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20화, 인정 받다.
다음 날 아침
밀크와 밀리는 같이 목욕한 뒤 정갈한 새 천으로 몸을 감 쌓았다. 준비를 끝낸 두 사람은 혼케일이 있는 족장의 집으로 향하였다.
도착한 두 사람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체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였다. 어린 밀크와의 관계는 부족에서는 해서 안 될 불문율이다.
밀리는 이 일이 나중에 알려져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잘못을 구하고 둘의 관계를 아예 기정사실로 만들기 위해 이처럼 혼케일에게 온 것이다.
밀리가 보지 못하게 밀크와 눈웃음을 주고받는 혼케일, 그는 다시 위엄있어 보이는 표정을 한 뒤 두 사람에게 말했다.
“비록 우리끼리 어린 남자아이와의 관계를 금하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장성하지 못한 아이가 정력이 고갈되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법이다. 둘의 잘못은 명백하나 어미와 아들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우리 사이에서 매우 당연한 일이며 종족 번식을 위한 숭고한 행위이니 둘이 몸을 섞은 일은 내 용서를 하마. 또 한 밀크의 건강한 몸을 보아 이미 그 아이는 부족의 어른 반열에 놓고 생각을 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앞으로는 밀크가 17세 이상인 성인 여성과의 몸을 섞는 것을 윤허하겠다. 어제 한 둘의 행위는 내 불문에 부치겠다. 이제부터 밀리는 내 아내가 아닌 밀크의 아내가 되었다. 이를 내가 허락하니 앞으로는 이 일은 문제 삼지 말 것이며 다시 거론하지 마라.”
“감사합니다. 족장님!”
“감사합니다. 족장님!”
지금의 그는 밀리의 남편이 아니고 밀크의 아빠도 아닌 족장의 신분이었다. 두 사람은 고개를 조아리며 세 번 절하고 일어나 그의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간 뒤 또 세 번 절 하였다.
그리고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입을 맞추는 것으로 모두에게 둘의 사이를 알렸고 홀스타우로스 들은 둘의 사이를 축복했다.
‘아! 드디어 나도 밀크에게 안길 수 있어!’
뷰렌이었고
‘나, 나도 밀크와 할 수 있을까….’
메어리였다. 둘 다 이미 혼케일이 허락한 밀크의 여자가 될 여자들이다. 당장은 나서지 않고 조용히 축복을 해주고 있지만, 눈에서는 이미 불이라도 일어난 듯 밀크는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밀크와 밀리의 관계는 공식적으로 인정이 되었다. 이제부터 혼케일은 밀리의 집에 찾아오지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사이가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혼케일이 아들 바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빠져나간 족장의 집에서는 밀크와 혼케일이 독대를 하고 있었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혼케일은 밀크의 어깨를 두드렸다.
“녀석- 허락해주자마자 바로 자빠트릴 줄이야. 아침에 보고를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아빠가 하라고 해놓고는- 왜 아까워?”
“파하핫- 그럴 리가 있냐? 잘 아껴줘라. 너도 알겠지만, 밀리만큼 내조를 잘하는 여자도 없다. 축하한다 밀크. 너도 엄연히 이제 우리 부족의 당당한 일원이다. 어린아이라고 생각한 네가 이렇게 장성하다니 이 아빠는 기쁘구나.”
“쑥스럽게….”
“음- 그런데 밀크,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 너도 부족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에?”
진지해진 혼케일의 목소리에 밀크는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자 혼케일은 진지한 얼굴을 풀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였다.
“에이- 일이라고 해봐야 지금 네 나이로 할 수 있는 일이 뭐 얼마나 되겠니. 너무 힘에 부친 것은 시키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아빠가 진지하게 말하니까 괜히 긴장해서 그렇잖아.”
“파하하핫-”
유쾌하게 웃는 혼케일, 그는 잠시 후 웃음을 멈추고 밀크에게 이야기했다.
