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207화 (207/325)

〈 207화 〉 고전 명작 [인어 공주] (오빠 부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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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마녀]를 선택했습니다.

주연 선택권의 효과에 따라 스토리가 당신이 선택한 주연에게 맞춰집니다.

[문어 마녀]의 성별이 변합니다.

[문어 마녀]가 [상어 마법사]로 바뀝니다.

고전 명작[인어 공주]의 흐름에 따라 [상어 마법사]는 메인 스토리에 당장 등장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주의!※

자신만의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에 영향이 갈 경우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고전 명작은 이야기가 온전히 끝났을 때의 결과로 기여도를 판단하기에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고전 명작[인어 공주]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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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건 문어 마녀였다.

'인어 공주를 할걸 그랬나.'

아예 스토리 자체를 인어 왕자의 파란만장한 모험기 이런걸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김민수가 무조건 왕자를 선택할걸 알고 있었기에 그럴 수가 없었다.

놈을 엿 먹이려고 왕자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초반에 김민수가 멜라니한테 접근할 수도 있기에 마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놈이 뻔한 걸 선택해야 예측하기가 쉬워지니까.'

원숭이의 생각을 사람이 알 수 없듯이.

김민수가 왕자가 되지 않는다면 대체 뭘 선택해서 뭘 할지 알 수 없었다.

또한 놈이 마련한 게이트인 만큼 어느 정도 자신만의 계획도 있을 터.

차라리 그 계획을 하나하나 부숴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 더 쉬울 거란 판단이었다.

'그나저나 상어가 될 줄이야.'

문어 마녀가 남자가 된다면 대머리가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잠깐 걱정을 했는데.

이 부분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닌자 만화에 나올 것 같네.'

어디선가 많이 본 캐릭터 디자인이었다.

그나마 차이점이 있다면 얼굴이랑 머리칼이 딱 내 원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정도.

목에 있는 아가미와 팔과 등에 달린 지느러미.

사람 하나는 쉽게 물어뜯을 것 같은 날카로운 이빨.

물에서 굉장히 편하게 쉬는 호흡까지.

'몸도 두 배 정도 커진 것 같은데.'

뿐만 아니라 평소 몸과는 다르게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쓰는 건가.'

미증유의 힘을 의식하며 손을 휘젓자 거짓말처럼 잘 흐르고 있던 바다 일부가 멈춘다.

그래 봤자 손 주변에 있는 물의 흐름만 정지한 거였으나 이건 꽤 놀라웠다.

'당분간은 인어 공주랑 만날 수 없다고 되어 있었지 아마.'

사실 그래 봤자 극히 초반부에 불과했다.

인어 공주는 아주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짧은 스토리를 지닌 동화였다.

왕자를 구하고, 기절해 있는 왕자와 좀 놀다가, 뭍에 데려다주고 뭐 그러는.

'은근 후회, 피폐, 집착 요소가 다 들어 있네.'

생각해 보니 인어 공주는 방금 떠올린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내가 개입한 이상 그럴 일은 없겠지만.'

메인 스토리에 개입하지 못하기에 당장 멜라니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계획해 둔 게 있었기 때문에 난 즉시 머물러 있던 장소에서 밖으로 나왔다.

'상어가 무슨 굴에 사냐고.'

이 부분은 아마도 어쩔 수 없이 [문어 마녀]의 컨셉에 따른 거겠지.

처음에 눈을 떴을 때 알 수 없는 물약들과 솥단지가 가득 있는 동굴에 있어서 놀랐었다.

'그럼 가 볼까.'

지금 상황에서 만날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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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역할은 [인어 공주]입니다.

메인 스토리에 따라 잠시 후 왕자가 물속으로 떠내려 옵니다.

※주의!※

왕자를 구하지 않을 시 게이트에서 탈출할 수 없게 됩니다.

절대적으로 구하여 왕자가 목숨을 잃지 않게 최선을 다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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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멜라니는 눈을 뜨자마자 일단 소리부터 질렀다.

"아...알몸!"

급한 대로 일단 손을 뻗어 조개 껍데기를 가슴에 착 붙였다.

다 큰 성인 여자 알몸을 가리고 있는 게 고작 조개 껍데기하나라니.

심지어 면적도 적어서 누브라보다 더 심한 정도였다.

다행인 건 그나마 하의는 알아서 가려져 있다는 부분이었다.

"휴..."

순간 해초라도 뽑아서 가려야 하나 싶었던 멜라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아니 근데 그러면 내가 원래 입고 있던 옷들은 다 어디 있는 거지.'

게이트에 들어와서 복장과 몸이 바뀐 건 처음이어서 그런 의문이 생겼다.

사실 평범한 옷들이었다면 이런 의문조차 생기지 않았겠지만.

오늘 챙겨 입은 옷은 아주 특별한 것들이었다.

'위아래도 맞췄는데...'

