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2화, 배고픈 아기 홀스타우로스
[놀라실 거 없습니다. 건강한 여성 홀스타우로스는 족히 600년을 삽니다. 남성 홀스타우로스의 수명은 이 절반인 300년입니다. 당신은 그런 남성들보다 더 오래 살 수 있고 관리에 따라 더 오래 살 수도 있으며 제 도움을 받으면 그보다 더 오래오래 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도움이요?’
이 질문을 끝으로 밀크는 몸에 느껴지는 극심한 무력감을 느꼈다.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우리 밀크 졸리니- 엄마가 재워줄게.- 우리 아들”
소일거리로 뭔가를 주섬주섬 만들고 있던 밀리가밀크의 하품 소리를 듣고 그에게 다가와 풍만한 가슴에 안아 들고는 그의 등을 토닥이며 재우기 시작했다.
그에 더는 참지 못하고 눈이 감겨버리는 몸을 이기지 못한 밀크가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고 그의 머릿속에서는 루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려왔다.
[편히 주무세요 밀크, 전 언제나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깨어나면 다시 뵙도록 하고 도움에 관한 내용은 잠시 후 다시 알려 드릴게요.]
‘고마워요. 루….’
등을 토닥이는 엄마의 손길과 감미로운 자장가 소리, 그리고 머리에서 울리는 루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며 밀크는 잠에 빠져들었다.
편히 잠든 그를 품에 안아 들고 계속 등을 쓰다듬어 주던 밀리는 그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살며시 그의 몸을 푹신한 짚으로 만든 침대 위로 올려놓았다.
잠든 밀크의 얼굴을 함박웃음으로 바라보는 그녀, 눈에 넣어도 안아플 귀여운 아들의 모습에 그녀의 입은 귀에 걸리기 직전이었다.
그때
“밀리- 밀리야-”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녀는 어제 해두었던 친구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래서 엄마의아들 사랑이 무섭다는 것일까?
밀크의 몸에 조잡하지만 따듯해 보이는 이불을 덮어준 그녀는 바로 옷을 입었다. 아들에게 젖을 먹이기 편하게 집에서는 벗고 있지만, 홀스타우로스들은 가슴에도 점박이 문양이 들어간 천을 두르고 있다.
원래도 홀스타우로스는 젖을 생산하지만, 가슴과 유두를 자극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아이를 출산한 홀스타우로스는 따로 자극하지 않아도 젖이 넘쳐 흐르는 몸으로 변하게 된다. 그렇기에 가슴을 가린 천이 젖에 젖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출산 후에는 자주 이렇게 상체를 벗고 다니기 일쑤였다.
그래도 가까운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서까지 편하게 풀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그녀는 바로 의복을 입은 것이다.
천을 가슴에 대자마자 자극당한 유두에서는 젖이 새 나와 천을 적시기 시작했다. 조금 찝찝해도 하는 수 없었는지 그녀는 그냥 그대로 밖으로 향했다.
밖에는 그녀와 비슷한 뿔, 그리고 소의 꼬리를 가진 홀스타우로스 한 명이 서 있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었다.
뷰렌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홀스타우로스는 밀리의 친구이며 가족이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그녀와 밀리의 남편이 같기 때문이다.
홀스타우로스는 남성의 수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일부다처가 필수였다. 그렇기에 씨 족장의 역할을 하는 남성 홀스타우로스를 중심으로 하여 모든 여성은 다 그의 아내였다.
그렇기에 뷰렌과 밀리는 같은 가족이며 지금 잠들어 있는 밀크에게는 뷰렌이 작은어머니와 같은 위치였다. 밀리가 뷰렌보다 나이가 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녀를 본 뷰렌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코를 그녀의 목에 가까이 대고는 향기를 맡듯이 킁킁거렸고 밀리 역시 뷰렌의 목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홀스타우로스식의 인사였다. 가까운 가족끼리는 이렇게 친밀감을 표시한다. 만약 처음 보는 대상이거나 자신의 무리가 아닌 다른 홀스타우로스와는 멀리서 뿔을 살짝 부딪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인사를 끝낸 두 여인은 웃으면서 밀리의 집으로 들어갔다. 오늘 뷰렌이 온 이유는 다름 아닌 밀리의 아들인 밀크를 보러 온 것이었다.
어젯밤부터 아른거리는 귀여운 남자아기의 잔상에 밤잠을 설친 그녀는 안내를 받아 들어가자마자 잠자고 있는 밀크의 머리맡에 다가가 가슴을 부여잡고는 학! 학! 소리를 내며 거친 숨을 쉬었다.
