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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은 굉장히 거대한 세력이고, 때문에 그 힘을 빌리길 원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마탑의 상층부는 수 많은 의뢰들을 적절히 처리하거나, 또한 무시해서 마탑에 이득을 가져오곤 했다.
그러나 쓸만한 마법사들은 죄다 연구벌레에 공부벌레인지라 좀처럼 마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 정도의 열정이 없으면 고위 마법사가 되기 힘들다.
따라서 마탑은 때때로 마법사들에게 강제적인 임무를 부여했으며, 베론은 지금껏 그것을 몇 번인가 처리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마탑은 또다시 베론에게 귀찮은 일을 떠넘기기로 했다. 새로운 명령서를 받아온 이리나가 스승의 앞에서 그 내용을 읊었다.
"왕국 후작가의 외동딸이 원인 모를 중병에 걸려서 앓아누웠다네요. 그래서 스승님께서 그걸 치료해주시길 바라는 것 같아요."
"원인 모를 중병? 그런건 우리가 아니라 신전 담당 아니냐?"
앨리샤의 봉사를 받으며 귀찮다는 듯 중얼거리던 베론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아, 맞다. 그 신전을 내가 얼마전에 말아먹었구나?"
"네. 그래서 신전 측은 의뢰를 반려한 것 같아요."
이렇게 되면 마냥 무시하기도 조금 미안해진다. 물론, 베론이 그 정도의 죄책감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는 정말로 중요한 내용을 물었다.
"그 외동딸은 예쁘냐?"
"왕국 최고의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하죠."
이리나가 눈에 띄게 퉁명스레 답하자 베론이 피식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후작가로 떠나간지 오래였다.
그러나 의학적인 지식이 거의 없는 그가 이런 일을 직접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 베론은 즉시 연구에 매진하던 그레이스를 불러서 이번 일을 상담했다.
이전에 비슷한 일을 처리해봤단 그레이스는 꽤 자신있게 답했다.
"원인 모를 중병이라고 해도, 환자를 제대로 살펴보면 쉽게 치료할 수 있을거에요. 저 처럼 6등급 마법사 정도만 돼도 어지간한 질병은 아주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걸요?"
"역시 믿음직하군."
자신의 실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베론은 이번 여행에 그레이스를 동행시켰다. 이리나와 함께 마차에 올라탄 그녀는 여행 내내 베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마차가 후작가의 대저택에 닿은 순간, 두 여인은 베론의 수행원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몸가짐과 태도를 바로했다. 그녀들의 기품있는 외모와 행동은 조금 전까지 알몸으로 헐떡이던 여인네들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세스 후작가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곳에 머무는 중 불편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마차의 문이 열리자 저택의 앞에 도열한 고용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세 사람을 환영했다. 베론은 적당히 무거운 분위기를 잡으며 후작을 만나곤, 환자가 있는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후작가에는 그 말고도 수 많은 손님들이 묵고 있었는데, 대부분은 의사나 치료사 같은 작자들로 보였다. 아마 베론이 도착하기 전부터 계속 그런 류의 사람들을 불러모은 것이리라.
진짜 전문가들의 모습을 보자 베론의 가슴속에 비로소 걱정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많은 사람들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질병을, 과연 그레이스가 해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가씨가 계신 침실은 이쪽입니다."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도착한 침실에는 중년의 사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그는 베론을 보곤 깍듯이 인사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현재 세스 아가씨의 치료를 맡고있는 치료사, 햄지 보스터입니다."
"뭐?"
베론은 그의 해괴한 이름을 듣곤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나 침대에서 잠들어있는 여인을 본 순간, 아니꼬운 마음은 눈 씻은 듯 사라졌다.
비록 병마에 시달려서 초췌해진 모습이긴 했으나, 세스 가의 외동딸은 소문대로 경국지색의 미인이었다. 모양 좋은 가슴이 숨소리에 따라서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보자 없던 동정심도 생겨날 지경.
