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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땀으로 흠뻑 젖은 침대 시트에 또다시 정액이 흘러내렸다. 베론에게 안긴 채 꼼짝도 못하던 베르니스는 힘 빠진 신음을 내며 그의 자비를 구걸했다.
"져, 졌어요... 제가 졌습니다앗♥ 그러니까 조금만 휴식을... 흐끄윽♥"
"명색이 음마라는 년이 이렇게 약할 줄이야."
베론은 진심으로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베르니스의 안쪽에다 질리지도 않고 씨앗을 부어넣었다. 오래전에 한계에 다다른 그녀는 배탈이라도 난 것 처럼, 정기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자신의 허기는 이미 다 채워진지 오래건만, 자궁에는 아직도 백탁액이 가득 차있었다. 불룩 솟아오른 아랫배를 쓰다듬던 베론이 돌연 그곳을 꾹꾹 눌러댔다.
"으끅♥ 응호옷♥ 가, 감사합니다아아♥"
베르니스는 기묘한 소리를 내며 속이 조금이나마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궁에 가득 들어차있던 정액들이 그녀의 아랫입에서 거품을 만들어내며 조금씩 빠져나간다.
베론은 그녀의 칠칠맞은 모습을 지켜보며 한탄했다.
"그러게 왜 되도 않는 거짓말을 하느냐. 서큐버스 여왕은 무슨, 말단 음마들도 너보단 낫겠다."
베론은 자신의 솜씨와 물건에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코 자만하지는 않았다. 음마들의 여왕씩이나 되는 계집이 고작 이 정도로 헐떡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기진맥진한 베르니스는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지은 채 기어이 베론에게 변명한다.
"거, 거짓말 한 적 없어요. 제가 아직 미숙하긴 하지만, 저는 제 38대 서큐버스 여왕인 베르니스라고요."
"네가 서큐버스 여왕이면 난 섹스의 신이다 인마."
"우, 우우..."
눈물까지 머금은 베르니스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자 베론의 마음이 절로 약해졌다. 어여쁜 여인이 자기 때문에 울려는 것을 보니까 자신이 못할 짓을 하는 것 같다.
"알겠다, 알겠어. 너 서큐버스 여왕 맞다."
"네에? 아... 가, 감사합니다!"
베론의 인정(?)을 받은 베르니스는 고개를 숙여가며 굉장히 기꺼워했다. 아까전과는 태도가 영 딴판이었지만, 베론의 실력을 접한 그녀로선 당연한 일이었다.
베론은 울려다 웃는 그녀의 입에다 정액과 애액이 잔뜩 묻어있는 자신의 양물을 처넣었다. 또다시 뒷청소를 맡게된 그녀는 사랑과 존경을 담아서 무척 공손한 봉사를 시행했다.
베론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는 그녀의 시선은 순종적인 암캐같았다. 하기사 앞서 그런 추태를 보였으니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으리라.
그의 양물에 묻었던 액체들을 모두 긁어모은 그녀는 힘겹게 그것을 삼키려 했다. 뱃속은 이미 정기로 꽉 찬 상태였지만 여기서 그것을 뱉었다간 무슨 불호령을 들을지 모른다.
그녀의 힘겨운 분투를 보다못한 베론이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고개를 저었다.
"힘들면 억지로 마실 필요 없다."
"흐끕? 으웅... 베에에♥"
허공에서 유리잔을 꺼내든 베르니스가 입 속의 액체를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베론은 이 불쌍한 음마와의 소꿉장난에 조금 더 어울려주기로 했다. 사실 그도 그녀를 괴롭히는데에 힘을 좀 쓴터라 조금은 쉬고싶었다.
"잘 했다. 이제 속이 좀 낫나?"
"네. 거... 걱정해주신 덕분에..."
그녀는 은근슬쩍 애교를 부리듯 베론의 품에 안겨들었다. 조금 비굴해 보이긴 했지만, 지금 베론이 다시금 공격을 감행했다간 정말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침대에 편히 누운 베론이 살짝 짓궂게 그녀를 놀려댔다.
"보기보다 허약한 여왕님이구만."
"베, 베론님이 너무 강하신거에요. 제가 좀 미숙하기도 하구요..."
