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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188화 (188/325)

〈 188화 〉 웬만한 상황은 다 통제가 가능해.

* * *

"평범하네."

강압 선에서 정리가 되는 난이도였으면 걱정하지도 않았을 텐데.

역시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옛말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폭군 발동! 아랫것들을 멸시합니다!]

[강압 발동! 모든 몬스터를 찍어누릅니다!]

게다가 폭군까지 발동시키니 몬스터들은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다.

얌전히 제압된 몬스터를 그냥 차근차근 죽이면 끝.

B급이라고 볼 수 없는 아주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음?'

바로 그때 바닥에서 급속도로 접근해 오는 기척 하나가 느껴졌다.

덤프 트럭 세 대 정도가 일렬로 있는 듯해 보이는 크기.

역시 B급치고 너무 쉽게 넘어간다 싶었다.

쾅!

바닥에서 솟아오른 커다란 손이 성녀와 바엘슨을 붙잡아 단번에 제압시킨다.

근처에 있는 멜라니는 즉시 대응을 하려 했으나 과자의 집을 보고 몸이 굳어 버렸다.

자기 능력에 대한 불확신과 긴박한 상황이 겹치면서 패닉에 빠진 거다.

'하긴 과자의 집이 박살 나면 이것들이 다 밖으로 쏟아져 나올 테니까.'

통상적으로 게이트 공략을 실패할 시 안에 있던 모든 몬스터를 밖으로 뱉어낸다.

그걸 막기 위해서 항상 게이트 클리어를 위해 힘 쓰는 거고 말이다.

<카이반 퍼스트="" 시리즈="" 모델="" 백태양,="" 상황="" 분석="" 완료=""/>

검을 사출합니다.

착!

성녀 쪽으로 달려나감과 동시에 손에 감기듯이 들어오는 검.

침대만한 무기 케이스를 가지고 온 덕을 톡톡히 봤다.

스릉­

두부 자르듯이 아주 부드럽게 잘려 나가는 손과.

와락.

"태양 씨 탑승감이 참 좋네요."

"그렇습니까? 다행이네요."

"구해 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떨어지는 와중에 날 기가 막히게 잡아서 품에 쏙 들어오는 성녀.

그리고 그걸 허무하게 바라보는 민수까지.

무슨 로맨스 영화 같은 연출이 단 한 번에 만들어졌다.

"근데 여기서 조금 더 세게 끌어안으면 김민수 얼굴이 더 망가지지 않을까요?"

"예?"

"농담이예요."

성녀의 귓속말에 난 당황했고, 그런 것조차 즐거운 지 성녀는 호호 웃으며 내 품에서 벗어났다.

"김민수, 제자리로 가."

민수의 질투 어린 시선을 무시한 뒤.

바닥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를 정리하고 김민수를 제자리로 보냈다.

그 이후부턴 정말로 변수 없는 웨이브가 계속됐다.

띠링!

[모든 웨이브를 클리어했습니다. 잠시 후 게이트 밖으로 나가집니다!]

'안뚱땡이 개입만 안 하면 이렇게 편하고 쉬운 걸.'

생명의 위협 같은 것도 없고, 클리어 못할 시 무슨 일을 겪을 지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확실한 목표만 딱딱 해결하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게이트.

이걸 이제서야 클리어 해 본 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다.

"큼흠...음...뭐 다들 고생했어."

게이트 밖으로 나오자마자 김민수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상한 컨셉 잡고 얌전히 있어서 좋았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인 건가.

실제로 민수가 저 말을 내뱉자마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다들 감각적으로 '개소리가 시작되는 건가?'를 느끼고 있는 거겠지.

"오늘 내가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하ㅡ"

"와 용사님! 고생 너무 많으셨어요! B급 게이트를 아무런 피해 없이 시원하게 해결하시다니! 진짜 최고네요!"

누구보다 확실하게 느낀 성녀가 김민수의 말을 칼 같이 끊어냈다.

딱히 대답할 말도 없게 만드는 완벽한 솜씨로 흐름을 끊어내는 성녀.

아무리 봐도 동족의 향기가 풀풀 나다 못해 온몸으로 풍기고 있었다.

"그럼 일단 여기서 해산할까요? 보고는 늘 그렇듯 태양 씨가 해주시구요."

"네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내 말을 끝으로 우린 게이트 완전히 사라지는 걸 확인한 뒤 각자 흩어졌다.

안뚱땡이 없는 게이트, 정말 최고였다.

+++++++++++++++++++

여유로운 주말.

난 춘향이를 소환시켜서 느긋하게 몸을 풀고 있었다.

아무리 주말이라고 해도 몸은 계속 움직여 줘야 하니까.

"한가롭네."

"츕...하아...그해여어...?"

"응."

합동 교육은 정말 무난하게 끝났다.

김민수와 안뚱땡이 조용히 뭔가 꾸미고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들 만큼.

아주 고요하며 별 탈 없이 폐막식까지 진행 됐다.

'모로스 차일드는 알아보는 중이고...'

이 부분은 강태민한테 부탁해서 따로 뒷조사하고 있어서 걱정이 없었다.

지금 당장 멜라니 약혼자가 쳐들어온다고 해도 칼 같이 대처할 수 있는 수준.

갑자기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진다거나 닌자들이 나타나서 학살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웬만한 상황은 전부 다 통제가 가능했다.

"그헤 나흐이 허...봇지이...써 주시흐 아해여?"

"무슨 벌써 보지를 써달래. 입에 좆 물린 지 일 분도 안 지났잖아."

츄릅 쪽.

춘향이는 귀두에 입을 맞춘 후 고개를 들어내 눈을 마주쳤다.

