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24화, 작전을 위한 배움, 가죽공예.
여전사라 할지라도 홀스타우로스는 홀스타우로스였다. 그녀의 유두에서는 맛좋고 고소한 영양 만점의 젖이 흘러나와 밀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리고 젖에서느껴지는 달콤하고 향긋한 바나나의 향, 과일을 먹으면 홀스타우로스 여성은 그 성분이 젖에 담기게 된다. 아마 그녀는 방금 바나나를 먹은 모양이었다.
“푸하…. 바나나 먹었구나?”
“으, 읏…. 예…. 친한 친구가 먹으라고 가져다줘서요.”
참고로 이 세계의 바나나는 열매의 크기가 좀 더 크고 단단하다. 대신 그만큼 과육에 당도가 높고 끈적한 맛이 일품이다.
높지 않은 작은 나무에서 열리는 이 바나나는 산딸기와 함께 홀스타우로스가 애용하는 식품 중에 하나다. 높은 곳에 있는 과실은 하체가 탄탄하고 두꺼워 좁은 곳에서 중심을 잘 잡지 못하는 홀스타우로스가 쉽게 따지 못하기에 이처럼 낮은 곳에 있는 이런 과일들이 먹기 좋은 식료품이 된다.
“맛있어- 고마워 린다. 덕분에 정말 맛있게 밥을 먹네.”
“으읏…. 과, 과찬이십니다.”
“균형 맞춰야 하니까 반대쪽도 먹을게.”
“아, 넷! 흐읏!!!”
말 끝나기가 무섭게 왼쪽으로 이동한 밀크가 유두를 강하게 흡입하며 가슴을 주물럭거리자 린다는 그녀답지 않게 새어 나오는 신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뱉어내고 말았다.
‘앗…. 주인님의 입심이 정말 대단해…. 그리고 이 혀 놀림…. 어떻게 이런 혀 놀림을 하시는 거지!’
속으로 감탄하며 밀크에게 수유를 하는 린다. 얼마 후 배부르게 젖을 먹은 밀크가 린다의 가슴에서 얼굴을 떼고는 입가에 묻은 젖을 팔로 슥! 닦아내며 린다의 볼에 살며시 키스했다.
“고마워.”
“아! 아아아! 아닙니다아!!!”
부끄러워진 린다는 밀크에게 인사를 함과 동시에 쌩!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침대로 다이빙했다.
‘하핫. 부끄러워하는 거 봐.’
[시작이 반입니다. 수유를 거부하지 않았으니 선물 직후 관계로 이어가면 아마 높은 확률로 성공할 겁니다.]
‘그걸로는 조금 부족하지.’
[그렇습니까? 그럼 혹시 뭔가 방법이라도 생각을 해 두신 건가요?]
‘떠오른 게 있어. 그러니까….’
뭔가를 속삭이는 밀크, 루는 그의 말을 듣고는 그의 머릿속으로 손뼉을 치는 소리를 낸 뒤 아주 적절할 거라고 그를 칭찬하였다.
[밀크의 방법은 아주 좋다고 생각됩니다. 장소를 잘 선택하여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선물과 동시에 행하면 높은 효과를 볼 겁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벌써 성공한 기분이 드네. 그럼 내일은 뷰렌에게 가서 가죽 공예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 보자.’
[안녕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밀크, 내일 뵙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뷰렌- 뷰레엔-”
아침을 먹자마자 뷰렌에게 달려간 밀크, 그의 뒤를 따라온 린다는 아침부터 열심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늘따라 엄청 활발하시네.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그녀는 알까? 지금 그가 그녀를 위한 선물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활발히 움직이고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위해 뷰렌에게 부탁을 하러 온 것을 말이다.
“으으- 아침부터 누구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야생의 알몸, 거대한 가슴과 그 아래에 펼쳐진 Y 라인 속의 계곡이 눈을 상당히 즐겁게 해준다.
밀리와 비슷하게 잠잘 때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뷰렌이 그냥 그 상태로밖에 나와 그들을 맞이한 것이다.
아직 잠에 취한 얼굴인 저기압의 뷰렌, 눈을 감았으며 아직 비몽사몽 한 상태라 그런지 아침부터 찾아온 존재가 밀크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듯했다.
“으휴- 개으르긴”
그녀의 잠에 취한 얼굴을 본 밀크는 혀를 찬 뒤 까치발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잡아 자신에게 당긴 뒤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해주었다.
“으읍! 흡!”
놀라서 눈을 뜬 그녀, 눈앞의 존재가 밀크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밀쳐내려던 손을 다시 내려 두었다.
다만 놀라는 바람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찍으며 뒤로 넘어졌고 꽤 아픈지 한 손으로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볼멘소리를 내었다.
“밀크! 깜짝 놀랐잖아. 작은 엄마 간 떨어지는 꼴을 보고 싶은 거니?!”
