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화 〉 고전명작[개구리 공주] ※ (개구리 소녀> 개구리 공주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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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게이트 고전명작[개구리 공주] 역할 분배 중…….
첫째 왕자와 백태양의 연관성 파악 중…….
연관성은 크게 존재하지 않으나 '첫 번째'라는 점이 유사하다고 판단.
백태양에게 첫째 왕자 역할 배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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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떠 있는 메시지는 단편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일단 게이트가 바뀌었단 건 알았으니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고전명작의 정보였다.
'개구리 공주라...'
개구리 소년도 아니고, 공주와 개구리도 아니다.
이름만 딱 들었을 땐 여자가 개구리가 된다는 내용일 텐데.
확실한 건 한국 동화 쪽은 아닐 거란 거였다.
그쪽은 웬만하면 어렸을 때 거의 다 읽어 봤으니까.
'내가 못 들어 본 거면 해외... 거기서도 살짝 유명하지 않은 정도인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아도 명작 반열에 오른 작품.
명작의 기준은 객관적이면서도 그 나라에 한해선 주관적으로 평이 달라진다.
그게 바로 [개구리 공주]의 경우인 거겠지.
'일단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군.'
이미 [춘향전]에서 한 번 겪은 거지만.
고전명작 류의 컨셉형 게이트는 역할을 배정할 때까지 완전 격리 상태가 된다.
이때 몸을 풀거나 능력을 마음껏 사용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었다.
근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실전성이 떨어져서 의미가 없었다.
'김민수라도 있었으면 실컷 두들겨 팼을 텐데.'
쩝.
그렇게 입맛을 다시며 시간을 썩히고 있던 중.
드디어 새로운 메시지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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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역할]셋째 왕자 막내 이반 역할 배정 완료.
[고정 역할]개구리 공주 바실리사 역할 배정 완료.
왕과 왕비 역할 대역 대체 완료.
둘째 왕자 역할 배정 완료.
둘째 왕자의 신부 역할 대역 대체 완료.
첫째 왕자의 신부 역할 배정 완료.
첫째 왕자 역할 배정 완료.
고전명작[개구리 공주]에 필요한 모든 등장인물 역할 배정이 완료되었습니다.
고전명작[개구리 공주]는 다양한 엔딩이 존재하며 그 누구라도 엔딩을 맞이할 시 클리어로 인정 됩니다.
자기 역할에 충실하여 최고의 엔딩을 내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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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인가.'
발밑에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빛 너머 새로운 세계가 눈에 들어온다.
첫째 왕자 백태양의 삶을 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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빰 빠라밤! 빠라바라바밤! 빰! 빰 빠라밤!
환한 빛이 사라지고, 내 정신을 일깨운 건 시끄러운 나팔 소리였다.
둥 둥 둥 둥
나팔 소리뿐만 아니라 북부터 시작해서 트럼펫까지.
자세히 들어 보니 무슨 행진곡이나 행차곡을 부르고 있는 듯했다.
'여긴 어디지?'
바닥에 깔린 레드 카펫과 천장에 펼쳐진 화려한 샹들리에.
마주 보며 일렬로 도열하는 중무장한 기사들.
정면에 보이는 옥좌까지.
'성 안... 그것도 왕이 있을 법한 곳이군...'
어전에 있는 건가?
실제로 옥좌엔 하얀색 수염을 길게 늘어트린 남자가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었다.
아마 저 사람이 왕이겠지.
그 옆엔 옥좌보단 덜 화려한 의자가 있었는데.
당연히 거기엔 왕녀로 추정되는 여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 옆에... 나와 같은 복장 둘, 뭐 얼추 그럼 상황이 이해가 되네.'
뭔지는 몰라도 왕과 그의 자식 세 명이 있는 자리가 마련 된 건 확실했다.
역할 배정에서도 왕자는 총 셋째까지 있다고 했으며, 여기 있는 왕자도 셋이었으니.
'고정 역할이 셋째인 걸 보면 셋째가 김민수... 그리고 둘째가 바엘슨인가.'
그리고 [개구리 공주]는 셋째 왕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토리인 거고.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추론을 모두 끝맺을 때 타이밍 좋게 왕이 입을 열었다.
"너희들도 결혼할 때가 되었구나."
"흑...흑 ...너희가 벌써 그럴 때가 되었구나 이 어미의 품에서 벗어나 여인들에게..."
"하하 너무 그렇게 상심할 필요 없소, 손주들을 보면 되는 일 아니겠소?"
"...폐하의 말이 맞습니다...흑..."
왕비는 자식을 정말로 사랑하는 듯 보였다.
결혼한다는 것도 아니고 결혼할 때가 됐다는 말에 저렇게 서럽게 울다니.
이게 장점으로 작용할지 단점으로 작용할지 짐작조차 안 됐다.
"왕자들이여 활을 잡아라."
"""넵"""
왕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사들은 미리 준비해 둔 활을 우리 앞에 펼쳐 보였다.
활을 받으러 몸을 일으키며 바로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김민수와 바엘슨도 나와 생각이 같았는 지, 우린 서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을 확신으로 바꾸며 우린 재빠르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혹시 레이리들 본 사람?'
'전 눈을 뜨자마자 여기였습니다.'
'나도 그래, 아무래도 배역 문제 때문에 흩어진 것 같은데.'
