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191화 (191/325)

〈 191화 〉 만져보라구요 그럼!

* * *

=========================

김민수의 주인공 지분율 5%가 백태양에게 흡수 됩니다.

현재 비율 55:45

비율이 똑같아질 시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

"...또 뺏겼어?"

김민수가 원더 랜드를 기가 막히게 실패한 뒤.

5%를 뺏기고서도 심장이 내려앉은 기분이었는데, 갑자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안뚱땡은 눈앞에 뜬 메시지를 허무하게 바라봤다.

"이제 5% 밖에 안 남았잖아."

똑같은 비율이 될 때까지 단 5%.

대체 뭘 더 어떻게 해야 지금 상황을 돌이킬 수 있는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는데.

왜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는 거지?

"어이가 없네."

안뚱땡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살면서 처음 펴보는 거지만 원래 이런 상황에서라면 '남자는 담배를 피는 법'이기 때문이다.

"켁 쿡...쿨록...켁...뭐 이런 게 좋다고 피는 지."

한 모금 빨자마자 들어오는 쓴맛과 기분 나쁜 하얀 연기가 모조리 기침으로 배출 된다.

여기서 멈춘다면 겁쟁이에 불과할 뿐.

안뚱땡은 다시 한번 더 담배를 빨아서 연기를 입에만 머금고 후 내뱉었다.

"민수한테도 이런걸 알려 줘야겠지."

얼마 전에 본 영화에서 시가를 멋지게 태운 남자 주인공을 생각해봤을 때.

민수 또한 얼굴도 괜찮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으니 시가를 문다면 아주 좋을 터.

그냥 가만히 시가만 태우고 있다 보면 여자가 알아서 꼬일 수도 있었다.

'뭐 일단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안뚱땡은 다시 지금 문제에 주의를 기울였다.

"노블도 지금은...사정이 안 좋고, 민수...는 내가 낭인 컨셉으로 짱 박아놨고..."

노블은 현재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의 습격을 받는 상태였다.

'진정한 귀족'이란 말을 내뱉으며 노블을 압박하는 세력.

사실 안뚱땡은 지금 그쪽에 집중을 하느라, 김민수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낭인 컨셉을 만들어 잠시 사건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 거였다.

"이런 식이면... 아니지... 차라리 민수를 백태양한테 붙여두면?"

그놈이 사건을 해결한다면, 옆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그걸 쓱 뺏어오면 되는 거 아니던가.

기가 막히고 천재적인 생각.

안뚱땡은 기립 박수를 치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 올라온 질문글에 따끈따끈한 답변을 해 줄 차례였다.

"그리고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 나도 알아야 하니까."

원작자에 대한 힌트를 혹시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

그게 안뚱땡을 움직였다.

++++++++++++++++++

"뭐요?"

"내가 아무래도 잠시 어딜 다녀와야 될 것 같아."

"왜요?"

"그게... 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근데요?"

난 지금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아무도 구해주지 못 하는 개미 지옥에 천천히 몸이 빠지고 있는 기분.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건 상상 했던 것보다 더욱 심했다.

성녀와 협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루베니아행을 결정한 뒤.

뒤늦게 멜라니의 존재에 대해서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약혼자가 온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 부분은 큰 상관이 없었다.

강태민이 조사해본 결과.

약혼자는 업무가 아주 밀린 상태여서, 다음 달이나 되어야 온다고 했으니까.

루베니아에서 한 달 가까이 있을 생각은 없었으니 타이밍도 좋았다.

오히려 순차적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해야 하나.

'근데 사람 기분은 다르지.'

약혼자가 온다고도 말했고, 방치 좀 그만하라고 말한 지 벌써 3번째.

근데 그걸 또 다 무시하고 해외로 떠난다? 이건 충분히 기분 나쁠 만한 일이었다.

그 결과 멜라니는 아주 분노한 상태로 날 마주했다.

"제가 저 방치하지 말라고 한 지가 몇 번 짼지 아세요?"

"3번..."

"그걸! 아는 사람이! 또! 또! 이런다구요?!"

그녀의 감정에 메인 스킬이 반응하여 등 뒤로 총구가 하나둘씩 만들어진다.

총부터 시작해서 미사일, 대포, 파지직 거리는 레일 건까지.

분노가 지금 얼마나 커다란지 가시화 시켜 주는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 정답이 있긴 한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한 마디는 '같이 갈래?'였다.

그러면 방치하게 되는 포지션에서 해외여행 이벤트로 싹 바뀌게 되니까.

'근데 뭐가 있을 줄 알고 데리고 가냐고.'

위험 요소가 아예 없다고 단정 지을 수가 없어, 정답을 뱉을 수가 없었다.

무턱대고 기분 풀어 주겠다고 데리고 가는 것보다.

최대한 달래주고 안전한 빅토리 아카데미에 멜라니를 대기 시키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가장 이상적인 방향이었다.

'근데 그 달래주는 게 힘드네.'

정말로 화가 크게 났는지, 멜라니는 물러설 생각을 안 했다.

"맨날! 다른 여자들 다 챙기면서! 막! 네!? 야한 거 다 하고 다니면서! 나만! 맨날 나만 방치하고!"

