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악...으아...아...! 나으리히, 이, 이와앙... 벌을 주실 거면 조금 더 세게에..."
"안 돼, 딱 이 정도가 적당해. 그래야 벌이지."
살을 많이 섞어봐서 춘향이가 좋아하는 강도를 알고 있었다.
때문에 딱 거기서 두 단계 정도 멈춘 감질이 날 정도로 둬야 벌이었다.
갈 것 같은데 가지 못 하는 그 애매함.
화장실이 바로 코 앞인데 절대 도달할 수 없고 배뇨도 할 수 없는 상황.
그게 내가 춘향이한테 주는 벌이었다.
'상은 뭐... 지금 표정 보니까 좋아 죽으려고 하는 걸 보니 같이 주고 있는 거고...'
그건 그렇고 이건 어떻게 치우냐.
나중에 아르테미스랑 아테나가 일어나면 치우라고 하면 되겠지만 그때 동안 방 안에선 수면은 글렀다고 봐야 했다.
씹물 냄새가 진동해서 맡기만 해도 발기가 되니 발정 사우나나 다름없는 공간이었다.
'근데 진짜 신이라서 그런가, 보지에서 윤이 나네.'
신의 육체는 신성스럽다는 관념이 있어서 그런 건지 천박하게 백합 난교 섹스하고 잠을 자고 있음에도.
그녀들의 신체는 굉장히 빛나고 있었으며 보짓물을 줄줄 흘리고 있어도 고귀해 보였다.
내 체취가 가득 담긴 물건들을 모두 보지 근처에 잠들고 있지만 않았어도 성스럽다고 느꼈을 텐데.
베개가 씹물로 전부 젖은 거라던지 내 와이셔츠가 보지에 조금 들어가 있다던가 하는 건 좀.
아테나는 그렇다 쳐도 아르테미스까지 내 옷으로 자위를 할 줄이야.
결과적으로 보면 정말 '성춘향식 성교육'을 성공한 거라고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치우자.'
여기서 더 하면 복잡해질 것 같아 오늘은 일단 춘향이만 벌을 주기로 하고 방 밖으로 나왔다.
나름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
시각은 빠르게 흘러 MT 가기 바로 전 날.
1학년은 아카데미에서 처음 가는 여행이기에 굉장히 들떠 있었다.
늘 몬스터 잡으러 다니거나 훈련, 실습, 던전 연구 같은 딱딱한 일만 하다가 여행이라니.
합동 합숙이고 훈련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노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유 시간도 빵빵하고 훈련도 전부 다 자율이었기에 정말 마음만 먹으면 온종일 노는 것도 가능했다.
일정도 중간에 변경 되어서 이박 삼일에서 사박 오일로 변했는데.
월화수목금 다 놀고 주말 푹 쉬라는 아카데미 측의 배려로 보였다.
'다들 엄청 설레 보이네.'
조를 짜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느 방에 갈 건지 등등.
몇몇 생도는 숙소 위치 근처에 따로 돈을 내서 개인실을 예약했다는 말까지 있었다.
이런 들뜬 분위기 속에서 가장 시끄럽게 떠드는 건 다름 아닌.
"우헤헤헤헤헤! 내가 왔다! 빅토리 아카데미여!"
김민수였다.
놈은 여태 뭘 한 건지 루베니아에서 봤을 때보다 조금은 성장한 듯 보였다.
'근데 팔에 깁스랑 콧등에 반창고는 왜 붙인 거야.'
네가 무슨 일본 열혈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이냐? 그 말하고 싶었으나 분위기를 망칠까 봐 꾹 참았다.
깁스는 딱 봐도 지금 당장 풀어도 될 정도로 멀쩡해 보이는데.
무용담을 과장하고 싶어서 일부러 감은 게 티가 팍팍 났다.
"최근 백두산에서 던전 공략을 좀 하고 왔지."
"어디까지 하고 왔어?"
