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9화 〉 바닐라아이스크림 체리토핑 쪽쪽 못 참지.
* * *
두 가지 기로 중 하나를 선택하기에 앞서.
난 일단 시야를 밑으로 내려서 내 빳빳해진 하의를 바라봤다.
'좆이 하나여서 다행이야.'
상어는 좆이 두 개고 뭐 어쩌고 한다던데 그것까지는 다 구현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너무 디테일하게 구현하면 오히려 징그럽고 그럴 수 있으니 정말 마음이 놓였다.
느낌만 상어 수인을 줘야지, 실제로 다 구현하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사실 마음 같아선 무조건 2번이다.'
이건 너무 당연한 거였다.
그리고 넓게 봤을 때 2번이 가장 정답에 가까웠다.
왜냐면 멜라니를 도와주는 건 자지를 도와주지 못 하지만.
자지를 도와주는 건 멜라니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도 안 하게 되는 거고, 진도도 뺄 수 있고 내 몸도 좋고.'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삼조에 가까운 사기적인 기능을 지닌 선택지.
최대한 내 자지를 도와주는 쪽으로 움직이기로 하며 입을 열었다.
"멜라니 오히려 이런걸 부끄러워하는 게 인어 공주 답지 않게 구는 거 아닐까?"
"네?"
"그렇잖아, 티비에서 나온 건 전체 이용가여서 몸을 가렸다지만 사실은 인어가 뭘 입는 것도 좀 이상해."
이건 궤변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한 타당한 지적이었다.
실제로 인어 왕을 만나러 갔을 때 암컷, 수컷 관계없이 알몸에 가까운 상태였다.
오히려 옷을 입고 있는 게 이상한 취급을 받았는데, 이 부분은 '마법사니까'라는 만능 열쇠로 넘어갔었다.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태 관습에 맞추는 게 맞지 않을까?"
난 굉장히 당당하게 가슴을 까고 몸을 일으켜 세우라고 말했고.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우리 둘만 있는데 뭔 관습 같은 말하고 있어요! 가릴 만한 거 찾아달라구요!"
먹히지 않았다.
'역시 안 되네.'
김민수도 아니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에 넘어갈 리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당황한 멜라니가 어버버 하면서 일어나는 걸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가져오긴 해야겠어.'
딱히 야한 분위기도 아니었고, 여기서 덮쳐봤자 무드고 뭐고 아무것도 없을 터.
난 2번을 누르기 직전에 멜라니를 도와 준다는 1번으로 선택지를 틀었다.
다행이 밖에 던질 때 전력으로 던진 게 아니어서 조개 껍데기는 굴 근처에 있었다.
그중에서 아슬아슬하게 가슴을 가릴 만한 사이즈의 껍데기를 찾았다.
"멜라니, 가져왔어."
"고, 고마워요. 소리 질러서 미안 해요..."
너무, 너무 당황해서 그랬어요.
멜라니는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조개 껍데기를 가슴에 붙였다.
근데 접착력 하나 없는 조개 껍데기가 가슴에 어떻게 붙을 수 있는 걸까.
'동화적 설정인가.'
좋은 게 좋은걸라고 생각하며 현 상황을 멜라니와 공유하려는 그 순간.
"...생각해 보니까 안 해도 되겠네요."
멜라니가 아까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다 던지고 과감하게 가슴을 드러냈다.
조개 껍데기를 떼어내고 아예 굴 밖으로 버리는 당돌한 모습까지.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멜라니가 말을 이어갔다.
"어, 어차피 우리 사이니까 이런 거 오픈해도 되잖아요. 마,만지기도 했고."
여태 방치 했던 게 조바심으로 나타난 행동 같은데.
아주 훌륭했다.
이래서 그동안 방치 했나 싶을 정도의 강력한 파괴력.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체리 토핑 못 참겠지.'
난 순간 게이트 안이라는 것도 잊고, 순식간에 얼굴을 멜라니 앞으로 들이밀었다.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유명한 잡지 회사도 이 가슴을 본다면.
바로 코박죽 하고 싶은 가슴 1위를 지정할 정도의 비주얼이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빤히 쳐다보라는 말은 안 했는데요."
"그동안 방치한 거 벌충한 느낌으로 보는 거지."
"허, 이렇게 보여주고 나니까 이제 그런 게 막 생각나요?"
나 버리고 다른 여자들이랑 헬렐레팔렐레 할 땐 안중에도 없다가?
멜라니의 말에 뜨끔한 표정이 나오긴 했지만 사실이어서 반박도 못 했다.
유민이 쫀득보지나 수진이 대왕슈크림가슴도 그만큼 매력이 있거든.
"빨아도 돼?"
"네?!"
가슴 보여 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매우 당황하는 멜라니.
근데 이 가슴을 보고 있으면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어쩔 수가 없었다.
욕구를 해소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간악한 계집 같아요 나으리, 당연히 거기까지 이미 다 생각했으면서 완전 무슨 예상도 못 했다는 반응. 허, 이 년 이거 생각보다 더 영악한 여우 같아요!]
설마 멜라니가 그러겠냐.
춘향이한테 쓴 소리 한 번 내뱉은 뒤 멜라니를 바라봤다.
내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나.
"그 음, 어... 정말 이번 한 번만이예요."
딱! 한 번만 빨아요!
덧붙여진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난 천천히 입을 벌렸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원래 단번에 삼켜야 하는 법.
때문에 사전 작업이 아주 많이 필요했다.
"아흣...으...왜, 왜 거기부터... 진짜 변태 같...흐아..."
가장 먼저 툭 튀어나와 있는 체리꼭지 유두부터 입에 쏙 넣었다.
정말 나오기라도 할 건지 입안에서 체리는 점점 커져갔다.
