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1화, 이세계 인외 전생 (1/177)



〈 1화 〉1화, 이세계 인외 전생

그는 태생부터 고아였다.

갓난아기였을 때 부모로부터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랐고 자립이 가능한 시기가 되어 거의 쫓겨나듯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배운 것은 의무적으로 해주는 보육원의 초등 교육과 아주 약간의 중등 교육이 다였고 고등 교육은 보육원의 사정을 악화시킨 악덕 원장의 행태로 인해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기반도 없이 사회에 나가게 된 그는 열심히 공사판을 전전했다. 다행히 몸이 건강했던 그는 막노동을 통해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아 인정을 받고 공사판에서 이름께나 알리는 위치가 된다.

그러나 사회는 쓰레기 같은 태생인 그에게 시궁창이 어울린다는 듯 그가 좋게 사는 꼴을 두고 보지 않았으며 그는 언제나 사회라는 불합리한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주저앉아야 했다.

술독에 들어가지도, 그렇다고 담배를 태우며 인생을 비관하지도 않았지만, 어이가 없게도 몸이 건강하던 그는 말기  판정을 받게 된다.

사망 보험 하나만 겨우 들어놨던 그는 나중에라도 가족이 생겼을 때 물려주려고 했던 보험금을 모조리 병원에 내야 했으며 어느 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룬 것 하나 없이 인생을 힘들게 살다가 이제 좀 뭔가 이루려는 찰나 번번이 사회라는 벽에 가로막혀 이렇게 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억울하네…. 부모 잘못 만난 것이 죄인가?’

죽음의 순간에도 편하지 못했던 그는 눈을 감고 마지막 숨이 다 하는 순간 인생을 비관하였다. 그런데 고통이 끝나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게 된 그 순간이었다.

“쯧쯧쯧~ 그러게 말이다. 어찌 이리 인생이 박할꼬~”

그가 속으로 한 생각에 대답하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을 뜨려고 했지만, 죽음에 이른 자신이 눈을  수 있을 리가 없었으며 소리를 듣는다는 것도 참 이상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소리는 과연 어디서 들려오는 것일까? 나에게 목소리를전달했으니 혹시 내 목소리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그는 목소리를 향해 머릿속으로 대답을 해 보았다.

‘누구세요?’

그러자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대답이 들려 왔다. 분명 귀로 들리는 듯한 느낌인데 자신은 분명 죽어 있으니 귀로 들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궁금하다고 하니 그냥 자네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게.”

‘기회라뇨? 이해할  있게 설명해 주세요.’

“자네가 너무 박복하여 새 시작을 할  있게 해주려는 거네. 어차피 자네는 이 과학 문명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였고배운 것도 미천하지. 그러니 기억을 지울 필요가 없고 이대로 이동해도 되겠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이동이라니! 좀 이해가 가게 설명을….’

“시간이 없으니 설명은 가서 듣게. 그럼 지금 바로 보내주겠네.”

‘으아아아아!!!’

갑자기 시작된 어지러움을 동반한 급류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에 그는 소리를 지를 뿐 다른 행동은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 휩쓸려 갔을까? 어지러움에 지친 그는 정신을 잃어버렸고 그 이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다시 차렸을 때 그는 아직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포근한 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으나 그것이 누군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그 어떠한 것도 알 수가 없었다.

딱 하나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들리시나요?]

머릿속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이었다. 지금 안겨 있는 누군가의 품 만큼이나 포근하고 안정을 주는 목소리다.

[들리시면 대답을 해주세요. 당신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가요?’

[그렇답니다. 전 이곳으로 올 당신을 안내할 가이드, 새로운 생을 살 준비는 되셨습니까?]

‘이곳으로 오기 전에 만난 분이 저에게 준 기회라는 것이 새로운 삶이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자세한 것은 당신의 체력이 늘어난 후에 계속 들려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유아 상태인 몸이라 당신의 정신이 깨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그러고 보니 몸이 아주 힘이 드네요…. 이렇게 격한 무력감이라니….’

[지금은 우선  몸에 적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생황을 영위해 주세요. 당신의 나이가 두 살이 되면 어느 정도 체력이 붙을 터, 그때 다시 제가 말을 걸겠습니다]

‘가기 전에  가지만 알려 주세요!’

[질문하세요.]

‘난 지금 사람인가요?’

[당신은….]

‘아….’

그 목소리의 대답을 듣지도 못한 그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가끔 정신이 들었을 때마다 그 목소리를 계속 불러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이 공허함만 가득할 뿐이었다.