"음 뭐, 외곽 솔로 플레이 정도... 별거 아니었어."
"외곽을 갔다 왔다고?! 솔로 플레이로? 너 대박이다."
김민수는 아카데미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자기 활약상을 떠벌거리며 이목을 끌었다.
안뚱땡이 제대로 사람 하나 버려 놓은 탓에 허세와 자만에 빠진 김민수는 자기 자랑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지 잘난 맛에 사는 놈이라는 게 이마에 써져 있을 정도.
바로 개입해서 패는 것도 방법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명분을 만들어 줄 거라 난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원래 아카데미에서 친구도 없었고, 조가 짜진다고 해도 유민이랑 같이 다닐 게 뻔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외곽에서 몬스터들을 그냥 도륙했다는 거지, 어떤 1학년이 이런 성과를 내겠냐?"
말하면서 계속 내 쪽으로 시선을 던지며 도발하는 김민수.
아무래도 자기가 뭐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하나 본데.
그냥 진짜 너무 귀여웠다.
'난 백두산 중턱 솔로 플레이 했어 임마.'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똑같은 놈이 되는 건 사양이었다.
"다들 왔나?"
"넵!"
"그럼 출발하겠다."
장두철의 신호와 함께 버스가 출발했다.
'대학교 같네.'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빅토리 아카데미가 MT를 갈 때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 관광 버스라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전용기 같은 것도 부를 수 있을 텐데.
가벼운 여행 느낌을 내기 위해 일부러 버스를 이용하는 듯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돈이 끓어 넘칠 정도로 많은 빅토리 측에서 버스를 준비할 리는 없었으니까.
근데 또 웃긴 게 일반적인 버스가 아니라 최고급 호화 버스였다.
이 층으로 된 버스는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느낌을 물씬 줄 정도로 고급스러운 좌석을 자랑했다.
시트도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혀 있었고 안내원의 복장도 승무원의 그것과 흡사했다.
그러니까 형식적으로는 버스가 맞긴 한데 내부는 완전 빅토리스러움 그 자체였다.
'일반인 코스프레 그 자체네.'
외부에서 본다면 정말 어디 단체 관광이라도 가는 버스로 생각할 정도의 비주얼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짐 풀고 첫날은 놀고 둘째 날은 간단하게 던전 공략도 한다는데?"
"던전 공략도 한다고?"
"응."
내 옆엔 아주 당연하게 유민이가 앉아 있었고 아주 자연스럽게 나한테 일정을 설명해줬다.
근데 둘째 날에 던전 공략이 있다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놀러 가는 티를 내면 좀 그래서 그런가.
"던전이라고 해봤자 진짜 간단한 거더라, D급이랑 C급 사이라고 했으니까 뭐... 아마 태양이 넌 안 가도 될걸?"
나도 그렇고.
그 말을 끝으로 유민이는 내 품에 쏙 들어왔다.
'확실히 성장 차이가 많이 벌어지긴 했지.'
유민이도 나만큼은 아니어도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덕에 생도의 강함 수준으로 보기 힘든 정도까지 올라와 있었다.
아니 애초에 상시 발동형 메인 스킬 보유자라는 것 자체가 생도급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일반적인 경우와는 아예 클라스부터가 다르고, 아카데미에 다니는 이유도 힘의 사용법을 배우는 것보단 안전하게 쓰는 법을 알려주는 거였으니까.
폭주를 하지 않는 법, 여차할 때 힘을 최소화 시키는 법 등등.
원래 상시 발동형 메인 스킬 보유자는 교육 과정이 일반 생도와 조금 달랐었다.
그때문에 내가 아카데미에 자주 빠져도 수업적으로 봤을 때 큰 지장이 없었던 거고 말이다.
백두산 중턱을 솔로 플레이하는 애한테 D급 던전에 들어가라고 한다면 되게 좀 그렇지 않은가.
"너도 그렇잖아."
"응, 맞아 그래서 희망자만 받고 있어 뭐 대부분 참가하긴 했더라."