“세상에,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생명이 또 있을까? 아아- 자는 모습이 어쩜 저렇게 천사 같니?”
보통 이런 모습을 보면 엄마가 뭐라 할 법도 한 것만 밀리는 같이 그녀의 옆에서 학! 학! 소리를 내며 가슴을 부여잡고는 그 말에 동감을 하며 감상평을 읊기 시작했다.
“그렇지, 그렇지?! 아- 내가 낳은 아이지만 정말 귀여워 죽겠다니까! 입이랑 손 꼬물거리는 거 봐- 천사가 따로 없다니까?!”
어느새 두 여인의 대화는 밀크가 얼마나 귀여운지 말하는 품평회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밀크가 세상모르고 잠자고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밀크의 귀여움을 서로 이야기하며 대화를 나누어 가는 두 사람, 그렇게 시간은 흘려 밀크가 눈을 뜨고 일어났다.
“어머- 밀크 눈떴구나?”
처음 보는 여인의 품에서 눈을 뜬 밀크는 처음에는 의아한 얼굴이 되었지만, 속에 들어있는 영혼이 영혼인지라 칭얼거리거나 울지는 않았고 차분하게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밀크 잘 안 우네?”
“응- 얼마나 얌전한지 다른 집 아이들하고 달라. 덕분에 집에서 하는 일도 차질이 없어. 가끔 소리를 내면 배고프다거나 볼일을 봤다는 뜻이고 그거 말고는 잘 울지도 않아.”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눈앞의 여자가 엄마와 아는 사이라는 것을 인지한 밀크는 눈을 깜박거리면서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루 이 여자는 누구죠?’
[이 여자는 당신의 작은 엄마인 뷰렌입니다. 당신의 엄마인 밀리와 가장 친한 친구 사이이며 당신의 아버지의 30번째 아내입니다.]
‘아버지’
[당신의 아버지는 이 홀스타우로스부족을 이끄는 부족장입니다. 당신은 그런 부족장의 첫 번째 아들로 서열상 다음 부족장이 될 위치에 있습니다.]
‘그, 그런가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루 였다. 밀크가 감탄을 하려는 찰나 머릿속에서 루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잠은 충분히 주무신 거 같군요. 다시 잠들기 전에 아까 이야기하다 만 내용을 이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전에 밀크 이제 저에게 존대를 해주실 필요가 없다는 점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전 당신의 머릿속에 심어진 도우미,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한표현을 하자면 초고성능 AI입니다. 도움을 위해 존재하는 저에게 존대하시는 행위는 불필요하니 이제부터는 편하게 말씀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부디]
‘그게 편하다면 그렇게 할게. 그럼 계속 설명해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먼저 당신의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이곳 홀스타우로스 부족의 다음 부족장이 될 몸입니다. 앞으로 당신의 남동생이 태어난다면 그는 서열 2위의 차기 부족장이 되겠지요. 현재 이 부족에 남자는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인 혼케일 뿐입니다. 당신의 엄마인 밀리는 28번째 부인으로 남자를 생산한 공을 인정받아 부족 내 서열이 높아져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밀크가 부족 내에서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입니다.]
‘그렇구나. 왠지 엄청 형편 좋은 자리에서 태어난 기분이 드네.’
[쉽게 생각하실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아직 어려서 의무가 없지만, 곧 성장하여 밀크 또한 부족을 이끄는 자리에 앉게 될 겁니다. 그때부터는 모든 부족의 구성원들이 당신만을 바라보고 당신의 선택 하나하나에 그들이 죽고 살고를 반복하게 되겠지요. 다행인 점은 밀크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당신은 더욱 대단한 부족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녀의 말대로 지구에서의 경험이 있다는 것은 그에게 큰 무기가 있는 것과 다른 바 없었다. 이로 인하여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것이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도움을 명확하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앞으로 절 통하여 게임의 보상과도 같은 특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특전?’
[예. 경험이 가장 빠른 배움이라고하니 조속히 경험을 시켜 드리겠습니다. 놀라지 마시고 눈앞에 나타나는 화면에 집중해 주세요.]
‘우왓!’
“아우!”
루가 미리 언질을 주었지만, 순간 눈앞에 떠오른 화면을 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바람에 정신뿐 아니라 그의 입도 벌어지며 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되었다.
“어머? 배가 고픈 걸까?”
“아마 그럴 거야. 슬슬 점심 먹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니까. 어때? 오늘은 뷰렌이 밀크의 밥을 줘볼래?”
