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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 건에 대한 청문회에 다녀온 베론은 불편한 심기를 품고 공방에 돌아왔다. 당연하지만, 마탑은 그를 비롯한 스승들을 크게 힐난하지 못했다. 배후에 누가 있든 간에 마탑의 대처가 무척 변변찮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겐 그럴싸한 처벌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짜증의 원인은 조금 다른 쪽이었다. 베론이 사건의 배후로 의심중인 원로는 배심원 석에서 그를 내려다보며 선심쓰듯 통보했다.
"아, 그리고 앨리샤양의 언니인 아르샤 베아그라스 양께서 며칠 뒤 마탑을 방문하신다고 한다. 아르샤 양은 왕국의 감찰관이니 각별히 주의해서 대접하도록. 이상으로 심문회를 모두 마친다."
앨리샤의 혈족이 왜 마탑을 방문하려 하는지는 안 봐도 뻔하다. 마탑에 수련생으로 보내놓은 여자가 산적에게 붙잡히고, 노예로 전락했다는데 가만히 있을 친족은 없다. 그녀의 분노는 베론에게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고민거리를 품은 베론이 침실대에 걸터앉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앨리샤가 쪼르르 다가와서 무릎을 꿇더니 그의 양물을 바라봤다. 이제 마법사라는 신분을 벗어던진 앨리샤는 계승의 의식을 치루지 않을 때에도 그의 몸을 원해왔다.
베론은 그녀의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였으나, 하필이면 새로운 고민거리가 그녀로 인한 것인지라 지금 당장은 내키지가 않았다. 앨리샤를 내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기분 전환을 위해서 하층의 창관으로 향했다.
"잠시 나갔다 오마."
"다, 다녀오세요 스승님!"
시무룩해진 앨리샤와 주눅든 이리나가 그를 배웅했다. 오래지 않아 창관에 도착한 베론은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대접을 받았다. 창관을 운영을 맡고있는 사내가 그를 별실에 정중히 모시더니, 어디론가 바쁘게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베론은 살짝 불편함을 느끼며 그에게 물었다.
"주인장. 난 아직 상대를 고르지도 않았는데..."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오늘은 베론님의 마음에 꼭 들만한 상대가 있어서요!"
사내는 서비스직의 싹싹함을 발휘하며 베론의 짜증을 누그러뜨렸다. 베론은 그가 이상하게 행동하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눈치챘다. 이건 고위 마법사가 그에게 뭔가를 부탁했을 때의 반응이다.
설마 원로가 그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 베론이 살짝 긴장한 채 방 안에서 기다리자 머지않아 문 밖에서 풍만한 몸매의 미녀가 들어왔다.
검은색의 얇은 로브를 입은 여인은 빼어난 미모를 갖추고 있었으나, 무서울 정도로 표정이 없었다. 살짝 졸린 눈까지 한 그녀의 배지는 7등급의 것. 이 정도면 베론까진 아니지만 마탑의 어디를 가도 대접받는다.
혀로 핥고 싶게 생긴 목에는 무슨 명패 같은 목걸이를 걸고 있었는데, 나무로 만들어진 목걸이에는 숫자가 쓰여있었다. 일반적인 등급의 여인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가격. 다행히 이 창관의 가격이란 판매자가 아니라 방문자가 받는 돈이다.
"... 7등급?"
놀란 베론이 얼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여인이 베론의 맞은편에 꿇어앉으며 조용히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탑 소속 7등급 마법사인 그레이스라고 합니다.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모셔서 무척 죄송합니다."
무덤덤한 얼굴과는 다르게, 목소리에서는 어느정도 정성이 엿보였다. 베론도 잠시 띠꺼움을 잊고 그녀에게 인사했다.
비록 7등급과 8등급의 차이는 절대적이지만, 그레이스라면 기라성 투성이인 마탑에서도 천재로 이름이 높은 마법사다. 베론은 자신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라 만용을 부리는 일이 적었다.
"저, 그레이스 님께서는 어째서 이런 곳에..."
"그야 조용히 베론님을 만나기 위해서지요. 지금부터 상담하려고 하는 비밀은 조금 부끄러운 종류라서... 잠시 제 고민을 들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물론입니다."
이런 저런 계산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미인의 고민이라면 더 망설일 것도 없다. 베론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신경써서 방음 주문을 펼친 그레이스가 가격표 목걸이를 벗어서 내려놓곤 이야기했다.
"제가 얼마 전에 제자를 받았는데, 계승의 의식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베론님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이곳에 다니는 여성들은 모두 베론님의 실력을 첫 손가락에 꼽더군요."
"그게 제 몇 안 되는 자랑거리긴 합니다."
오피, 안마방 등등 각종 성매매 업소의 VIP 출신인 베론은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비록 마탑의 마법사들도 만만찮지는 않으나, 그들은 버거울 때엔 마법이나 약물을 써버리는 족속들이다.
오직 힘과 기술, 그리고 좆으로 승부하는 정정당당한 대결이라면 베론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정신을 되찾은 베론은 그레이스에게 의구심을 표했다.
"그런데 그레이스님은 여성분이신데 제가 도움이 되겠습니까?"
"... 문제가 있는건 제자가 아니라 제쪽입니다. 저는 견습생 시절부터 성감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으음?"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듣고 감을 잡은 베론이 한숨을 삼켰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마구로... 즉, 성에 둔감한 사람 같았다.
