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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272화 (272/325)

〈 272화 〉 영향력

* * *

아르테미스는 지금 상황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이건 꿈일 거야.'

행방불명 된 아테나가 성 노예를 자처하며 백태양에게 딱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 광경은 충격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의 행동이 점점 더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었다.

아르테미스가 계속 거친 반항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테나의 모든 행동이 연기라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

일시적으로 적을 속이기 위해, 트로이의 목마와도 같은 작전을 사용하려고 백태양 품에 있는 건 줄 알았으나.

아테나는 그런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기 다음을 약속 받고 활짝 웃으며 옷을 젖히고 음부를 드러냈다.

'아테나...'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이건 전부 다 저 빌어먹을 남자가 보여주는 환각이라고 취급하고 싶었다.

활을 쏘며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흩날리던 사파이어빛 머리칼이 한 남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아테나를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거나 하는 감정은 아니었다.

올림푸스에 몇 안 되는 처녀신끼리 똘똘 뭉친 어떤 소속감에 금이 가는걸 도저히 두 눈을 뜨고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그저 몇 개월 정도 지속된 게 아닌 몇천 년 동안 이어진 소속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의 허무함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이 남자만 없어진다면...'

무슨 수작을 부린 건지 아직 유효타 한 번을 제대로 넣지 못 했지만 아르테미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냥의 신인 그녀는 빈틈을 노렸다.

남자라면 누구나 자기 몸을 보고 침을 질질 흘릴 수밖에 없는 것도 알았고 당연히 그때가 가장 약한순간이란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날 품 안에 넣었다고 생각하겠지.'

허나 그게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를 알려줄 테다.

"흐으아앙....으흣...으..."

애널에 손가락이 하나씩 들어오며 뇌를 찌를 듯한 쾌락을 선사할 때마다 이성을 놓을 뻔도 했으나.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어떻게든 버텨 냈다.

남자가 가장 무방비 한순간 중 하나인 삽입할 때 최강의 일격을 먹이리라.

아르테미스는 계속마음 속으로 화살로 백태양의 심장을 터트리는 각오를 다지며 계속 때를 기다렸다.

손가락이 추가될 때마다 몸에 힘이 점점 풀리고 혀가 마비 된 듯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르테미스는 때를 기다렸다.

'반드시 죽인다. 죽이고 나서 아테나를 되찾겠어.'

그거말고도 이 남자를 여기서 죽여야 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넘쳐났다.

미증유의 힘으로 모든 공격에서 무적이나 다름없는 존재는 올림푸스에 큰 위협이 될 게 분명했다.

악감정이 없더라도 그는 언젠가 안전한 신계를 위해 반드시 사라져야 할 존재 중 하나였던 거다.

"흐으윽...아테나아...!"

아테나가 눈앞에서 수치심을 모르는 얼굴로 향락에 젖어 자위를 할 땐 정말 흔들릴 뻔 했다.

본능에 잠식된 자들이나 하는 외설적인 행위하면서 아랑곳하지 않고 신음을 흘리는 아테나.

이게 전부 다 저 남자 때문이었다.

'이제 조금만 더...'

손가락 네 개가 들어간 이후 백태양의 행동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아마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해서 자지를 넣으려는 속셈 같은데.

그때가 바로 놈의 제삿날이었다.

종족 번식이 아닌 단순한 쾌락을 위해 움직이다가 죽는 남자라니.

이 얼마나 흔하고 뻔한 결말이란 말인가.

'빨리 넣어, 넣으라고!'

아르테미스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고개를 돌려 백태양을 올려봤고 그대로 몸이 굳었다.

'어?'

햇빛에 비춘 백태양의 그것은 일반적으로 봤던 크기와 궤를 달리했다.

일자 막대기 같은 그늘이 얼굴을 가리고 엉덩이 사이로 천천히 들어온다.

'저...저게 뭐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크기.

가끔 운이 없을 때 보던 살을 섞던 장면에서도 보인 적 없는 굵기.

'저런 게 몸 안으로 들어오면.'

죽을 거야.

심장을 화살로 찌른다는 생각은 애널 입구에 귀두가 들어오는 순간 무참히 무너졌다.

몸 정중앙으로 거대한 말뚝이 박혀서 빠지지 않는 듯한 감각.

"흐갸학...하아..."

혀가 마비 된 것처럼 말을 듣지 않고 한 번에 심장을 찌르기 위해 굳건하게 버텼던 하체도 허물없이 무너진다.

꾸국 꾸국 꾸국

손가락 네 개로 풀어 놨던 애널은 자지를 조금씩 받아 낸다.

악어의 눈물처럼 보지가 정신과 관계없이 씹물을 찍찍 뱉어대며 육체적 흥분 상태를 지속해서 백태양에게 알려 준다.

치욕도 이런 치욕이 없었다.

차라리 스틱스의 맹세를 어겨 이대로 아무 생각도 못 하고 봉인 됐다면 행복했겠지만 이미 맹세는 예전에 뜯겨나간 지 오래였다.