“이번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여자 세 명을 임신시키거라. 그게 너에게 주는 첫 번째 임무다.”
“헉! 그렇게나많이!? 아니 그보다 임신을 시키라고?!”
“뭐가 많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난 네 나이 때 이미 딸만 여섯이 있었어. 뭐 혈기가 왕성했지, 그 때문에 할아버지한테 무진장 혼이 났었지. 그런데 그런 케케묵은 과거의 법에 얽매이지 않는 생각이 열린 하는 아버지를 만났으니 넌 행복한 줄 알아 이것아”
“열려도 너무 열렸어. 이건 그냥 난봉꾼 아빠일 뿐이잖아!”
“하하하- 난봉꾼이라…. 어려운 말도 쓰는구나. 어쨌든 난 이미 명령을 내렸으니 넌 족장에 명에 따라 마음에 드는 여자를 임신시키거라. 어- 그래 일단 뷰렌이 어떻니? 그리고 메어리도 좋겠구나.”
“윽!”
그는 이미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부족 안에 그의 눈과 귀가 되어줄 여성들이 제법 되는 모양이다.
“뒤를 캐고 다닌 건 아니지만. 넌 우리 부족의 다음을 이어갈 중요한 아이란다. 그러니 당연히 감시의 눈을 둬야 하지. 혹시 누가 아니 네가 납치라도 당하거나 크게 상할지.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 부족에 크나큰 위기란다. 나도 이제 나이가 200살이 넘었어. 앞으로 내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홀스타우로스 남성은 300살을 살면 장수를 하는 셈이라, 이제 겨우 100년 남짓남은 거야…. 남은 수명동안 아들이 더 태어날지말지 하늘도 모른단다…. 그러니 넌 우리 부족의 희망이야. 네가 안전해야 우리 부족이 안전하고 네가 건강해야 우리 부족이 건강하단다. 혹시 여자들과 몸을 섞다가 몸이 힘들면 당장 중지해도 좋으니 꼭 말을 해다오. 그럼 내 시간을 좀 늘려주마.”
“아빠….”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자신을 걱정하는 아버지였다. 나이를 좀 허투루 드신 건 아닌지 걱정되는 분이긴 해도 저 작은 몸이 지금 만큼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거대한 어른으로 보였다.
밀크는 눈이 시큰거렸다. 왠지 그의 말이 감동적이라 눈에서 눈물이라도 흐를 듯이 그렁그렁하였다.
“남자가 돼서 감수성도 풍부하구나. 으휴-”
남자가 울면 안 되지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기 아들을 품에 안아 주며 그의 등을 토닥였다.
밀크가 진정된 것을 확인한 혼케일은 밖을 향해 누군가를 불러들였다. 그 소리를 듣고 밀크가 편안하게 앉은 자세를 다시 정리하려고 하자 혼케일은 그의 행동을 막았다.
“아- 괜찮아. 지금 부른 사람은 너에게 붙이려는 호위란다.”
“호위?”
“그래. 앞으로 부족의 일원으로 행동을 하게 되었으니 마냥 어린아이처럼 부족 내부에서만 움직일 수는 없겠지. 상황에 따라 밖으로 나갈 수도 있을 테니 그걸 위한 호위란다. 네 몸을 혼자 지키는 것은 어려울 테니 아빠가 부족 최고의 전사를 네게 주마.”
“헉! 부족 최고의 전사라면?!”
“들어가도 됩니까?”
“아 왔군. 들어와라. 린다.”
족장의 방으로 들어오는 딱 봐도 상체가 튼튼하고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여성, 허벅지와 팔에는 잘 잡힌 근육이 있었으며 홀스타우로스 치고는 가슴이 좀 작고 몸에 군살도 적은 여인이었다.
그래도 홀스타우로스라고 거대하고 탐스러운 엉덩이는 다른 여인들과 비슷했다. 엉덩이에는 작은 점이 하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별 모양이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짧은 단발에 검은색이었으며 눈빛이 맑고 당당하였고 목소리도 우렁찬 여전사였다.