아기의 몸, 그것은 너무도 제약이 많았다, 눈도 뜰 수가 없어서 앞이 보이지 않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나마 이제는 아늑한 품에 안겨 있는  느낌이 분명 자상한 자신의 엄마일 거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이번 생은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하였다.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어. 하물며 어머니도 있는 생이니 무얼 더 바랄까.’

입으로 들어오는 어머니의 젖이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그에게는 조금 민망한 느낌이었지만, 아이의 몸은 그것을 물고 자신이 살아갈 영양분을 받기 위해 열심히 빨고 빨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는 이제 눈을 뜰 수가 있게 되었다. 그렇게 눈을 뜨고 처음으로 바라본 것은 그녀, 바로 그의 어머니인 밀리였다.

“어머!우리 밀크 눈을 떴구나! 세상에 귀여워라- 우리 밀크- 사랑스러운 밀크-”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얼굴에 드디어 자신이 아이라는 것을 실감한 그, 그런데이름이 좀 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필 이름이 우유? 흠…. 적어도 여긴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아닌 건가?’

만약 한국, 아니 외국에서라도 이름이 밀크라면 놀림의 대상이 되기 딱 좋을 것이다. 아무래도 여긴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세계가 아닌 듯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은 또 한가지 있었다. 바로 자신의 어머니인 밀리의 모습이었다. 야생에서 생활을 원시인처럼 완전히 헐벗은 복장,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아래쪽만 점박이 무늬를 한 천을 사용해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 돋아나 있는  쌍의 뿔과 엉덩이에서 튀어나와 있는 소의 꼬리 같은 기다란 꼬리.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모습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노력의 노력을 거듭하여 손을 들어 올리자 머리까지 손이 닿았다. 그리고 느껴진다. 자신의 머리 위에도 뭔가 단단한 것이 돋아나 있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잖아!’

아직 자라다 만 것이지만, 분명 이것은 뿔이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뿔이 돋아나 있었다. 그리고 문득 아래쪽에도 관심을 보이는 밀크

아직 뼈가  아물어 움직이기 힘들어 보이는 손이 천천히 꾸물꾸물 움직여 아래로 향하였고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손이 들어간 순간 다행히 거기에는 있었다. 남자의 상징인 자지가.

성별까지 바뀌었으면 그 충격이 어마어마할 뻔하였는데 그나마 다행인 순간이라 할 수 있었다.

어찌 되었건 그는 이제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했다. 이제 그가 체력이 붙어서 활동 시간이 늘어나 가이드라는 여자가 말을 걸어주길 기다려야 했다.

말도 아직 하지 못하는 옹알이 신세의 그는 혼자 힘으로  아낼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지금은 그녀를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할  있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민망한 젖먹이 생활을 영위하던 도중, 이제 하루 여섯 시간 정도는 깨어 있을  있게 되었을 무렵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려왔다.

[들리나요]

‘네! 잘 들려요! 이게 어떻게  건가요?  사람이 아닌 건가요?’

[진정하세요. 그때 당신이 잠드는 바람에 제대로 전해주지 못해 미안해서  더 일찍 찾아왔어요. 이제부터 난 오롯이 당신의 곁에 존재할 테니 시간이 많아요. 그러니 진정하고 찬찬히 나와 대화를 나누어 봐요.]

‘알았어요. 그럼 우선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세요. 난 이곳에서 밀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중이에요.’

[좋은 이름이네요. 자손 대대로 번영을 이룰 겁니다. 난 당신을 보좌하기 위한 도우미로 정신세계에 심어진 존재입니다. 이름은 따로 없지만, 편의 삼아 라고 불러주세요.]

‘알았어요. 루. 그럼 여긴 내가 인간이 아닌 것은 알았는데 전 도대체 뭐가 된 거죠?’

[이세계에 아종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아인이 존재합니다. 당신은 그, 아인 종족 중에 홀스타우로스라는 종족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홀스타우로스?’

[영상 매체를 자주 접한 당신이라면, 미노타우로스를 알고 있겠지요?]

‘알고 있어요! 황소 머리를 한 괴물 말하는 거죠?’

[그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한 것이 바로 홀스타우로스 종족입니다. 지구에서 보아왔던 젖소가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편할 거예요. 온순하고 아주 영리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인 종족이죠.]

‘아…. 결국, 괴물로 태어난 건가요….’

[적어도 당신이 생각하는 괴물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종족은 아닙니다. 인간과도 매우 친하고 다른 아인들과도 척을 지지 않은 종족이라 활동의 제약도 없지요. 다만 인간 귀족들 사이에서는 당신 같은 종족을 노예로 삼아 취미로 애완동물처럼 키우는 존재들도 있으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밀크는 인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괴물도 아닌 미묘한 존재라고 생각을 하며 다음 질문을 하였다.

