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간을 넘게 박아 댔는데 그게 어떻게 서 있는 거야 대체,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랑 너무 달라..."
"성 공부를 야동으로 하니까 그렇지."
"거기서도 두 시간 정도 하면 힘들다고 하거나 영상 끝나거든?"
대화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리리엘은 성 지식 쪽으로 아주 빠삭했다.
실전은 하나도 모르고 이론 뿐이었지만 그 부분에선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정도였다.
호기심은 많은데 직접 할 생각은 없던 처녀가 인터넷의 세계에서 얼마나 그쪽으로 찾아봤을지 참.
"많이 봤나 보네, 야동 견적을 평균 값으로 내고."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를 놀리기만 하고, 못 됐어 진짜."
"근데 몇 분 전까지는 호칭 대신 이름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하더니, 이젠 남자 친구가 내 이름이야?"
딱히 불만 같은걸 가지는 게 아니라 순수한 의문이었다.
태양아, 리리엘 이렇게 하다가 갑자기 리리엘이 먼저 남자 친구라고 부르니 의아했다.
"...넌 날 리리엘이라고 불러줘야 돼, 내 이름을 아무나 부르지 못하니까."
이건 안뚱땡이 사라져도 남아 있는 어떤 강렬한 세계의 법칙이나 진리 같았다.
루베니아가 만든 것도 아니라고 한 걸 보면 그렇게 해서 성녀란 이미지를 굳건하게 만드는 일종의 장치 같았다.
신성시하려면 쉽게 불러선 안 되고 쉽게 불려서도 안 되니 이름 자체에 법칙을 건 거겠지.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는데 진짜 사람 하나 고립 시키는데 최고의 방법이다 싶었다.
'근데 최근 들어서 그게 좀 옅어진 것 같단 말이지.'
예전엔 리리엘이라고 부르면 되게 엄청난 금기를 저지르는 듯한 감각이 몸에 휩싸였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조금 미미한 정도인 걸 보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제약이 약해지는 구조인 듯 보였다.
그렇다면 나중에, 정말 나중에 모두와 결혼해서 함께 살 때 서로가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정답게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오는 건가.
"갑자기 왜 그렇게 헤벌쭉 해졌어? 무슨 상상을 하고 있길래."
"리리엘이랑 결혼하는 꿈."
"아...음 뭐, 너무 당연한 상상을 하는데 되게 헤벌쭉하네."
"그러기엔 그... 입꼬리가..."
"..."
리리엘은 결혼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눈에 하트가 뿅 생기더니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이 쭉 올라갔다.
게다가 말없이 무슨 상상을 이어서 하는 건지 살짝 벌어졌던 다리가 쏙 좁혀지더니 비비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결혼 중반 안정기 부분을 꿈 꾸고 있다면 리리엘은 초창기 달달한 허니문을 꿈 꾸는 것 같았다.
"리리엘."
"..."
"리리엘?"
"아아, 어 응. 왜 남친?"
"무슨 상상을 그리하나 해서."
"근데 아무래도 결혼식하면 남편한테 어느 정도 맞춰야 하니까 한복을 입는 게 맞겠지? 난 루베니아 전통 드레스도 좋긴 한데... 성녀라서 자주 입기도 하니까 한복이 조금 더 좋은 것 같기도 해. 특히 개량 한복 드레스 중에서 내가 예전에 예쁜 걸 본 게 기억에 있는데..."
또다시 리리엘의 말이 쭉 이어지자 난 잠시 눈을 감았다.
한평생 속 터 넣고 말할 친구가 한 명도 없다 보니 리리엘은 여태 묵혀놨던 이야기보따리를 다 풀려고 했다.
그게 뭐 지루하다거나 싫거나 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하나도 없었지만 뭔가 충격이 계속 뒤통수를 후리는 느낌이다.
알면 알 수록 '이런 캐릭터였어?'라는 생각이 진해진다고 해야 하나.
허당에 푼수에 게으름도 많은데 밖에서는 완벽하다는 소리를 듣는 여자라니.
진짜 어디 라이트 노벨에 나올 법한 설정을 그대로 빼다 박았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긴 한데..."
"응?"
"아니, 그찮아. 조금 있으면 내 남자 친구가 여자들이 잔뜩 있는 아카데미에서 MT를 가니까 참 마음이 복잡하네."