[나으리 이럴 땐 그냥 시원하게 눕힌 다음에 자지로 확 박아넣으면 아무리 앙칼진 계집년도 바로 자궁이 큥큥 찔리는 쾌락을 이기지 못하]

정신 사나우니까 지금은 말 걸지 마.

춘향이의 말을 칼처럼 끊어내며 멜라니를 바라봤다.

방과 후 빈 동아리실로 들어간 것까지는 분위기가 좋았었다.

실제로 멜라니도 뭔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표정이었고.

'그렇다고 화낼 게 뻔한데 사람 많은 곳에서 이야기할 수도 없잖아.'

남들 다 보는 곳에서 혼나는 것보단 단둘만 있는 공간에서 혼나는 게 부담이 적었다.

하지만 오히려 단둘이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멜라니가 더 화를 내고 있었다.

"몇 번을 말해요? 글라디르에서도 그렇고 합동 교육 축제에서도 그랬죠! 그리고 이번에 저! 약혼자 온다고 말까지 했는데!"

사람을 대체 언제까지 그냥 내버려 둬야 속이 시원한데요!

난 멜라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입을 열었다.

"알지 그래서 조사 다 끝내놨어, 약혼자 이름이랑 모로스 차일드가 뭐 하는 기업인지. 그리고 그놈이 언제 오는지까지 다 계산해서…"

"아 그러니까 계산해놨으니까 지금은 방치해도 된다 뭐 이런 거예요?"

아 이런.

상대는 대기업 총수의 딸이자 기업의 후계자란 사실을 잠시 까먹었다.

누구보다 이런 쪽에서 언어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발언이었다.

'실수다.'

늘 멍청한 김민수만 상대하다 보니 수준이 이렇게나 떨어져 있을 줄이야.

"그런 말이 아니라 위험 요소를 차근차근 제거해나가고 싶다는 말이었어."

"성녀랑 단둘이서 루베니아로 가는 게 위험 요소 제거 작업인가 보죠?"

교황도 가고, 바엘슨도 가.

그 말은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 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까.

"여기엔 근데 정말로 중요한 사연이 있는..."

"허... 제가 유민이랑 수진이 언니까진 그냥 뭐... 넘어갔는데. 저보다 뒷번호한테 밀리는 거 도저히 못 참겠어요."

"응?"

그런 걸 신경 쓰고 있었어?

아니 그래도 이게 어쩔 수 없어.

두 가지 대사가 동시에 뇌리에 떠올랐지만 둘 다 내뱉기엔 적절하지 못했다.

'근데 얜 뭘 못 참겠다는 거지.'

못 참겠다고 말하며 얼굴이 발갛게 익은 그녀.

생각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이미 안 참고 화내는 중 아니었나.

'설마 스킬까지 쓰려고?'

이미 총구가 불을 뿜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참지 않는다니.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었다.

툭 투툭 툭

'음?'

내 걱정과 다르게 멜라니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다른 여자들이랑은 막...막...! 그렇고 그런 거 하면서 나랑은 고작 허벅지에 낙서가 끝이라는 게 말이 돼요?"

"어? 아니 지금 무슨...?"

교복 단추를 풀어내리며 하얀 가슴을 드러내는 멜라니는 엄청 저돌적이었다.

검은색 레이스 브래지어 사이에 보이는 순두부 가슴이 시선을 몰리게 만든다.

"만져요!"

"응?"

"맨날 방치할 때마다 이런저런 핑계 댈거면 만져 보라구요 그럼! 저랑 막 그렇고 그런...! 야한 짓 하는 게 싫은 거 아니란 증거를 행동으로 보이라구요!"

전개가 뭐 이렇게 되냐.

윗가슴을 드러내고 고개를 푹 숙인 멜라니와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는 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협박이라도 해서 벗긴 줄 알만한 장면이었다.

"멜라니, 이런 건..."

"뭐가 이런 건이예요? 다른 사람들이랑은 하고 나랑은 못 하겠어요?"

앙칼진 말에 귀여워 죽겠다는 감정과 이건 아니지 않나 싶은 마음이 동시에 생겼다.

이런 식으로 가슴을 만지는 게 맞는 건가에 대한 의문.

근데 또 눈앞에 있는 밥상을 먹지 않는 건 아니다 싶었다.

"빨리 만...흡...하앙..."

멜라니의 말이 더 이어지기 전에 난 가슴에 손을 올렸고.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바로 신음이 튀어나왔다.

일부러 유두 부근을 안 잡고 가슴을 뭉퉁그려 잡았는데도 이 정도라니.

대체 얼마나 민감한 건지.

"더...더...흣...흐응...여...여기까지...앙...!"

마지막으로 짙은 교성 한 번을 내뱉고 멜라니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새하얗던 가슴에 내 손자국이 진하게 남고, 열꽃처럼 퍼져나간다.

"앞으로도... 방치하면 그땐 진짜 화 엄청 낼 거예요! 이것보다 더!"

저 말을 끝으로,

급하게 교복 단추를 잠근 뒤 멜라니는 가슴을 꼭 껴안고 방 밖을 나갔다.

난 괜히 허공에 손을 주물럭거리며 아까 느꼈던 감촉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미쳤네.'

발기가 식을 생각하지 않고 바지를 뚫을 듯 텐트를 친다.

루베니아 가기 전에 집부터 들려야겠다.

* *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