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 카리스가 부릅니다. 잘못된 만남
* * *
난 부인을 믿었던 만큼 첫째 왕자도 믿었기에……
쨍그랑!
"어...이런, 깨졌네."
비싸 보이는 그릇이었는데.
카리스는 깨진 접시 그릇을 주우며 얌전히 유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걱정은 되지만 널 첫째 왕자에게 데이트 보냈었고……
단독으로 행동해도 무리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파트너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게이트이기에.
섣불리 움직였다가 무슨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판단이었다.
"백태양..."
수상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닌 놈이었다.
근데 그중에서 한 가지만 뽑자면.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 거냐."
서브 스토리를 발생 시켜서 자신 위주의 이야기를 끌어나간다고 해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결국 엔딩을 바꾸지 못한다면 게이트는 무난하게 셋째 왕자 엔딩으로 끝나는 건 놈도 알고 있을 텐데.
백태양 그놈은 굉장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런 만남이 있고 나서 내 부인은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왕이 허락을 하는 순간 보였던 미소.
카리스는 그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다.
첫째 왕자를 언급하는 일이 잦아졌고……
대체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냐, 백태양.
그는 그렇게 나지막이 읊조리며 유이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머릿속에서 자동재생 되는 불길한 노래를 애써 무시하며 말이다.
그런 만남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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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가 빈틈을 보이자마자 바로 파고드는 성격이란 걸 알게 된 이후.
그녀를 요리하는 건 컵라면을 끓이는 것보다 쉬웠다.
'아주 그냥 살 판 났다는 얼굴을 하고 있네.'
숨길 수 없는 자신감.
날 완전 쑥맥동정, 김민수 정도로 보는 듯한 눈빛.
게이트에서 알파메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음에도 어쩌라는 거냐고 말하는 듯한 당당한 태도.
'내가 그렇게 쉬워 보이나?'
이 외모에 쑥맥동정 같은 태도가 나왔다고 그대로 믿는 것 자체가 참 순진했다.
얼굴값을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남녀 관계가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아무리 모른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과하게 넘겨짚은 거였다.
그래서 난 철저하게 연기하기로 결심했다.
'팔짱 끼는 거 가지고 내가 뭐 부끄러워하겠냐?'
사람을 호구로 봐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 심하잖아.
자존심의 문제였지만 그냥 참고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수진이보다 작은 가슴을 보며 일부러 엄청 부끄러워하는 표정까지 지으며 말이다.
'가슴으로 발기하기엔... 너무 많이 했어.'
유이의 유혹 전략은 김민수를 대상으로 했다면 정말 잘 먹힐, 그런 종류의 것들이었다.
팔짱을 끼면서 은근히 올려다보는 것? 이건 진짜 너무 많이 겪어본 일이어서 감흥도 없었다.
그냥 술자리에서 가만히 술만 마셔도 옆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취했다며 알아서 품 안으로 들어오는데.
아니면 학교에서 친한 여자애들이 알아서 앵길 때 꼭 하는 게 내 팔에 지들 몸을 끼우는 거였다.
그렇기에 가슴으로 날 뭐 어떻게 해 보겠다는 건,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는 말과 같은 수준이었다.
"나 배고픈데, 태양쨩은 뭐 먹고 싶어?"
"어...아...그..저는 유이..씨 머,먹고 싶은 거요."
사실 이 부분도 다 계산된 영역이었다.
데이트라고는 하지만 이건 데이트를 가장한 탐색전.
그렇기에 빠르게 거리를 좁힐 만한 장소를 찾으려면 지금으로선 식당 말고는 존재하지 않을 터.
'왜 이렇게 쉽냐.'
그녀는 내가 일부러 식당들이 즐비한 골목 쪽으로 발걸음을 유도했단 것도 모르고 있을 거다.
식당에 들어간 이후에 그녀가 하는 앙증맞은 행동을 소소하게 즐기며 밥을 먹었다.
구두로 다리를 쓰다듬는 거? 식탁에 턱 하니 가슴을 올려 두는 거?
이미 수백 번이나 경험한 나에겐 다 의미 없는 짓이었다.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걸 참느라 고개를 푹 숙여서 의심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뿐이었다.
"아 이런 흘렸네... 닦아줄래?"
그녀의 모든 행동이 지루하고 진부하며 따분했다.
세계적인 무용수가 유치원들이 하는 현대 무용을 진지하게 평가하는 기분.
그래서 따분한 심정이라도 줄이고자 일부러 새끼와 약지 손가락을 이용해 그녀의 유두를 은근슬쩍 만졌다.
가슴에 묻은 스튜를 닦으며 유두가 반 정도 설 때까지 살살 돌리자 반응은 재빠르게 튀어나왔다.
"아흐...읏...!"
"아 헉... 죄송합니다!'
이 다음부터는 너무 뻔한 전개여서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기도 귀찮았다.
여관으로 들어가는 게 자기 무덤을 파는 지도 모르고 그대로 쏙 들어가는 유이.
"아 진짜 너무 덥다... 그치?"
유이는 그렇게 말을 하며 여관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짧은 치마가 골반 근처에서 살랑살랑 거리며 속옷을 그대로 드러낸다.
실제로 덥기는 한 듯 그녀의 크롭티는 몸에 딱 달라 붙었는데, 유두가 툭 튀어나와 있었다.
"덥긴 하네요 확실히."
"그래도 모처럼 데이트니까, 붙어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치 태양쨩?"
"네 뭐... 그렇죠?"
이제 호구 티를 벗을 때가 왔다.