원래 대학생이 이런걸로 많이 싸운데.
MT 갈 건지 말 건지, 왜냐면 가서 딱 봐도 여자들이랑 술 마실 게 뻔히 보이니까 싸울 수밖에 없는 거야.
인터넷에서 본 일을 경험담처럼 말하는 그녀의 의견을 단 한 마디에 함축 시켰다.
"나 어차피 아카데미에서 여자 친구 있는 거 다 알아. 세 다리... 정도 걸치고 있는 것도 알 걸."
당장 인터넷에 백태양 여자만 쳐도 관련 기사가 쭈르륵 나올 텐데 여자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너무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었고 사귀는 여자들도 다 한 성격 하는 애인들이라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0%였다.
"난 못 가니까 그러지."
"왜 못 가?"
"행사 있어, 그리고 어... 난 견학생이라서 MT 가기도 그래, 그리고 내가 거기 가면 분위기가 좀 그렇잖아. 다 같이 노는 분위기에 성녀가 있으면 뭔가 좀..."
"이해는 되네."
술 마시고 놀자 판에서 괜히 성녀가 껴있으면 눈치를 볼 게 뻔하니 그녀 나름 배려를 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럼 오늘을 아주 잊지 못하게 만들어 줘야겠네."
그 말을 끝으로 난 리리엘한테 달려들었다.
"미쳤어, 진짜 짐승인 가 봐."
"맞아."
성녀 보지를 다시 따먹을 차례였다.
'그러고 보니 MT 때 김민수가 온다그랬는데.'
놈이 뭔 짓을 할지 벌써 궁금했다.
분명 개짓거리를 할 확률 100%였으니까 말이다.
+++++++++++
"됐다! 됐어! 얻었어! 이게... 성검 mk2가 될 거야."
"성검도 써본 적 없으면서 어떻게 mk2라는 말을 쓰는 고얌?"
"...꼭 그렇게 태클을 걸어야 돼?"
"서방, 나는 다 좋은데 이제 그만 다 포기하고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엄. 또 막 괜히 가서 처맞으면 너무 슬플 것 같암."
"누가 맞는다 그래!"
끝끝내 던전을 클리어 해 보상을 얻은 민수는 화려하게 자기 계획을 설파했고.
아만다가 먼데는 그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걱정했다.
'굳이 가서 뭐 한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또 백태양에게 뚜드려 맞을까 걱정이 앞서는 아만다가 먼데였다.
리리엘과 뜨거운 밤을 즐기고 집으로 도착했을 때.
"내가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앗, 나으리 벌써 오셨군요! 소녀 정말 정갈하게 하늘에서 온 계집들의 기반을 다 닦아 놓고 있었사옵니다."
"넌 이게 닦은 거냐?"
집이 조용하길래 다들 뭐 하나 싶어서 내 방에 들어갔더니 난교를 하고 있을 줄이야.
그것도 그냥 난교가 아니라 아예 정말 딜도랑 바이브까지 적극적으로 동원해서 하는 섹스 파티였다.
딜도는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언제 만든 건지 내 좆 모양을 그대로 본 딴 거였다.
얼음으로 모양을 만들고 위에 아테나랑 아르테미스가 녹지 않고 체온도 적당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쓴 모양인데.
고작 딜도 하나 만들겠다고 신이 힘을 쓰는 모습은 참.
"닦은 게 아니라 쏟은 거잖아."
보짓물을 침대 시트에만 싼 게 아니라 무슨 체위를 어떻게 했는지 내 방 곳곳에서 암컷 냄새가 진동 했다.
왜 남의 침대를 교미의 현장으로 썼냐고 캐물으려 하다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아예 내 베개를 가랑이 사이에 끼고 곤히 잠들고 있는 아테나가 모든 걸 설명해줬다.
"하지만 나으리, 그 누구보다 제 수업을 착실히 들은 아이들을 너무 나무라지말아 주시와요."
"아니, 그 교육을 가르친 널... 혼낼 생각인데."
얘는 은근슬쩍 자기는 쏙 빠져나가려고 하네.
춘향이가 대화하는 모습을 제대로 못 봐서 그렇지 실제로 길게 말을 나누면 얼마나 여우 같을 지 짐작케 하는 순간이었다.
아마 무슨 말을 해도 결국 학생들의 열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이런 대사를 내뱉을 것 같은데.
