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장. 친구 부인과 은밀한 거래 (1) (10/38)

10장. 친구 부인과 은밀한 거래 (1)

10장. 친구 부인과 은밀한 거래 (1)

“어머!”

눈을 뜬 소정은 날 보며 화들짝 놀라더니 이불로 다급히 자신의 몸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로 급히 물러나더니 벽에 등을 밀착했다. 뭐지? 마치 내가 무슨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 뭐야 이거. 방금 전까지 나와 그렇게 즐겁게 떡을 쳤으면서.

“소정아 왜 그래?”

“제가..왜 오빠랑...섹스...꺄악!”

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는 뚝 멈췄다. 몹시 혼란스러운 듯한 표정. 

“소정아 네가 날 여기로 데려온 건데...”

사실이잖나. 소정이가 먼저 섹스하자고 했고, 모텔로 날 데리고 들어왔다. 계산도 자기가 하지 않았나. 설마 기억 안 나는 건가?

“네..그건 맞는데 제가 왜 오빠랑 섹스를 하려 했는지...”

소정이는 이불로 자신의 몸을 더욱 가리며 말했다. 확실히 정상으로 돌아왔구나. 그래 처음 본 남자랑 하루만에 모텔로 간다는 게 좀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니지 않나. 물론 클럽에선 원나잇 문화라고 있지만 알바하던 중에 처음 본 남자랑 갑자기 모텔로...이건 색녀의 영향이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왜긴. 나 대천사잖아. 색녀들이 좋아하는.”

난 제법 뿌듯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내가 색녀들에게 인기가 많다니. 그냥 이상하게 뿌듯했다. 타락해서 그런가.

“대천사요...?그게 뭔죠...?색녀는 또...?”

“엥? 기억 안 나?”

“네...처음 듣는...근데 정말 제가 왜 오빠랑 섹스를 하려 했는지...이해가 안 되네요...”

“....”

조심스레 추측건데 색녀의 영혼이 가지고 있던 천상에 대한 기억은 모조리 날아가는가보다. 그녀의 기억 속엔 나를 면접하고 나를 꼬시려했고, 날 모텔로 데리고 온 기억만 있는가보다. 뭐, 이거라도 기억하고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하마터면 범죄자로 몰릴 뻔 하지 않았나. 그나저나 날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보는 게 좀...

“오빠 죄송한데..저 옷 좀 갈아입게 몸 좀 돌려줄래요...?”

“어, 어...그래. 아니다 내가 먼저 옷 갈아입고 나갈게.”

“네...”

그녀가 대답했고, 난 얼른 옷을 갈아입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뭔가 좀 허전한 느낌. 그렇게 나와 섹스하고 싶어할 땐 언제고. 색녀의 영혼이 사라지자 무슨 날 범죄자 쳐다보듯 하는 그 눈빛. 물론 지가 날 꼬셨으니 뭐라 말은 못할 거다. 근데 눈빛에서 난 분명 볼 수 있었다. 날 파렴치한으로 보던 그 눈빛을...

“색녀는 따먹고 바로 나가야겠어.”

난 그렇게 다짐했다. 색녀의 영혼이 사라지는 순간 여자들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색녀의 영혼이 가진 기억들은 모조리 잊어버린다. 그러니 섹스 후 더 이상 함께 있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방금 보았지 않나. 정상으로 돌아온 소정이 날 보던 그 눈빛. 더 이상 이런 비참한 굴욕은 당하고 싶지 않다.

“그럼 알바는 어떡하지.”

생각해보니 그럼 이제 알바는 어쩌지? 소정이가 날 뽑아줄 거 같진 않고.

“아, 돈은.”

돈이 가장 걱정이다. 아니, 무슨 섹스를 하더라도 돈이 있어야지 않나. 집을 한 채 마련해주던가. 아니 뭐 길거리에서 섹스할까?

근데 그때였다. 내 뒤에서 천사의 기운이 느껴졌고, 그 기운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빠.”

가냘프고 달콤한 목소리. 석정화였다.

“정화야!”

난 반가움에 재빨리 그녀를 돌아다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 지척까지와서는 더 이상 그녀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그녀가 염력으로 내 몸을 묶어버린 것이다.

“훗. 정화야 지금 뭐하는 짓이니?”

난 콧방귀를 살짝 끼며 물었다. 석정화. 천군 4군단 대장을 맡고 있는 천상계 얼짱 천사. 근데 난 미카엘의 왼팔이자 대천사다. 이런 나에게 감히 염력? 난 검지손가락을 살포시 까닥여 그녀의 염력을 깼..헉!

염력이 깨지기는 커녕 내 검지손가락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빠 몰랐어? 타락하면 천사의 힘을 다 잃어버린다는 거.”

석정화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뭐랄까. 그녀의 웃음에서 날 조롱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는데...옛날에 날 좋아했던 그녀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아님 나에 대한 실망이 분노로 바뀌어버린 것일까? 

“절망적이네.”

정말 절망적이다. 타락한 것도 서러워죽겠는데 대천사의 힘까지 잃어버리다니.

“자업자득이지 오빠. 그리고 자.”

석정화가 나에게 봉투를 하나 던졌다.

“뭐야 이건?”

“색녀를 천상으로 올려보냈으니 보상으로 주는 거야.”

“보상?”

난 봉투 안을 열어봤다. 천원 권이 가득이다.

“에잉? 이게 얼마야?”

“5만원.”

“에이.”

색녀 한 명을 천상으로 올려보내는 데 5만원이라. 하루에 열 명을 보내면...50만원...근데 열 번을 사정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너무 짜다.

“5만원이면 너무 적은 거 아냐?”

“많은 건데?”

“누굴 말려죽이려고 하나. 집장촌을 가도 아가씨들 8만원 받아.”

난 거래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말했다.

“업주랑 나누잖아 걔네들은.”

“난 색녀들 찾으러 다녀야 하잖아.”

“내가 찾아주잖아.”

“쉣!”

난 고개를 훽 돌렸다. 석정화에게 너무 섭섭했던 것이다. 그래도 한 때 전우였고, 내가 그녀에게 얼마나 잘해줬나. 비록 그녀의 사랑은 받아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암튼 앞으로 그렇게 알아. 오빠가 생활 유지하려면 부지런히 색녀들을 따먹고 천상으로 올려보내야 할 거야.”

“몰라.” 

난 삐쳐서는 몸을 훽 돌려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5만원. 그래. 일단 밥이라도 먹자.

***

식당에서 불쌍하게 혼자 허겁지겁 밥을 처먹고 있는데 갑자기 한 여성이 나와 마주보며 앉았다. 근데 난 밥 먹느라 바빠서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여자가 중요한가 나도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닌가. 그런데 지금 이런 내 행동을 단숨에 중지시킨 일이 일어났다. 나와 마주보며 앉았던 여자가 테이블 밥상 위로 젖가슴을 올려놓는 게 아닌가!

털썩.

“헉!”

젖가슴이 얼마나 묵직한지 테이블이 크게 흔들릴 정도였다. 봐라 지금 국그릇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국이 다 쏟아지지 않았나! 난 제법 경악스런 표정으로 나와 마주앉은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 역시 날 쳐다보더니 씨익 웃었고...이쁘다...곧 그녀는 앵두같이 붉은 입술을 섹시하게 씰룩거리며 말했다.

"대천사 민세현. 오랜만이야."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