‘그럼 이곳은 어디인가요?’

[당신이 있던 지구가 아닌 다른 곳입니다. 행성의 이름은 토마 그리고 당신이 있는 대륙의 이름은 미스티스 이며 당신이 속한 나라는 첼슨 왕국, 그리고 당신이 거주하는 곳은  왕국의 변방에 있는 작은 마을 렘톤입니다.]

‘혹시…. 지구로 돌아갈 수는 있나요?’

[지금의 지구 과학력으로도 이곳으로 올  없습니다. 하물며 지구보다더 덜떨어진 과학 문명이 있는 이곳에서 지구로 갈 수단은 없습니다.]

‘일단 지구와 같은 우주에 존재는 하는 건가요’

[예 그렇습니다. 당신이 존재하는 곳은 지구와 같은 우주입니다. 그러나 그 거리가 너무 멀리 있기에 아직 두 행성이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요.]

확고한 루의 말에 밀크는 이내 지구로 돌아갈 생각은 완전히 접어 버렸다. 그리고 다른 궁금한 점을 그녀에게 질문했다.

‘내가 이렇게 다시 살아난 이유가 뭐죠? 그냥 박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떡하니 살려줄 이유는 없잖아요.’

[일종의 호의입니다. 그쪽에서 살지 못한 인생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살아 보라는 신의 계시가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루어야  업적은 아무것도 없고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다시금 당신의 인생에 기록될 겁니다. 악행은 악행으로 그리고 선행은 선행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당신에게는 자유가 있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죽은 뒤에 받게  겁니다. 그러니 전 당신에게 필요한 것만 지식을 알려줄 뿐 당신의 행동을 강제 하거나 지시 하지 않을 겁니다.  그대로 당신은 다시 한번 자신의 생을 살아가면 될 뿐입니다.  어떠한 부담도, 그 어떠한 목적도 없습니다.]

‘제2의 생입니까?’

[그럼 지금부터 간단하게 당신의 상태를 점검하겠습니다.]

뭔가 기이한 소리가 나면서 자신의 몸 전체를 누군가가 지그시 바라보는 느낌을 받는 밀크 그와 동시에 다시 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름 밀크 현재 나이 1세, 아직 어려서 발기할 수 없지만 벌써 자지의 크기가 5cm나 되는 거근을 소유,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음 그로 인하여 친어미의 젖을 물때마다 번뇌에 빠지고 있다. 아이인 것을 최대한 연기하여 어미인 밀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이를 통하여 당신의업적 수치는 +10이 되어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자세하게…. 그보다 왜 +점수죠?’

[아인 종인 홀스타우로스는 남성 우월 사상이 있는 종족입니다. 여성이 태어날 확률이 높고 남성은 단명, 그리고 태어날 확률도 낮기에 그렇지요. 이 때문에 홀스타우로스 무리는 언제나 남자가 부족합니다. 당신은 그런 홀스타우로스 족에서 오랜만에 태어난 남자이며 홀스타우로스는 근친을 장려하는 종족입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자신의 어미에게 이상한 감정을 가진다 하여도 그것은 업보 수치를 낮추지 않습니다. 어미를 행복하게 해주는 행동을 자주  것으로 판명되어 지금까지 당신의 업적 수치가 +10점이  것입니다.]

듣기 민망한 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표정의 변화는 없지만, 그가 만약 원래의 모습이었다면 분명 볼이 벌겋게 달아올랐을 것이다.

‘혹시 저도 단명을 하는 건가요?’

방금 들은 정보를 토대로 다시 생긴 궁금증을 질문하니 루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당신은 매우 건강합니다. 홀스타우로스 남자들이 태생적으로 겪는 발육 부진과 근육의 감퇴는 어쩔 수 없지만,다른 홀스타우로스 남자들과 다르게 당신은 신께서 배려를 해주었기 때문에 병, 그리고 사고로 인한 죽음의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져 있습니다. 다만 다른 누군가에게 당하는 피살이나 자살의 경우는 막을 수 없으니 이를 조심하여야 합니다. 모든 위협이 없다는 가정하에 당신의 수명은 약 오백 년입니다.]

‘오, 오백이요?!’

깜짝놀란 그가 소리를 질렀지만, 겉으로 나오는 것은 옹알이일 뿐이었다. 목소리는그의 머릿속에서만 울렸고, 놀라워하는 그에게 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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