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간의 침묵.
멜라니는 뒤늦게 마음을 다잡았는지 버럭 화를 냈다.
"그럼 당연히 생각하지 안 해요?! 당신도 그러니까 똑바로 행동해요! 장차 대기업 카이반의 남편이 될 사람이니까 행실에...읏...하아...응....말하는데에...!"
잔소리가 이어질 것 같으면 바로 자지를 쑤셔서 삼류 보지를 혼내주면 그만이었다.
그럼 아무 말도 못 하고 얌전한 토끼 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효과가 아주 끝내줬다.
멜라니 또한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날 노려봤다.
'근데 이젠 진짜 한계인 것도 있어.'
빨판이라도 달린 듯한 쫄깃 보지에 꽤 오래 박혀 있던 건지 사정감이 슬슬 몰려오고 있었다.
멜라니한테 미안 하지만 이제부턴 템포를 맞추기 힘들었다.
팡! 팡! 팡! 팡!
"흐읏...앙...갑자기이...잇...읏...흐앙...!"
기승 위 상태에서 역으로 박는 동작.
쿡쿡 올라가 있는 자궁구에 피스톤 질을 할 때마다 클리 쪽으로 씹물이 찍찍 싸질러진다.
입구가 망가진 분무기처럼 보짓물을 흘리는 멜라니는 사람의 말을 잃고 신음만을 내뱉었다.
쿡쿡쿡.
계속 반복 되는 허릿짓에 멜라니는 짙은 교성을 내질렀고 나 또한 바로 정액을 싸질렀다.
한 점의 망설임도 없는 질내사정.
멜라니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자기 자궁 위쪽에 올리고 눈을 꼭 감았다.
울컥울컥.
기승 위 상태에서 사정을 함에도 불구하고 질내를 끝까지 채운 정액은 몇 초 뒤 천천히 밑으로 흘러내렸다.
"흐으...아..."
멜라니는 정말 힘이 빠졌는지 스스륵 몸이 옆으로 빠졌고 그와 동시에 자지가 보지에서 빠져나가 한 번 더 절정했다.
부르르르.
훤히 벌려진 다리 사이에 정액을 줄줄 흘리며 탈진해서 쓰러진 금발 미녀.
어디 AV에나 나올 법한 광경에 자지가 다시 탱탱해져 아쉬움을 금치 못 하고 있을 때.
벌컥.
누구 하나 들어올 사람이 없다고 판단한 내 방문이 열렸다.
"백태양 나와 이 새끼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모모하라 유이.
안뚱땡과 안비실을 처리할 때 함께 사라진 조직의 잔재이자 내가 보지 따기 직전까지 간 히로인.
그녀는 조금 취해 있는지 몸을 비틀거리며 나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뭐야 나 오늘 잠 못 자?'
뭐 이렇게 여자가 쏟아져.
다른 의미의 여난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모모하라 유이가 백태양의 방에 들어가기 30분 전.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손 안을 안 댄다는 건 말이 안 돼."
유이는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서 자기 몸을 한 번 점검했다.
태닝해서 건강하게 보이는 구릿빛 피부와 대조적으로 보이는 분홍빛 유두와 음부.
건강미와 볼륨감을 모두 챙긴 흔히 말하는 남자들의 이상적인 몸매라고 볼 수 있었다.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니고."
남녀 간의 진한 스킨쉽 없이 남자를 수두룩 빽빽하게 미인계로 홀려 정보를 캐낸 자신이었다.
그렇기에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빠지는 조건이 하나도 없는, 과장 좀 보태면 완벽에 가까운 자신을 이렇게 방치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엔 부끄럽다고 생각했어.'
개구리 공주 게이트에서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그냥 과감한 면이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막상 나와서 더 본격적으로 조사해보니 그때의 모습은 모두 연기였다는 듯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어린 나이에 헌터라고 불리는 게 사소할 정도로 그의 여성 편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마탑의 딸과 사귀고 있고, 카이반 그룹의 후계자랑도 연애 중 그리고 교내에서도 사귀는 사람이 몇 명 더 있다는 소문이랑 성녀와 용사여서 같이 다니기도하고...'
여자, 여자, 여자, 여자.
여자의 연속.
백태양은 정말 여자를 먹어치우는 괴물 같은 존재였다.
물론 이건 좀 심한 비약이었고 그만큼 자기 사람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소리다.
"큼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가야 한단 말이지."
노리는 건 정실, 애초에 정실을 노리지 않는다면 대체 무슨 의미로 살아간단 말인가.
확률이 희박하더라도 쏴야 할 땐 쏘는 게 강자가 세상을 사는 방식이었다.
"다 씻었으니까 이제... 가 볼까."
유이는 마음을 먹은 이상 무조건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하며 액세서리를 하나씩 착용했다.
찰칵.
찰랑거리는 금발을 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목에 검은색 가죽의 초커가 자리 잡는다.
그 아래로 하얀색 긴팔 면티와 하의는.
"속옷만."
입지 않았다.
한 번에 달려들어서 육탄전을 벌일 생각이니 하의는 안 입는 게 진도를 나갈 때 오히려 더 이득이었다.
그리고 이미 볼 거 안 볼 거 다 공유한 사이여서 어차피 가린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었다.