밀크도 일면식이 있었다. 그녀는 마을의 모든 여전사의 스승이자 혼케일의 옆을 지키는 호위인 명실상부 부족 최강의 여전사인 린다다.
참고삼아 말하자면 혼케일이 밀크에게 주기 위해 마련해 놓은 여성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남성의 손을 타지 않은 젊고 싱싱한 처녀 홀스타우로스였다.
“여기 있는 밀크가 앞으로 네 주인이다. 목숨을 다 바쳐 이 아이를 지키거라. 후에 부족의 족장이 될 몸이라는 것은 네가 더 잘 알겠지? 나보다 이 아이의 목숨을 우선시하고 또 그에게 모든 것을 바치거라.”
“예 족장님! 앞으로 이 린다. 족장님의 명을 받아 여기 계시는 밀크 주인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우렁찬 대답을 한 그녀는 이제 혼케일에게 부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밀크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앞에 남작 엎드리고는 그의 발에 이마를 대며 스스로를 낮추었다.
“주인님께 인사드리겠습니다.”
“으악! 린다 밀크로 괜찮으니까 주인님이란 말은 빼요!”
“그럴 순 없지요! 이 순간부터는 주인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뭐든지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밀크 주인님-!”
“아빠! 일부러 그런 거지! 일부러 이렇게 하라고 한 거지!”
“푸하하하-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구나. 자- 난 바쁘니 둘은 이만 나가 보아라.”
그의 축객령에 하는 수 없이 밀크와 그의 뒤를 따라 나오는 린다. 그녀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싱글벙글한 얼굴로 밀크의 뒤를 뒤따랐다.
먼저 집으로 간 밀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밀크, 그는돌아가는 도중에 적적하기도 해서 뒤에서 따라오는 린다를 불렀다.
“이리 와요. 린다.”
“이제 모시는 분이시니 존대는 필요 없습니다!”
“으휴- 알았어. 린다. 옆에 서서 같이 걷자. 물어볼 것도 좀 있고 하니까.”
“예 주인님-”
린다는 웃는 얼굴을유지하며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다른 홀스타우로스 여성에 비해 작은 것이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두 가슴이 그녀의 활기찬 동작에 따라 열심히 흔들거렸다.
밀크는 그녀의 가슴을 잠시 바라보다가 얼굴로 눈을 돌린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말 괜찮아? 그래도 부족 최강의 전사인데 나 같은 애송이를 호위하게 된 거잖아.”
“문제없습니다. 이건 저 역시 바라만치 않던 일이니까요.”
“뭐?”
“혼케일님에게는 이미 아내분들도 있고 저 말고도 충분히 강한전사들이 호위하고 있습니다. 부족 최강이다. 뭐다. 떠받들어 주지만 결국 일없이 지내는 게으른 년이 바로 접니다. 그러니 이 기회야말로 제가 부족 최강에 걸맞은 일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주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 저를 마구 부려주십시오- 주인님 말씀이라면 누워서 죽은 척이라도, 아니 옷을 다 벗고 춤이라도 추지요!”
“그런 건 필요 없어!”
빽! 소리를 지르는 밀크, 그리고 그런 밀크가 귀여운지 함박 웃음으로 대하는 린다. 밀크가 소리를 지르자 그에 깨어난 것인지 머릿속에서 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아침…. 은 아니군요. 어쨌든 간밤엔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금 막 밀크의 몸에 고갈되어 있던 정력 부분을 모두 회복하여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고마워 루, 그리고 마침 잘 왔어. 여기 있는 린다 알지? 앞으로 내 호위가 될 예정이라 같이 살게 될 거 같아.’