“응! 당연하지. 그럴 생각으로 오늘 온 거니까-”
밀리의 말을 들은 뷰렌은 기다렸다는 듯 가슴을 두른 천을 벗고 큼직한 두 젖가슴을 들어냈다.
홀스타우로스 종족 대부분이 다 그런 듯 그녀 역시 가슴이 아주 크고 부드러워 보였다. 뷰렌은 그 자세로 밀크를 향해 왼쪽 가슴을 가져다 대고는 유두를 입에 물렸다.
‘배고픈 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네. 그보다…. 작은 엄마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의 젖을 빨다니 묘하게 기분이….’
[괜찮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뷰렌의 유두로 수유를 받은 것에 관하여 그녀의 호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업적 수치가 +5 되어 당신의 업적 수치는 15점이 되었습니다. 화면은 그대로 두고 식사가 끝난 뒤에 다시 설명해 드리지요.]
또 한 번 업적 수치가 오르게 되었다. 밀크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뷰렌의 유두를 빨았는데 출산을 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젖은 쉽게 나오지않아서 좀 강하게 빨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출산하지 않은 홀스타우로스 여성들도 젖을 생산하지만, 유선이 열려있지 않기에 웬만한 힘으로는 젖이 나오지 않았다.
밀크는 뷰렌의 유두를 강하게 빨아들였다. 그러자 그녀의 유두에서 따듯하고 달콤한, 그리고 고소함이 가득한 젖이 흘러나와 그의 입에서 목으로 흘러 들어갔다.
“으응!!!”
처음에는 적당한 힘으로 빨던 밀크가 그녀의 젖을 강하게 빨자 뷰렌은 볼을 붉히며 신음을 흘렸다.
“후후- 우리 아들 입심이 보통이 아니지?”
“아, 흐읏…. 자, 장난하는 거 아니고 정말 강해!”
가끔 다른 임신한 여성 홀스타우로스들을 대리해서 젖을 물려준 경험이 있던 그녀는 지금까지 물려온 젖 중에 이 정도로 강하게 빨려본 일이 없었다.
열심히 젖을 빨아대는 밀크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뷰렌, 그녀는 밀크의 이마를 살살 쓰다듬어 주며 홍조와 미소를 지었다.
밀크는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작은 엄마 뷰렌이 썩 마음에 들었다. 얼굴도 아름다웠고 엄마인 밀리와도 친하니 앞으로 그녀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뷰렌의 젖으로 식사를 끝내자 그녀는 밀크를 뒤집어서 등을 살며시 두드리며 트림을 유도했다.
밀크가 작은 소리를 내며 귀엽게 트림을 하자 뷰렌은 다시 그를 품에 안았고 밥을 다 먹은 밀크의 머릿속에서는 다시 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양분 흡수가 원활합니다. 뷰렌의 젖은 밀크와 좋은 상성을 보입니다. 이는 밀리와 거의 비슷할 정도이니 앞으로도 자주 애용하셔도 좋을 겁니다.]
‘아니 그거 내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걸….’
루의 말에 밀크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아기인 자신은 주면 받아먹고 보살펴지는 존재이기에 선택권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칭얼대기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거부감정을 내 비칠 수는 있습니다. 밀리의 경우 밀크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에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이 내비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구나.’
[그럼 이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눈앞에 떠 있는 화면에 집중해 주십시오, 그곳에 쓰여 있는 것이 지금 밀크의 상태입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눈동자를 움직이는 밀크, 아직 시야가 확실하지 않아서 뭔가 뿌연 느낌이 강했지만, 눈앞에는 자신이 익히 잘 알고 있는 한글로 이루어진 상태 창이 떠 있었다.
나이, 건강상태, 근력, 민첩함, 지능 등등 여러 가지의 능력치가 보였고 그 아래로는 지금 자신과 연결되어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아래로 현재의 목표와 달성 가능한 과제, 그리고 달성한 과제와 현재 밀크가 짊어져야 할 의무라는 내용이 적힌 창이 하나 있었다.
목표는 정보 수집, 그리고 달성 가능한 과제는 업적 수치를 20으로 올린다.라는 내용이 있었고 짊어져야 할 의무는 없음이라고 나와 있었다.
[당신의 능력치는 모두 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밀크가 직접 관리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전문 가이드인 제게 맡겨 두시고 밀크는 안정적인 생을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 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 밑으로 보이는 것은 관계도입니다. 현재 당신은 두 여인에게 호감을 받는 중입니다. 현 호감도는 70, 이 호감도는 100에 달하면 애정으로 변하게 됩니다. 당신의 종족은 특별하므로 모자간의 관계가 애정으로 돌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