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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270화 (270/325)

〈 270화 〉 넌 특별 취급 해줄게.

* * *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아테나가 백태양 곁에서 떨어져 헤파이토스에게 무기를 의뢰할 시점.

"...이걸 뭐로 만들어달라고?"

"방망이요.'

헤파이토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지금 무슨 일이지.'

행방불명 됐던 아테나가 거짓말처럼 나타난 것도 모자라 뜬금없이 무기를 의뢰하다니.

그것도 평소와 같은 활과 창, 방패 같은 것이 아닌 난생처음 보는 칼과 곤봉을 들고 있었다.

난데없이 등장한 그녀의 말에 헤파이토스는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당신이 쓸 거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아테나는 자신이 곧 백태양의 무기이며 성 노예이니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쓰지는 않지만 다 똑같은 백태양의 도구지 않는가.

"그렇구려."

헤파이토스는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아테나의 평소 행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근면성실의 집약체라고 불리는 그리스 처녀신 아테나가 이런 부분에서 거짓말을 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굳이 날 속일 필요도 없고 말이지.'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차인 이후 슬하에 자식을 뒀음에도 그는 아직 아테나를 잊지 못 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아테나는 헤파이토스를 예전처럼 대해줬다.

뭐 예전처럼이라고 해봤자 늘 그렇듯 무관심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헤파이토스는 고마움을 느꼈었다.

'행방불명 되자마자 가장 먼저 날 찾아올 정도면 엄청 급한 일인가 보군.'

누구와 떨어져 있는 듯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계속 신전 밖을 쳐다보는 태도를 헤파이토스는 스스로 해석했다.

백태양과의 전투로 아레스가 소멸 직전까지 간 상태에서 무구가 만들어지는 걸 기다려야만 하는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끼는 거겠지.

패퇴를 했을지언정 끝끝내 다시 승전보를 울리려는 그 자세는 항상 모든 걸 승리로 이끈다는 전쟁의 여신 그 자체였다.

지금 불안해하는 것도 전부 다 어서 빨리 승리를 되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 몸으로 나타나는 것일 터.

헤파이토스는 아테나의 몸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망치를 들었다.

"맡겨 주시오, 내 금방 만들어 주겠소."

"고마워요. 이왕이면 빠르게 만드는 것보단 심혈을 기울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알겠소."

아테나가 안절부절한 이유는 한시라도 빨리 백태양한테 딱 붙어서 보지를 쓰담 쓰담 당하고 싶은 욕구가 커서 그런 거였지만.

이런걸 헤파이토스는 알 턱이 없었다. 아니 헤파이토스 뿐만이 아니라 올림푸스 신들 아무도 짐작할 수조차 없는 부분이었다.

그 자긍심 높은 아테나가 처녀를 상실하고 남자 밑에서 성 노예를 자처하며 자지를 빨며 앙앙거리길 원한다는 걸대체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빨리 주인님 곁에 있고 싶은데...'

비비적 비비적.

아테나는 허벅지를 비비며 되찾은 성욕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분출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헤파이토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기다리다가 하늘이 그녀의 바람을 들어 주기로 한 듯.

"아테나!"

백태양의 호출이 아테나의 귓가에 울렸다.

헤파이토스는 망치질을 하느라 외부의 소리를 제대로 못 들었는지 묵묵히 망치질을 하는 상태.

"헤파이토스 저 잠시 다녀올게요."

"..."

아테나의 말도 듣지 못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망치질을 하는 그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의 뒷모습조차 바라보지 못했다.

대장간의 여름이었다.

++++++++++++++

"왜! 왜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소용없다고 했잖아."

아르테미스가 노따먹 선언을 내뱉으며 완벽한 임전 태세에 돌입해 공격을 퍼부을 때.

난 분명히 그 모든 시도가 의미 없을 거라 말했지만, 그녀는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이미 날 참교육 할 생각이 가득한 아르테미스였기에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올 턱이 없었다.

심지어 곁에 있는 스틱스의 맹세까지 그녀의 의견에 적극 동조에 힘을 보태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뛰고 있었다.

콰콰콰콰콰광!

물줄기를 쏘아내고 그사이에 화살을 숨겨서 공격을 이중 삼중으로 하는 통에 피하는 게 매우 귀찮았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피하다가 아테나처럼 접근해서 결국 한 방을 먹여야 한다는 건데, 당장은 그게 불가능했다.

'뭐 이렇게 빠르냐.'

춘향이가 아폴론의 기동성을 저하시켰던 것처럼 똑같이 하려 했지만 청색 불꽃과 물줄기 때문에 번번이 막혔다.

얼리지 않고선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고 예전처럼 정신을 흔드려고 했지만, 이젠 통하지 않았다.

'고양이랑 쥐 같네.'

한 방만 때리면 죽일 수 있는 고양이와 그 한 방조차 때릴 수 없게 잽싸게 움직이는 쥐의 싸움.

옛날 카툰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기서 시간을 더 끄는 건 위험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백태양! 순순히 벌을 받아라! 나를 우롱하고 아테나를 모욕한 죄! 절대로 용서치 않으마!"

"아니 안 먹힌다니까."

어쩌다가 한 번씩 공격을 허용 당하는 순간에 처녀 폭격기가 발동 돼 모든 피해를 무효화시킨다.

