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타락하다 (1)
6장. 타락하다 (1)
촤악!촥!촤악!!!
난 또 한 번 사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민주의 조개 속살에다 사정하지 않았다. 이번엔 그녀의 입에다 사정해버린 것이다.
“흐응..응..맛있엉..하앙...”
내 정액을 맛본 그녀는 너무나 좋아했다.
“후우...수고했느니라.”
“풉.”
내 말에 민주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오빠도 이제 타락했네?”
“응?”
“나한테 따먹혔으니.”
“내가 따먹은 건데?”
“풉. 웃겨.”
조민주는 피식 웃으며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오늘 즐거웠어 오빠. 역시 대천사의 순결함은 다르네. 너무 짜릿했어.”
“나도 즐거웠느니라.”
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 즐거웠다. 거의 3시간에 걸친 2번의 정사. 사실 더 하고 싶었으나 클럽 문 닫을 시간이 다 돼가서 이쯤에서 멈췄던 거다. 생각보다 내 정력은 훌륭했다.
“암튼 오빠 이제 타락했으니 다음에 또 봐. 아, 그리고 색녀들 조심해. 걔들도 대천사 따먹고 싶어서 난리거든.”
“날? 왜?”
“대천사잖아. 그리고 오빠 고추. 완전 대물.”
민주가 엄지를 추켜세우며 말했다. 그리고 날 보며 씩 웃더니 손을 흔들어주고는 룸을 빠져나갔다.
“대물이라.”
난 내 육봉을 내려다봤다. 그래, 크긴 겁나게 크다. 그나저나 내가 타락했다고? 그럴 리가. 난 주어진 임무를 행한 것 뿐이다. 아, 색녀를 살려줬으니...임무 실패인가...뭐, 실패할 수도 있지. 그렇다고 타락이라니. 난 민주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해버렸다. 그리고 나도 룸을 빠져나왔고, 클럽마저 빠져나왔다. 그리고 갑자기 든 후회감.
“아...내가 지금 이러는 게 맞나...”
난 대천사다. 사단을 무찌르고 천군을 관리하는 대천사란 말이다. 그런 내가 지금 사단의 양식이나 맛보고 있다니. 똥싸러 들어갈 때 다르고 똥싸고 나올 때 다르다더니. 난 방금 색녀와의 섹스를 후회하기 시작했다.
“안 되겠어. 더 이상 사단에게 미혹될 수 없어.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자.”
난 결국 천상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래, 색녀를 잡는 건 굳이 내가 안 해도 되지 않나. 천군이 얼마나 많은데. 난 다시 마음을 다 잡고는 구석으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구석에 도착한 난 무릎을 털썩 꿇고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난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어 중얼거렸다.
“아버지시여. 왜 하필 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보내셨나이까. 어찌 이런 더러운 임무를 저에게 주셨나이까!”
나도 모르게 아버지께 버럭했다.
“1만3260년 동안 지켜왔던 저의 순결이! 이런 더러운 임무로 인해 하루 아침에 무너져버렸사옵나이다! 아버지!”
생각해보니 나에게 이런 임무를 준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이런 임무가 없었다면 내가 이 더러운 사단의 양식을 맛보지 않아도 됐었지 않나. 근데 그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 때는 좋다고 하더니.”
익숙한 목소리. 아버지의 목소리는 아니다. 참고로 아버지 목소리는 낮게 깔린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다. 암튼 곧 목소리의 주인이 어둠을 뚫고 나타났고,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뭐라?”
난 녀석을 째려보며 말했다. 녀석. 천군 3군단 대장 이사현이었다. 나와 대천사 자리를 놓고 싸우다 나에게 발린 녀석. 이녀석이 지금 여길 왜 왔단 말인가? 그것도 내가 한참 기도하고 있을 이때. 기도를 방해하는 건 무림고수가 운기조식 하고 있는 걸 방해하는 것과도 같은 엄청난 범죄(?)다.
“색녀 따먹을 때는 좋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왜 후회를 하느냐 물었다 돌대가리 새끼야. 그리고 네가 감히 아버지를 원망해? 네놈이 사단에게 무릎꿇어 놓고 누굴 원망하는 것이냐?”
이사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날 갈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기도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을 패기 위해서다.
