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후회 #오해 #능력남 #상처남 #냉정남 #상처녀 #첫사랑 #애잔물 ※ 이 소설은 피학/가학적 성향의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독 전 참고해주세요! * “넌 참….” 한 발자국 물러선 승재가 팔짱을 끼고 채원의 나신을 관찰하듯 훑었다. “변한 게 없구나. 뭐가 그렇게 당당해 매번.” “무슨 소린지 모르겠… 읏….” 봉긋이 부푼 젖가슴 한쪽을 우악스럽게 움켜쥔 남자의 손. “부탁을 하려면 궁색한 표정이라도 지어야지 최소한.” “강승재, 아파….” “뭐? 다시 불러 봐.” 풍성한 머리채가 억센 악력에 의해 뒤로 젖혀졌다. “다시 불러 보라고.” 남자의 무감한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가녀린 척추 선을 따라 오스스 소름이 돋아났다. “스, 승재 씨….” 채원은 힘겹게 입을 달싹거렸다. 그녀는 강승재 앞에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9년 만에 갑자기 외로워져서, 남자가 궁해서, 날 찾아왔다고? 아, 또 뭐랬더라. 지난 일 사과하고 싶다 했던가? 씨발, 누굴 호구로 아나.” “그건 진심이었어. 정말이야. 진작 사과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타이밍을….” “입 다물어.” 승재의 오른손이 채원의 목선을 강하게 내리눌렀다. “너,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미안하단 소리 하지 마. 비슷한 그 어떤 말도 지껄이지 마.” * 묶여있던 실크 넥타이가 느슨히 풀린 후에도, 채원의 가느다란 양 손목은 승재가 바짝 옭아매었던 처음 상태 그대로 맞붙은 채였다. 지친 마음을 오롯이 내려놓기 위해서는 단단한 울타리가 필요했다. 그것이 강승재의 곁이라면 비좁은 철창 안이든 살갗을 파고드는 족쇄든, 기꺼이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