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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264화 (264/325)

〈 264화 〉 또 방치 되는 건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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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띵동띵동

똑똑똑똑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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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똑똑똑

수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노크 소리에 문으로 가는 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

명백한 분노를 담고 있는 발소리는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 시 일을 낼 거라는 마음가짐이 담겨 있었다.

벌컥.

문을 열고 집 앞에 있는 상대를 봤을 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세요?"

"아폴론입니다."

"...?"

아폴론이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신을 말하는 건가.

그 노란 머리하고 하프 비스무리한 거 들고 다니는 놈이 아폴론이잖아.

'정중하게 찾아오긴 했네.'

헤르메스는 대뜸 눈앞에 등장한 것에 비해 아폴론은 굉장히 인간다운 예의를 차린 상태였다.

똑같이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최대한 호의를 표하기 위한 수작이겠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그래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건 아니었다.

'지금이 어떤 때인데 오고 난리야.'

오랜만에 멜라니랑 섹스하는 순간인데 그걸 막았다는 건 정말 큰 중죄였다.

그래도 찾아오긴 했으니 말이라도 들어 보자는 심정으로 문밖으로 나간 뒤 문을 닫았다.

밖에서 대화하자는 것과 동시에 들여보낼 생각이 없으며 빨리 끝내라고 눈치를 주는 행위.

그걸 아폴론도 재빠르게 알아차렸는지 서둘러 말을 이었다.

"적대심이 강하시군요, 저희가 해왔던 일이 있으니 그러실 수 밖에 없겠죠. 제가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꾸벅.

"어..., 뭐 그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아폴론은 푸대접에도 싱글생글 웃으며 아주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로 인해 원래 적당히 상대해 주다가 내쫓을 계획이 완전히 무산 됐다.

이 정도로 저자세로 나오는데 일단 말은 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해가 됩니다. 갑자기 편안하게 계시다가 이런 일이 생기신다면 당황스럽고 화가 나시겠죠."

하지만 이제 예전과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 같아 미리 말씀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신이라는 위치에 서 있으면서 이렇게까지 극존칭을 펼치는 아폴론이 오히려 의심스러웠다.

'너무 친절한 거 아냐?'

[주인놈아, 이 자식 실실 웃는 기생오라비처럼 생겨 가지고 아주 속내가 검어 보이는구나!]

[나으리! 그냥 두들겨 팬 다음에 진실만을 말하는 대화 치료하는 건 어떠신가요!]

과도한 친절은 의심을 사게 만드는 법.

소환수들의 반응도 그렇고 나도 아폴론이 약간 신촌에서 볼 법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사람 같다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어폰을 끼고 길을 걸어가도 굳이 멈춰 세워서 '도를 믿으십니까'를 말할 것 같은 기운이 아폴론에게 있었다.

"음 아,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지금 현재 올림푸스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쟁?"

"네, 다들 뭐 처들어갈 생각은 아니겠지만 최소한의 무장은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당하지 않을 거예요."

"아레스와 아테나는 그럼 준비를 안 한 상태였다고?"

"...아뇨 철저히 하고 내려갔습니다."

뭐야 그게.

어이가 없어서 말이 제대로 안 나왔다.

결국 준비해봤자 아레스랑 아테나 수준이라는 건데, 그럼 뭐 달라질 게 없다는 말 아닌가?

이런 의문을 품고 있는 얼굴을 아폴론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더 이상 방심을 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바로 처음부터 전력을 다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한다고 꼭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알려주고 싶었다면 기특한 건 맞았지만 이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왜'가 해결 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아폴론이 얻는 게 뭐지?'

한가로운 주말에 다른 신들이 다 무장하고 있을 때 내려와서 위험을 알린다라.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굳이 아폴론이 그래야 할 이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형제들을 두들겨 팬 날 원망해야 하는 게 정상일 텐데.

"근데 왜 날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알려주는 이유가 뭔데?"

이런 건 혼자서 생각하기보다 당사자가 바로 있을 때 물어보는 게 효과적이었다.

아폴론은 바로 직구로 물어볼 거라곤 생각하지 못 했는지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다시 미소를 그렸다.

"전 적대 의사가 없다는 걸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신들이 깨어나서 다 똑같이 인간을 굴복 시킬 생각만 하는 건 아니란 걸 전달하고 싶었구요."

"왜지?"

"신이 굉장히 지금 우습게 느껴지실 겁니다.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강한 힘도 없으니까요, 아레스가 소멸 직전까지 간 이유도 그런 거겠구요. 전 그런 상황에서 다시 잠들고 싶지 않습니다. 인간과 굳이 싸워야 할 이유도 못 느끼겠구요."

말을 길게 하긴 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건 '아레스 꼴 나기 싫다'였다.

신이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예전처럼 강한 위상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도 깨달은 만큼.

자신들과 비슷한 무력을 가진 인간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바로 꼬리를 내린 거였다.

