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의 조교일지-4화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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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의 마법사들과 모험가 마법사들이 갈등하는 이유는 꽤 간단했다.

모험가로 활동하는 마법사들은 베론이 찬양해 마지않는 그 수련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괴물이나 불운한 희생자들의 마력을 흡수하곤 했다.

그들의 방식은 마탑의 수련법에 비하여 무척 원시적이고 야만적이며, 무엇보다도 비효율적이었다. 추구하는 마법들 또한 지나치게 실용적이라서 마법의 발전따윈 안중에도 없다.

실력도 없이 빌빌대는 주제에 온갖 일에 나서서 마법사들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사고뭉치들. 그것이 모험가 마법사들에 대한 보편적인 평가다. 애초에 마탑은 마법적인 지식이나 힘이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나는걸 무척 싫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가 마법사들은 마탑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마법은 너무나 주먹구구식인데다 체계적인 교육조차 없었다. 마탑은 그런 이들을 잡일처리에 쓰거나, 아예 탑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이번에 이리나 카르밀이 제안받은 것은 분명 후자일 것이다. 6등급이나 되는 마법사가 모험가로서 계속 활동하는 것은 그리 좋은 예시가 아니다. 모험가로서 6등급을 찍었다면 마탑의 체계적인 교육 안에서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리나는 원로들의 제안을 거절했고, 그 결과는 굉장히 참혹했다. 베론은 아예 광장 한구석의 찻집에 앉아서 그녀의 형벌을 느긋하게 감상한다. 경비의 선고를 들은 사람들도 하나둘씩 광장에 모여서 시선을 보탰다.

마력 소실형을 위해서 특별히 조제된 미약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약기운에 취한 이리나는 온몸을 벌벌 떨면서 정조대에 장착된 바이브의 진동을 느꼈다. 형틀에 고정되지 않은 엉덩이를 미친 듯 흔들어 봤으나, 자물쇠가 달린 정조대는 쉽사리 벗겨지지 않았다.

"뭐, 뭘 봐! 구경났어? 으윽... 이 개자식들이!"

앨리샤에게는 친절하게 대해주던 이리나였으나, 모험가로 활동하려면 그것보단 기가 있어야한다. 그녀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을 보다못한 집행인은 두툼한 검지로 그녀의 뒷구멍을 쑤셨다.

"잠깐. 지금 어딜... 흐어엇♥"

난데없는 이물감에 놀랐던 이리나는 사내가 손가락을 비틀어서 애널의 입구를 자극하자 짓눌린 신음을 뱉으며 애액을 흘려댔다. 본래는 쾌감보다 고통이 느껴졌을 법한 행동이건만. 미약은 고통 조차 쾌감으로 바꿔놓았다.

정조대의 빈틈을 타고 흘러나온 애액이 미끈한 다리를 타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리나의 발 밑에는 커다란 대야가 놓여있어서 마력이 아까울 일은 없었다. 마탑이 6등급 마법사의 마력을 그냥 버릴리가 없지 않은가.

이리나는 뒷구멍 애무가 시작된 뒤부터 제대로 된 항의조차 내뱉지 못한다. 정조대에 달린 바이브는 꽤 고급품인 듯, 그녀의 상태를 귀신같이 알아채곤 진동의 강약을 조절하며 마력을 짜낸다.

"이익♥ 오옷♥ 하, 하지마앗♥ 이 이상은 정말로..."

이를 악물고 애무를 버텨내던 이리나가 마침내 약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정조대에서 새어나오는 애액의 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아졌다. 그녀의 발 밑에 놓인 대야 안에는 어느새 끈적한 웅덩이가 만들어진 상태.

아무리 6등급의 마법사라도 이 이상 마력을 배출당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마력의 회복량에는 한계가 있는지라, 그 선을 넘어버리면 힘겹게 쌓아둔 마력량이 영구적으로 줄어버린다.

그러나 이리나를 본보기로 삼으라는 원로회의 명령을 떠올린 경비는 오히려 집행인을 채근했다.

"이래서야 언제 다 끝나겠나. 좀 더 속도를 올려라."

"알겠습니다."

형 집행용 도구가 든 상자에서 갖가지 구슬들이 주루룩 꿰어져 있는 장난감이 나왔다. 처음 것은 새끼 손톱 만한 크기지만, 구슬의 크기는 뒤로 갈 수록 점점 더 커졌다. 집행인은 그것을 굳이 형틀의 앞으로 가져간 뒤 이리나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자, 새로운 장난감이다. 어디까지 들어가는지 한 번 보자고."

"흐끅♥ 안대엣♥ 그, 그런걸 넣어버리면... 아아아!"