“흥! 게으른 뷰렌이 잘못한 거지-”
팔짱을 끼며 귀엽게 그녀를 나무라는 밀크, 그에 뷰렌은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뾰로통한 얼굴로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아- 린다 오늘은 뷰렌하고 어디 갈 곳이 있으니까. 적당히 다른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있어- 저녁이 될 때까지는 이곳에 돌아올 테니까 그때 맞춰서 돌아와 줘.”
“그래도 될까요?”
“물론이야. 나 때문에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 가끔은 너도 쉴 때가 있어야지. 그러니까 오늘 하루는 충분히 쉬고 돌아와,”
“아….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럼…. 저녁 시간에 맞춰 돌아오겠습니다.”
간단히 그녀를 때어 놓은 밀크, 린다가 머뭇거리다가 마지 못해 그와 떨어져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을 본 뒤에 뷰렌을 따라 그녀의 집으로 들어왔다.
“후암- 천이랑 가죽 세공은 점심 이후부터 한다고 말했잖아. 작은 엄마는 아침에 좀 오래 자야 하루 피로가 다 풀린단 말이야-”
“미안해- 나 뷰렌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좀 빨리 온 거야.”
“부탁?”
밀크가 한 의외의 말에 뷰렌은 눈을 빛내며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커오면서 뭘 배우고 싶다는 것을 빼고는 거의 부탁이라는 것을 안 하던 그가 자신에게 부탁을 다 해오다니 그 내용이 정말 궁금했다.
“실은-”
밀크는 사실 그대로 그녀와 상담을 나누었다. 린다와 슬슬 몸을 섞어야 할 거 같은데 그 계기를 만들기 위해 손수 제작한 검을 선물하겠다는 계획
그리고 그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수제로 제작된 좋은 재질의 검 손잡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 그래…. 린다도 이 정도 했으면 밀크의 총애를 받을 때도 되었지. 그런데 굳이 선물이 필요하겠니? 그냥 밤에 가서 덮쳐도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일 텐데?”
“린다는 여전사다 보니까. 날 호위해야 하는 임무와 마음속 욕구가 싸우는 모양이야. 날 받고는 싶지만 그랬다가 덜컥 임신하는 걸 두려워하는 거 같아. 임신하면 여러모로 호위에 차질이 생기게 되니까.”
“음- 충분히 가능성이 있네. 그래서 그 마음을 녹이기 위해서는 선물이 필요하다 이거지?”
“그거야 뷰렌. 도와줄 수 있어?”
밀크는 말을 하며 초롱초롱하게 뜬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 모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어린아이의 눈망울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마주한 뷰렌은 가슴으로 들어오는 거대한 충격을 직격으로 받고는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다.
‘어흑!’
예고도 없이 들어온 습격에 뷰렌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언니인 밀리는 어떻게 이런 귀엽고도 위험한 아이를 낳았단 말인가.
겨우 심장을 진정시킨 그녀는 밀크의 양손을 모아 자신의 양손으로 꼭 감싸 잡은 후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조언하였다.
“밀크, 부탁이니까 다른 여자 앞에서 그런 얼굴 하지 말아주렴, 조만간 사상자가 나올지도 몰라.”
“뭐?”
“알았지!”
묘하게 박력이 넘치는 뷰렌의 말에 밀크는 알았다고 대답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약속을 받아낸 뷰렌은 손을 풀고 가죽 장인을 한 명 알고 있으니 오늘 바로 소개를 해주겠다고 한 뒤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풀어헤친 가슴을 천으로 동여매고 하반신도 가려 준비를 끝낸 그녀, 밀크의 손을 잡고 어딘가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가죽을 무두질하는 공방이었다. 사냥한 야생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여 홀스타우로스가 입는 갑옷이나 검의 손잡이 등의 물품을 세공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가죽 공방을 책임지는 여성 홀스타우로스 한 명이 두 사람을 맞이했는데 뜻밖에도 그 사람은 엘라였다.
“뷰렌? 그리고 밀크….”
“안녕 언니-”
“아…. 안녕하세요. 큰 엄마!”
밀크는 그녀를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 그녀에게 몸을 밀착하며 코를 들이밀었다. 그리고엘라는
“…….”
별말 없이 그의 인사를 받아 주었다. 아직은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지만,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것이 인사를 받아 주는 시간이 아주 짧아져 있다.
밀크에 이어 뷰렌도 그녀와 인사를 나누었다. 엘라와 뷰렌의 관계는 그리 나쁘지 않아 보였다.
“언니- 우리 밀크가 린다에게 선물을 좀 하고 싶은가 봐. 그래서 말인데 혹시 수제 검 손잡이를 하나 받을 수 있을까? 좀 질이 좋은 녀석으로.”
“검의손잡이를?”
