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278화 (278/325)

〈 278화 〉 내 아내가 따먹혔다

* * *

아테나의 은신처로 돌아와 헤라를 침대에 눕힌 뒤.

여자 세 명이 나란히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광경은 굉장히 묘했다.

'뭔가 내 미래를 보는 것 같네.'

흔히 라이트 노벨에서 자주 나오는 자고 일어나서 손을 뻗으니 가슴이 붙잡히고.

고개를 돌리니 젖골이 보이고 하반신이 무겁다 싶었더니 자지를 베개 삼아 자는 뭐 그런.

하렘물의 정석 장면이 실현 될 것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아테나는 양손을 허벅지 사이에 넣고 비비적거리며 자고 있었고, 아르테미스는 배가 아픈지 새우잠을 청했으며.

헤라는 꿈에서도 내 자지를 빨아먹고 있는지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진짜 그냥 다 같이 살까.'

이미 아테나한테 방을 내주기도 했고, 당장은 아니어도 아르테미스도 나중에 때가 되면 내 집에서 살 텐데.

그렇게 된다면 그 전에 알고 지냈던 애들이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아니 느낄 게 확실했다.

'다행인 건 이사 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삼층짜리 단독 주택의 좋은 점은 방이 많다는 거고 단점은 그 방을 활용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거였다.

그런 빈방이 하나씩 여자 친구로 채워진다면 아주 딱이었다.

물론 중간에 내 방과 가까운 방을 쓸 사람이 누군지 정하기 위한 혈전이 한 번 벌어지기야 하겠지만.

그런 걸 잘 조율하며 방을 배분하면 다 같이 사는 백태양 하렘 홈이 완성 되는 거였다.

"음."

나쁘지 않네.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고 어지러워질 것 같은 일상에 만족하며 근처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확인해 볼까.'

헤파이토스가 무기를 만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으니 난 여유롭게 보상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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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금태양의 아내를 따먹은] 달성!

업적 [신의 음식을 탐하다] 달성!

업적 [헤라의 젖을 먹은] 달성!

업적 [이런 건 처음해 봐] 달성!

남의 여자를 빼앗기만 하는 제우스의 아내를 확실하게 빼앗았습니다.

완벽한 자지 굴복!

헤라가 직접 만든 요리와 모유를 짜서 만든 술.

이건 제우스에게도 바친 적 없는 처음 해 보는 상차림 입니다.

아내로서의 진정한 면모를 자기 남편이 아닌 외간 남자에게 선사한 것도 모자라 젖까지 먹이고 자궁에 정액을 담은 유부녀!

정말 말도 안 되는 배덕감입니다!

제우스의 근간을 이루는 이미지 중 '뛰어난 남성'이란 부분을 상실합니다.

헤라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 이미지에 불륜이 추가 됩니다. 앞으로 그녀는 더욱 뛰어난 힘으로 당신을 서포트 할 것입니다.

[신위]가 깃들어 있는 상태에게 넥타르와 암브로시아 그리고 헤라의 젖을 배부를 때까지 섭취했습니다.

신체의 결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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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여구가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제우스는 약해지고, 헤라는 내 편이 되었고 난 강해졌다는 거였다.

'신체의 결이 한 단계 상승했다는 건 뭐지.'

그런 의문을 가지며 업적창을 닫고 소파에 누워서 조금 쉬어볼까라는 생각하자마자.

[신체의 결을 상승시킵니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뚜둑 뚜둑.

그와 동시에 몸에서 들리는 소리.

무언가가 깨지고 결합할 때 나는 공사장의 소음처럼.

내 몸에 믿을 수 없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흡...!"

무슨 원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온몸에 뼈가 부러지고 내장은 쥐어짜며 심장은 마비 되었다가 움직였다가를 반복한다.

갑자기 일어나는 상황에 대처고 뭐고 난 어금니를 꽉 깨물며 어떻게든 정신은 놓지 말자 다짐했다.

여기서 쓰러졌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환골탈태 같은 건가?'

정황상 그렇게 보는 게 맞았지만 그게 이렇게 고통스럽다는 정보는 듣지 못 했다.

보통 무협지를 보면 눈을 감고 있으면 알아서 몸에 노폐물이 나오고 온 빛이 몸을 감싸며 강해지고 끝.

이 정도였는데.

'미칠 것 같아.'

지금은 누가 톱날로 전신을 하나하나 해체하며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주인님!"

"태, 태양아!"

"나으리!"

"주인놈아!"

이런 내 상태를 바로 파악했는지 아테나와 헤라 그리고 내 소환수들은 서둘러 나한테 달려왔다.

위급한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도와주려 내 곁에 왔지만 이건 남이 도와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육체의 재구성.

신들의 음식을 먹은 대가로 힘을 얻었지만 이런 고통이 동반되어야 하다니.