각자 앞에 놓여져 있는 활을 잡으면서 우린 끊임없이 눈빛을 교환했다.
지금이 아니면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스토리를 모르는 와중에 과도하게 스토리에서 벗어나 길게 대화를 나눈다?
그게 무슨 나비 효과를 일으킬 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개구리 공주 읽어 본 사람?'
'저는 아예 처음 들어 봤습니다. 저희 쪽 이야기가 아닌지라...'
'나도 그래, 일단 음... 이야기보단 레이리들을 찾는 게 우선 아닐까?'
김민수의 눈빛은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모르겠는데 아까부터 계속 여자만 밝히고 있으니 원.
우린 온종일 눈빛만 교환할 수는 없으니 일단 스토리 진행을 위해 활을 잡았다.
활에 특별한 점은 없었고 모두 똑같은 나무로 만든 것으로 추정 됐다.
특별한 이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보이는 활.
왕은 우리가 활을 잡은 모습을 보자마자 곧바로 입을 열었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듯이.
"왕자들은 들어라, 아까 말했던 대로 너희들이 결혼할 때가 되었으니 지금 당장 그 활을 원하는 곳으로 쏴서, 화살이 꽂힌 곳으로 가 아내를 맞이하라."
딱 봐도 스토리 대사를 알리는 말.
'그런 스토리인 거냐.'
왕자는 셋.
신부도 셋.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지.'
그럼 그것과 유사한 형식으로 간다고 봐도 되는 건가.
옛날 고전명작들은 커다란 스토리는 비슷한 경향이 있으니.
"네 알겠습..."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습니다!"
일단 왕의 말을 따르며 스토리에 편승하려는데, 김민수가 입을 열었다.
그것도 굉장히 단호한 눈빛과 결연한 어조로 왕명을 거절한 김민수.
난 놈이 뭐 대단한걸 알아차린 줄 알았다.
주인공이기도 했고 드디어 비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가 싶었는데.
"저를 기다리는 레이리들이 있...꾸엑!"
그러면 그렇지.
김민수의 말을 기대했던 내가 멍청했다.
난 김민수가 개소리를 이어나가지 못하게 곧바로 몸을 회전시켜 놈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한 로우킥.
김민수는 그로 인해 바닥에 쓰러졌고, 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바로 활시위를 당겼다.
"왕명을 거부할 생각하지 마라, 이게 운명이며 우리가 나야가야 할 길 아닌가! 정신 차려라 이반! 언제까지 어린아이처럼 굴 생각이냐!"
상황을 빠르게 진행시켜 김민수의 행동을 트집 잡지 못하도록 하는 나의 발악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활시위를 일부러 느슨하게 조절한 뒤 아주 약한 힘을 사용해 활을 쐈다.
왕은 활을 어디에 쏘라는 말도 하지 않았고 단지 쏘라는 말을 내뱉었다.
어전에는 창문 말고는 화살이 밖으로 나갈 만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
'화살이 박힐 위치는 정해져 있다는 말이겠지.'
퓨수우우우우웅!
픽!!
그 말을 증명하듯 활을 떠나간 화살은 내가 쏜 방향과 상관없이 멋대로 천장으로 솟더니 창문을 깨고 사라졌다.
"첫째 왕자님의 화살이 귀족의 집에 꽂혔습니다!"
"허허, 아주 좋은 배필을 얻을 것 같구나."
"감사합니다."
활이 어디에 꽂혔는 지 알리는 시종의 말과 왕의 종합 평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
'앞으로 이걸 두 번 더 반복한단 말이지.'
본격적인 스토리는 그때부터 시작할 예정이겠지.
"둘째 왕자님의 화살은 상인의 집에 꽂혔습니다!"
"허허... 좋구나, 이 나라가 한층 더 부유해지겠어."
"감사합니다."
바엘슨까지 화살을 쏜 뒤 김민수만 남은 시점.
'개구리를 쏘는 건가?'
게이트 메시지를 봐도 이름이 있는 건 셋째 왕자와 그의 부인 뿐이었다.
둘이서 모든 걸 다 해 먹고 다른 사람들은 완전 엑스트라로 만드는.
전형적인 고전 이야기였다.
퓽!
김민수가 쏜 화살이 볼품없이 활시위를 떠나고.
"셋째 왕자님의 화살은 습지에 떨어졌습니다!"
"허허... 셋째야, 너는 정말로 알 수가 없는 인물이구나."
"...어...네 그러게요...? 아니 어... 그렇습니다. 폐하."
왕은 각자의 활을 쏜 위치가 정해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각자 활이 꽂힌 곳으로 가 아내를 맞이하라, 그리고 다시 나에게 오라. 난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쿵!
그 말을 끝으로 우린 어전에서 쫓겨나다시피 밖으로 나왔다.
"그럼 일단 스토리대로 따르자, 지금 당장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제한 되니까."
"그게 저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죠."
"백태양, 근데 아까 왜 날 때린 거지? 내 고고한 순결을 네가 망친 거나 다름없..."
"닥쳐."
민수의 개소리를 막고 나서 우리는 바로 흩어졌다.
'귀족이라.'
소설 속에서 결혼을 하게 될 줄이야.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기대가 됐다.
'잘하면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할 수 있겠네.'
여보 소리도 좀 들어보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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