그는 그레이스와 이리나를 옆에 세워놓곤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지금부터 환자를 살펴볼테니 모두 나가라."
"네? 하지만 베론님. 저희는 세스 아가씨의 치료사로서..."
"어허. 네놈들이 감히 마탑의 비술을 눈으로 훔쳐낼 셈이냐. 당장 꺼지지 않으면 마탑으로 돌아가겠다."
베론이 이렇게까지 나오자 치료사들과 집사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방을 비워줄 수 밖에 없었다. 방 안의 눈이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베론은 가장 먼저 환자의 옷을 벗기곤 새하얀 나신을 영상 녹화용 수정에 담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조금 수척해지긴 했지만, 그것이 또 병약한 분위기를 풍겨서 좋았다. 깊은 잠에 빠진 그녀는 베론의 손짓이 스칠 때 마다 거친 숨소리를 낼 뿐이었다.
"이거 참 힘들었겠네. 대충 봐선 무슨 병인지 짐작도 가지 않아."
봉긋 솟아오른 가슴을 쿡쿡 찌르다가 살짝 주무르고, 탄력 좋은 둔부를 희롱하던 그는 그레이스의 헛기침을 듣고나서야 '진단'을 멈췄다. 그녀는 살짝 불편한 표정으로 진단에 심취해있던 베론을 만류한다.
"무슨 병에 걸려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하시는건 위험해요. 일단 제가 먼저 살펴봐도 괜찮을까요?"
"그건 그렇네. 부탁한다."
마침내 베론이 자리를 비키자 그레이스가 제대로 된 진단을 시작했다. 여러가지 주문을 사용하여 환자의 몸상태를 살피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음? 이상하네요. 눈에 띄는 병은 보이지 않는데... 환자의 증상도 살짝 이상하고."
"그게 무슨 소리지?"
"보통 이렇게 장시간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있을만한 질병이라면 고열이나 탈수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이 아가씨는 혼수 상태에 빠져있는 것 치곤 너무 멀쩡하네요. 마치..."
마치 깊은 잠에 빠진 듯한 빠진 것 처럼. 그레이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술을 닫았다. 그녀의 말뜻을 이해한 베론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쨌거나 당장은 치료법을 잘 모르겠다는거냐?"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혼수 상태의 환자를 강제로 깨웠다간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르니..."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당분간은 용태를 지켜보자고."
베론은 그렇게 말하며 환자의 옷을 도로 입혔다. 그런데, 그녀의 조갯살을 살짝 벌려보던 그가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음? 이건... 좀 이상한데?"
"스승님, 왜 그러시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
잠시 혼잣말을 하던 베론이 작업을 완료하곤 방 밖으로 몰아냈던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녀의 전담 치료사라던 햄지 보스터는 별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베론의 말을 듣곤 은근슬쩍 고소해하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베론은 그런 그의 반응을 잘 기억해놓으며 식사를 하곤 침실로 안내를 받았다. 후작 영애의 병이 치료될 때 까지는 이 저택에서 머물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영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모인 치료사들의 행렬은 해가 저물 때 까지 끊기지 않았다. 침실에 틀어박힌 채 이리나와 그레이스를 데리고 놀던 베론은 두 사람이 기절하듯 잠들자 남들 몰래 자리를 옮겼다.
투명화 주문을 사용한 그가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니라 후작 영애의 침실이었다. 여전히 끝 없는 잠에 빠져있던 영애는 수석 치료사, 보스터의 보살핌을 받는 중이었다.
그런데 보스터의 손길은 치료사의 것이라기엔 너무도 거칠고 탐욕스러웠다. 베론은 그가 방 문을 닫고 커튼을 친 다음 영애의 옷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는 것을 구경했다.
후작 영애의 미색을 생각하면, 치료사인 보스터가 욕정을 품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는 상당히 관대한 마음으로 그의 음행을 관전한다.