웃긴 건 여태 했던 연기가 제대로 먹혔는지 그녀는 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얼굴에 '이제 낯을 좀 덜 가리네?'라고 떡 하니 써져 있을 정도.
난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그녀의 옆에 아주 가까이 붙어서 누웠다.
어깨가 딱 맞닿으며 서로 마주 보면 숨결이 닿을 정도로 근접한 거리.
아주 이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 되게... 아는 게 서로 많이 없다, 그치."
"아는 거요?"
"웅, 그래도 이런 것도 인연인데... 서로 좀 더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을 내뱉으며 유이는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리며 천천히 안쪽을 쓰다듬는다.
처녀가 어디서 이런걸 배운 건지, 요즘은 참고 자료가 너무 많아서 문제였다.
"어떤 걸 알아가는데요?"
"음... 서로의 몸...이라던가...스킬 같은 거...? 아니 뭐... 우리가 수상해 보일 수는 있어도 어쨌든 같이 게이트를 깨야 하는 동료잖아... 그치?"
동료라.
'얘 지금 너무 몰입한 거 아냐?'
이 여자한테 속아넘어간 남자들은 얼마나 멍청했던 걸까.
게이트 안에서 갑자기 침입한 외부인한테 마음을 열고 서로 알아가자는 소리 같은걸 할 줄이야.
"응? 나부터 알려줄 테니까 태양이 너도... 알려 줘야 돼?"
유이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자,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과감하게 내 배에 올라타서 천천히 크롭티를 올렸는데, 새하얀 밑가슴이 드러났다.
"진짜...먼저 알려주실 거예요?"
"그럼, 태양쨩 나 못 믿어? 그렇다면 고멘, 나 진짜 이제부턴 믿음 주는 행동만 할 테니까... 하자... 응?"
그녀가 몸을 서로 알려주기로 약속하자마자 난 진하게 웃었다.
"흑갸루면 보지도 태닝 했냐?"
"으...응?"
완전히 달라진 내 행동과 대사에 얼어붙은 얼굴.
뭔가 잘못 됐단 걸 눈치챈 눈빛.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아니다, 내가 보면 될 일이니까 가만히 있어."
"꺅...! 잠...! 아니 잠깐만...!"
순식간에 그녀를 눕히고 짧은 치마를 확 걷어 올린다.
승부 속옷은 어디서 주워 들은 건지 끈으로 된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덕분에 벗기기가 아주 쉬웠다.
리본 매듭을 잡아당기니 스르륵 풀리는 끈 팬티와 훤히 드러나는 보지.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걸 보니 정말 덥긴 했나보다.
"보지는 색깔이 그대로네."
"에? 아니...어...아...? 태양아...이게 지금 무슨...?"
"서로 몸 알려주자며? 나도 그래서 몸 알아가는 거잖아."
태닝이 안 된 빽 보지를 그대로 혀로 핥자마자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앙...! 거기이...아무...아무한테도 안 보여 줘...흣...는...데에...!"
갑작스러운 상황에 무력을 사용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신음만 줄줄 흘리는 그녀.
그러니까 처녀 주제에 왜 대체 경험 많은 척을 한 거냐고.
"서로 보여주자는 건 이런 의미잖아."
"그...아냐...나는 이런걸 원한 게에....앙...!...거기 더러운...데라고오...했는....흐앙...! 핥지마아아...!"
그녀의 탁한 금발이 침대를 쫙 펼쳐지며 민들레꽃처럼 흐트러진다.
난 능숙하게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를 잡으며 빽 보지를 입술에 딱 붙여 보지꿀을 빨아먹었다.
"아...! 흐으..! 아냐 잠...! 나아...이런, 거어... 처.처음...으...! 으아앙...흐앙...살..사알사아알...!"
"이렇게 풀어 줘야 나중에 안 아파."
"으...응? 왜...왜 풀어 응? 아...아니지? 태양쨩...나 진짜...진짜 아무한테도 안 보여 준 곳이야아...!"
"근데 왜 그렇게 잘하는 척하고 아는 척 했어?"
"고메...흣...응...엔...! 진짜 미안...응? 안 그럴게, 안 그럴 테니까... 유이 보지... 빨지...흥...흐앙...!"
그게 사과하는 태도가 아니잖아.
쯥.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밖에 가만히 서서 그녀를 내려다봤다.
살면서 처음 빨려본 보지 쾌락 때문에 그녀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였다.
태닝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발갛게 익은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니, 말 다 한 거겠지.
"사과할 거면 똑바로 해야지, 어떻게 하는지 알잖아."
"그...그렇게까지 해야 해?"
"아니면 뭐... 네가 말한 것처럼... 난 뭐 유이쨩 몸 계속 더 알아가도 상관없는데?"
"..."
유이는 몇 초간 날 가만히 응시하더니 이내 곧바로 몸을 움직였다.
일본에서 흔히 말하는 복종의 자세, 굴복의 자세라고 불리는 도게자.
차이가 있다면 유두가 도톰하게 튀어나와있고 꿀 보지에서 보지 즙이 뚝뚝 흘러나온다는 것.
"아...아무한테도 안 보여 준 곳... 허접 보지...여서... 죄송합니다..."
"그래... 뭐 받아줄게."
"으...응..."
"근데 있잖아."
지이익.
지퍼를 내리며 고개를 들고 희망을 찾은 그녀의 눈앞에.
"내 몸 알아가는 건 아직 안 했잖아, 그치?"
태닝이 된 듯한 자지를 내밀었다.
"빨아."
모모하라 유이.
그녀가 여관 방에 같이 들어온 순간부터.
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