"하, 한 입만 먹어으,...야 돼요 진,짜앗..흐읏..."
이게 한 입이야.
원래 한 입의 기준은 삼켰을 때가 아니라 입을 뗐을 때가 기준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제대로 입에 넣지도 않았는데, 여기서 끝낼 리가 있나.
"흐아앙...흣...아하으..."
멜라니의 신음을 들으며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말캉한 젤리가 입안에서 뛰어노는 듯한 감각.
그러길 몇 분 정도가 지났을까, 뜬금없이 바닥에서 거품이 올라왔다.
"...?"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밑으로 내리자 멜라니는 황급히 내게서 떨어졌다.
"어?"
아직 한 입안 먹었는데 왜 그래.
그런 눈빛으로 멜라니를 바라보자 왜 그랬는 지를 알 수 있었다.
거품의 근원지가 그녀의 지느러미에 있었기 때문이다.
'인어는 젖으면 거품으로 나오는구나.'
이렇게 또 착실하게 인어 박이가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디딘 기분.
저 거품이 씹물이라고 생각하니 혀를 열어서 혀 위에 고대로 올렸다.
"그걸 왜 먹어요!"
궁금하니까 그러지.
멜라니의 질타에도 거품을 향한 내 혀는 멈추지 않았다.
'인어 보짓물이라고 소금물 맛이 나고 그러는 게 아니었구나.'
이로써 두 걸음.
성 지식을 아주 착실하게 느는 기분.
역시 공부는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건강한 행위였다.
[나으리, 소녀는 말로 그러지만 가끔... 나으리는 진짜 행동 자체가 좀 그렇사와요.]
뭐래, 나 지극히 정상이거든.
소환수가 어떻게 주인한테 돌려 말했다지만 또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참.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요."
새하얀 피부가 열꽃이 핏든 발갛게 물들어 있는 멜라니.
가슴 부근을 시작해서 얼굴까지 홍조가 아주 가득했다.
'나중에 딸이라도 쳐야겠네.'
근데 상어 수인은 자위를 어떻게 하지, 인간이랑 똑같나.
여러 고민을 하며 난 본론에 대해 언급했다.
"일단 내 계획은 네가 민수랑 만나지 않는 거야."
"그럼 원작대로 아예 안 가는 건데요?"
"사실상 여기서 엔딩을 내는 게 내 목적이거든."
그걸 위한 장치로 인어 왕을 만나서 불행을 암시한 거였다.
원래 동화에서도 보면 문어 마녀는 인어 공주에게 여러 번 경고 했었다.
목소리를 잃으며, 죽을 수 있고, 아주 괴로울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랑에 푹 빠진 인어 공주는 그런 걸 듣지 않고 결국 불행해지고 만다.
'공기의 정령이 되는 걸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야기를 인어 공주가 문어 마녀에게 설득 되는 쪽으로 바꾸게 된다면.
그 누구도 불행해질 필요가 없는 완벽한 해피 엔딩이 완성된다.
어차피 왕자는 이웃 나라 공주와 엮일 운명이고, 공주도 죽지 않는다.
마녀가 손해를 보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마녀는 그저 대가를 받고 일한 노동자니까.'
마녀 자체는 인어 공주에게 어떤 특별한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등가 교환의 법칙에 의해 다리를 주고 목소리를 받은 것뿐.
게다가 목소리조차 원래는 물약의 재료였기 때문에 마녀는 무료 봉사를 한 수준이다.
"그게 돼요?"
"원래 고전 명작 게이트가 그런 거잖아."
또한 이렇게 될 경우 결말을 완전히 내 방식대로 바꿨기에 최대 기여도는 내가 된다.
인어 공주는 이야기 진행을 못 하고, 왕자는 그저 결혼하는 거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멜라니한텐 미안 하지만 김민수가 이득을 못 보게 하려면 이것 말곤 방법이 없었다.
"그러네요."
"근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기여도 측면에서 내가 거의 독식하게 될 거야."
"그건 뭐... 어쩔 수 없죠."
"그러면... 이제 해야 할 건 여기서 그냥 가만히 대기하는 게 전부야."
"네?"
작전명 무한 대기.
김민수가 이웃 나라 공주와 결혼하는 순간 이야기가 끝나게 되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냥 얌전히 굴 안에서 꽁냥거리다가 보상 얻고 끝.
이 얼마나 행복한 게이트란 말인가.
'심지어 보상도 S급이고.'
하지만 이런 날로 먹기를 게이트는 혐오라도 하듯.
바로 메시지 하나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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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이웃 나라의 포로로 붙잡혔습니다.
이야기 진행이 달라집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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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무슨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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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감옥 안.
"니네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날 죽이려고? 절대 그렇게 안 될걸?!"
온몸이 결박 당해 움직일 수 없게 된 민수는 지렁이 마냥 꿈틀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잡혀 왔을 처음엔 살려달라고도 많이 외쳤지만 먹히지 않자 화를 내는 거였다.
"원래였다면 널 죽였겠지만 계획이 많이 바뀌어서 말이야."
"정확히 말하자면 진짜가 누군지 알았다고 할까나, 카리스쨩 근데 왜 입은 열어둔 거야? 돼지 멱 따는 소리 듣고 싶어서? 악취미네."
"혹시라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근데 계속 듣다 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네."
예전에는 주인공이 누군지 헷갈려서 제대로 행동하지 못했다지만.
이젠 누가 누군지 명확해졌다.
'저번에 봤을 때와 다르게 주인공 지분율이 더 올라간 놈.'
백태양.
그놈이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백태양을 죽인다. 김민수는 그걸 위한 미끼고."
"응? 아아, 응 그래야지."
유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괜히 자기 하복부를 쓰다듬었다.
백태양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자궁이 큥큥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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