아니 사실 꼬리를 굳이 세우거나 내리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제우스가 여기까지 만들었다고 볼 수 있었다.

얌전히 있었다면 서로 모르고 살았을 운명을 우두머리 되는 자가 엉망진창으로 꼬아둔 결과였다.

"그럼 그냥 결론적으로 내가 나중에 신을 팰 때 넌 빼 달라는 거 아냐?"

"...그렇습니다."

그거 하나 말하려고 시간을 이렇게 끈 거였구나.

신으로 살아왔던 세월이 긴 만큼 인간한테 자존심을 내려놓기 어려운 건 이해는 된다만.

'그걸 꼭 지금 해야 되냐고.'

멜라니에게 자궁 압박 프레스하기 직전에 방해를 하는 것도 모자라 이 정도의 시간 낭비라니.

그리고 청탁하러 왔으면 당연히 양손에 뭘 들고 있어야 정상일 텐데, 빈손인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사실 슬슬 아폴론을 패고 싶어서 그럴 만한 구실을 찾고 있는 거였지만 아주 그럴듯한 이유가 쏙쏙 발견됐다.

"그럼 이제 말 다 끝난 거지?"

"예? 예... 근데 왜 주먹을 들고 계신 건지...?"

"분명 다시 올림푸스로 올라가면 뭐하고 왔는지 코치코치 캐물을 수도 있잖아. 그냥 나랑 한바탕하고 왔다고 말하고 다친 증거 보여주면 너도 편하고 좋을 테니까."

그치?

중간 과정이 많이 생략된 말이었지만 아폴론은 자기 처지를 즉각적으로 이해했다.

아무래도 신들의 사회라고 해봤자 끼리끼리였기에 이런 디테일을 놓친 거겠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었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해결해주려고 내가 먼저 나섰으니까.

"잠깐 마음의 준비를...!"

"필요 없어."

빡! 빡! 빡! 빡! 빡!

"푸에에에엑!"

만화에서 나올 법한 108 콤보로 이루어지는 난타를 후려갈긴 뒤 미련 없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때리는 맛이 하나도 없고 타격음도 '푸에에에엑'이어서 오히려 때릴 때마다 힘이 빠질 정도였다.

"...한 가지 더 말씀해드리자면... 제우스를 조심하십쇼..."

"제우스? 왜? 어차피 다 똑같은 거 아냐?"

"놈이 당신의 여자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아버님은 그런 자니까요."

"아... 그건 뭐."

이 부분은 메인 퀘스트와 보조 퀘스트의 존재로 인해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제우스의 여자들을 먼저 따먹으라는 말도 있었으니 이건 말 안 해줘도 알만한 부분이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어어, 그래."

아폴론은 짧은 시간 안에 행해진 무차별 구타로 인해 탱탱 부은 얼굴을 붙잡고 천천히 하늘 위로 올라갔다.

'정 귀찮다 싶으면 나도 올림푸스로 처들어갈까.'

똥개도 자기 집 안에서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대비를 해둘 필요성을 느끼며 난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고.

'...?'

그제서야 문을 빤히 바라보며 활활 불태우는 눈동자를 지닌.

멜라니를 볼 수 있었다.

"또 방치하면 제가 어떻게 한다고 했는지 기억나요?"

오싹.

뒤통수가 아주 서늘해졌다.

++++++++++

백태양이 문 밖에서 아폴론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시점.

"...언제 오는 거지?"

멜라니는 달아오른 몸을 겹치려다가 실패한 후 멍하게 백태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도 방치를 시키는 건가?'

예전엔 사정이 있어서 계속 순번이 밀렸다지만 이젠 눈 앞에서 백태양한테 방치 당하다니.

이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데이트 순번도 앞당기려고 왔는데 또 방치를 당하는 건 있을 수 없어.'

여러 데이터를 찾아본 결과 이럴 때 남자를 꽉 붙잡는 건 여자의 역할이라고 했었다.

즉 백태양이 방치를 하게 된 이유엔 어느 정도 자신의 탓도 있다는 말이었다.

'확실한 한 방.'

사실 그걸 위해 새벽부터 일어났다고 볼 수 있었다.

롤빵머리를 만드는 것과 화장도 만만치않은 시간이 소요 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승부 속옷이었다.

"...오기만 해봐라."

멜라니는 침을 꿀꺽 삼키며 먼저 준비를 하기 위해 옷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천박하기 그지 없는 속옷의 향연이 점점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톡 튀어 나온 유두를 가릴 생각 하지 않는 브레지어부터 보지 부분만 훤히 비어 있는 속옷까지.

어디 야동에서나 볼법한 그대로의 복장이 멜라니의 새하얀 피부 위에 살포시 올라가 있었다.

'완전히 함락시켜버리겠어.'

활활 타오르는 눈동자를 가지고 멜라니는 문 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이제 더 이상 방치 될 일은 존재하지 않게 만들 각오가 몸짓에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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