"소녀 보지가 너무 가려워서... 나으리 자지로 소녀의 질 벽을 큥큥... 긁어 주시면 좋겠사와요...아...나으리이...보지가아..."

그 말을 내뱉으며 태연하게 뒤로 누우며 다리를 쩍하고 벌린다.

최근 집에 혼자 있으니 심심해서 춘향이를 자주 소환 했다.

그럴 때마다 나랑 몇 번 대화하다가 쪼르르 컴퓨터 앞으로 가더니.

'그 결과가 이거냐.'

현대 문물을 습득하고 싶다길래 내버려둔 걸 후회했다.

야동을 보고 열심히 배울 줄 알았으면 절대로 소환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도 가끔은 어울려 줘도 괜찮겠지.

'솔직히 고생 많이 했으니까.'

민수 랜드에서 열심히 싸우기도 했고, 최근 나도 합동 교육 때문에 건전한 삶만 보내 왔었다.

틈만 나면 박아대고 싶었는데 성녀가 끈질기게 붙어서 그럴 수가 있어야지.

얼굴이라도 보여야 뭐라도 할 텐데, 아직 면사포조차 벗기지 못한 상태였다.

'근데 진짜 왜 계속 멜라니는 뒤로 밀리지.'

멜라니한테만 가까이 가려고 하면 템포가 계속 느려진다고 해야 하나.

분명 허벅지로 틱택토 게임까지 나갔음에도 그 어떠한 진전이 없었다.

이런 건 혼자 생각해봤자 궁상 밖에 되지 않으니 일단 살부터 섞으려는 그 순간.

"태양아, 걘 누구야?"

"어?"

지금 상황에서 절대로 들려선 안 되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어왔다.

활활 타오르는 적발과 세상을 모두 불태워 버릴 듯한 강렬한 눈빛.

표현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그녀의 주변에 있는 가구들이 조금씩 타들어 가고 있었다.

"유민아?"

"맞아, 나야."

"어...어떻게?"

"주말에 남자 친구 집 놀러왔는데, 어떻게 라는 말을 내가 들어야 돼?"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제대로 사귀기 전부터 유민이는 내 집에 곧잘 놀러오곤 했다.

그동안 이사 가느라, 합동 교육하느라 바빠서 그러지 못했을 뿐.

"그건 아니지."

아닌데.

지금 상황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 하는 상황.

"그니까, 그 년 누군지나 대답하라고."

"그게 누구냐면..."

"나으리, 저년이 나으리 귀찮게 하는 년 중 하나 아닌가요?"

"뭐?"

와 이거 진짜 큰일 났네.

몇 분 전만 하더라도 모든 상황을 통제 가능할 거라 굳게 자신했던 날 원망했다.

과한 자만심에 빠져 있으니 하늘이 노한 게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빌어먹을 상황을 나한테 펼쳐줄 리가 없었다.

"잠깐만, 다들 일단 진정하고 내 말부터 들어봐."

"어 당연히 들어야지. 넌 무조건 똑바로 대답해야지."

"아니요 나으리, 저년 말 들어 주실 필요 없사와요. 어차피 여기서 죽을 건데 무슨 상관인가요?"

화가 난 걸 충분히 이해 가능한 유민이와 왜 벌써 냉기를 뿌리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 하는 춘향이.

이 둘의 상성은 정말 최악이었다.

"내가 수진 언니랑 같이 섹스할 때 불길하긴 했어. 여자가 더 있을 것 같긴 했는데... 아예 집에 들여놓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유민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머리가 점점 위로 솟구치기 시작한다.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같은 짙은 적색을 띄는 머리칼이 너무나 무서웠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건 아니고, 집이 바싹 타버릴 것 같은 공포가 머리를 가득 채웠다.

"당연하죠, 전 나으리랑 평생을 함께 할 운명이니까요."

"아냐, 아니 어느 정도는 맞는데, 소환수라서 그래. 진정해 일단, 둘 다 진정해."

생각해 보면 조금 억울한 감도 있었다.

사람이 대비할 시각은 주고 일을 벌여야지.

이게 무슨 난장판이란 말인가.

'호랑이 우리에 실수로 들어온 사육사 같네.'

난 일단 옷을 챙겨입고 유민이 곁으로 다가 갔다.

그 후 그녀가 불을 던지지 못하도록 양손을 꼭 잡았다.

"유민아, 정말 쟤는 내 소환수야. 그래서 쟤가 저런 말을 한 거고."

"넌 그럼 소환수랑 섹스해? 아니 그러면 쟬 얻고 나서부터 쭉 그렇게 살았다는 거야?"

"당연하지! 딱 보면 몰라? 나으리와 저는 매일매일! 알콩달콩, 소녀의 자궁을 큥큥 건드려주는 굵직한 자지 맛을 느끼."

[성춘향을 역 소환합니다!]

제발 그놈의 큥큥 소리 좀 그만해라.

일초라도 빨리 춘향이를 역 소환하지 않은걸 후회했다.

'침착해, 어차피 3P도 한 상황이니까 충분히 설득할 수 있고, 난 기분 풀어 줄 수 있어.'

그런 다짐하며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유민이의 입이 먼저 열렸다.

"나도 여기서 살래."

"응?"

"삼층집에 혼자 사는 건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나도 여기서 산다고, 설마 소환수는 너랑 맨날 그러고 사는데 여자 친구인 나는 안 되는 거 아니지?"

당연히 안 되지.

아직 하렘이 완벽하게 완성된 것도 아닌데 네가 여기서 이러면 아주 곤란해져.

"단어 선택을 똑바로 해."

여기 다 태워 버리기 전에.

그녀의 말에 난 웃으면서 대답했다.

"당연히 되지."

이사 준비 도와줄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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