사실 이건 제자일 때는 큰 문제가 아니다. 그레이스 정도의 미모와 몸매라면 아무리 무덤덤해도 스승의 마력을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제자를 키울 때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안 그래도 마력 계승의 효율이 나쁜 남성 제자다. 그레이스가 제대로 마력을 주지 않으면 될 것도 안 된다. 베론은 이쯤에서 그녀의 의도를 정확히 찍어냈다.
"그레이스님께서 성감을 느끼도록 도와드리면 되는겁니까?"
"네. 이쪽 방면에서 명성이 높으신 베론님이라면 어떻게든 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보수는 섭섭찮게 지불하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천재라고 불리는 7등급 마법사와 인연을 이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베론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며 제대로 된 상담에 들어갔다.
"본인이 많이 둔감한 편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단 한 번도 성감을 느껴본 적이 없으신겁니까?"
"... 그건 아닙니다. 붉은 달 축제 때는 평소보다 확연히 느꼈어요. 혹시 마력의 농도가 문제인걸까요?"
신중히 고민하던 그레이스가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다. 베론은 그녀의 말에서 자그마한 실마리를 잡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럼 이제부터는 무조건 제가 시키는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그야 당연합니다."
그레이스는 살짝 긴장한 기색을 내비치며 무조건적인 복종을 약속했다. 그녀는 그만큼이나 절박했다.
희대의 천재라고 불리던 그녀가 제대로 된 제자 하나 키우지 못하면 어떻게 보이겠는가? 마탑에서는 단순히 높은 경지에 오른다고 칭송받지 않는다. 한 사람 몫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후학을 제대로 길러내야 훌륭한 마법사다.
베론이 등급에 비해서 겸손을 떠는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그는 별실 안에 비치되어 있는 성인용품들을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원하는 것을 찾아냈다.
"이런 것 까지 있다니. 주인장이 제대로 준비를 해뒀구만."
"으음? 그건..."
이번의 장난감은 영상 촬영용 마법수정이었다. 캠코더처럼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하는 것은 물론, 영상을 복제할 수도 있다. 꽤 비싼 물건이지만 7등급의 요청을 받은 주인이 특별히 준비해둔 것 같았다.
베론은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그레이스에게 질문했다.
"혹시 제자분의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으십니까?"
"여기 있습니다."
그녀는 지체없이 주문을 사용하여 제자의 얼굴을 허공에 띄웠다. 유망한 마법사의 제자답게 어여쁘기까지 한 소년이다. 베론은 그것에 만족하며 마법 수정을 내려놓곤 그레이스의 몸을 주물럭거렸다.
그녀의 여체는 단지 풍만할 뿐만이 아니라, 잘 관리되어서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나이가 대략 스물 중반일텐데 아직까지 피부가 무척 깨끗했다. 하지만 그녀는 베론의 능숙한 애무에도 잘 반응하지 않았다. 보통 여자였다면 벌써부터 들뜬 신음을 내뱉었을 것이다.
'마구로라는게 허풍은 아니었네.'
결국 베론은 자신의 추측이 맞기를 기대하며 마법 수정을 세팅했다. 그레이스가 그것을 보고 살짝 불안하게 묻는다.
"혹시 촬영을 하시려고요?"
"당연하지요. 제대로 찍은 다음 제자분께도 보여드릴겁니다. 그래야 제자분이 보고 배워서 계승의 의식때 써먹을 수 있죠."
"아아..."
붉은 달 축제 때에는 평소보다 확연히 느꼈다. 베론은 그 말에서 희망을 얻었다. 마력 수정을 앞에 둔 베론은 그레이스의 옷을 완전히 벗겨서 그 나신을 똑똑히 보였다.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마법 수정을 계속 봐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인사부터 해보죠."
"이, 인사요?"
더듬더듬 대답하는 그레이스의 유두가 바짝 섰다. 베론은 자신의 짐작이 맞았음을 확신하며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그녀는 마법 수정에 대고 엉거주춤 손을 흔들어보였다.
"이르바. 잘 보이니? 오늘은 베론님께서 나를 도와주시게 됐다. 그러니 잘 보고 배워야한다... 우웃!"
그레이스의 뒤에 서 있던 베론이 갑작스레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어색하게 서 있던 그녀는 기묘한 소리를 내며 재빠르게 항의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태연히 요구한다.
"양 손은 머리 뒤에 가지런히 모아주십시오."
"이... 이렇게요? 아앗!"
베론이 곱게 닫혀있던 그녀의 비부를 강제로 열어보였다. 그의 말대로 양 손을 머리 뒤에 모은 그녀는 자신의 치부를 가릴 수도 없었다. 마탑의 마법사 치곤 꽤나 어설픈 반응이지만... 원래 계승의 의식이란 스승의 침실에서 단둘이 행하는 작업이다.
아무리 7등급 마법사라도 이렇게 창녀처럼 자신의 몸을 자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겠지. 그게 있었다면 일종의 난교파티인 붉은 달 축제 때였을텐데... 그 때도 이렇게 음탕하고 노골적으로 하진 않았으리라.
베론은 굳어있던 그녀의 몸이 점점 풀려가는 것을 즐기며 조금 더 심한 요구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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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 한 번 했으니까 좌회전도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