"그래? 명단 좀 볼 수 있어?"
"응."
김민수가 감옥에 가서 반장 자리를 잃은 후.
유민이는 반장과 부반장 자리를 둘 다 겸임하고 있었다.
근데 웃긴 게 김민수가 반장이었던 시절하는 게 없었고 유민이가 대부분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
김민수가 사라지고 유민이가 혼자 모든 걸 감당해도 별 무리가 없고 오히려 반이 더 잘 돌아갔었다.
'김민수도 있네.'
명단에 있는 이름을 살펴보자 아니나 다를까 김민수 이름 석 자가 박혀 있었다.
아무래도 D급 던전에 들어가서 애들이 위험할 때 대장 노릇 한 번 하고 싶은가 본데.
의미가 없는 게 던전엔 너무 당연하게도 교관이 같이 동행한다.
"숙소는 어떻게 했어?"
"아 그거... 교관님도 남녀 따로 쓰라고 하셨는데, 알다시피 이게..."
"그렇긴 하지."
아카데미에서 대놓고 연애를 하는 건 나와 유민이 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문어 다리로 유명해서 그렇지 알게 모르게 연애를 하거나 아예 대놓고 아카데미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애들은 많았다.
게다가 같은 반에서 훈련도 하고 놀고 웃는데 거기서 정이 싹트지 않는다? 그건 말도 안 됐다.
학기 초라면 모를까 MT에 올 정도로 모두가 친해진 지금.
버스 안은 던전 공략으로 신난 생도가 아닌 발정기 짐승들의 소굴이나 다름없었다.
'반 배정을 해 줘도 어차피 다 각자 이동해서 떡 치거나 주변에 텔 잡아서 둘만 있겠지.'
합법적인 데이트 여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됐을 경우 필연적으로 방에 남아 있는 애들은 애인이 없는 자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정확히 파악한 민수는 벌써 그 가운데에 완벽히 돗자리를 폈었다.
"그래가지고 말이야, 내가 거기서 확!"
"오오, 오오오오!"
애인이 있는 애들은 모두 다 이인석에 앉아서 꽁냥거림을 최대한 뿜어내고.
그렇지 못한 애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있는 버스 안.
건전과 불건전이 이렇게 오묘하게 섞이는 건 정말 MT 뿐이었다.
'없던 정도 여기서 생기지.'
대학교 시절 술 마시고 섹스, 산책하다가 섹스, 단둘이 뒷정리하다가 섹스 등등.
하루에 세 탕을 뛰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유민이의 손을 꼭 잡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좋다."
"그러게."
유민이는 품에 안긴 상태로 느긋하게 내 가슴을 쪼물딱 거리고 있었다.
아마 마음 같아선 자지를 만지고 싶었을 테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많아 이 정도로 참는 듯싶었다.
"어? 오늘 밤에도 레크레이션 해?"
"응 거의 매일할걸, 파티 느낌으로. 그래야 휴식이라던데?"
"허."
스케일이 완전 다르구나.
명단 목록 뒤에 있는 일정표를 살펴본 결과.
던전 공략만 빼면 정말 광란의 파티 일정 그 자체였다.
고생했다는 의미로 온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매일 파티에 고급 음식에.
새삼 빅토리 아카데미의 스케일이 얼마나 큰 지 다시 한번 느껴졌다.
이름 있는 MC가 진행하는 레크레이션 쇼라니.
학과장이 나와서 몇 마디 하는 그런 거랑은 규모 자체가 달랐다.
"기대 된다, 그치."
"그러게."
버스는 무난하게 MT 장소 근처로 가고 있었다.
여기서 김민수가 과연 무슨 짓을 저지를지 기대하며 난 그쪽으로 시선을 다시 한번 더 던졌다.
"백두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홉이야, 이게 진짜 핵심적인 건데..."
"호흡 아냐?"
"아니 그, 어 아, 그런 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잖아.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어?"
"미,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