처녀에겐 절대로 패배하지 않으며 서브 스킬 백태양으로 강화된 신체는 이성의 공격을 대부분 무시했다.

먹이사슬의 끝자락에 올라와 있는 알파메일은 암컷에게 절대로 당하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고 순결의 신이 된 아르테미스는 지금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니까 아직도 포기를 하지 않고 덤비는 거겠지.

'무슨 수가 없을...아.'

그렇게 지루한 공방을 계속 주고받다가 좋은 수가 떠올랐다.

"아테나!"

그건 바로 아테나를 부르는 것.

아테나와 관련된 발언을 듣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다음엔 아테나 본인을 데려오면 되는 거였다.

"네 입에서 아테나 이름이 왜 나와!"

"이제 내 성 노예니까."

"개소리!"

아르테미스는 내 말 하나하나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정도면 나와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으며 거리를 좁히려고 다시 발을 움직이고 있을 때.

"아테나!"

아테나가 나타났다.

그녀를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아르테미스였는데.

아르테미스는 아테나를 보자마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연인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어? 아르테미스?"

아테나 또한 아르테미스를 보며 반가운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었으며.

"이쪽으로 와!"

모든 게 잘 풀릴 거라는 확신에 가득 찬 미소를 짓고 있는 아르테미스의 믿음을 배반하고.

"그건 안 될 것 같아."

그대로 내 품에 쏙 들어왔다.

들어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팔을 내 허리에 감으며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기까지 했다.

떨어진 시간이라고 해봤자 한 시간도 되지 않을 텐데 이 정도의 반응이라니.

'역대급이네.'

유민이랑 수진이보다 더 한 껌딱지가 나타났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테나, 아르테미스한테 안 가 봐도 돼?"

"얼굴 봤으니까 됐어요. 그나저나 주인님 저 헤파이토스한테 부탁하고 오는 길이예요."

잘했죠?

아테나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눈동자로 날 올려봤고 그 반짝임에 난 전투 중인 것도 까먹고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푸른 은하수를 쓰다듬듯 찰랑거리는 머리칼 사이로 손가락이 들어갈 때마다 아테나는 부끄러우면서도 좋은 듯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아차.'

빈틈이 생겼다는 걸 깨닫고 뒤늦게 공격에 대비하려 했으나.

'끝났네.'

아르테미스의 상태를 보아하니 더 이상 전투는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마...말도 안 돼."

자신은 그냥 인사 한번으로 끝나고 바로 백태양의 품 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순간.

아르테미스는 여태 자신이 했던 행동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여실히 느끼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이 현실을 부정하듯 최후의 발언을 내뱉었고.

"백태양, 네가 무슨 수작을 부려서..."

"넌 이게 수작을 부린 얼굴로 보이냐?"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아테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처녀를 맹세하며 같이 순결함을 지켜왔던 동료가 암캐가 되어 남자에게 복종하는 모습.

털썩.

그걸 제대로 볼 수 없는지 아르테미스는 풀썩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다.

"이제 그럼 다 끝난 것 같은데?"

"역시 주인님이세요..."

뺨을 부비적거리는 아테나를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전의를 상실한 아르테미스에게 다가 갔다.

전의를 완벽히 상실했는지 아까 기세등등한 모습은 다 사라지고 풀 죽은 여자가 나타났다.

"...이건 말도 안 돼."

"뭔가 더 전의를 불태울 줄 알았는데 벌써 항복한 거야?"

"날 놀리지 마라."

그 정도 사리 분별도 못할 정도로 내가 멍청해 보이느냐?

모든 걸 포기한 와중에도 자존심은 있는지 숙였던 고개를 들어 날 매섭게 노려보는 아르테미스.

이젠 다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일단 걸리적 거리는 것부터 없애야지.'

실체도 없는데 기생충처럼 힘을 내뿜으려고 하는 스틱스의 맹세를 잡아 그대로 뜯어냈다.

이미 아테나한테 한 번 했던 만큼 두 번째는 아주 손쉬웠다.

"...?"

순식간에 맹세가 뜯겨나가자 아르테미스는 멍청한 얼굴로 날 올려다봤다.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얼굴.

그녀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발악했다.

"너에게 처녀를 줄 바에 차라리 자살하고 말 것이다. 그 즉시 혀를 깨물겠어!"

건드리지 말라는 말을 아주 고상하게 하는 아르테미스.

난 그 심경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살은 하면 안 되지."

네가 아직 얼마나 쓸 데가 많은데.

뒷말을 이으며 아르테미스의 몸을 뒤로 돌렸다.

"무, 무슨 짓이냐! 정말로! 정말로 혀를 깨물겠어!"

"알아, 그래서 처녀는 안 건드려줄게."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설레네.

"흣...으힛...!"

에널을 풀어 주기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조금 집어넣자마자 바로 암캐 소리를 내뱉는 그녀.

아르테미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발악하려 했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처녀 폭격 발동! 처녀에게 패배하지 않습니다.]

[처녀막 스팅어 장전 완료! 당신이 처녀를 훼손시키는 행위는 절대적이며 거부할 수 없습니다.]

"뒷구멍 따줄게."

그건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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