속옷 색깔을 맞췄을 뿐만 아니라 남자가 좋아한다는 레이스가 달린 시스루 속옷.

그걸 입고 백태양이랑...

파사사삭!

"미쳤나 봐 진짜!"

무의식적으로 어디까지 생각한 건지.

멜라니는 꽉 잡고 있던 가슴의 조개 껍데기를 완전히 가루로 만들었다.

지금은 우선 이런 것보단 게이트에 집중하는 게 먼저였다.

'저기 내려온다.'

말이라도 맞춘 것처럼 생각 정리가 끝나자 물속으로 천천히 떠내려오는 생명체.

멀리서 봐도 머리 색깔 때문에 단번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멜라니는 주의 문구를 기억하며 몸을 움직였다.

'김민수가 아니라 백태양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하며 그녀는 초반 스토리 진행을 위해 김민수를 구해 냈다.

왕자의 옷을 입었지만 여태 한 행동 때문에 도저히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꼴에 백태양이라도 따라 하려는 건지 머리를 시원하게 넘겼지만 글쎄.

자다 일어난 머리 같은 모양에 멜라니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래도 미운 정이라도...'

없었다.

김민수한테 당한 걸 생각하자, 화가 나기 시작한 멜라니는 정색하며 김민수를 바위 위로 던졌다.

'스토리 때문에 못 일어나는 건가?'

썩어도 준치라고.

용사로 불렸던 사람이 바다에 좀 빠졌다고 정신을 잃을 리가 없었다.

기절한 척이라도 하나 싶어서 감겨 있는 눈꺼풀을 열어 봤으나 그런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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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 성공! 잠시 후 스토리 진행에 따라 왕자를 뭍으로 데려다주세요.

그전까지 구애를 하거나 귀여워하거나! 무슨 짓을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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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게이트 메시지에 멜라니의 표정은 더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고 보니 원작에서 기절한 왕자를 인어 공주가 막 어화둥둥했던 게 생각났다.

'미쳤나. 백태양도 아니고.'

백태양이었다면 바로 입술부터 부딪쳤겠지만 김민수는 아니었다.

어쨌든 공백의 시간이 생긴 멜라니는 바위에 걸터앉았다.

"또 나 내버려 두고 끝내면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번 방치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굳은 다짐과 함께.

빡!

괜히 심술이 난 멜라니는 널브러진 김민수의 배를 주먹으로 내려찍었다.

쭈르르르륵.

김민수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 분수도 멜라니의 분노를 삭힐 수 없었다.

'근데 그럼 백태양이 문어 마녀인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가길.

멜라니는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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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정말입니다!"

"그 말을 어떻게 내가 믿지?"

"제가 그럼 어떻게 이곳을 단번에 찾아내고 막내 따님의 이름을 맞추겠습니까?"

"그...그것도 그렇군!"

일이 쉽게 풀리는군.

'확실히 효과가 있어.'

내가 만나러 온 사람은 인어 공주의 아버지.

즉 인어 왕이었다.

'그리고 인어 공주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기도 하지.'

막내딸을 잃고, 다른 공주들의 머리도 잃은 가장 불쌍한 존재.

그게 바로 인어 왕이었다.

동화에선 단 한 줄의 언급도 없겠으나 깊게 생각해 보면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동화 내 존재들만 등장하지 않는 곳이기에 당연히 만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자네 말대로 정말 내 딸이 죽어 공기의 정령이 된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믿을 수가 없군... 그것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말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다짜고짜 왕국에 찾아와 막내딸이 죽는다고 큰 소리 치고 다녔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절 만나지 않으셨겠지요.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습니다."

"끄응...그것도 그치만..."

사실 말이 안 되는 억지를 부렸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초면에 '막내딸이 죽을 거고 다른 공주님들은 대머리가 될 겁니다.' 라고 말한다면.

누가 과연 그걸 진지하게 들을 수 있겠는가.

그나마 멜라니 이름을 말하고 내가 다른 사람들이 알만한 명성을 지녔기에.

어거지로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거다.

'어차피 이게 메인이 아냐.'

진짜는 내가 메인 스토리에 등장할 수 있게 되는 순간부터 존재했다.

그전까진 모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떡밥 뿌리기 작업일 뿐이다.

"일단... 일단 알겠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게. 내가 나중에 다시 찾겠네."

"알겠습니다."

인어 왕은 고민 끝에 축객령을 내렸고 난 허리를 숙이며 얌전히 그 말을 따랐다.

본격적인 스토리는 바로 내일.

'멜라니가 나한테 찾아올 때.'

그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것이었기에.

난 의미심장한 미소만을 남기고 다시 원래 있던 장소로 몸을 옮겼다.

'이번엔 빨리 끝나겠네.'

인어 공주가 나한테 찾아온다면.

다시는 왕자와 인어가 만날 일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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