생각에 잠기는 엘라, 뷰렌의 부탁, 그리고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밀크의 부탁이니 조금 유연성을 발휘하여 하나 정도는 충분히 내어 줄 수 있는 물건이다.
물론 중요한 의식에 사용되는 물건이지만, 그래도 하나 정도는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생산이 가능한 정도이니 내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안. 그건 내 소관이 아니야. 내어주기 힘들겠어.”
엘라는 냉정하게 두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였다. 설마 엘라가 부탁을 거절할 줄 몰랐던뷰렌은 깜짝 놀라서 밀크의 표정을 살폈다.
자신만 믿으라고 당당히 말했는데 이거 꼴이 영 아니게 되어 면목이 없었고 한편으로는 엘라가 아직 밀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망하여 시무룩해질 거로 생각한 밀크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마치 이럴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듯 말이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선 밀크는 엘라를 올려다보았다. 엘라. 또한, 그런 밀크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할 말이 더 있니?”
“큰 엄마. 완제품을 내어 달라고는 안 할게요. 아무리 제가 다음 대의 족장이라고 해도 이런 식의 막무가내를 부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까요. 다만 다른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말해보렴.”
“저와 함께 손잡이를 만들어 주세요. 큰 엄마의 손잡이에 뒤지지 않을 최상급의 손잡이를 제작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가죽 공예를 알려 달라는 것이구나….”
그 말에 엘라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침묵의 시간 속에서 초조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뷰렌과 밀크, 이윽고 그녀는 대답을 해주는 대신 밀크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는 살며시 쓰다듬었다.
아주 잠깐 입가에 미소도 보였지만, 너무도 찰나의 시간이라 뷰렌은 보지 못하였다. 다만 밀크는 확실하게 보았다.
미소를 지우고 무표정으로 변한 엘라의 입이 그제야 열렸다.
“대견하구나.”
“네?”
“큰 엄마는 가르칠 때 엄격하단다. 그래도 배우겠니?”
“아!”
그것은 허락하겠다는 말이었다. 밀크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는 엘라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큰엄마! 열심히 배울게요!”
“…….”
“휴우….”
엘라의 표정을 보고 그녀가 분명 거절을 할 것이라 지레짐작했던 뷰렌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놀란 심장을 다독였다.
‘아휴…. 오늘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구나….’
“그럼 작업 시작하자꾸나. 뷰렌”
“어! 언니.”
“미안하지만 오늘 내 작업분은 네가 해주겠니? 밀크와 난 손잡이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할 거 같구나.”
“아휴- 걱정하지 마! 그거야 당연히 내가 해야지. 그럼 밀크- 작은 엄마는 가서 오늘 가죽 작업분을 처리하고 있을 테니까. 넌 큰엄마한테 확실히 배워야 한다?”
“응! 고마워 작은 엄마!”
밀크의 이마에 짧게 키스해준 뷰렌은 두 사람을 지나쳐 공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사라지자 엘라는 쪼그려 앉아 진지한 얼굴로 밀크와 마주했다.
“어린애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벌써 그런 야무진 생각을 하다니. 다시 봐야겠구나.”
“가, 감사합니다.”
“들어가자. 다시 말하지만, 이 순간부터는 부족의 다음 부족장이고 뭐고 그런허울은 통하지 않으니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밀크는 힘찬 대답과 함께 엘라를 따라 공방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 펼쳐진 모습은 4개의 작업대가 있고 그중 3개의 작업대를 각각 차지한 여성들이 가죽을 들고 작은 손 망치로 두드리거나 거대한 바늘과 가죽으로 만든 실로 가죽을 엮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뷰렌도 있었다. 세상 진지한 표정을 한 그녀는 손망치를 들고 가죽을 두드리는 작업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비어있는 작업대로 향한 엘라는 그 앞에 밀크를 세우고 가죽 몇 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작은 손 망치를 그에게 준 뒤 옆에서 그와 같이 서서 요령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가죽은 데빌배어의 가죽이란다.”
데빌배어. 지구로 따지면 곰에 해당하는 야생 동물이다. 그러나곰과 다르게 무리 생활을 하며그 개체 수도무시무시하게 많은 녀석이다.
녀석들의 등가죽에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마계의 악마들과 비슷하게 생겨서 녀석들의 이름이 데빌배어라고 불리고 있었다.
이 가죽은 단단한 성질에 여간해서는 잘 찢어지지도 않으며 무두질 솜씨에 따라 그 강도가 점점 강해지는 재질의 가죽이다.
무게도 많이 안 나가기에 제련 기술이 모자란 홀스타우로스들은 이 데빌배어의 가죽을 세공하고 무두질하는 것을 익혀 종족의 주 기술로 삼았다.
그리하여 이 데빌배어의 천적이라 불릴 정도로 놈들의 개체 수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