어떻게 한 건지도 알 수 없는 미증유의 힘으로 모든 게 무력화되는 참담한 상황.

"우븝...!"

거기에 가장 아르테미스를 절망에 빠트리는 건 아테나의 행동이었다.

같이 즐거워지자는 말과 함께 대뜸 자기 보지를 입에 물리는 아테나는 천박하기 그지없는 탕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혜로움을 가득 안고 있는 눈동자에서 나오는 길거리 창녀의 음욕이라니.

전부 다 저 남자 때문이었다.

백태양, 증오해 마지않는 그 이름.

하지만.

꾸욱 꾸욱

백태양의 자지가 절반 정도 애널에 들어왔을 때 그녀의 모든 사고는 연기처럼 흩어졌다.

"흐으으..."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토끼처럼 엉덩이를 축 늘어트린 상태로 씹물을 찍찍 싸는 것밖에 없었다.

사냥의 신이 최초로 인간 남자에게 사냥 당한 순간이었다.

+++++++++

"괜찮아?"

이제 고작 절반만 넣었는데 벌써 망가진 인형처럼 굴면 곤란했다.

적어도 끝까지 넣은 상태에서 몇 번 움직일 때까진 이성을 유지하고 반항해야 하는 거 아닌가?

'뭐 이리 허접해.'

고작 절반 넣고 바로 떡실신 직전까지 간 걸 봤을 때 그 누구보다 허접한 뒷보지임이 틀림없었다.

아테나도 최소한 절정은 하고 축 늘어졌는데.

순결을 지키는 정도에 따라서 성감대를 찔렀을 때 누구보다 취약해지는 걸까.

'무슨 보스 몬스터 약점을 공략하는 것도 아니고.'

많이 살을 섞어본 상대라면 모를까 이제 막 처녀를 졸업하려 하는 여자가 축 처져 있을 때 따먹는 취미는 없었다.

흥이 식어서 자지를 그대로 아테나의 보지에 박으려고 한순간.

찌걱찌걱

"흐으으앙...주히...주히이히이...임...!"

털썩.

아테나도 처음 해 보는 격정적인 자위의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

아르테미스는 절반 정도 넣자마자 실신, 아테나는 보짓물을 너무 많이 뿜어내서 탈진, 아폴론은 깝치다가 얼음에 박혀서 패가망신.

깡! 깡! 깡! 깡!

자지만 덜렁거리며 묘하게 고요가 찾아온 상황에 헤파이토스의 망치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아폴론은 여기 그냥 내버려 두고 아르테미스랑 아테나 데리고 은신처로 일단 가야겠네.'

여기 있어 봤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헤파이토스의 무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니 얼마 정도는 자리를 비워도 될 터.

생각 정리가 끝난 후 아테나와 아르테미스를 끌어안았다.

'아르테미스는 나중에 진짜 제대로 따먹어야겠네.'

일단은 처녀를 반만 잃은, 반 처녀 상태라고 보는 게 맞았다.

+++++++++

"...?"

모두가 전쟁을 위한 무장을 하고 있을 때 헤라는 혼자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뭐지?'

올림푸스 내에서 남녀의 화합이 느껴진 어떤 미묘한 기운.

가정과 결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러한 징조가 느껴지는 감각.

그리고 이건 헤라만 느낀 게 아니었다.

"헤라님도 느끼셨나요?"

아프로디테.

올림푸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전해지며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알려진 그녀도 헤라와 비슷한 기운을.

아니 조금 더 진한 기운을 느꼈다.

짙은 음욕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한데 어우러진 감각.

게다가 첫사랑의 풋풋한 기운과 어떤 증오와도 같은 애증이 느껴지는 묘한 뒤섞인 감정이라니.

아프로디테는 이런 감정을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오랫동안 지키던 순결이 깨졌을 때...?'

그녀는 순간적으로 아르테미스와 아테나 그리고 헤스티아를 떠올렸지만 이내 상념을 털어냈다.

그런 일이 있을 리도 없었고 존재해서도 안 됐다.

올림푸스 내에서 12신을 제외한 그 어떠한 신도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누군가 침입한 게 분명해.'

그리고 그 누군가라고 하면 한 명밖에 없었다.

'백태양.'

그럼 백태양이 아테나와 아르테미스의 순결을 침범하고 올림푸스까지 들어왔다는 이야긴 데.

상식적으로 그게 쉽게 납득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변수는 빠르게 확인해야 하는 법.

'제우스 귀에 들어갔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그가 움직이게 된다면 벌레 하나 잡겠다고 초갓집을 불 태우는 꼴이 될 테니 일단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게 맞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헤라도 하고 있던 건지, 헤라는 아프로디테의 손목을 잡았다.

"내가 먼저 움직여볼게."

"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래."

"그럼 같이 가는 게..."

"두 명이나 빠지면 제우스가 의심할 게 분명해."

왠지 모르지만 그녀들은 이 일을 제우스.

특히 남신들이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있었다.

백태양이 없는 공간에서 이미 백태양은 서서히 자신의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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