자신의 가슴을 부벼대며 한숨쉬듯 말하는 베르니스. 베론은 살짝 호기심이 생겨서 물었다.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은가보지?"
"연습은 많이 했는데, 실전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 녀석, 역시 초짜였다. 베론은 그것을 알아채곤 코웃음을 쳤다.
"그런 것 치곤 너무 자신만만하던데."
"여, 연습 때는 잘 됐단 말이에요. 신하들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서큐버스의 특성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마법사도 별게 아니라고 했어요."
확실히 서큐버스 특유의 조임은 조금 놀랍긴 했다. 베론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었다면 순식간에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베론은 예상보다 즐거운 필로우 토크를 좀 더 즐기고자 했다. 이제껏 많은 종족들과 몸을 섞어봤지만 악마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럼 이제 네 본모습도 좀 보여줄 수 있나?"
"네? 아... 제 본체요? 이게 제 본체인데요..."
자신 없는 목소리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대답하는 베르니스. 베론은 슬슬 기가 찼다.
"아까는 내 이상형을 읽어내서 변신한거라며?"
"그게... 죄송합니다. 거짓말이었어요. 사실 변신을 할 수 있긴 한데, 그 상태로 정기를 흡수하는건 아직 어려워서..."
"허어."
베론이 살짝 어이없어하자 그녀가 뜬금없는 제안을 해왔다.
"저... 그런데 베론님, 혹시 저희 음마들의 성으로 오실 생각은 없으셔요?"
"뭐? 너희쪽 세계? 왜?"
"요새 마법사들이 너무 설쳐대서 저희 같은 음마들은 정기를 모으기가 힘들어졌거든요. 아, 물론 베론님이 설쳐대신다는건 아니고... 아무튼 상황이 많이 어려워서 베론님이 와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만약 그렇게 하시면 저랑 신하들이 아주 성심성의껏 모실게요."
속이 너무도 빤히 보이는 계략인지라 분노는 커녕 코웃음이 나왔다. 이 녀석, 틀림없이 동료 음마들의 힘을 빌려서 복수할 생각이다.
덕분에 흥이 식은 베론은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명령했다.
"허튼 수작질을 하긴... 개소리 하지말고 빨리 결계나 해제해라."
"네에? 수작질이라뇨? 것보다 정말 이대로 가시게요?"
베론을 따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베르니스가 눈동자를 크게 떨면서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베론은 그녀의 연기에 슬슬 짜증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여기서 너랑 천년만년 있어야겠냐?"
"아뇨. 그건 아닌데 이대로 헤어지긴 조금..."
베론을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하던 베르니스는 어떻게든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베론은 그녀가 결계를 해제하지 않자 자신이 직접 그것을 해제하려 했다.
베론은 이미 음마에게 승리를 거둔지 오래인지라 결계를 탈출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가 정말로 결계를 나서려고 하자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베르니스가 그의 팔을 붙들고 늘어진다.
"왜 갑자기 나가려고 하시는거에요? 제가 너무 건방진 제안을 했나요? 죄송해요. 잘못했으니까 조금만 더 있어주세요!"
"아니, 여기서 뭘 더 하라고? 너 체해서 제대로 떡도 못 치잖아."
너무도 절박한 행동에 불쾌감마저 잊고 성실히 대꾸하는 베론. 베르니스는 그의 말에 뒤늦게 손뼉을 치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하지... 그래. 심심하시면 춤이라도 보실래요? 제가 열심히 연습했는데..."
"너 본방도 열심히 연습해서 그 모양 그 꼴이잖니. 됐거든. 나 간다."
"그러지 마시구요! 그럼 마계 이야기 해드릴게요. 마계 이야기. 혹시 고위 악마들을 사역하는 방법 아셔요?"
상대가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꺼내들자 베론의 표정이 묘해진다. 이건 자신에게도 꽤나 유용할 것 같은 정보가 아닌가. 그의 관심을 끌었음을 눈치챈 베르니스가 빠르게 말을 이어간다.
"베론님은 뛰어난 마법사라서 잘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 저희 같은 악마들에게는 진짜 이름이 있어요."
"그래. 악마들의 진명을 알아내면 수족처럼 부릴 수 있다는건 유명한 이야기가 아니냐."