“저 좃마난 새끼가 또 아가리 함부로 지껄이네.”
“좃마난? 대천사란 새끼가 어휘수준하고는. 넌 새끼야 이미 타락했어 임마.”
“조까고 있네.”
“이미 깠거든?”
이사현의 비아냥거림에 난 결국 폭발해버렸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주먹을 쏘았다. 근데 내 주먹은 이사현의 몸을 보호하고 있던 기의 막에 막혀버렸다.
파앙!
“헉!”
왜지? 왜 내 주먹이 녀석의 기의 막에 막혀버린단 말인가? 같은 천산데? 설마 진짜 내가 타락한 것인가?!
“풉, 멍청한 새끼. 넌 날 공격 못해. 왜 그럴까? 난 지금 아버지의 말씀을 가지고 왔거든.”
“아!”
이럴수가! 항상 나에게 말씀을 주시던 아버지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이사현에게 말씀을 주시다니! 아버지에게 급서운해졌다.
“잘 들어라 민세현. 오늘 네가 색녀와 섹스하는 장면을 아버지께서 다 보셨다. 그리고 네 마음이 사단의 양식에 물들어 간 것도 다 보셨지. 그래서 아버지는 결심하셨다. 널 버리기로 말이다.”
“뭐?!”
아버지가 내 섹스하는 장면을 몰래 다 지켜봤다는 말보다 날 버렸다는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너도 타락한 천사가 되었다 이 말이다. 그러니 지옥갈 준비나 해라. 곧 천군이 널 잡으러 내려올 테니.”
“허어...”
억울했다. 색녀를 따먹으라메. 그래서 따먹은 거 뿐인데 왜...설마 따먹으며 사단의 양식에 잠깐 취해버렸다고 이러시는 것인가? 이럴 거면 처음부터 이런 임무를 주지 말던가! 그래, 그러고 보니 그 옛날 아담 때도 이러셨다. 탐스러운 선악과를 아담 코앞에 갖다놓고 아담보고 먹지 말라고 하셨지. 그러다 사단의 혀놀림에 잠깐 넘어간 아담이 선악과를 한 입 살짝 베어먹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담을 버리지 않으셨나. 지금 내 상황이 아담 때와 똑같다. 이제야 억울함을 호소하던 아담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 아담아...그때 내가 너무 갈궜지...”
“아담이고 너고 둘 다 똑같은 놈들이다. 알겠냐?”
이사현이 말했고, 난 정말 녀석을 패고 싶다.
“천군이 널 잡으러 내려올 때까지 임무는 계속 하라는 미카엘 천사장님의 명이시다. 수고해라.”
“뭐? 날 타락시켜놓고 또 섹스를 하라고?”
순간 미카엘에게 너무나 화가났다. 천사장이고 뭐고 나한테 너무한 거 아냐? 진심으로 멱살 잡고 싶다.
“타락한 김에 많은 색녀들을 따먹고 천상으로 올려보내라. 대천사로서 마지막 임무를 다하고 장렬히 전사하라는 천사장님의 명이시다.”
“개새끼.”
“설마 미카엘 대장님께 욕한 거냐?”
녀석이 물었지만 난 묵비권을 행사했다. 암튼 이사현은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하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난 다시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버지! 타락이라뇨! 대천사인 제가 타락이라뇨! 제가 그동안 사단과 얼마나 열심히 싸워왔사옵니까! 아버지!”
난 허리춤에 있던 성령의 검을 빼내들었다. 그리고 내 육봉에 겨누었다.
“차라리 제 음험한(?) 육봉을 잘라 아버지께 바치겠사옵니다!”
그렇게 외치며 난 성령의 검으로 내 육봉을 찔렀다. 근데 찌르는 순간 성령의 검이 사라져버렸다.
“씨발!”
타락했다고 성령의 검도 빼앗아 간 것인가! 이대로 허망하게 있을 순 없었음으로 난 천상으로 올라가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펄럭!
그리고 난 힘차게 날개짓을 했다.
펄...뚝.
“헉!”
거대한 날개가 뚝 부러지더니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그리고는 하얀 연기가 되어 점점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안 돼!”
내가 크게 외쳤으나 날개는 더 이상 내 눈앞에 보이지 않았다.
“안 된다고!!!”
그렇게 난 결국 타락천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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