[잘 되었군요. 그렇지 않아도 밀크의 안전이보장되어 있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부족 내에서 있긴 하지만 남자, 그것도 나이가 적고 젊은 홀스타우로스의 가치를 노리는 사냥꾼이나 목숨을 위협하는 맹수, 그리고 남자가 없는 타 부족 홀스타우로스 여성들의 보쌈으로부터 안전하게 될 겁니다.]
‘푸웃! 뭐? 보쌈?’
[예- 남자가 없는 홀스타우로스 여성 집단은 무리를 이루지만 그 족장이 없어서가장 강한 여성이 임시로 족장 자리에 앉습니다. 이들은 약탈자 무리가 되어 남자 홀스타우로스, 특히나 아직 족장에 자리에 앉지 못한 아이를 노려 보쌈합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엄마가 되어 또 아내가 되어 그 아이를 족장에 올리고 자신들의 부족을 유지합니다. 이 주변에도 그러한 남자 없는 홀스타우로스 무리가 꽤 있습니다. 물론 이 부족은 치안이 엄격하고 무력적으로 강한 여전사들이 많아 안전하지만 다른 약한 부족은 이러한 약탈 홀스타우로스에게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아니…. 우리 홀스타우로스는 싸움을 싫어하고 평화로운 느긋한 종족 아니었어?’
[부족이 결딴나게 생긴 상황에서는 그 누구라도 눈이 돌아가지요. 아무리 착한 심성을 가진 종족이라도 말입니다.]
‘아…. 그건 뭐….’
이건 루의 말이 너무 타당하여 반박할 수가없었다. 자기 부족이 결딴이 나게 생겼는데 평화고 뭐고 다 무슨 소용일까. 맞는 말이었다.
즉, 눈앞에 있는 린다는 앞으로 그를 지켜줄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밀크는 바로 태도를 바꾸어 그녀의 양손을 한곳에 모아 자신의 손을 겹쳐 올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린다.”
“헉!물론입니다 주인님! 이 목숨 다 바쳐 받들겠습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린다의 호감도는 이미 70입니다. 아마 혼케일이 당신에게 주기 위하여 처음부터 착실한 교육을 해온 모양입니다.]
‘철저한 양반….’
이미 모든 것이 다 계획되어 있었다는 것에 왠지 모를 소름이 돋는 밀크였다. 그렇게 린다와 함께 집에 돌아온 밀크는 그녀를 밀리에게 소개하였다.
밀리 또한 아들을 아니 이제는 남편을 잘 부탁한다며 린다를 환영하였다. 소개가 끝나고 린다는 밀크의 방으로 잠시 갔고 밀크는 밀리와 독대를 하게 된다.
“엄마”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 건가요?”
“으응- 그건 밤에만. 엄마는 엄마인걸. 그리고 나한테 존대하지 말아줘. 왠지 멀어진 기분이잖아.”
“그, 그러니…. 미안해. 엄마는 밀크가 이제 남편이니까 권위를 세워주려고 그런 거란다.”
“나중에 내가 족장에 앉으면 그때는 하기 싫어도 나한테 존대를 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지금은 편하게 지내줘. 벌써 그렇게 멀어지려고 하니까 좀 섭섭하다.”
“응- 엄마가 생각이 짧았어. 우리 사랑하는 아들- 이제부터는 엄마랑 같이 아기 만들기 열심히 하자-”
“윽…!”
“싫어?”
“시, 싫을 리가 없잖아!”
얼굴이 붉어져서 외치는 그의 모습에 잠시 놀란 표정을 한 밀리 그러나 그것도 잠시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밀크를 품에 끌어안았다.
“호호홋- 밥 먹을까?”
“……. 응!”
풀어 헤쳐진 천 아래로 흘러내린 밀리의 두 가슴, 밀크는 기쁜 듯이 그 가슴에 달라붙어 유두를 물고는 수유를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밀크는 종족의 어른으로 대접을 받게 되었고 당당하게 부족의 일원이 되어 아이를 만드는 숭고한 의무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