길게 꿰어진 구슬들이 하나둘씩 이리나의 엉덩이 구멍으로 사라진다. 구슬을 하나 삼킬 때 마다 기세 좋게 애액을 분출하던 그녀는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탐색 주문을 사용한 베론은 손쉽게 그녀의 이변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제 마력량이 5등급까지 떨어졌네.'

"이이익... 이제 충분하잖아! 내가 6등급에 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모험했는데!"

오랜 세월동안 쌓아올린 노력의 결실을 허무하게 빼앗긴 이리나는 눈물마저 글썽이며 마탑을 저주했다. 그러나 애널비즈를 들고있던 사내는 다음 구슬을 억지로 집어넣을 뿐이었다.

이리나는 있는 힘껏 새로운 구슬을 밀어냈으나, 방금 전에 개발되기 시작한 애널이 사내의 힘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있는 힘껏 버티던 그녀는 의외의 일격에 완전히 당해버렸다.

"으옷♥ 응호읏♥ 그만. 이제 그만하라니..."

"그러지."

이리나의 엉덩이에 들어있던 구슬들이 아무런 경고도 없이 줄줄이 뽑혀나왔다. 막대한 배설감에 강타당한 그녀는 흡사 경련하듯 몸을 떨며 대량의 마력을 분출한다. 사내는 단 일격으로 그녀의 등급을 2단계 정도 낮춰버린다.

마력량이 3단계까지 떨어지자 이리나의 몸에서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풍만하던 가슴이 확연히 줄어들고, 키도 앨리샤보다 좀 더 작을 정도로 변했다. 마력을 잃은 그녀는 이제껏 숨겨뒀던 빈약함을 남김없이 내비친다.

'변신 주문을 쓰고 있던건가?'

아까와는 달리 아담한 사이즈가 된 이리나는 앳된 얼굴로 울먹이며 형틀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마탑의 형틀은 그녀의 본모습에 맞춰 자동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형틀의 높이는 그대로라서, 이리나는 자연히 까치발을 들고 서게 됏다. 그러지 않으면 형틀에 구속된 허리쪽이 무척 아팠다.

당연하지만. 그녀의 변신이 풀렸다고 해서 형벌이 중단되는 일은 없었다. 마침내 반감과 자존심을 내려둔 이리나가 경비에게 사정해도 마찬가지였다.

"제발... 제발 그만해요! 이제 알았다니까요! 마탑이 시키는대로 제자를 받을게요. 더 이상 모험도 안 하고, 제 연구를 원로회에 모두 공개할테니까..."

"제자? 3등급짜리 마법사가 어떻게 제자를 받는다는거야? 넌 닥치고 마력이나 짜내면 된다고!"

"흐그읏♥ 시, 시러어... 내가 어떻게 쌓은 마력인데... 꺄흐응♥"

"마력이 그렇게 소중하면 좀 더 제대로 버텨보든가."

잔혹한 형벌은 이리나의 마력이 단 한 톨도 남지 않을 때 까지 계속됐다. 그녀를 완전히 쥐어짜낸 경비는 탈진한 나머지 반응이 사라진 이리나를 쓰레기처럼 골목에다 내버렸다.

이리나의 마력을 수집한 그들은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를 떠났다. 마탑에게 찍힌 것은 물론이고, 마력까지 모두 잃은 이리나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앨리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베론의 귀가가 늦어지자 하층으로 나온 앨리샤는 형벌에 대한 소식을 듣곤 곧장 이리나를 챙기기 위해서 달려갔다. 자신을 도와준 은인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은 그녀의 양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창관에 다녀온 척 하던 베론은 이리나에게 물을 먹여주는 앨리샤에게 다가갔다. 앨리샤는 베론의 말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앨리샤. 뭘 하는 것이냐. 그 여자는 마탑의 죄인이다."

"하, 하지만 스승님..."

짧게 갈등하던 앨리샤가 아침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베론은 잠시 고민하는 척 하다가 점잖게 제안한다.

"네가 그토록 큰 도움을 받았다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구나. 그럼 이리나양도 내 제자로 받아주도록 할까?"

"네, 네에?"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앨리샤가 화들짝 놀란다. 모든 힘을 잃고 쓰러져 있던 이리나도 탁한 눈을 번뜩인다.

이건 베론의 아이디어가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었다. 다만 대담한 아이디어인 것은 확실했다.

이리나는 마탑에게 찍힌 죄인의 몸. 따라서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마탑의 의지를 거스른다는 것이 된다. 앨리샤는 베론의 머릿속을 감히 헤아리지도 못한 채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스승님의 제자가 되신다면 이리나님도 빠르게 본래의 마력을 회복할 수 있을거에요. 스승님은 무려 8등급이니까..."

"8, 8등급?"