여차하면 여자 친구들한테도 먹여볼까 생각했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물어보고 먹이는 게 나을 것 같아.'

뚝 뚜두둑.

창자가 하나씩 끊어지고 손톱이 뽑히며 그 속살을 누가 송곳으로 파먹는 것 같은 고통이 지속해서 엄습한다.

뇌가 녹아버릴 것 같고 식도가 뜨거워지며 사라질 듯했다.

명언 중에 나를 죽이지 못 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던데.

정말 딱 지금 상황에 맞는 말이었다.

"으흐윽...!"

절대로 의식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 게 무색해질 정도로 더 큰 고통이 계속 이어진다.

악의적으로 내 정신이 끊어질 때까지 일부러 이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툭 투둑 툭 툭.

신경이 하나씩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마다 속에서부터 나오는 비명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이 정도조차 이기지 못 해서 나약하게 비명을 지른다면 그건 백태양 실격이었기에 난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쿠구구구구구.

그걸 눈치채기라도 하듯 몰아치는 파도처럼 더 큰 파도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부탁...한다..."

그 말을 끝으로 난 비명을 지를 바에 그냥 기절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일어날 때 부디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

제우스는 토르와 같은 천둥의 신인 만큼 서로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며 대화하다 이변을 감지했다.

"내 힘이 약해졌다."

"갑자기?"

기분 좋게 술을 마시며 여자란 무엇인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스윗한 신이 되는 법 등등.

뜻 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찬물이 뿌러졌다.

"...믿기지 않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군."

평소에 경박하기로 소문난 제우스의 진지한 표정을 본 토르는 재빠르게 분위기 파악을 끝냈다.

'믿기지 않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표현... 되게 어린 애 같군.'

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토르는 굳이 제우스의 언어 폭을 지적하진 않았다.

충격을 받은 제우스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기대 됐기에 태클을 걸 이유가 없었다.

"헤라가 다른 남자와 잔 것 같다."

"헤라가? 그 헤라 말인가? 자네의 아내 헤라?"

"그래."

근데 너도 바람 피고 다녔잖아, 헤라가 옆에서 잔소리 할 땐 자연스럽게 넘기더니 왜.

라고 할 뻔했던 토르는 혀 위에 올라 온 말을 겨우 삼키며 무슨 말을 할지 진지하게 골랐다.

마음 같아선 꼴 좋다는 식으로 마음껏 놀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백태양을 잡아야 한다는 공동 목표가 있는 상태.

섣부른 장난으로 관계를 망쳐서 나중에 합동 공격할 때 합이 맞지 않는 사고는 방지해야 했다.

"누가 자네의 아내를 따먹... 아니 잘 수 있단 말인가? 올림푸스 주신 제우스의 아내를 누가 건드려!"

"백태양 밖에 없는 것 같군!"

쿵 쿵 우르르 쾅쾅!

제우스는 100% 확신에 찬 목소리로 분노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취해 죽을 때까지 마신 넥타르의 알콜이 싹 날아가고 취기에 물든 얼굴은 분노로 붉게 물들었다.

"어디서, 어떻게, 무슨 짓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필시 비겁한 방법으로 헤라를 인간계로 납치해 따먹었을 터!"

헤라는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고 순애보이며 바람 필 생각은 하나도 없는 청순 가련한 여자라고 철석같이 믿는 제우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헤라를 백태양이 따먹는 방법은 최면 같은 것밖에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토르, 지금 당장 인간계로 처들어간다."

"지금? 지금 말인가? 술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 아내가 겁탈을 당한 지금 술이 넘어가는가!"

내 아내가 따먹힌 건 아니잖아.

기본적으로 신이었기에 공감이 부족한 토르는 제우스의 심경을 제대로 헤아리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 놀고 있다가 아내가 바람 난 것 같아서 급하게 술상을 접는 마인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님이 제우스한테 가지 말라는 게 이런 거였나.'

충분한 무장이 끝났으면 백태양을 신계로 잡아 올려 마음껏 싸울 수 있는 환경에서 전투하면 되지.

이런 감정적인 판단으로 인간계에 내려가는 건 옳지 판단이 아니었다.

"빨리 가자! 놈은 분명 인간계에 있을 게 분명해! 헤라를 납치해서 그냥! 개짓거리를 하고 있겠지!"

"그런 게 아니예요."

"음?"

제우스가 분노하며 술잔이 흔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고함을 내지르고 있을 때.

그 소리를 얌전히 듣고 있던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에게 말을 걸었다.

"헤라는 지금 신계에 있어요, 백태양도 마찬가지구요."

"...그걸 어떻게?"

"전 사랑의 신이니까요."

아프로디테는 너무 당연하게 헤라와 백태양의 위치를 고발했다.

'감히... 이러려고 날 떼어놓고 가?'

자신을 쏙 빼놓고 건강한 남자 자지를 빼먹은 헤라.

아프로디테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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