베론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던 베르니스는 그의 말을 듣곤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요. 하지만 저 같은 고위 악마들은 진명을 들켜도 어느정도 저항할 수 있어요. 한 종족의 통치자 정도 되면 진명을 불린 정도로는 제대로 굴복하지 않거든요."
"호오. 그럼?"
베론의 반문에 잠시 쩔쩔매던 베르니스가 두 눈을 꼭 감고 허공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이번에 그녀가 보여준 것은 이름표가 달린 목걸이다. 애완견용 목걸이처럼 생긴 그것에는 무시할 수 없는 마법이 담겨있다.
베르니스는 그것을 자랑스레 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있으면 고위 악마도 완전히 사역할 수 있어요! 이건 먼 옛날 어떤 흑마법사가 만든 물건인데, 사용이 되기 전에 저희 음마들이 빼앗아서 대대로 보관하고 있었어요."
"아 그러냐?"
예의 '방법'을 확인한 베론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시큰둥해졌다. 그가 다시금 결계 밖으로 걸음을 옮기자 베르니스가 달라붙는다.
"잠깐. 또 어딜 가셔요!"
"어차피 그게 없으면 시도도 못하는 방법이잖냐."
"그, 그건 그런데... 아이 정말! 드릴게요! 이거 베론님께 드릴테니까 가지 말아주세요."
"흠?"
살짝 겁을 주긴 했지만 이렇게 쉽게 넘겨주는 것을 보아 뭔가가 있다. 베론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목걸이를 받아들곤 그것을 자세히 살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쓰는건데?"
"거기다 사용자의 이름을 적고 악마에게 채우면 돼요. 한 번 채워지면 목이 베여도 못 벗어나니까 완전히 복종할 수 밖에 없죠."
"아, 그래?"
베르니스 몰래 목걸이에다 이름을 써넣은 그는 그것을 기습적으로 그녀에게 채워버렸다.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린 뒤에야 상황을 이해한 그녀는 잠시 몸을 굳혔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베, 베론님? 이걸 왜 제게..."
"그런 수상쩍은 물건을 맘 놓고 써먹을 수 있겠냐? 날 어떻게 속여보려고 한 모양인데, 어림도 없다 이 녀석아."
"제... 제가 왜 베론님을 속여요! 이건 정말로..."
"그럼 네 진명을 말해봐라."
베론이 별 기대 실행하지 못할 명령을 내리자, 베르니스의 목에 채워진 목걸이가 강하게 조여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것을 버티다가 호흡이 끊기기 직전에 내뱉는다.
"미디아! 미디아가 제 진명이에요!"
그녀의 고백과 동시에 주변의 공기가 크게 떨렸다. 베론은 자신이 그녀에 대한 완전 통제권을 획득한 것을 느끼곤 되레 당황했다.
"어어? 방금 그거 진짜 진명인건가?"
"몇 번이나 말 했잖아요! 이건 진짜 악마 사역용 마법도구라니까요! 도대체 왜 믿지 못하시는거죠?"
"아니. 악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게 이상한거 아니냐? 너도 처음엔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해놓곤..."
베론은 당황한 채로 주절거리다가 손쉬운 검증방법을 선택했다. 어차피 그녀의 진명을 알아냈으니 이제 증언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미디아, 너 설마 진짜 서큐버스 여왕이냐?"
"맞아요. 제가 바로 38대 서큐버스 여왕 베르니스입니다. 아무리 제가 변변찮아도 그렇지, 몇 번이나 말씀 드렸는데..."
작게 투덜대는 그녀의 앞에서 상황을 파악한 베론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곤 이 불손한 여왕에 대한 체벌에 들어갔다.
그가 손가락을 가볍게 까딱하자 베르니스의 목걸이가 강하게 조여들었다. 순식간에 힘을 잃고 땅바닥에 넘어진 그녀에게 베론의 가르침이 내려진다.
"그래,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그런데 너 주인에게 너무 건방진거 아니냐? 네가 너무 변변찮아서 내가 알아채지 못한게 내 실수야?"
"끄헉... 우욱, 으으읍...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너무 괴로워요. 제가 잘못했으니 제발 용서를..."
베론의 발치에 엎드려서 사정사정하던 그녀는 질식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겨우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베론은 새로운 수하의 교육을 위하여 다시금 침대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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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샤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