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290화 (290/325)

흔히 말하는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같은 건 결국 표출하지 않는 이상 그저 모래성에 불과했다.

"태양...하아...나 슬...스을...진...너무급...하아...!"

혜미는 분주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엉덩이를 내 자지에 딱 붙인 상태였다.

이미 뒤로하고 있어서 조임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엉덩이 사이를 꾹꾹 조여 더더욱 거센 조임을 만들다니.

시키지도 않은걸 미리 배워서 하는 걸 보니 교관은 역시 교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아."

짝.

거칠게 손바닥을 내려찍어 엉덩이에 자국을 남기며 그대로 손바닥을 떼지 않고 꽉 주무른다.

마른 살집임에도 불구하고 나올 데가 나와 있어서 그런지 엉덩이에 볼륨감이 꽉 잡혔다.

벌써 가면 장두철이 제대로 무슨 관계인지 확인을 하지 못할 테니 절정에 이르는 건 곤란했다.

울컥울컥.

절정 직전까지 가 버린 보지는 구멍이 뚫린 물탱크처럼 계속 씹물을 뱉어댔다.

찌걱찌걱.

"끄흡...으하...아...앙..."

물탱크 보지를 쑤실 때마다 과즙을 짜내듯 물이 쯥쯥거리며 밖으로 흘러나온다.

잘 익은 토마토에 손가락을 넣자마자 토마토즙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멈춰주길 바라지만 허락하지 않음에 깊은 신음을 토해내며 혜미는 책상 위의 서류를 어지럽게 구겼다.

종이가 찌그러지는 소리와 난잡하게 필기구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허벅지 비벼지는 사이에 스며든다.

"조아하... 오랜만인데도...자궁... 끝까지이...히으응...!"

참는데도 한계가 있는 건지 혜미는 천천히 허리를 알아서 들어 올리더니 배를 헐떡거리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다리를 달달 떨어대며 하체가 무너지려는 걸 내가 억지로 잡고 들어 올린다.

솜 빠진 고무 인형의 허리를 잡고 보지를 쑤셔 박는 기분은 정말.

'와, 이건.'

최고였다.

박을 때마다 들썩거리면서 신음을 내뱉는 생체 오나홀을 얻은 느낌.

게다가 한 번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임은 여전히 유지 중이어서 보지에 박을 때마다 억억거리는 신음 소리가 듣기 정말 좋았다.

"흑,읍...학...아...흣으..."

짐승이 교미를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나오며 뜨거운 숨결이 간간이 손등에 닿는다.

"나하으...아...아?"

"응, 엄청 좋아."

말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 하는 와중에도 호감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그 가냘픈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사랑 받고 싶어 하는 본능을 잊지 않는 암컷의 면모를 사랑했다.

나이도 잊고, 신분도 잊고 성욕에 관통당한 몸과 사랑에 뚫린 마음을 증명하려는 그 행위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흡...아하...태양...흣...아...나 진짜...아..."

두 번째 절정은 예전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처음을 제대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일까.

혜미는 아득바득 책상 쪽으로 몸을 일으키더니 잠시 숨을 멈추고는 몸을 나에게서 떨어트렸다.

주르르륵. 

"흐윽..."

자지를 빼내자마자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지탱하며 혜미는 천천히 책상 위로 올라갔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보짓물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책상 위에 올라가자마자 허벅지 사이에 있는 씹물 때문에 젖는 서류는 보지도 않으며.

"다시...와줘..."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활짝 열며 나를 보고 힘겹게 웃음을 짓는 류혜미.

이건 없던 성욕도 생겨나게 하는 자세였다.

쾅!

그러던 와중에 갑작스레 연구실 밖에서 들리는 의문의 굉음.

"응?"

예상치 못한 소리에 혜미는 깜짝 놀라 황급히 다리를 좁혀 보지를 가리고 손으로 유두를 가렸지만 난 아무렇지 않게 혜미를 끌어안았다.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별일 없다는 듯한 눈동자로 그녀의 다리 사이에 몸을 집어넣었다.

'이제 깨달았구나.'

방금 소리는 상황 파악이 끝난 장두철이 마음을 정리하는 소리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정도의 소음이 뜬금없이 연구실 앞에서 날 이유가 없었다.

본의 아니게 실연의 아픔을 겪게 한 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미 임자 있는 여자를 좋아하게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이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야.'

먼저 깨닫고 물러나게 하는 게 눈치 없는 짝사랑엔 가장 좋은 특효약이었다.

그러지 않고 내가 적극적으로 장두철에게 '혜미와 사랑하는 사이며'라는 말로 시작해 구구절절하게 관계를 설명하게 될 경우.

그때 느낄 비참함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수준일 게 분명했다.

짝사랑 상담까지 했던 상대가 사실 내 짝사랑 대상과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걸 알게 된다면.

그것도 그걸 당사자가 말해 줘서 깨달았다면 그것만큼 비참한 게 없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야."

"그래도 나가서 보는 게..."

"아냐, 정말 괜찮아, 내가 확인했어."

내 능력 알지?

조금 능글맞게 그녀의 허리를 슥 쓰다듬으며 다시 삽입을 이어간다.

"흣...으...알지이..."

혜미에게 연구실 밖에서 나는 굉음은 한 남자의 짝사랑이 사라지는 소리가 아닌 정말 단순한 헤프닝으로 기억될 거다.