"흐흐, 오늘 하루도 길었어 리제. 마탑에서 왔다던 그 마법사 때문에 들킬까봐 쫄았는데 괜히 그랬구만."
축 늘어진 영애의 몸을 뒤에서 안아든 보스터가 그녀의 비부에다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당연하지만, 혼수상태에 빠진 영애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보스터의 손놀림은 단순한 인형을 대하는 것 치곤 굉장히 집요했다. 시원찮은 애무를 계속 지켜보던 베론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후작가의 영애, 리제 세스의 비부에서는 어느샌가 끈적한 애액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확실했다.
그것을 보고 비열한 웃음을 머금은 보스터가 짓궂게 중얼거렸다.
"또 이렇게 금방 보짓물을 흘려대다니. 리제 너도 날 기다리고 있었나 보구나."
이윽고 그녀의 입을 벌려낸 그는 부드러운 입술과 혀를 마음껏 탐닉한다. 보스터의 기분나쁜 웃음은 키스를 할 때에도 시종일관 계속됐다.
베론은 그의 행동과 리제의 상태에 대해서 살짝 고민했다. 혼수 상태에서 물이 나오는거야 그렇다 쳐도, 보스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제가 들으라는 듯이 지껄이고 있었다.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 또는 자신의 음행에 취해서 저러는 것은 아닌 듯 했다. 보스터가 그 정도로 미친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보스터는 베론의 의문에 답하듯 리제와의 키스를 멈추고 과하지 않게 솟아난 유두를 빙글빙글 돌린다.
"크큭, 이제부터 생으로 마구 박아주마. 당장 도망치고 싶지? 끝 없는 잠에 빠져서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는 기분이 어때? 이몸의 작품이지만 정말로 완벽한 약이야."
'으음?'
그 덕분에 대충 상황을 파악한 베론이 리제에게 주문을 사용했다. 원래 마법적인 소양이 없는 사람과 정신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8등급 마법사 정도 되면 마냥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베론의 예상대로, 후작가의 영애는 그의 부름에 답했다. 혼령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육체에서 비져나온 리제의 정신이 반투명하게 빛나며 베론에게 닿았다.
"이, 이건... 마법사님께서 하신건가요?"
"설명해봐라. 보스터가 네게 정확히 어떤 짓을 저지른거지?"
베론이 차갑게 말하자 리제가 그에게 일러바치듯 설명했다.
"제, 제가 저번에 시내를 산책하고 있었는데, 저 남자가 되도 않는 수작을 걸어와서 면박을 줬어요. 그랬더니 며칠 뒤에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더니 돌연 이렇게..."
"이렇게가 뭔데."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보스터는 느긋하게 삽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진 그녀는 한층 바쁘게 입을 놀린다.
"무슨 약에 당한 것 같은데, 아무리 애를 써도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육체의 감각은 그대로라서 변변한 저항도 못하고 희롱당하는 것 밖엔..."
"으음, 잘 알았다. 내가 도와주마."
보스터의 악행에 진저리를 치던 베론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있게 말했다. 발소리를 내지 않고 보스터의 등 뒤로 다가간 그는 다짜고짜 그의 옆구리를 차버린다.
"이 새끼 존나 못하네!"
"크헉? 무, 무슨..."
불의의 일격에 당한 보스터는 침대에서 떨어져 땅바닥을 굴렀다. 베론은 그런 그에게 구속 주문을 사용하곤 축 늘어진 리제의 맞은편을 차지했다.
"멍청한 놈.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거기서 잘 봐라."
"우욱! 우우웁!"
"어... 마법사님?"
베론은 바닥에서 몸부림치는 보스터와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리제를 무시하곤 진심을 다한 손길로 그녀의 몸을 주물렀다. 그러자 보스터의 손길 덕분에 적당히 예열되어있던 여체가 돌연 분수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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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