그런 게 나한테 먹힐 리는 없었다.
"아르테미스 교육생이 생각보다 말도 잘 듣고 반응도 좋아 조금 힘을 냈더니... 결과가 과했나 봐요 나으리."
"이게 그럼 아르테미스가 혼자 한 거라고? 그건 아니잖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사와요."
이건 이것대로 또 할 말이 없네.
'아니지, 난교를 열심히 했다는 거잖아. 그럼 안 좋은 거 아냐? 내 방에서 한 건데.'
근데 또 내 방에서 열심히 난교를 함으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면 나쁘지 않을 지도.
아테나랑 뒤엉켜서 내 침대에서 곤히 자는 아르테미스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빨래해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암컷 냄새가 진동하는가운데 의문이 든 건 춘향이의 모습이었다.
'얜 왜 멀쩡하지.'
아테나랑 아르테미스는 알몸 상태로 녹초가 돼서 자는데.
춘향이는 이렇게 멀쩡한 걸까.
내 시선의 의도를 눈치챈 건지 춘향이는 짙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기 치마를 들처올렸다.
스르륵.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아테나 보지에 박혀 있는 것과 똑같은 사이즈의 딜도가 허벅지 사이에 딱 고정되어 진동 한다.
팬티 안에 딜도를 보지에 박아넣고 당당하게 주인에게 자랑하는 소환수라.
달콤했던 주말 데이트가 순식간에 19금을 뛰어넘는, 29금의 무언가로 덧칠된다.
"...그게 뭐야."
"제 얼음으로 나으리의 자지 사이즈와 똑같은 모양을 구현한 뒤 신력을 사용해 녹지 않도록 하고 체온을 올리고... 거기에 미세하게 진동 마법을 건 나으리 자지 사이즈 특대 딜도랍니다."
"아니 그니까 그게 왜... 거기 있는 거냐고."
"당연히 선생의 입장으로서 제자들과 똑같이 딜도 좀 박혔다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바. 모범을 보이는걸 넘어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주기흐으극!"
꾸욱.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일단 난 무릎을 들어 올려 춘향이의 보지에 박힌 딜도를 더 깊숙하게 박아 넣었다.
내 사이즈를 본 따 만들었다면서 끝까지 넣지 않는 걸 보면 아마 스스로 박아 넣은 위치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일 게 뻔했다.
'그래 뭐 잘못을 추궁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해야지.'
어쨌든 내 방만 더러워진 것만 빼면 나머지 부분은 춘향이가 완벽하게 일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하게 벌을 내리는 것보단 오히려 이런 식으로 체벌과 보상을 동시에 주는 게 나을 터.
춘향이도 이런걸 바라고 있던 건지 힘겨워 보이는 신음 소리 속에 느껴지는 짙은 쾌락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나읏리히이... 아흐...읏...자궁이...소녀 자궁이힛!"
꾸욱 꾸욱.
더, 더 깊숙하게.
뿌리까지 박아넣을 정도로 무릎을 높게 들어 올려 딜도를 춘향이 보지에 완전히 박아 넣는다.
달달달달달.
자연스레 허벅지 안쪽이 떨려오고 입이 벌어지며 고개가 위를 향하게 된다.
아무리 내 자지에 익숙해져 있다고는 해도 몰아치는 흥분엔 아직 적응하지 못할 게 훤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소녀하으아...읏...흑어...아...나으릿...이거말고오...지...진짜잣..!...지이이...이!"
신위를 사용해 딜도에 있는 진동의 강도를 올리자마자 춘향이의 목소리가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아테나랑 아르테미스가 한 걸 내가 하지 못할 리 없으니, 딜도 리모컨을 내가 쥔 거나 마찬가지였다.
"안 되지, 지금은 안 돼. 일단 내 방 이렇게 하고 안 치운 벌은 받아야 할 거 아냐."
"그, 그거어어어어으읏흐응...!"
털썩.
춘향이는 하체에 힘이 딸리는 지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주저앉아 다리 사이로 팔을 넣었다.
"흐극으...! 이거 더...더어...아니...그래도 이것보단 나흐리흐으...자지가아..."
바닥에서 클리 자위하면서도 내 자지를 원하는 모습은 성욕의 화신 그 자체였다.
춘향이가 아마 고대 시대에 태어났다면 성욕과 본능을 관장하는 신이 됐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