평생 알려줄 생각도 없으며 안다고 해도 바뀌는 게 없기에 정말 모르는 게 약이었다.

'이 정도로 마무리되는 게 서로한테 좋은걸야.'

내 주관적인 처지에서 내리는 결정이었기에 이기적이라고 해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

난 혜미를 놔줄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정말 이게 최선이었다.

하렘을 하다가 마지막에 한 명이랑 맺어지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분양을 하거나 뭐 다른 곳에서 잘 먹고 잘 삽니다 하는 이야기따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오직 내 사랑만을 위해 모두를 책임질 생각이며 단 한 명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

내 인생에 관여된 여자를 다른 곳에 쏙 버리는 짓은 하지 않는 게 내 철칙이었다.

그게 백태양이고 그게 바로 알파메일의 삶 아니겠는가.

한 명씩 놓으며 갑자기 순애라고 말하는 것만큼 비겁한 행위가 없었다.

모두를 책임질 능력이 없다면 그 능력을 기를 때까지 성장하려고 하는 게 바로 진정한 수컷의 삶이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넌 날 계속 믿으면 돼."

그게 우리가 행복해지는 길이야.

그 말을 끝으로 혜미와 혀를 섞으며 잠깐 창문을 바라봤다.

꽉 닫혀 있는 커튼 사이로 보이는 아주 작은 틈.

그곳엔 예상했던 대로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장두철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쪽의 상황을 두 눈으로 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능력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린 거였다.

'그래도 당신이 가장 적게 다친 거야.'

김민수와 기민스 같은 경우에 비교 했을 때 그가 얼마나 깔끔하게 끝났는지.

그는 정말 모를 것이다.

'이게 내 나름의 배려야.'

백태양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깔끔한 관계 정리.

이게 제자가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대우이자 예우였다.

청소 펠라까지 말끔하게 끝낸 뒤.

혜미는 오랜만에 격정적인 섹스한 반동으로 연구실 침대에 누워 곤히 잠을 청했다.

확실히 주기적으로 만나서 살을 섞겠다고 느끼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섹스 후에 후희를 즐기면서 서로 대화하고 노는 게 또 연애의 맛 중 하나인데.

늘 그 중간 과정에서 모든 힘을 다 써서 기진맥진해 버리니 약간 한 탕 한다는 느낌이 되어 버렸다.

섹스가 끝나면 업무 시간이 종료 되는 그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지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내 욕심 채우자고 미소를 지으며 자는 애인을 억지로 깨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아무래도 살을 섞는 건 만나고 난 뒤 조금 뒤에 해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그 전에 서로 여태 뭘 했는지 이야기도 듣고 그러면서 감정적인 교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연애를 그런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많이 꼬였네.'

대부분 선섹스 후연애 방식을 채택하다 보니 벌어진 결과였다.

뿌린대로 거둔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아직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럼 일단... 유민이랑 혜미는 만났다고 해도 되는 건가.'

하루에 한 명씩 올인한다고 했을 때 이제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 온 지금.

하렘 섹스도 이제 고려해야 했기에 그 전에 정말 다양한 믿음을 줘야 했다.

이 생각만 몇 번째 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이게 알파이자 오메가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일단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뒤로 냅두고 가장 급한 건 리리엘과 유이였다.

특히 리리엘은 만난 지 꽤 오래 됐고 충분한 플레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진전이 없었다.

'리리엘이랑 진짜 데이트를 한 번 하긴 해야 하는데 말이야.'

이미 주말에 한 번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지만 핵심은 뭘 하냐였다.

'용사와 성녀는 대체 어디서 뭘 해야 안 들키고 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을까.'

나 같은 경우는 국내에서 유명한 헌터라고 친다고 해도 성녀는 전 세계적인 인사였기에 해외에서 만나도 의미가 없었다.

성녀가 여권을 들고 어디에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그 의도를 파악하려고 눈에 불을 킬 게 뻔했다.

'그나마 국내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좋긴 한데.'

리리엘이 현재 빅토리 아카데미에 다니며 거처를 근처에 두고 있는지금이 비밀 데이트하기엔 가장 적기였다.

그나마 빅토리 아카데미가 있는 근처엔 기자들이 멋대로 활개를 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근처는 최영남 회장의 영역이기도 했고 강태민도 날 적극적으로 서포트가 가능했기에 어느 정도 커버를 칠 수 있었다.

'같이 생각하자고 해야겠다.'

어차피 지금쯤 리리엘도 빅토리 아카데미 귀빈실에 있을 테니 그냥 서로 고민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결론이 나왔다.

탁.

연구실의 불을 끄고 푹 자는 헤미의 이마에 짧게 입맞춤한 뒤 연구실 밖을 나왔다.

'조용히 가야겠네.'

보통 신체 검사하면 최대 네 시간 정도가 소요 되지만 실질적으로 흐른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형식상으론 아직 검사 중이라고 해야 됐기에 최대한 아무 기척도 내지 않고 살금살금 귀빈실 쪽으로 움직였다.

신체 검사가 아닌 정액 섹스 검사를 했다는 게 알려지면 혜미나 나나 위험해질 게 뻔했다.

'다른 여자애들한테도 걸리면 안 되고 말이지.'

어째 아카데미에 들어오니 사람이 더 조심스러워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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