의 아버지는 그 후 더  여자를 안지 않았다. 그리고 어른이 된 혼케일에게 족장의 자리를 물려 주곤 뒷방으로 물러나 조용한 생을 살다 돌아가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인들이야 축제 분위기였지만, 새로운 남자가 태어난 것을 혼케일만이 즐기지 못하고 침울해하였다.

그리고 그 침울한 표정을 밀크도 보았고 밀리도 보았으며 바크의 어머니인 치라야도 보았다.

그때부터일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라야의 주변 여성들은 혼케일의 눈을 피하여 바크를 중심으로 뭉쳐 점점 세를 불려 나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바크는 큰 잔병치레 없이 무럭무럭 크고 있어서 여성들은 슬슬 딴마음을 먹기 시작하고 있었다.

“밀크!”

“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뷰렌이었다. 그녀는 밀크에게 다가와 혼케일이 부르니 어서 족장의 집으로 가보라고 말해 주었다.

“알려줘서 고마워 뷰렌.”

“무슨 일인인지는 모르지만, 족장님 표정이 좀 이상했어. 혹시 뭔가 아는  있니?”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아빠의 부름을 받은 그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표정이 좋지 않았다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요즘 들어 혼케일의 건강이 조금씩 나빠지고 있었다. 밀크가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그 역시 나이를 먹어 점점 노쇠해 지고 있던 것이다.

평균 홀스타우로스 남성의 수명이 300년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균 수치이고 건강하지 못한 남성 중에는 250살에 죽기도 한다.

혼케일의 나이는 이제 200이 넘었다. 즉 수명의 반 이상을 살았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이 100년이나 남았으니 정정해야 할 나이이긴 하지만, 건강 관리를 잘못하였다면 슬슬 이상이 생길 시기이기도했다.

밀크는 벨과 린다를 데리고 부랴부랴 족장의 집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밖을 지키고 있는 여전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족장의 부름을 받고 왔다. 전하니 그녀들이 문을 열어 주었다.

바로 아빠인 혼케일의 방으로 향하려는 밀크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검은색 머리에 미모는 좀 떨어지지만, 매력은 있는 여성이었다.

눈매가 조금 찢어져 있어서 인상이 사나워 보이고 오른쪽 눈 밑에 점이 있어서 어딘지 모르게  성숙한 분위기를 내는 여인이다.

이 여자가 바로 바크의 엄마인 치라야다. 그녀는 어느새인가 엘라처럼 족장의 집에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었다.

품에 안겨 있는 바크는 색색 잠을 자고 있었다. 무럭무럭 크고 있다는 말마따나 볼살이 통통한 귀여운 아이였다.

밀크는 그녀를 보고는 이름을불렀다.

“치라야-  지내고 있지?”

평소라면 그 인사를 반갑게 들어줄 그녀, 그런데 오늘따라 분위기가 좀 이상하였다. 뭐랄까 약간 적의가 보인다고 해야 하나?

“아…. 예….”

밀크의 인사를 받은 그녀는 홀스타우로스 전통의 코 인사도 하지 않고는 그를 지나켜 찬바람이 쌩쌩 불도록 다른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음?”

“무례한….”

“왜 저러는 거지?”

벨과 린다는 무례한 치라야의 행동에 이를 갈았으나 밀크는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겠지 생각하며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는 혼케일이 기다리고 있을 족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큰 의자에 앉아 있던 혼케일은밀크가 들어오자 반갑게 맞이하며 그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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