남자는 사냥 본능이 있어서 뭐 벗기는 맛이 있어야 한다 어쩌구 하는데 다 개소리였다.
그렇다고 맨다리를 다른 남자들한테 보일 순 없으니 그 위에 담요를 둘렀다.
"좋아 준비 끝!"
그렇게 거울 앞에서 모든 점검을 끝내고 바로 백태양의 방으로 향하려던 찰나.
유이는 문득 책상 위에 올라가 있는 양주 한 병을 발견했다.
"...맨정신으로는 좀 힘들지도."
아무리 많은 남자들이랑 대화해봤다고는 하지만 유이는 처녀였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제 그 처녀를 상실하러 가는 거라고 볼 수 있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직접 두 발로 걸어가서 해야 한다니, 겁이 안 나는 게 이상했다.
"조금만 마실까."
두르르륵 뽕.
정신을 차렸을 때 어느새 유이는 술병을 따고 머그컵에 술을 쫄쫄쫄 따르고 있었다.
뭐라고 써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리스가 비싼 술이라고 말하며 선물을 해줬던 게 기억난다.
술맛을 잘 모르는 유이에겐 단순히 취하기 위한 용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벌컥벌컥벌컥.
미인계를 쓰면서 술을 마실 일이 많았던 유이는 술을 잘 마시는 편에 속했다.
거기에 유명 인사를 많이 만났기에 양주에 대한 면역은 엄청났고 말이다.
때문에 그녀는 앉은 자리에서 스트레이트로 양주 한 병을 텅텅 비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좀 알딸딸해서 괜찮네..."
너무 취하지도 않고 딱 기분 좋게 알콜이 올라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
"돌겨억...! 이다아아...!"
유이는 그렇게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백태양의 방으로 향한 거였다.
"우브으...으으...흐으으..."
또 여자를 불렀냐는 멜라니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힘이 축 빠져 있었다.
본래라면 저 말하면서 째려보기까지 해야 하는데, 연이은 섹스로 인해 체력이 다 방전 되어 있었다.
멜라니한테 청소 펠라까지 받고 싶었으나 상황이 좀 그래서 난 뒤처리를 발동시켜 주변을 싹 정리했다.
"으흐브으..."
"알겠어, 편히 자."
이번엔 진짜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멜라니의 머리칼을 두어 번 쓰다듬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자식아! 개자식! 나 안 건드리고! 다른 여자들이랑 붙어 먹고! 어떻게 그러지?"
"어? 응? 뭐라고?"
내가 일어난 걸 확인하자마자 유이는 빠르게 말을 내뱉었는데 전부 다 일본어였다.
문제는 내가 일본어라고는 야메떼랑 이쿠이쿠 밖에 모른다는 점이었다.
야동에서 나온 간단한 AV 회화를 제외한다면 알고 있는 일어 지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내가 그냥 가려다가 중간에 바 들려서 한 병 더 마셨어. 속에서 열불이 나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이 여자 저 여자 다 건드리면서 날 안 건드릴 수 있지? 왜지? 왜 그런 거냐고 임마!"
절뚝절뚝.
휘청휘청.
유이는 내 쪽으로 다가오며 이런저런 벽에 기대서 조금씩 전진했다.
'술을 많이 마셨네.'
술 냄새는 나지 않아도 발걸음이랑 얼굴에 띈 홍조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취한 지 알 수 있었다.
태닝을 한 피부가 발갛게 올라올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마셔야 하는 걸까.
일단 이런 사소한 의문은 접어두고 난 유이가 혹시라도 넘어질까 일단 빠르게 접근했다.
'그래도 다행히 방이 세 개인 곳에 룸을 잡아서 다행이네.'
혹시 몰라서 좀 큰 방을 잡아 놓길 진짜 잘했다.
다들 내뿜는 기세를 보아하니 아직 하렘 섹스는 하기 싫고 단독으로만 하고 싶어 하니, 그 욕구를 들어 주려면 무조건 빈 침대가 필수였다.
덥썩.
때문에 난 휘청거리는 유이의 몸을 잡고선 천천히 빈 방으로 그녀를 유도했다.
"너 이 자식아 넌 진짜 그러면 안...아, 나 지금 일본어로 하고 있구나...잠깐만."
"아아... 어 그래."
몸을 붙잡히자 엄한데 힘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유이는 머리를 빠르게 굴려 바로 한국말을 출력했다.
"이런... 꼬츄우...가지고 있으면서 왜 내 보지는 안 따는 건데?"
덥썩.
유이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발기가 된 내 자지를 양손으로 콱 잡았다.
"아니 너무 세게 잡는 거 아닌..."
"시끄러어...!"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
활발함 속에 숨어 있는 소녀스러움이 평상시에 있었다면, 지금은 어딘가에 묶여 있던 본성이 깨어난 건지 아주 대범했다.
"야 백태양... 너 솔직히 나 안 좋아하지? 그래서 안 하는 거냐 나랑?"
"아냐, 그런 건 진짜 아냐."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순서가 밀린 거야.
내가 바빴거든, 보지 딸 여자도 좀 많고 한동안 섹스 안 한 여자들도 있고.
아직 아르테미스는 처녀도 안 따서 나중에 꼭 보지 큥큥 섹스 해야 한단 말이야.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그냥 어쩔 수 없이 밀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