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 슬슬 짜증나기 시작했다.
* * *
"왜... 다 백태양 곁에 있는 거야."
어이가 없었다.
그놈이 대체 잘난 게 뭐가 있다고 많은 여자들이 그리도 붙어 다니는가.
본래 백태양 그 자식이 가지고 있던 모든 건 내 거였는데.
민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텅 빈 동아리실에 홀로 있었다.
"내... 하렘 동아리실이 텅 비었네."
사실 처음부터 그럴 목적을 가지고 만든 동아리는 아니었다.
일단 유민이와 꽁냥꽁냥 하려는 공간을 공개적으로 확보하려는 초기 계획이 있었고.
이후에 하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그 공간을 확장시킨 게 바로 이곳이었다.
'밥을 혼자 먹어야 하다니...'
혼밥은 보통 인기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 아니었나.
민수는 따끈따끈하게 지어진 밥을 괜히 포크로 쿡쿡 찌르며 주변을 돌아봤다.
혹시라도 누군가 문에 달린 유리를 통해 이 장면을 본다면 쪽팔리기 때문이다.
"나름 그래도... 맛집 찾기 동아리 같은 건데..."
빅토리 아카데미에서만 꽁냥 거릴 생각이 절대 없었기에, 일부러 맛집 찾기 동아리를 설정 했다.
외출도 하면서 서로 맛있는 것도 먹고 정도 쌓고, 그랬어야 할 미래가 지금은 굉장히 쓸쓸했다.
"음... 아무도 없고."
이럴 줄 알았으면 남자애들이 밥 같이 먹자고 할 때 옳다구나 하고 따라갈 걸 그랬다.
'당연히' 멜라니와 성녀님과 함께 서로 도시락 먹여주기하면서 이러쿵 저러쿵할 거로 생각했는데.
하여튼 일단 백태양이 문제였다.
그놈만 없었어도 모든 게 원활하게 돌아갔을 텐데.
"그 개자식이 대체 뭐가 좋은 거야!"
사람 무시하기는 밥 먹는 것처럼 쉽게 하고, 대련할 때 일부러 봐준 것도 모르고 날 이겼다고 떠벌거리지를 않나.
교류회랑 그런 곳에서 잘난 모습 아무리 보여주면 뭐 하는가? 결국 S급 게이트 공헌도 1위는 바로 자신이었다.
어차피 그렇게 사는 것도 캠프파이어 전까지야.
민수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니 놈이 얼마나 잘났든 거기서 활약하긴 힘들 거다.'
지금 겪는 모욕과 수치? 다 돌려줄 수 있ㅡ.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웅
그렇게 한참을 자존감을 높이며 식사하고 있을 무렵.
민수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유...유민이?"
유민이라고?
설마 나랑 인성 교육 시절부터 꾸준하게 대놓고 썸을 타며 사귀는 사이까지 갔던 소유민?
"왜 나한테 전화한 거지?"
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웅
백태양한테 홀라당 넘어가 버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전화를 한단 말인가.
괘씸해도 이런 괘씸함이 없었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려고 반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지우개가 떨어질 때 모르는 척 밟기까지 했었던 여자다.
그런 여자가 나한테 전화를 왜 한 걸까.
"혹시...?"
백태양이 질린 건가.
축제 때 멜라니와 성녀님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말도 안 되는 바람둥이라고 생각해서 나한테 전화를 한 거라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나도 최종 목적이 하렘이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목적일 뿐.
반에선 늘 순정의 불굴 용사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왔기 때문에 든든한 기둥 같은 느낌을 준 걸 수도 있을 터.
비 처녀라는 사실이 마음에 크게 걸리긴 하지만 뭐 내가 제대로 확인한 건...
아니, 제대로 확인했구나.
'그래도 뭐라 하는지는 일단 들어나볼까.'
잘못 했다고 싹싹 비는 걸로 시작하면 음 뭐.
며칠 정도는 다시 사귀어 줄 수도 있고 말이지.
민수는 그렇게 기대감을 한껏 안고 유민이의 전화를 받았고.
"여보세요?"
앙...아흐앙....흣...흐아아....아 잠까아안... 언제 전화 걸었어?
그런 민수를 맞이한 건 유민이의 신음 소리와.
지금 지금, 야 김민수. 너 멜라니랑 성녀님한테 전화하고 다녔다며?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백태양의 목소리였다.
쩍 쩌적 쩌저저저적.
밥을 먹으며 만들어 놨던 자존감이 도자기처럼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
'가장 이상적인 건 김민수가 개수작을 하기 전에 힘을 많이 빼놓는 거지.'
그래서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는 걸 완벽하게 짓밟고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
이게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었다.
"태양아 무슨 생각해?"
"응? 아 그냥 우리 둘만 남아서 이제부터 뭐 할까... 하고."
"...알면서 그러네."
유민이를 제외한 다른 여자들은 모두 용건이 있다며 사라진 상태였다.
성녀는 페르쿠스가 뒷덜미를 잡으며 해야 할 일이 몇 갠데 여기서 이러고 계시냐고 잡아갔고.
멜라니는 축제 때 오는 유명한 해외 기업 인사들과 안면을 트러 사라졌다.
저 꼭 다시 돌아올 거니까 핸드폰 끄면 진짜 화날 거예요. 알겠죠?