기진맥진한 상태이던 이리나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놀란 목소리를 냈다. 이제와서 마탑 소속 마법사의 제자가 되는 것은 조금 꺼려졌지만, 고민은 짧았다. 만약 본래의 경지를 회복할 수 있다면 이리나는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었다.

"부탁드립니다. 부디 저... 이리나 카르밀을 베론님의 제자로 삼아주세요."

몸을 넙죽 엎드리며 사죄하듯 건네지는 부탁. 베론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일으켜세웠다.

"네가 일찍이 앨리샤에게 베풀어준 것을 갚아주는 것 뿐이다. 그럼 지금 당장 등록을 진행하자."

이리나는 마탑의 소속이 아닌지라, 제자로 삼기에 앞서 마탑 상부의 승인을 받아야했다. 그녀를 받아주는 것은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앨리샤와 이리나는 베론의 선전을 기대하며 그를 뒤따랐으나, 사실 그의 생각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쎆쓰! 쎆쓰! 엘프랑 쎆쓰!'

앨리샤와 비슷한 정도의 미모를 지닌 이리나라면 베론의 제자 컬렉션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에게는 불행히도, 그녀의 등록 신청을 받은 것은 마탑의 말단 직원이 아니라 원로회의 일원이었다.

베론과 달리 제대로된 8등급의 마법사이자 마탑의 중역인 노인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베론을 맞이하며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마탑의 죄인으로서 마력 소실형을 받은 여자를 제자로 삼겠다니. 제정신인가?"

"안 되는겁니까?"

원로씩이나 되는 사람이 직접 나서서 반대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베론은 즉석에서 핑계를 짜내기 시작했다. 앨리샤의 옷을 빌려입은 이리나가 베론의 손짓에 따라 엉거주춤 그의 앞에 선다.

잔뜩 주눅든 이리나를 앞에 둔 베론이 차갑게 명령했다.

"이리나, 무릎을 꿇어라."

"네... 네에!"

마력을 되찾을 때 까지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기로 한 이리나가 지체없이 그의 명령에 따랐다. 꼬장꼬장한 원로가 그녀의 반응을 보곤 한쪽 눈을 치켜뜬다.

"호오?"

"이리나. 내 발을 핥아라."

"!"

아무리 그래도 이런 것은 예상하지 못했는지라 흠칫거리는 이리나. 베론은 잠시 얼어붙은 그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작고 가벼운 몸의 이리나는 그 일격에 힘 없이 밀려난다.

난데없는 명령과 구타에 무척 당황한 이리나의 머리 위에 베론의 발이 얹어진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꾹꾹 짓밟으며 가차없이 타박한다.

"뭘 멍청히 있는거냐? 내 발을 핥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죄... 죄송합니다!"

큰 소리로 사죄한 이리나는 베론의 발이 치워지자마자 그의 신발을 빠르게 벗기곤 발을 핥았다. 아름다운 요정이 베론의 발가락을 맛있게 삼킨 것을 본 원로가 다시 한 번 비음을 낸다. 베론은 그녀의 봉사를 받으며 원로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단순히 마력을 빼앗아서 내쫓는 것 보다는 이게 훨씬 보기 좋지 않습니까? 제게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마탑의 암캐로 완전히 길들여놓겠습니다."

"흐흠. 뭐, 자네가 그렇게까지 하겠다면야... 대신 붉은 달 까지 제대로 교육을 마쳐놓게나. 남들이 보는 앞에서 추태를 보였다간 내 체면까지 구겨지니까."

"여부가 있겠습니까."

원로는 베론의 계획이 흡족하다는 듯, 그녀의 등록을 흔쾌히 허락했다. 그의 집무실을 떠나 공방으로 돌아온 베론은 남들의 시선이 사라지자마자 이리나에게 사과했다.

"미안하다 이리나. 설마 원로가 직접 등록을 방해할 줄은 몰라서..."

평소에는 조금 우스울 정도로 무게를 잡던 베론인 만큼, 이번의 사과는 무척이나 효과적이었다. 이리나는 그에게 고개를 저어보이며 몇 번이고 괜찮다고 말한다.

"아녜요. 오히려 제가 빠릿빠릿하게 못 굴어서 죄송한걸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덕분에 이리나님도 스승님의 제자가 됐으니..."

베론은 기쁜 표정으로 말하던 앨리샤의 입을 막곤 그녀의 표현을 정정했다.

"아무리 경력이 까마득하다곤 해도, 이리나는 너보다 늦게 내 제자가 됐다. 그러니 앞으로는 이리나에게 하대하고, 선배로서 이리나에게 많은걸 가르쳐주도록 해라."

마탑의 사제관계는 무척 견고하다. 이리나와 앨리샤는 어렵지 않게 베론의 의견을 받아들이곤 사이좋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베론은 벌써부터 오늘 밤이 기대되어서 하반신이 욱신거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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