알았어, 걱정하지 말ㅡ.
그냥 편히 가 아이리엘, 태양이는 내가 잘 돌봐줄 테니까.
소유민 당신이 제일 문제예요. 태양 씨한테 안 떨어져요?
내가 내 남친이랑 붙어 있겠다는 데 무슨 상관?
다시 생각해도 유민이와 멜라니가 눈에 불을 켜고 싸우려고 했을 때 심장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다.
라이벌 관계로 설정이 된 건 알고 있지만 이름조차 부르지 않고 성을 부르다니.
멜라니 아이리엘이 풀네임이라는 걸 정말 오랜만에 깨달을 정도였다.
'뭐... 둘이 남은 게 중요하지.'
이 모든 게 계획대로였다.
'역시 점심시간엔 유민이만 남는 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어젯밤.
혼자 이 라노벨스러운 축제 이벤트를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점이었다.
하렘 축제는 그야말로 타이거 파이트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상황.
'하지만 금방 결론이 나왔지.'
현재 내 하렘에서 가장 한가한 건 유민이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음 같아선 멜라니와 진도를 빼놓고 싶었지만 그녀는 기업을 이어받을 생각이 가득한 여인.
아직 사랑과 야망을 저울질 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보내주는 게 옳았다.
"최근에 합동 교육이라고 같이 보지도 못하고 너무 심심했어 진짜루."
"미안해."
"대신 오늘 여태까지 못 놀았던 것까지 쭉 벌충해 줘야 된다?"
"당연하지."
쪽.
그 말을 내뱉으며 유민이에게 입을 맞췄고, 유민이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혀부터 들어왔을 텐데, 사랑하면 변한다고.
털털한 톰보이 같던 유민이가 이렇게 소녀스러워질 줄이야.
"여기서 할까?"
"여...여기서?"
"응."
유민이와 단둘이 남자마자 내가 한 일은 바로 빅토리 아카데미 뒤편 쪽으로 산책을 가자고 말을 꺼낸 거였다.
그녀의 말대로 여태까지 하지 못했던 걸 다 채워주려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여긴 너무 부끄러운데..."
"괜찮아."
축제가 한창인 지금 시점에서 굳이 숲이 우거진 뒤편 공원으로 오는 생도는 없을 터.
있다고 해도 목적이 비슷할 테니까 서로 신경 쓰지만 않는다면 큰 상관이 없었다.
'유민이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김민수를 엿 먹이는 방법.'
예전에도 썼으며 이번에도 무조건적으로 통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방법.
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넣으며 반대 손으로는 자연스레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빼냈다.
"사람들 보며언...?"
"어차피 우리 사이 다 알 텐데, 뭐 어때."
그리고 내가 있는데 절대 못 볼 걸.
난 그리 대답을 하며 그녀의 교복 단추를 천천히 풀어헤쳤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은 유민이 모습을 제대로 봐서 그런 건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자지가 빳빳하게 서 있었다.
"으흐으응...너무 오랜만에 보여주는데에..."
나무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쭉 빼는 유민이.
그녀가 입은 치마를 들춰내고 천천히 속옷을 밑으로 내린다.
딱 무릎 사이까지 속옷을 내리자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탱글 보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진짜 오랜만이긴 하네.'
3P는 같이 한 거니까 횟수에 치지 않는다고 하면 한 달 정도 제대로 살을 섞지 않았었다.
가장 먼저 김민수한테서 뺏은 히로인을 너무 방치하다니, 너무 미안 했다.
그녀는 나 하나만 보고 있을 텐데.
'그래도 이 모든 일이 다 끝나면.'
즐겁게 다 같이 놀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애무를 위해 탱탱한 보지에 입술을 붙이고 혀를 날름거린다.
"흐읏...흐앙...잠...너무 오랜...마안...이라서어..."
둘이서 야외 섹스한다는 상황 때문에 그런 걸까.
평소에는 하지 않던 말만 내뱉는 그녀가 귀여웠다.
"유민이...개보지이힛...이....혀로 그만...하구... 응? 박아주세요..."
보지 혼내주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몸을 움직였다.
"으흐으...응...!"
자지를 박자마자 부르르 떠는 그녀의 허리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으니 벌써 이러면 곤란했다.
'진짜 메인은 따로 있으니까.'
유민이가 정신없이 헐떡거리면서 씹물을 찍찍 바닥에 싸고 있을 때.
바로 유민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우우우우웅
"태양...흐앗...하... 꼭...꼬옥... 안에 쌋...흐으...항...야대...?"
"걱정하지마."
정액 한 방울 안 남기고 모조리 빨아먹을 것처럼, 질벽이 자지를 끈끈하게 잡고 있었다.
귀두가 자궁을 때릴 때마다 뷰릇뷰릇 하며 보지 즙이 흥건하게 허벅지를 적셔간다.
주르륵 주륵.
우우우우우우웅.
딸깍.
여보세요?
"아흥...흣...하앙...어? 전...전화 걸었어?"
"아, 별거 아냐, 신경 쓰지 마 유민아."
안녕 김민수, 나야 백태양.
'무슨 짓을 하려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예 멘탈을 박살 내주마.
예전 같았다면 아무렇지도 않을 김민수의 질척거림이.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